소설리스트

나 혼자 아포칼립스 이지모드-23화 (23/63)

〈 23화 〉 작별, 쿠데타 그리고...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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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 왜 이 꼬라지야!?”

이영호 상사는 의무실 침대에 누워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덜덜떨고 있는 강주영 하사의 모습에 그렇게 소리쳤다.

그의 계획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던 강주영이 그 잠시동안에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서는 벌벌 떨고 있는 이런 모습에 화딱지가 났던 것이다.

이제 곧 신서문이 이 피난소를 떠나면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던 그에게 인간으로서는 쓰레기지만 각성자로서는 쓸 만한 실력을 가진 강주영이 이 꼴이 된 건 상당히 뼈 아픈 일이었다.

“쳇, 쓸모없는 놈!”

장민식 대위가 방화 후 식량을 들고 도주하려 한 4등급 인원들을 사면해준 것으로 그에 대한 민심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겉으로 말은 안 해도 과반수인 3등급 인원들의 민심이 그를 조금씩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려면 지금이었다, 민심이 장민식 대위에게 등을 돌린 지금 해야 했다.

이영호 상사의 눈이 기분 나쁜 빛을 띄었고 그 빛은 이전에 서문이 보았던 욕심의 빛이었다.

“가시는 건가요?”

“그래”

“흑흑! 형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세 많이 졌습니다!! 꼭 다시 만납시다”

“아저씨 잘가요, 정후랑 미온이는 저희한테 맡기세요!”

“새삼스럽지만 그 때 갑충인에게서 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잘가십쇼 서문씨”

“후후, 나중에 동생 데리고 오세요”

해가 뉘엿 뉘엿 져 가는 저녁 무렵 서문은 피난소를 떠나기 전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정후와 박무열 중사, 이성구와 장미희, 그리고 이원구와 한유나까지, 그가 이 피난소에서 만나고 얽히면서 인연을 맺은 이들이 그를 마중해주고 있었다.

“미온아 인사해야지”

그 와중에 미온이는 정후의 뒤에 숨어서 서문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미온아 이제까지 미온이랑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

정후의 뒤에서 나오지 않는 미온이와 같은 눈높이가 되도록 쪼그려 앉은 서문이 그렇게 말하자 쭈뼛쭈뼛 대며 정후의 뒤에서 나오지 않으려던 미온이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정후의 뒤에서 뛰쳐나왔다.

“으아아아아아앙! 아저씨, 그,그냥 안 가면 안돼요?”

방울 방울 눈물을 흘리면서 미온이는 서문의 품에 안겼다.

“···미온아, 미온이는 정후를 좋아하니?”

서문의 질문에 서럽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미온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정후도 미온이를 좋아할거야 그렇지?”

서문의 질문에 정후는 조금 슬프게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후랑 미온이처럼 아저씨도 아저씨 동생을 좋아하고 동생도 아저씨를 좋···아 할 거야···아마, 그렇지?”

“응···!”

“그러니까 아저씨는 동생을 데리러 가야 해, 걱정마! 동생을 데리고 금방 돌아올 테니까, 아, 물론 그 전에 남하를 시작해도 아저씨가 금방 뒤따라 갈게, 아저씨 믿지?”

서문의 물음에 미온이는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쳐버린 이 세상에서 미온이에게 있어 서문은 자신의 가족인 정후를 포함해 단 둘 밖에 되지 않는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서문은 듬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미온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꽉 껴안아 주었다.

“그런데 형님, 서울로 바로 가실 겁니까?”

박무열 중사의 질문에 서문은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일단 여기 오기 전에 만난 생존자가 살고 있는 주택가 쪽으로 한 번 가볼 생각이야, 잘 지내고 있는지 신경 쓰였거든”

“주택가라면 이 근처에 있는 고급 주택가 말하는 건가요?”

“그래, 갑충인과 만났던 곳이랑 가까이 있는 거기”

그렇게 마중을 나와준 사람들과 대화를 마친 서문은 바리게이트에 설치된 작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뒤쫓아 나온 사람들이 바리게이트 위로 올라와 그에게 연신 손을 흔들었다.

서문은 딱 한 번 그들을 바라보고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떠날 시간이었다.

정후는 서문이 사라지고 돌아온 집이 텅 빈 것 같다 생각하며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뒤따라 미온이도 정후의 옆에 풀썩 누웠다.

“오빠···울어”

미온이는 그렇게 말하고 정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새하얀 피부위로 물기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온이는 연신 정후의 볼을 만지막 거리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아니야 안울어···”

“서문이 아저씨 한테는 사실대로 말해도 되지 않았을까?”

미온이의 물음에 정후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게, 진작 말할 걸 그랬네···시간이 지날수록 말하기가 힘들더라고?”

웃으면서 그렇게 말한 정후는 자신의 볼을 만지작 거리는 미온이의 볼을 반대로 만지작거려 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많이 이야기를 할 걸 그랬는데, 이렇게 금방 헤어질 줄 알았으면 더 많이 고맙다고 할 걸 그랬는데, 어머니를 잃고 세상에 버려졌다 생각한 자신들을 구원해준 서문에게 왜 좀 더 자신들의 마음을 표시하지 못 했을까 후회가 되는 정후였다.

그렇게 정후와 미온이는 서로의 얼굴을 만지작 거리며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위에서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응, 무슨 일이지?”

늦은 밤, 정후는 바깥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옆에서 잠들어 있는 미온이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침대에서 일어난 정후는 천천히 현관 쪽으로 걸어 나갔다.

서문의 노력 덕분에 그가 떠난 뒤에도 남매는 서문과 함께 있을 때부터 지내던 가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가건물이 있는 장소는 피난소의 최중요 시설이라 할 수 있는 군의 지휘본부와 가까운 곳이었고 그런 만큼 한 밤중이라도 가끔 이렇게 소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렇게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현관으로 다가가던 정후였지만 현관에 가까워질수록 들리는 소리도 커져갔고 곧 정후는 이게 예사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콰앙!!

“뭐,뭐야!?”

현관문을 부수듯이 열고 들어온 것은 이성구였다.

“헉! 헉! 헉!!”

미친듯이 숨을 몰아쉬는 이성구의 전신에서는 이런 저런 상처들이 새겨져 있었고 이미 상당한 피를 흘린 듯 그의 안색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뭐야!? 성구야 무슨 일이야!?”

급히 그런 이성구에게 다가간 정후는 그의 상태를 살피고 출혈을 지혈하기 위해 구급상자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성구는 그런 정후를 막고 급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쿠데타가 일어났어!!”

그의 설명은 이러했다, 이영호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끌고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서문이 떠나기 전, 사건을 일으킨 4등급 인원들을 사면 시켜주면서 현 피난소의 리더인 장민식 대위에 대한 민심이 안좋아졌다.

이영호는 그 틈을 노려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쿠데타의 명분이 부족하니 사람들이 그를 따를 리가 없었다.

여기서 이영호는 한 가지 꼼수를 부렸다, 사전에 강정우 하사를 이용해 알아냈었던, 이원구와 한유나가 4등급 인원들을 위해 모아놓은 식량더미, 그 식량을 장민식 대위와 엮은 것이다.

이영호 상사는 그 식량이 장민식이 겉으로는 위선을 떨면서 뒤로는 자기 보신만을 위해 모아놓은 식량이라고 사람들을 선동했다.

사전에 각성자들과 일부 발언력이 있는 사람들을 포섭해 두었던 이영호의 이 쿠데타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곧 장민식 대위를 따르는 각성자들과 이영호 상사를 따르는 각성자들,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끼리의 무력 분쟁으로 번졌다.

박무열 중사와 이성구, 장미희, 그리고 이원구와 한유나는 장민식 대위의 편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자신들이 좋은 뜻으로 모아두었던 식량이 장민식 대위의 저격에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안 이원구와 한유나는 격렬하게 분노했고 지금도 밖에서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말도 안돼···바로 몇 시간 전만 해도 평화로웠는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는 정후를 답답하다는 듯 이성구는 그의 팔을 낚아채고 미온이가 자고 있는 침실로 들어가려 했다.

“꾸물거릴 시간없어!! 어서 물건이랑 미온이 챙기고 당장 여기서 나가···”

이성구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 순간!

“흐,흐흐흐흐흐! 찾았다!!”

집 안으로 군복을 입은 일단의 무리가 들이닥쳤다.

그리고 그 군복 무리의 중심에 있는 것은 머리가 하얗게 세다 못해 중심부터 스스로 쥐어 뜯기라도 했는지 머리가 듬성듬성 비어 있는 남자 강정우 하사였다.

“강정우···!”

이미 정후와 미온이를 찾아오기 전에 그와 한 판 붙었던 이성구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원래부터 호감가는 인간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사건을 겪으면서 그에 대한 이성구의 감정은 비호감을 넘어 증오가 되어 있었다.

특히 민간인이 근처에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총을 갈기거나 능력을 사용하는 그의 태도는 이성구를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저, 저 년!! 저 년을 잡아 어서!! 저 년을 잡아둬야 나중에 그 괴물이 나타났을 때 살 수 있단 말이야!!!!”

서문의 심살은 분명 강정구 하사의 마음을 망가트려버렸다.

하지만 서문이 간과한 사실은 멀쩡한 악인의 마음도 위험하지만 동시에 망가진 악인의 마음도 위험하다는 사실이었다.

심살의 영향으로 마음이 망가진 강정우 하사는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서문의 의도대로 서문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품고 있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강정우 하사는 그 공포를 억누를, 그리고 피할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 헤맸고 그 끝에 찾아낸 해답이 바로 정후 남매였다.

이미 머리가 맛이 가버린 강정우 하사의 목적은 간단했다.

혹시라도 서문이 돌아올 순간을 대비해 그가 애지중지하는 저 아이들을 납치하자, 아무리 그놈이 괴물이라도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인질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물론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이 인질작전의 최후가 결코 좋지 않을 것이란 걸 짐작할 수 있었 겠지만···이미 마음이 반쯤 으깨져 버린 강정우는 ‘다음’ 따위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

곧이어 그의 명령을 들은 군인들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들에게 가까워져 왔다.

그들은 모두 각자 도끼나 곡괭이 군용 나이프 등의 냉병기를 들고 있었다, 가능하면 총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내전이 격화된 현재 상황에서 전선에 도움도 안되는 일을 하러 온 강정우 하사가 데려온 인원들이 쓸 수 있는 무기 따위는 뻔한 것이었다.

강정우 하사가 데려온 부하들은 그가 심혈을 기울여 골라낸 인원들이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찾아낸 1등급의 인간 쓰레기들!

이 사태 전에는 자기 후임들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했고 사태가 터진 뒤에는 피난소 인원들을 협박하고 쥐어짜 자신의 보신만을 챙긴 인간 쓰레기들! 명령만 내리면 설령 초등학생 어린이의 배에도 칼을 박아넣은 진짜베기 인간 쓰레기들이 그를 따라온 군인들의 정체였다.

“히히히! 꼬맹아 비켜라”

“비키면 살려는 줄게!”

자신을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오는 군인들의 모습에 그는 실소를 지었다,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저딴 쇠쪼가리나 들고 덤벼오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가소로웠던 것이다.

“너희들이 비켜!!!”

순간 원래 크기의 몇배나 되는 크기로 부풀어 거대한 짐승의 팔과 같이 변한 이성구의 오른팔이 달려들던 군인들에게 작렬했다.

콰아아앙!

덤벼들던 속도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로 튕겨나간 군인들이 벽에, 바닥에 그리고 현관으로 튕겨날아가 박혔다.

하지만···

“크,크아아아아아악!!”

그렇게 이성구가 공격을 날린 틈을 파고든 강정우가 손에 들린 나이프를 이성구의 허리에 박아 넣은 것이다.

“이이이익!!!”

허리에 나이프가 박힌 순간 이를 악물고 고통을 견딘 이성구는 자신의 허리에 대검을 박아넣은 강정우의 손을 칼과 함께 잡고 거대한 짐승의 손으로 변한 자신의 손을 휘둘렀다.

“죽어어어어어어!!!”

“어이쿠! 위험해라!”

딴에는 회심의 공격을 날린 이성구였지만 상대가 안 좋았다, 강정우는 유연하게 몸을 숙이는 것으로 그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고 동시에 자신의 손을 잡아챈 이성구의 손가락을 두 개 동시에 부러뜨렸다.

“크아아아아아악!!!”

그럼에도 자신의 손을 잡은 손아귀의 힘을 풀지 않자 강정우는 혀를 차고는 대검은 내버려 둔체로 자신의 손만 빼냈다.

“히익! 히익!!”

다행히 칼날이 내장은 피해간 덕분인지 아직 까지는 서 있을 수 있는 이성구였지만 지금도 발 아래로 흘러내려 바지를 적시는 대량의 출혈은 그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제발 서둘러라 미희야!’

이성구는 부디 사태가 터진것과 동시에 서문을 찾으러 간 장미희가 한시라도 빨리 서문을 찾아내 돌아와 주기를 빌었다.

한 편, 피난소의 한 켠에서 박무열 중사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몰아붙여!!! 죽여!!!”

“죽어라 박무열!!!”

3명의 각성자가 박무열 한 명을 둘러싸고 맹공을 퍼붓고 있었다.

손에서 공기탄을 발사하는 각성자가 원거리에서 그의 움직임을 제한시키고 양 팔을 칼처럼 날카롭게 만드는 각성자가 연신 달라붙으면서 그에게 양 팔을 휘둘렀다.

이것만이라면 어떻게든 시간을 들이면 쓰러트릴 수 있는 박무열이었지만 문제는 나머지 한 명의 능력자였다.

“하하하!! 네 놈의 몸이 아무리 단단해도 이건 못견디겠지!!”

그렇게 말하며 나머지 한 명의 능력자는 입에서 녹색의 기분나쁜 물질을 마치 총알처럼 발사했다.

“큭!!”

급히 바닥에 몸을 굴러 피한 박무열은 녹색 액체가 적중한 바닥을 곁눈질로 확인해 보았다.

치이이이이익!!

녹색 액체가 적중한 돌바닥은 마치 불에 달군 버터 나이프를 찔러 넣은 버터처럼 질척질척하게 녹아내리고 있었다.

“젠장···!”

그의 결정 능력이라면 공기탄과 칼날 팔은 결코 큰 타격을 줄 수 없었다, 하지만 저 산성 침만은 예외였다, 아무리 방어력에 자신이 있는 박무열 중사라도 저 산성 침을 잘못 맞았다가는 한 순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백척간두의 싸움을 이어가던 박무열은 순간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뭐지? 이 소리는···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행군이라도 하고 있는 듯한···’

이상한 점을 눈치챈 것은 그 만이 아니었는지 박무열을 한참 몰아붙이고 있던 이영호 상사쪽의 각성자들도 그 자리에 멈춰서서 긴장된 얼굴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순간!

쾅!!!

“뭐!?”

“뭐야!? 뭐가 일어나는 거야!?”

피난소를 감싼 바리게이트의 한 부분이 폭발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바리게이트에 뚫린 구멍으로 수 많은 좀비들을 이끌고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설마!!!”

“어,어째서 저 녀석이···!”

그것은 이전과 달린 전신이 새하얀 갑각으로 뒤덮여 있었다, 두 개의 다리, 네 개의 팔, 그리고 인간의 것이 아닌 무기질적이고 감정을 알 수 없는 곤충의 얼굴···!

“갑충인!?”

“죽지 않았던 건가!?”

경악한 각성자들은 완전히 달라진 갑충인의 모습에 그 누구도 먼저 움직이지 못했다.

“이이익!!! 죽어!!!”

하지만 그 와중에 손에서 공기탄을 쏘는 각성자가 그런 침묵을 깨고 먼저 움직였다.

그의 손에서 기관총처럼 쏘아진 공기탄이 갑충인의 전신에 작렬했다.

그리고 공기탄의 여파로 일어난 흙먼지가 그친 자리에는 이미 갑충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헤,헤치웠···그겍!?”

그리고 다음 순간 그의 옆에 나타난 갑충인의 그의 머리통을 거대한 턱으로 단번에 뜯어내 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아!”

“으,으아아아아아아악!!!”

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광경에 염산침을 쏘는 각성자도 양팔을 검으로 바꾸는 능력자도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크,게에에에엑 크엑···쿨럭!”

“거···.거억···거”

그들보다 늦게 움직인 갑충인은 한 손에 한 명씩 그들의 가슴과 배를 꿰뚫은 채로 손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양 방향에 하나씩 남은 손을 가슴과 배의 구멍에 집어넣어서···

“크아아아아아아아악!!”

“그아아아아아아아악!!”

쫘아아아아악!

촤아아아아악!

그 둘의 몸을 찢어버렸다.

그렇게 흩날린 피 한 방울이 그로부터 몇 십 미터나 떨어져 있던 박무열의 볼에 틔었다.

박무열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볼에 틘 핏방울이 뺨에서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흰색으로 변한 갑충인이 자신의 전리품들을 하나 하나 꼭꼭 씹어 먹고 있는 그 순간에도···

‘형님, 아무래도 다시 만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박무열 중사는 죽음을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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