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원하는 대로 완벽한 공작 영애로 살아왔다.
하지만 나는 진짜 공작 영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입양된 가짜에 불과했고,
“이럴 줄 알았으면, 널 들이는 게 아니었는데.”
진짜 공작 영애가 돌아오자 모두들 내게서 등을 돌렸다.
나는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나는 공작 영애의 대용품에 불과했다.
“죽기 전에 좋은 거 하나 알려줄까? 사실 나도 가짜야.”
그런데, 천사처럼 웃던 공작 영애는 사실 가짜였다.
내가 믿었던 이들의 가짜 사랑처럼.
“오늘부터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
그러니, 나 역시 똑같이 거짓으로 돌려줄 수밖에.
*
날 내려다보는 붉은 눈에 반사적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벌어진 셔츠 사이로 사내의 맨가슴이 보이고 있었다.
“……제가 깬 거, 언제부터 알고 계셨어요?”
“기척에는 예민한 편이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소리잖아!!
꿀꺽-
생각보다 크게 들리는 침 소리에 되레 놀라 나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
“잘 구경하셨습니까?”
“구경한 거 아니에요!”
“네. 압니다. 잠든 척하고 계셨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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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일러스트 : 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