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메카네크-5화 (6/266)

5화. 메카 리치의 포식(3)

오크는 철이 담긴 배낭을 메고 어기적거 리며 걸었다.

던전을 나오자 어느새 아침이었다.

시원하고 차가운 아침 공기가 풍기고 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크 좀비의 감각이 무디지만,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으음… 말도… 가능하긴 하군……

오크의 성대, 그나마도 죽은 상태로 하 는 말이라 아주 듣기 괴로웠다.

하지만 소리를 낼 수는 있었다.

당장 교섭할 일은 별로 없겠지만, 필요 하다면 쓸 수도 있을 터.

진후는 오크를 조작해서 가까운 다른 던 전으로 향했다.

어두컴컴한 숲 안쪽으로 얼마나 걸어 들 어 갔을까.

다시금 검은 동굴이 하나 펼쳐져 있었 다.

진후는 동굴 앞에 서서 올려 보았다.

[망자의 제단]

E 급 (l~7Lv)

출현 몬스터 : 스켈레톤

보스 몬스터 : 전사 아젠

살고자 하는 자는 모두 죽어서 머 무르리라

섬뜩한 경고였으나 진후가 조종하는 오 크는 던전의 안개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네크로맨서 시절에 가끔 기술을 연마하 기 위해 이곳에 오고는 했다.

‘ 어라?’

그런데 어째서인지 입구에 놓여 있는 석 관 네 개가 부서져 있었다.

본래 스켈레톤이 처음 문을 열고 나오는 곳으로, 던전에 침입한 자들을 처음 격퇴 하는 방어 설비였다.

‘누군가가 이곳에 왔다. 이미 해골들을 처리했어.’

진후는 오크를 이용해 바닥에 떨어져 있 는 숏소드들을 주워 들었다.

던전에 사냥하러 온 헌터들은 가방을 가 볍게 해서 좋은 물건만 챙겨 나가는 걸 원한다.

무겁기만 하고 그다지 쓸모도 없는 잡 템, 이런 숏소드 따위를 다 챙겨 다니는 자들은 없었다.

‘하지만 나에겐 최고의 아이템이야. 오 히려 경험치보다 이게 더 중요해.’

진후는 오크의 배낭에 숏소드들을 집어 넣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끄어 어어어……

덜그럭거 리는 소리와 함께 스켈레톤 하 나가 비적대며 걸어오고 있었다.

버억!

진후가 좀비를 조작해 곤봉으로 스켈레 톤의 머리를 후려쳤다.

이 해골들은 목을 뜯어내지 않으면 어지 간해서는쓰러지지 않는다.

동시에 해골 병사도 오크의 어깨에 칼침 을 놓았으나, 이것은 좀비.

칼 몇 번 맞는다고 아파할 것이 아니 었 다.

데구루루…….

[스켈레톤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가 78 올랐습니다.]

훨씬 쉽다.

오크들을 상대로 위험천만한 사냥을 하 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쉬웠다.

오크가 체급으로 압도하기 때문이 었다.

아마 개미의 모습으로는 스켈레톤 한 마 리를 상대하기가 매우 까다로웠을 터였

다.

진후는 문조차 열지 못하고 죽어버린 스 켈레톤의 시신에서 숏소드를 주웠다.

[추출]

이어 진후는 숏소드 네 개를 모두 추출 했다.

‘수율이 대단한데?’

오크의 조잡한 무기에서 나오는 철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물론 이 철들도 그다지 상등품은 아니 었 으나, 최소한 [조잡한]이라는 문자가 붙 어 있지 않은 아이템이었다.

‘철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 도 포기할 수 없겠어.’

진후는 철 덩어리에 새로 얻은 철분을 펴 바르면서 생각했다.

‘그래, 당장 이곳을 벗어나면 애매하게 뱀굴 같은 던전이나 뒤지면서 피에서 철 분을 봅아야 할지도 몰라.’

철을 직접 녹이는 것과 피에서 철을 빨 아내는 것, 당연히 전자가 훨씬 더 빨리 철을 모을 수 있었다.

‘사냥은 둘째 치고서라도 쫓아다니며 무 기만 주워도 충분히 이득이지 않을까?’

진후는 부서진 석관을 보며 고개를 끄덕 였다.

이 흔적으로만 놓고 보면, 이곳에 들어 온 자들은 그다지 강한 헌터들은 아니 다.

애당초 이곳 던전은 E급이었으며, 이 석 관을 한 방에 부수지 못하고 도끼나 검 같은 것으로 두들겨 팬 흔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좋아. 따라다니면서 안전하게 아이템을 줍는 것으로 하자.’

적당히 들어가다가 마주치기 전에 빠져 나오는 것이 상책이리라.

진후는 최대한 조심해서 움직이기로 결 정하고는 오크를 조종했다.

[조잡한 해골의 숏소드]

[조잡한 해골의 방패]

오크는 앞으로 나가면서 바닥에 떨어진 조잡한 철 아이 템을 계속 주웠다.

가방이 가득 채워지면 진후가 그걸 녹여 서 철 구슬에 펴 발랐다.

계속 주어도 계속 잡템이 떨어져 있으 니, 그야말로 노다지 철광이나 다름이 없

었다.

‘좋아, 아주 좋아.’

잠시 후 좁은 통로의 망가진 함정 앞에 서서 진후는 숨을 삼켰다.

기관 장치를 건드리면 하늘에서 닻처럼 큰 도끼가 좌우로 움직이는 함정이었다.

이미 지나간 파티원이 모두 부숴 놓았기 때문에 닻 같은 거대 도끼가 바닥에 세 개씩이나 떨어져 있었다.

‘아, 여기를 오길 정말 잘했군.’

진후는 바닥에 떨어진 닻의 금속을 마음 껏 발아 먹었다.

[추출 중……]

그런데 그때 안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 가들렸다.

파아앙-!

폭탄이 터지는 것인지 화염구가 터지는 것인지 모를 폭음이 들렸고,

수십 개의 뼈다귀 조각이 박살이 나서 사방으로 흩날리는 소리도 들렸다.

“잘했어!”

“화염구 마음에 드는데?”

“호호, 별말씀을요.”

앞에서 남녀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가들렸다.

‘...헌터 동호회쯤 되는 걸까?’

이곳은 옛날로 따지자면 서울 근교.

옛날에는 등산을 좋아하는 동호회들도 오르락내 리 락할 법한 산악지 대다.

지금이야 무인지대지만, 헌터라면 나올 수 있는 거리기도 했다.

‘으. ’

이곳은 보스방 코앞이다.

아마 저 앞에 있는 헌터 파티는 이제 곧 보스 방에 돌입할 듯싶었다.

‘좋아. 여기까지인가.’

진후는 도끼 함정 앞에 쭈그려 있는 오 크를 일으켜 세웠다.

이런 뺑 뚫린 직선 통로는 함정을 위한 장소이고, 이미 기관 함정이 망가진 상태 라면 헌터들의 눈에 잘 띄는 지역이었다.

진후는 기관 장치 뒤로 뻗어 있는 발자 국을 보려고 했으나 잘 보이지 않았다.

‘숫자라도 알아두려고 했는데 어렵겠군. 뭐, 알아서 보스와 싸우라고 하자. 지금 중요한 건 철분이니까.’

진후는 오크를 이용해 도끼를 질질 끌어 서 안쪽 방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철분을 계속 빨아먹었 다.

“그륵.”

가방을 짊어지려는 순간, 오크가 휘청였 다.

‘ 맙소사!’

진후는 깜짝 놀랐다.

정신없이 추출하다 보니 이 배낭에 들어 간 철의 무게는 무려 30kg가 훌쩍 넘어 있었다.

덕분에 오크는 버둥거리며 배낭을 마음 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

아깝지만 이보다 무거운 짐을 들 수는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이 좀비의 기본이 되는 오크가 약해서, 철을 다 옮길 수가 없었던 것이 다.

콰콰쾅!

그때 특히나 더 큰 폭발음이 들렸다.

진후는 철을 든 배낭을 구석에 숨겨 두 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저 멀리서 스켈레톤 워리어가 말하는 소 리가들렸다.

“감히 내 주군의 영지에 침입하다니!”

저 멘트는 진후도 익히 알고 있었다.

이 던전의 보스인 ‘전사 아젠’이 자신의 석관에서 나오며 내는소리였다.

‘보스와 전투에 돌입하겠군.’

진후는 배낭을 못 들어 올리는 오크 좀 비를 흘깃 보았다.

이 좀비로 더 많은 철을 나르는 것은 무 리다.

하지만 저 헌터들이 던전의 해골 보스를 사냥하면, 그 시체를 들고 나가지는 않을 터였다.

‘스켈레톤 워리어를 일으키면 최소한 이 녀석보다는 힘이 강하겠지.’

진후는 좀비와 함께 어둠 속에 숨었다.

이 던전의 보스인 아준은 스켈레톤 워리 어였고, 이 잡몹 오크보다는 더 무거운 짐을들을 수 있을 터였다.

보스 사냥은 사람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이익만 누릴 생각이었다.

“가자!”

“어!”

곧 불꽃이 터지는 소리와 검과 방패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콰콰쾅!

보스 방 안쪽에서는 폭음이 연달아 들렸 다.

진후는 마나를 이용해 안쪽을 감지했다.

아무래도 네 명 정도의 헌터가 커다란 해골을 둘러싸서 싸우고 있는 형국이었 다.

얼마나 전투가 이 어 졌을까.

쿵.

마침내 거대한 해골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좋아. 이제 저들이 나가기를 기다리기 만하면 되겠군.’

“커 억!”

그러나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여러 잡템 가운데로 쓰러진 건지 와장 창! 하는 쇳소리가 보스 방 안을 울렸다.

“무슨 짓이야! 너 미쳤어?”

“푸흐흐……

앙칼진 비명이 들리고, 누군가가 비웃는 듯한 소리도 났다.

진후는 이해할 수 있었다.

‘ 내분인가.’

비록 서울 근교라고는 하지만, 이런 곳 에 치안 따위는 없다.

이런 곳의 던전을 탐험한다는 얘기는 언 제나 뒤통수를 때리거나 맞을 각오가 되 어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정도로 절박한 사람들만 모여 있으 니, 좋은 아이템이 나오면 오히려 화근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가까이 갈 필요는 없겠지.’

진후가 어둠 속에 있기를 선택한 그 순 간, 보스 방에서는 네 사람이 뒤엉켜 싸 우고 있었다.

남자 하나는 이미 배에 칼을 맞고 쓰러 진 채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고 있었다.

남녀 둘이서 마지막 남은 한 여자를 공 격했다.

그중 검사로 보이는 남자는 길고 날이 구불구불한 플랑베르쥬 양손 검을 휘두 르고 있었다.

여자는 원거리에서 지팡이를 들고 작은 불덩이들을 날리고 있었다.

퍼퍼펑 _

탱커처럼 보이는 여자는 쏟아지는 불덩 이들을 방패로 튕겨내고, 날아 들어오는 플랑베르쥬의 구불구불한 칼날을 롱소드 로 긁어서 튕겨낸다.

안색이 창백해진 여자는 뒤로 주욱 미끄 러 졌다.

그녀는 치를 떨며 말했다.

“이… 고작 해골의 언월도 하나 때문에 우리를 죽이 겠다고?”

“고작? 크흐흐. 멍청이들. 이게 암시장 에서 얼마에 팔리는지 알잖아?”

“이 미친 새끼가! 고작 2억에 동료를 팔 아?”

“어제 본 주제에 동료는 무슨?”

“깔깔, 역시 자기가 똑똑하다니까?”

두 명의 합공을 받는 여자는 탱커처럼 보였다.

방패와 장검을 들고 떨어지는 공격을 받 아내는 것이 익숙해 보였다.

하지만 해골 보스와의 싸움을 견디기 어 려웠던 모양인지 이미 체력은 바닥이었 고, 무기들의 상태도 영 좋지 않았다.

두어 번 롱소드와 플랑베르쥬가 부딪치 자, 마침내 검이 쩌억 소리를 내면서 깨 졌다.

‘도와주면 안되겠지.’

웬 좀비가 나타나면, 저들이 네 평화가 좋지요 하고 싸움을 멈출까?

미안한 얘기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진후는 싸움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 다.

몇 번의 접전 끝에, 마법사의 불꽃이 탱 커 여자의 머리통을 날려 버렸다.

머리를 잃은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하아, 하아……

“수고했어, 자기.”

“어. 너도. 물 있냐?”

“여기… 끄윽!”

수통을 꺼내는 여자의 목 위로 플랑베르 쥬가 떨어졌다.

마법사는 주문 한 소절도 외쳐보지 못하 고 목이 따이고 말았다.

여자의 목이 바닥에 떨어지자, 남자는 돌 바위 위에 앉아 자기 주머니에서 수통 을 꺼내서 마셨다.

“후우… 쌍년이 몇 번 봐줬더니 언제까 지 맞먹으려고 들어.”

대체 뭘 위해서 저렇게까지 다 죽이는 걸까.

남자는 바닥에 쏟아진 스켈레톤의 시체 를 뒤적였다.

온갖 잡템들 사이에서 남자는 커다란 언 월도 하나를 꺼내 들었다.

“푸하하, 기초 전설이라니. 이게 여기서 떡 하고 나올 줄을 누가 알았겠어!”

[아준의 언월도] [기초 전설]

기초 전설 템.

랭커들이 들고 다니는 진짜 무기에 비하 자면 저건 비교할 가치도 없는물건이다.

하지만 높으신 가문 자제분들이 처음에 훈련용으로 쓰기에는 가장 적절한 물건 이었다.

게다가 적절한 마법을 첨가하면 ‘영역’ 전체의 성장 속도를 늘려 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훈련장에 설치하면 그 가치가 몇 배로 올라가는 아이템이었다.

또한 극악의 드랍율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니 그 비싼 물건을 두고 서로서로 죽이는 일들이 있을 법도 했다.

“후욱… 후욱

물통을 마시면서도 남자는 거칠어진 호 흡을 조절했다.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문을 박차고 달려 들었다.

“모를 줄알았냐!”

보스 방 근처 어둠 속에 숨어 있었는데.

이렇게 쉽게 들키다니?

남자는 즉시 진후가 숨어 있는 곳을 향 해 언월도를 휘둘렀다.

언월도는 진후의 오크 머리통을 향해 떨 어져 내렸다.

까앙

급하게 철봉을 들어 올렸으나, 당연히 조잡한 철봉 따위가 전설 언월도를 막을 수는 없었다.

단 일격에 철봉에 금이 갔고 오크의 몸 뚱이는 뒤로 크게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뭐야, 누가 몰래 쫓아온 줄 알았는데… 좀비였어? 여기 좀비도 나오나?”

남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벽에 처박힌 좀 비를 내려 보았다.

그는 김샜다는 표정으로 언월도를 치켜 들었다.

“뭐, 됐다. 이제 나가서 팔기만 하면 그 만……

크라라라락!

남자가 방심한 틈을 타, 진후가 오크의 몸을 일으켜 달려들었다.

“흥!”

남자는 이런 몬스터는 질리도록 상대해 봤다.

좀비 따위가 그에게 위협적이지는 않았 다.

이런 녀석이라면 단번에 머리를 쳐 버리 면 그만이다!

퍼어억!

남자는 언월도를 휘둘러 오크의 미간으 로 내리쳤다.

일격에 머리가 쪼개지고 몸이 반 토막이 날 법한 위력이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머리에 도사리고 있 는 진후는 그대로 반으로 잘려 죽고 말 것이다.

터어엉!

하지만 남자는 눈을 부릅떴다.

분명 물렁물렁한 좀비의 머리통을 깨뜨 릴 거라 확신했는데, 머리통을 때린 언월 도가 도리어 튕겨 나간 것이다.

마치 방패나, 쇳덩이를 후려친 듯한……

남자의 팔목이 저려 왔고, 당황한 채 두 걸음이나 물러나 버렸다.

[금속 조작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진후는 순식간에 가지고 있는 철분을 빨 아올려 좀비의 머리에 둘러쳤던 것이다.

무려 30kg 가까이 되는 쇳덩이를 단숨 에 쪼갤 수는 없었으니,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어쩔 줄도 모른 채 오크에게 품을 허락하고 말았다.

꽈득!

오크의 송곳니 가 남자의 목을 물었다!

“이 자식이…!”

하지만 남자의 목은 헌터답게 강화되어 있었다.

고작 좀비의 이빨 하나로 뚫을 수는 없 는 피부였다.

“재수없……!”

하지만 남자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무언가 거무튀튀한 것이 뛰쳐나와 그의 안면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퍽!

단 일격에 안면 광대뼈가 깨졌다.

‘어……?’

지금 진후의 힘은 무려 7.

얼굴을 후려친 강철의 무게는 700g.

이 정도의 무게와 힘이 한 점에 집중되 어 부딪쳤으니, 결코 사람의 얼굴이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남자는 순간 목이 꺾 였으며 비명도 지르 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 버 렸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 었다.

얼굴에 내려앉은 ‘그것’은 깨진 광대뼈 와 흘러나오는 피 사이로 ‘파고들었다’

“흐아악! 흐아악] o}아.악!”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자기 얼굴을 매만 졌지만, 개미의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었 다.

파아앙!

잠시 후, 남자의 머리가 크게 흔들리더 니, 남자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남자는 무릎을 꿇더니 그대로 앞으로 쓰 러 졌다.

[인간을 사냥했습니다.]

[경험치가 199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후욱… 후우… 많이 오르는군.’

그것이 유일한 감상이 었다.

허탈했다.

진후는 남자의 머리에서 빠져나왔다.

사람을 죽였다.

갑작스러운 전투에서 오크를 처리하듯 이 간단하게 처리해버리긴 했으나…

몸이 금속으로 된 기계라 그런가.

진후는 그다지 큰 충격을 느끼지는 않았 다.

이제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만을 뚜 렷하게 느낄 분이었다.

[던전을 정복했습니다.]

[던전 리셋까지 앞으로 12시간 남았습 니다.]

진후는 텅 빈 던전과 떨어진 언월도를 바라보았다.

결국, 배신의 결과는 전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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