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1화 〉(외전)Zombie. (41/99)



〈 41화 〉(외전)Zombie.

"우와... 시유니 짱 멋있다..."

눈을 반짝이면서 영화를 보고 있는 다연.
침을 흘릴 기세로 입을 벌린 채 팝콘을 먹고 있었다.
이미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영화에 집중하는지, 눈을 반짝이며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다연이 이진석에게 말했다.

"아빠   마려."
"그래? 아빠랑 화장실 갈까?"
"응!"

나는 다시 영화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내 손을 놓지 않는 다연이와 눈이 마주쳤다.

"....."

결국 다연이를 따라가기 위해, 움직이는 나를 발견한 아빠도 같이 따라 나왔다.
분위기가 무서운 영화였기에, 다연이는 내 손을 꼬옥 잡고 있었다.

"영화 재밌어?"
"응, 무섭지만 재밌어! 근데 아빠가 시유니 나오는데, 자꾸  가려."

생각보다도 더욱 잔인한 영화에 김지호도 계속 내 눈을 가리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손을 찰싹 때렸다.
나와 다연이를 두고 뒤에서 대화를 하는 김지호와 이진석.
다연이는 볼일을 본 뒤, 빨리 영화를 보러 가고 싶은지 나를 보챈다.

"시유나~ 빨리이~~"
"네가 오자고 했잖아."
"빨리이~~~"
"기다려."

그래도 꿋꿋이 나랑 다니고 싶은지, 끝까지 나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다연이.
다연이는 손을 씻은 내 손을 잡더니 다시 영화를 보러 갔다.




한 노인이 소파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노인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 베레모엔 소령 마크를 단 채로...

"김 상사."

 소령의 무게가 느껴지는 저음에, 김 상사라 불린 인물은 각을 잡고 똑바로 섰다.

"예!'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며, 말없이 김 상사를 바라보는 임 소령.
깊게 들이마신 담배연기를 뿜으면서 말했다.

"후우... 백신이 더 있다고 그랬지?"
"예! 분명 같은 옷이었습니다. 분명 어딘가 숨겨놨을 겁니다."

임 소령은 바로 앞에 있는 구멍이 뚫린 검은색 박스 안에 재를 털었다.

"...흠 들쥐들이 가지고 있을 확률은?"
"충분히 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임 소령이 말했다.

"수색대를 동원해서, 케이스를 우선적으로찾아라, 그리고... 우리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은... 놓친 외부인이겠지, 그자도 데려오도록."
"예!"






기지로 복귀한뒤, 유민성이 곽인구를 바라보며 케이스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게... 백신이란 말이지..."

케이스를 열고 곽인구를 바라보며 말을 꺼내는 유민성.

"본론부터 말하고 싶은데... 정말 좀비였습니까? 장재혁 형님..."

곽인구는 표정 하나 안 바뀌며 말했다.

"그래. 내가 발견했을 땐 저기 보이는 무장을 하고 있던 좀비였지."
"....."

케이스 안에는 10개의 백신이 들어갈 공간이 있었고, 그중 2개가 비어있었다.

"이미... 정신이 있을 때 맞았을 겁니다. 그리고 숨겼겠죠. 백신을..."
"....."
"하지만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이 백신이 100퍼센트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것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백신을 바라보며, 착잡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만약 좀비가 아닌 사람인데... 죽인 거라면..."
"".....""
"재혁 형님과 형수님을 위해서, 절대로...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듣고 있던 곽인구가 유민성의 눈을 맞추며 말했다.

"그는 좀비였어."
"예..."

잠시 한숨을 쉰 유민성은 곽인구에게 지도를 빌려,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들고 동두천 ms제약공장으로 가야 합니다."
"동두천? 흠..."
"왜 그러십니까?"
"아니야,  수는 있을 거 같아."

곽인구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하자, 곽인구가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유를 설명해 줬다.

"한때 서울에서 올라오는 좀비들을 막겠다고, 산을 중심으로 서울과 구분되어 있는 이 지역을 선택했었다."

곽인구가 손으로 가리키는 부분은, 산 사이에 있는 철로였다.

"서울의 인구 수, 천만의 좀비가 위로 올라온다면 막을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지."

서울의 좀비 사태를 알고 있는 유민성.
천만에 가까운 좀비로 인해, 서울 생존자 연합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하지만 위로 올라오지 않아서 버려진 방어선이 검문소가 되어 자리 잡고 있어서 그곳을 통과하기 위해선 통행료를 내야 하지.“

유민성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바로 밑은 초원이라 불리는 무법지대, 바로 여기야..."



곽인구는 백신이 담긴 케이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나는 가인이가 방금 맞았어요."
"가인이가? 왜?"
"저도 잘..."

곽인구가 가인을 쳐다보자, 막대 사탕을 물고 있던 가인이 뭘 보냐는 표정을 지었다.

"흠... 그렇구만. 우리는 받은 게 있으면 배로 주자는 신념이 있어서..."

곽인구는 가인을 쳐다보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배로 갚아야겠지?"

가인이 물고 있던 사탕을 빼자 쪽 소리가 났다.

"이미 한번 살렸는데?"
"두 번이어야 수지가 맞지~"
"...뭐라는 거야, 주사 방에 목숨 값이면 수지가 맞는 거지."

곽인구가 웃으면서 말했다.

"좀비한테 여러 번 물릴 수 있는데?"
"....."
"우리가 아는 임 소령이라면... 누구 하나의 목숨 값보다 더 값지게 생각할  같은데..."

가인이 다시 사탕을 물면서, 팔짱을 끼고 말했다.

"알았어!   더 살리면 되는 거지?"

가인이 창밖을 바라보자 곽인구가 가인을 쳐다보았다.

"가야지?"
"이 시간에 어딜?"

곽인구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오전인데? 남은 케이스 구하러 가야지."
"....."

가인은 한숨을 쉬더니 무기를 만들던 지 아저씨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전의 전투 간에 투척용 단검을 상당수 소모했기에,부족해진 무기를 챙기는 가인.
무기를 챙긴 가인은 밖으로 나왔고, 왜 아직도 그러고 있냐는 듯이 유민성을 쳐다보았다.








"임소령님 가져왔습니다."
"....."

얼굴에 독수리 문신으로 가득한 남성이 비릿하게 웃고 있었다.
문신을  남성이 임소령을 보며, 들고 있는 가방을 흔들었다.

"아핳, 이거 찾는다면서~"

그리고 임 소령은 자신이 앉고 있는 의자를 돌렸다.

"그래요? 정부에서 애타게 찾던물건인데, 뭐가 들어있는지 우리끼리 먼저 봅시다."

독수리 문신을  남성이 낄낄거리며 손에서 가방만 돌릴 뿐,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거 가져오다가 종수 뒤졌어."
"이런... 합당한 보상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지? 합당한 거지?! 아핳하, 합당해야 할 거야..."

문신남의 말에  소령은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이죠."

문신남이 다가와 가방 문을 열자, 그곳에 들어있는 5개의 초록색 액체.
뚜껑을 열어보니 바늘이 달려있었다.
재떨이로 보이는 원형으로 뚫린 검은색 박스에 임 소령이 담배를 털었다.
임 소령이 독수리 문신을 한 남성을 데려온 중사에게 눈치를 주자.
중사가 문신남의 뒷덜미를 잡고, 사각형 박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뭐야... 아아악!!!!"

무언가에 물린 문신남이 손을 급하게 뺐지만, 손가락에는 이빨자국이 박혀있었다.
그 검은색 박스 안엔 소리를 못 내고 있는 좀비의 머리가 '딱...딱...딱...' 거리고 있었다...

"아아아악!!!!!"

자신의 손가락을 보며 절망하고 있을 때, 임 소령이 문신남의 목에 액체를 꽂아 집어넣었다.

"뭐 하는 짓이야!!!"

자연스럽게 꺼낸 권총을 문신남에게 겨누는 둘.
이들은 그대로 기절해버린 문신남을 바라보고 있었다.
좀비에게 물리면 아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문신남을 묶어놓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자 피가 멈추었다.

"....."
"허허... 진짜였네...?"





유민성을 필두로, 민지, 지성, 가인은 유민성이 숨겨놓은 케이스를 찾기 위해서 움직였다.
가인은 순간 이상함을 느끼고, 이어폰을 뽑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너무 조용한 분위기에 이 거리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여긴 우리 구역 아니야... 조심해."

유민성이 옆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걷고 있는 가인의 모습에 쓰다듬으려고 했다.

"닿으면 바로 자를 거야."

가인의머리에 닿기직전에서 멈춘 유민성.
이미 가인의 손이 소도가 있는 허리로 향한 것을 보고 아찔함을 느꼈다.

".....미안."

한참을 걸어가자, 김지성이 자신이 오토바이에 묶여 끌려갔던 곳임을 알았다.

"와... 저기에서 진짜 뒤질 뻔 했는데."

유민성은 자신이 케이스를 숨겼던 수풀을 찾았고, 지성과 민지를 데리고 다가갔다.
수풀을 뒤적거리자 무언가 있었고, 그곳엔 좀비의 머리가 입을 딱딱 거리고 있었다.

"꺄악!"

주변을 계속해서 둘러보던 가인이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발견한 뒤, 소리쳤다.

"피해!!!"

사방에서 뿌려지는 그물을 발견한 가인이, 답이 없음을 깨닫고 빠르게 도망쳤다.
얼굴에 뿔, 상아, 깃털, 이빨 등 다양한 문신을 한 남성들이 튀어나오며 소리쳤다.

""캥거루 쥐다!!! 잡아!!!""

가인은 달리기로는 이들을 이길  없다는 것을 알고, 골목길로 빠르게 들어갔다.
그리고 얼굴 가득 깃털 문신을 한 남성이 칼을 들고 유민성에게 다가갔다.

"안녕~?  만났네...?"
"야! 저 새끼 말려!!!"

 남성의 외침으로 인해, 여러 명이 날개 문신을 한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놔!!! 저 개새끼 때문에 종수 뒤졌어 씨바알!!! 형님도 안 돌아와!!!"
"너도 종수 따라가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이빨 문신을 한 남성의 말에 날개 문신을 한 남성이 멈췄다.

"...뭐?"
"쟤 건들 거면 죽이지만 말자고, 그리고 나머지 둘은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고 하잖냐."
"...그렇지? 아핳?"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방안.
유민성은 속옷만 입은 채로 묶여있었다.
잠에서 깬 유민성은 얼굴에 천이 씌워져 있음을 깨닫고, 자는 척을 하며 몸을 조금씩 움직였다.

"뭐 하냐?"
"....."

정말 살짝 움찔했을 뿐인데 그것을 알아챈 남성.
유민성은 자신이 속옷만 입었다는 깨닫고 말했다.

"...너넨 벗기는 게 취미냐...?"
"진짜 그런 취미 있는 친구 부르기 전에 닥쳐."
"....."

남성은 유민성을 확인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너는, 내일 나무들에게 간다. 아마... 살아서는  나올 거다..."
"....."
"백신 말이야... 혹시 생산하러 가는 거냐?"
"....."
"진짜야? 와... 나무들 신났겠네? 그러면 다른 지역도 통합하는 게 꿈은 아니겠는데?"

유민성이 아무 말이 없자. 남성이 유민성의 머리를 누르며 말했다.

"나무들이 대부분의 여자들을 데려가서 그렇지, 잘되면 콩고물 하난 기가 막히게 주거든."

남성은 피식 웃으며 유민성에게 천을 씌우고, 머리를 툭툭 치면서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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