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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아포칼립스 이지모드-57화 (57/63)

〈 57화 〉 발악 그리고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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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해후와 그럴싸한 명언으로 모든 것이 ‘좋은 게 좋은거지’ 하고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바닥을 기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그것은 서미나의 허리를 찌르고 서문에게 집어 던져 진 성주희였다.

모두의 시선이 서문과 서미나에게 쏠린 가운데 비참하게 바닥을 기며 나아간 성주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쇼핑몰의 지하로 내려갔다.

비척비척

사전에 이곳을 찾던 반교단세력의 사람들도 이미 지상으로 나가 있었기에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사지를 이끌고 걸어가는 성주희를 막는 이는 누구하나 없었다.

모든 게 끝났다.

그녀는 힘을 잃었으며 그녀의 신성의 증명이 되어주던 욕망의 꽃은···

“아아아아아···”

완전히 곤죽이 되어 죽어있었다.

서문의 일격에 짜부러진 욕망의 꽃을 성주희는 한탄과 함께 바라보았다.

“목사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자리에 무릎 꿇은 대사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눈물을 쏟아냈다.

그 때···

-···.와···

“뭐?”

무언가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대사는 훌쩍이는 것도 잠시 급히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곧 목소리가 단순히 목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아니라 마음 그 자체에 들려오는 목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곧 그 목소리의 주인이 욕망의 꽃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사,살아있어!!”

변이 좀비인 보이지 않는 꽃이 말을 걸었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보다는 욕망의 꽃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 기쁜 성주희는 급히 욕망의 꽃으로 다가갔다.

“무,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어서 어서 말해봐!!”

애초에 목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기에 가까이 다가간다고 해도 더 잘들릴 턱이 없었다.

그렇지만 성주희는 뭐가 그렇게 간절한지 으깨지진 욕망의 꽃에 딱 달라붙어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 와···

“조,좀더 크게 말해줘!!”

-내···속으···어 와

“조금만! 조금만 더···!”

-내 입 속으로 들어 와

“뭐?”

그 순간 으깨진 라플레시아의 입 속에서 고기덩굴이 튀어나왔다.

순식간에 고기덩굴은 성주희의 몸을 낚아챘고 그대로 입 속으로 잡고들어가 버렸다.

“아?”

단말마의 비명도, 그렇다고 그럴듯한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성주희는 그렇게 욕망의 꽃의 입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크허!? 그엑!?”

욕망의 꽃의 입 안에는 이상한 액체로 가득 차 있었다.

기분 나쁜 악취와 몸에 달라붙는 점성, 점 의식이 아득해져 오는 가운데 그녀는 이 속으로 끌어당긴 고기덩굴들이 그녀의 몸을 완전히 옥죄어 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붙은 고기덩굴의 끝이 성주희의 몸 속으로 파고들어갔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욕망의 꽃의 입이 닫혀버려 밖으로 퍼지지 못한 비명이 입 속에서 울려퍼졌고 이내···

“뭐,뭐야? 이,이건···!?”

그녀의 배 속에서 이상한 꿈틀거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뱃속에 있는 그 무언가는 마치 밖으로 나가기라도 하려는 듯 격렬히 몸부림치며 성주희의 배 속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엑!? 크억!?”

위 아래로 나올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토해내는 가운데 성주희는 자신의 배속에서 날뛰는 것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씨,씨앗!?”

씨앗이었다, 능력의 도핑용도로 사용했던 욕망의 꽃의 씨앗이 지금 그녀의 뱃속에서 발아해 날뛰고 있는 것이었다.

“어,어째서!?”

그녀는 몇 번이나 이 씨앗을 가지고 실험을 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질식과 복통으로 의식이 멀어져가는 성주희는 끝내 씨앗이 발아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씨앗이 발아한 대에는 이런저런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끝까지 자신을 사랑한 소녀의 등에 칼을 꽃을 정도로 추악하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성주희의 욕망이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이 씨앗을 발아시키는 결정적인 자양분이 된 것이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새로운 꽃이 피는 순간이었다.

***

적당한 덕담과 감동의 눈물이 끝나고 이제는 상황을 수습할 시간이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속삭이듯 묻는 이미려의 질문에 서문은 잠시 고개를 모로 꼬더니 이내 한 숨을 내쉬더니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터벅 터벅

그대로 허공을 걸었다.

“저,저거!?”

“저, 저 사람도 대사님과 같은 힘을···”

인간이 허공을 걸어올라오는 그 기이한 광경에 주변의 모든 눈이 그에게 쏠렸다.

서문은 ‘천수’로 만든 임시계단을 밟고 올라 주변 사람들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하아~”

개인적으로 이런 튀는 짓은 좋아하지 않는 일이었지만···일이 이 모양까지 온 이상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들어라!!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거짓 선지자의 민낮이 드러났으니 죄 없는 아이들의 생명을 먹이로 연명해온 교단은 오늘부로 해산한다! 무릇 종교론 사랑과 화해를 위해 존재하는 것!! 이견이 있다면 말해라!! 나 신서문이 직접 상대해주겠다!!”

천둥번개 같은 서문의 선언에 순간 침묵이 내리앉았다.

그들의 리더이자 최강자인 대사를 단신으로 쓰러트리고 이 거대한 전쟁을 멈춘 최강자 대사와 같은, 아니 그 이상의 기적 같은 힘을 보여준 새로운 선지자인 서문에게 무어라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하나 없었고 뒤이어 반교단 세력의 우뢰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팔자에도 없는 짓을 하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서문이었지만 이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반교단 세력들은 교단 세력들을 선별했다.

이들 중 적극적으로 인신공양에 동참하고 사람들을 억압하고 상처입혀 온 전도자들과 교단의 이름을 입고 약탈을 이어온 약탈자들은 즉각 처형했고.

온건하게 행동했을 지언 정 교단의 뜻에 찬동해 행동해온 이들은 구속했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선별과 뒷마무리 작업 중···

“땅이···”

“흔들려!?”

갑작스레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동은 급격히 강해지고 이윽고 지면이 갈라지며 고기로 된 덩굴들이 뻗어나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악!?”

“이,이게 뭐야!?”

이걸로 통상 두 번째로 지하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아비규환에 빠졌고 그 덩굴들은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잡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덩굴은 그렇게 잡아 들어올린 사람들에게 덩굴의 끝을 꽃아 넣었고 그렇게 덩굴이 꽃힌 사람들은 머지않아 미라처럼 바싹 말라비틀어져버렸다.

뒤이어 지하로부터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미 서문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을 욕망의 꽃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이전과 달라져 있었는데 원래라면 사람을 삼키는 거대한 라플레시아가 있던 곳에 사람.

그것도 성인 여성으로 보이는 형체가 돋아나 있었던 것이다.

“주희 아줌마···?”

그리고 그 여성의 정체는 성주희였다.

-크···아아···아아

말이 되지 못한 무언가의 단말마를 뱉어내는 성주희의 전신은 고기덩굴이 감기고 융화되어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끔찍한 것은 그녀의 복부였는데.

그녀의 복부에는 여태껏 욕망의 꽃에서도 본 적 없는 형태의 새빨간 고기 꽃이 피어나 심장처럼 박동하고 있었던것이다.

“···끝까지 귀찮게 만드는 인간이야”

혀를 찬 서문은 재빨리 자신의 몸상태를 살폈다.

육체적인 타격은 그리 없었지만 상당히 힘을 많이 소비한 상태였다.

특히 마지막에 상처입은 서미나를 치료할 때 쓴 힘.

아직 이름조차 붙이지 못한 회복의 빛을 사용하면서 힘을 상당히 많이 소진한 상태였다.

속된말로 이 정도 에너지 소모라면 그가 가진 최강의 기술인 금강저를 연속으로 대 여섯 번은 쓸 수 있을 정도였다.

만전과는 한없이 거리가 먼 자신의 몸 상태에 혀를 차면서도 서문은 새로이 손에 넣은 힘 천수를 사용했다.

쩌억!

그러자 지상으로 올라온 욕망의 꽃을 두 개의 거대한 천수가 감싸 안았고 그대로 짜부러트리려는 듯 압박하기 시작했다.

“크으으으으으윽!!”

하지만 욕망의 꽃은 서문의 생각처럼 쉽게 짜부러져주지는 않았다.

-키야아아아아아아악!!!

필사적으로 발악하며 자신을 짜부러트리려는 천수를 온 힘을 다해 밀어내는 욕망의 꽃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으려니···

“도울게···”

“너···괜찮겠어?”

방금 막 빈사상태에서 회복한 서미나가 서문을 돕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괜찮아”

그렇게 말한 서미나는 이제 더 이상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몰골이 되어버린 성주희와 욕망의 꽃을 향해 손을 뻗었다.

화아아아아아아아!

수없이 많은 보이지 않는 판들이 여섯개로 얽히고 합쳐져 수라의 팔을 형성했다.

그리고 이내 그 팔들은 천수의 위에 포개어졌다.

“······”

더해지는 힘에 가까스로 천수를 버텨내던 욕망의 꽃이 조금씩 으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돋아나 있던 성주희 역시 괴로운듯 날뛰기 시작했다.

“한 마디 정도는 해 주라고”

“뭐?”

천수에 집중하느라 서미나의 얼굴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는 짐작이 갔기에 그렇게 말했다.

“작별인사 정도는···괜찮을 테니까”

“······고마워”

더해가는 힘에 점점 으깨져가는 욕망의 꽃과 성주희를 보며 서미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리고

“아줌마!!! 아줌마는···진짜 최악의 인간이야,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고···기회만 있으면 모략질에 정치질이나 해대는···사람의 목숨의 가치도 모르는···진짜 쓰레기야···그래도”

잠깐 말을 멈춘 서미나가 눈물이 방울 방울 흘러내리는 눈으로 성주희를 보면서 말했다.

“고마웠어···처음으로 내 생일을 챙겨줘서, 밖에서 떠는 나를 집에 들여줘서, 지저분한 머리를 묶어줘서···사랑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어!!!”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란 얼마든지 존재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인간이 또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선인일 수도 있다.

인간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만나는 사람에 따라 마음의 가면[페르소나]를 바꾸어 쓰며 그에 맞게 행동하니까.

성주희 또한 그랬다.

그녀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홀려 흑세무민과 인신공양을 한 최악의 쓰레기인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한 가정에서 내팽겨쳐진 아이를 챙겼던 선인이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녀를 미쳐버리게 한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악으로 바꾼 것이 무엇인지는 모를 일이다.

희망이 사라진 좀비사태 때문일수도 혹은 너무 강력한 힘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그 이유를 알 수도 없었고 안다고 해도 어떻게 할 도리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南無阿彌陀佛觀世音菩薩]”

내세를 빌어줄 뿐이었다.

“극락왕생[極樂往生]하소서”

그녀가 떨어질 자리라고는 지옥의 밑바닥 보다 깊은 무간지옥의 한 귀퉁이 정도겠지만 그럼에도 그저 작은 바람을 담아···

짜아아아아아아악!

수라의 손과 함께한 천수가 이내 합장을 이루었고 그 사이에 끼어있던 욕망의 꽃은 한낱 피륙의 조각과 핏물만을 남기고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길고 길었던 이야기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었다.

***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퉁치고 끝나는 동화와 달리 현실에는 언제나 마무리가 중요한 법이다.

이번싸움에서 나온 사상자만 해도 세 자릿수에 육박했고 교단에 몸을 의탁하고 있던 자들은 네 자릿수에 육박했다.

그 중 대다수는 자신들의 목숨을 건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교단에 몸을 의탁한 자들이었지만 그런 그들의 사정을 반교단세력이 알아줄 필요도 이해해줄 필요도 없었기에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었다.

싸움이 끝난 후 교단세력을 몇 십 명 단위로 찢어서 허튼 수작을 못 부리도록 반교단 세력에서 각각 맡아 감시하기로 했다.

허튼수작을 부릴래야 부릴 수도 없겠지만 유비무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후 아이들의 미라에 대한 취급 문제가 생겼다.

좀비를 쫓아내는 힘을 가진 신비한 미라,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확히는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문제였다.

미라를 만들어내던 욕망의 꽃이 완전히 죽은 상황에서 이런 힘을 가진 미라는 이전보다 더욱 귀중해진 상태였다 이런저런 의견과 노골적인 고성이 오간 안건이었지만 의외로 이 문제는 싱겁게 해결되었다.

욕망의 꽃이 죽고 난 뒤 이 미라들의 좀비를 쫓는 힘이 일제히 사라진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지만 진실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서미나는 관악 신대방역 생존자 집단과 함께 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서문을 따라온 것이었다.

설령 그녀의 손으로 행한 것이 아니라 해도 그녀의 방관과 방치로 너무나도 많은 생명이 죽어나갔다.

그녀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앞으로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살기로 결심해주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모든 것이 다 잘 풀렸고 두 명의 초강자가 함께 하는 한 자신들의 미래는 밝을거라 관악 신대방역 생존자 집단의 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했다.

그날도···그날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슬슬인가···”

“왜 그래 서문?”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서문의 모습에 서미나가 의문스럽다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런 서미나를 보면서 서문은 가슴 안주머니에서 메모를 하나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이걸 가지고 서윤이한테 가, 그리고···꼭 서윤이랑 사람들을 지켜줘”

이제껏 본적 없는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서문의 모습에 무어라 말을 하려던 서미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고맙다, 잘 부탁할게”

미소와 함께 서미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서문은 그렇게 자리를 떠났다.

자리를 떠나가는 서문의 등을 한참 보던 서미나 역시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총총 발걸음을 옮겼다.

“어이~근무중 이상무인가?”

서문이 향한곳은 문지기들이 근무를 서고 있던 역입구였다.

“응? 무슨 일이냐 밖에 무슨 볼일이라도?”

그런 서문의 말을 받은 것은 백광호였다.

서울대입구역에서도 문지기를 서던 그는 신대방 생존자들과 합류한 뒤에서 여전히 문지기로 일하고 있었다.

“잠깐, 밖에 바람 좀 맞으러~”

“그런가, 어이 문 열어라!”

다른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면 정신나갔냐고 뭐라 하겠지만 서문만은 예외였다.

이 곳에서 가장 강한, 아니 어쩌면 이 서울에서 가장 강할지도 모를 남자의 안위를 걱정할 만큼 백광호는 바보가 아니었다.

끼이이이이익!

열리는 고철문을 빠져나가면서 서문은 백광호를 보며 말했다.

“아 참, 서윤이랑 다른 사람들이 너 찾더라 다른 문지기 애들 데리고 빨리가봐 급한 일인가 보더라구?”

“뭐?”

자세히 물으려고 한 백광호였지만 그 때는 이미 서문이 밖으로 나가고 고철문은 닫힌 상태였다.

의아한 마음이 드는 그였지만 서문이 없는 말을 한 것은 아닐거라 생각하며 다른 문지기들과 함께 지하로 내려갔다.

한 편 지상으로 나온 서문은 천천히, 그리고 유유자적 대로를 걸었다.

신대방역 인근은 좀비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좀비의 안전지대또한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좀비가 보이지 않았고 서문은 미리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 유유자적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 즘 걸었을까?

큰 광장에 들어선 서문이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슬슬 나오지 그래”

그 한 마디를 신호로···

“와~저 녀석 감 좋다?”

“대사를 죽인 만큼 보통은 아니라는 건가?”

“흥! 쓰잘대기 없이, 천박한 놈이”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다는 듯 7명의 사람이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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