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Chapter 2. 가는 중에. (3)
레나는 밤새 언니들에게 말 못 할 비밀 하나가 생겼다. 그러나 기분 좋은 비밀이었다. 아니, 그건 약간의 우월 의식도 만들었다.
강준이랑, 했다ㅡ.
물론 남자와 동침하는 일이야,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는 사건이긴 했지만, 이건 좀 달랐다. 상대는 한눈에 반한 남자였다.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인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생겼다. …거기에 자지까지 큰 것 같더라.
레나는 입이 근질근질했다. 자랑하고 싶어서. 그러나 괜히 심술 많은 언니들에게 그 사실을 까발렸다간 좋은 꼴 못 볼 건 뻔할 뻔 자였다. 어쩌면 그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그러고도 남을 년들이었다.
사실 이건 꽤 위험한 사고였다. 설령 강준이 먼저 덤벼 들었다고 해도…. 그는 아가씨의 남자였다. 만약 아가씨가 그 사실을 알고 심사가 뒤틀려 그녀에게 보복하려고 한다면?
그 끔찍한 상상에 레나는 마른 침이 저절로 넘어갔다. 아가씨가 자비 없는 악녀라는 건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그녀도 노예 신분으로 강등되어 남자만 있는 노예굴에 던져질 수도 있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다분했다.
들키면 안 돼. 절대 안 돼ㅡ.
레나는 만약 들키게 된다면 어떤 변명을 해야 죗값이 조금이라도 덜어질까, 하고 고민도 했다. 안 들키는 게 상책이지만, 세상일이란 게 다 예상대로 흘러가진 않잖아. …당장 어젯밤 일도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사태였고.
그녀의 얼굴은 즐거움과 걱정이 번갈아 차지했다. 둘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작됐다.
앙, 앙ㅡ.
아가씨의 마차에서 신음 소리가 튀어나왔다. 레나는 그 소리를 듣고 어젯밤 일이 또 떠올랐다. 아랫도리에 그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몸이 확 달아올랐다. …그녀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참아야 했다.
대휴식 시간이 오자, 강준은 아가씨의 마차에서 내렸다. 그는 땀이 난 이마를 천 조각으로 슥 닦으면서 레나를 쳐다봤다. 그녀는 시선을 휙 피했다.
“여기서 쉰다.”
이비 대장이 그렇게 명령했다. 마차가 멈췄다. 마부들은 말에게 물을 먹였다.
대원들은 하품을 쩍쩍 하면서 마차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녀들은 눕자마자 금세 곯아떨어졌다.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게, 낮잠 자기 딱 좋았다.
레나는 또 누워 있는 강준을 불러 좀 외딴 곳으로 갔다. 그에게 주의를 주기 위함이었다.
“너, 나랑 했다는 소리 절대 하면 안 돼.”
“왜?”
“아무튼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알았어?!”
“그럼 벗어 봐.”
“…뭐?”
강준이 그녀의 바지춤을 가리켰다.
“내리라고. 바지.”
그러더니 자기 바지를 쑥 내려 벌떡 일어선 자지를 꺼냈다. 어마ㅡ. 설마 이렇게 예고도 없이 바지를 훌렁 까내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슬쩍 봤는데 진짜 컸다. 무슨 말자지인 줄 알았다. 밤에 보던 거랑 느낌이 영 달랐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지금?!”
“니네 아가씨 체력이 영 후달려서. 난 아직 만족을 못 했거든.”
“이 미친놈아! 아가씨가 알면우리 둘 다 죽어!”
“그러니까, 미친놈 장단 좀 맞춰. 너까지죽기 싫으면. …어서 벗으라고.”
레나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시간 간다. 벗을 때까지 안 움직일 거야.”
“미쳤어, 진짜…!”
“빨리 하는 게 좋을 걸.”
그녀는 하는 수없이 바지의 줄을 풀기 시작했다. 그를 위아래로 막 흘기면서.
마경에선 갑주를 갖춰 입었지만, 거길 벗어난 이후론 마차의 짐상자에 보관중이었다. 완전히 위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계속 갑주를 입고 달리면 말이 빨리 지치니까. 아무래도 먼 거리를 움직여야 하는데, 되도록이면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게 좋았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줄만 풀고 바지만 내리면 바로 알궁둥이가 튀어나왔다. 겨우 속옷 한 장만이 그녀의 부끄러운 곳을 가려줬다.
“그것도 내리고 돌아서.”
레나는 그가 하라는 대로 했다. 그리고 나무 줄기를 짚고 상체를 푹 수그려 궁둥이를 내밀었다.
읏ㅡ!
강준이 사정없이 박았다. 그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는 그곳을 느끼면서 한마디 안 하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섹스하는 소리 듣고 흥분했나 봐?”
“아,냐!”
“보지가 완전 젖었는데?”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도 입을 다물고 허리를 흔들었다. 읍, 읍. 아까 하고 싶다던 염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조금 걱정됐다. 언니들 중 누가 깨면 둘이 없는 걸 바로 알 테니까.
“빨리, 읏, 트. 빨리이, 싸아. 읏, 읍.”
좆집 주제에, 명령질이네ㅡ?
강준은 더 거칠게 때려박았다. 하으, 흐윽, 하윽ㅡ. 어제와 달리 가리지 않은 입에서 야릇한 신음이 터졌다. 짜릿한 쾌감이 등허리를 타고 전신으로 퍼졌다.
그는 양손으로 그녀의 항문을 있는 힘껏 벌렸다. 갈색빛의 그것은 깊게 박힐 때마다 입을 오므렸다. 자신의 똥구멍까지 쫘악 벌리는 그 손길에 레나는 부끄러움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한 손을 뒤로 뻗으며 그의 팔을 쳐내려고 했다.
“하지, 맛. 읏, 그러지, 마응! 거긴, 보지, 마앙!”
그러나 곧 화악 올라오는 쾌감에 그걸 신경쓸 정신머리도 사라졌다. 응, 응, 응. 레나는 나무 기둥을 붙들고 몸이 무너지려는 것을 버텨냈다. 그는 거칠게 밀어 박으면서 그녀의 뺨이 나무에 닿게 했다.
“앙, 응, 응, 으, 윽, 읏, 읏!”
타악 타악, 하고 살과 살이 부딪혔다. 그만큼 집요하고 강하게 박았다. 레나는 이쯤 멈추고 싸 주었으면 하고 바랐으나, 그는 쉽게 싸지 않았다.
그녀는 끝까지 버텼다. 그리고 진짜 몸이 무너지기 직전에 그가 확 백탁액을 싸질렀다.
강준은 자지를 쑤욱 꺼냈다. 레나는 슬쩍 쪼그리고 앉아서 안에 있는 정액을 손가락으로 벅벅 긁어 대충 빼내고 속옷을 입었다. 손가락에 묻은 그건 풀때기에 비벼 닦았다.
둘은 대충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나왔다. 그런데 왕고참언니가 일어나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리눈이 된 그녀는 둘이서 어디 갔다 왔냐고 날카롭게 물었다.
“어, 그….”
레나가 살짝 더듬으며 변명거리를 찾고 있는데, 강준이 선수를 쳤다. 그는 능글맞게 연기를 했다.
“혼이 좀 났습니다. 요새 아가씨 기세를 등에 업고 위아래도 못 가리면 되겠냐구요.”
마침 왕고참도 그게 약간 불만이었다. 마침 레나가 그걸 시원하게 긁어줬다고 하니까 의심이 팍 가라앉았다.그녀는 레나에게 잘했다고 칭찬까지 한마디했다. 아무래도 왕고인 자신이 나서면 그림이 좀 좋아 보이지 않으니까. 그런 건 아랫선에서 해결해야지ㅡ.
“너도 눈치가 아주 없진 않네. 제법이다, 이제?”
“큰언니만 하겠어요.”
“그래, 이런 건 네 선에서 해결해야지. 우리가 나서면 좀 그렇잖아? 괜히 애 핍박하는 것 같구.”
“물론이죠.”
레나가 어색하게 웃었다. 왕고참은 또 못마땅한 게 보이면 그렇게 교육을 시키라고 하면서 다시 마차 밑으로 들어갔다. 후우ㅡ. 레나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준이 그녀 옆에 슬그머니 붙어서 엉덩이를 거칠게 주물렀다.
멍청하게, 이딴 위기도 제대로 못 넘기고 말이야ㅡ.
“멍때리고 있으면 어떡해. 응? 들키면 큰일난다면서. …멍청하긴.”
“그게! 좀, 당황해서 그랬어! 네가 안 나서도 내가 할 수 있었거든!”
“그래? 실수했네.”
멍청한 년이 꼴에 자존심은 셌다.
그래도 그는 뻣뻣하게 대가리를 세우는 걸 보는 맛도 꽤 재미가 있는 듯해서, 얼마 동안은 장단에 맞춰 주기로 했다. 그럼 성국까지 가는 내내 지루하진 않을 듯했다.
예게나 무리는 조금 있다가 다시 출발했다. 강준은 다그닥 다그닥 걷는 말 위에서 몸을 흔들며 들판 너머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지평선을 바라봤다. …얼마 만에 느끼는 여유인지 몰랐다. 그동안 3던전에서 몇 달 간 지독히 고생했던 게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스쳤다.
…그래, 한두 달 정돈 좀 쉬면서 쉬엄쉬엄 해도 되겠지ㅡ.
강준도 무쇠 로봇은 아니었다. 육체적으론 멀쩡해 보여도, 정신적으론 꽤 많은 휴식이 필요했다. 즉, 멘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성국에 도착할 때까지만이라도, 좀 느긋하게 즐길 작정이었다.
· · ·
제국력 419년 5월, 첫째 주 어느 날.
예게나 무리는 드디어 한 달 하고도 반만에 성국(聖國)에 도착했다. 아주 멀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여독이 생길 만큼의 거리였다. 그 독한 악녀도 성국이 보이자 와아ㅡ, 하고 감탄을 터트릴 정도였으니까.
성국의 수도, 아탈란티아는 성국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위용을 내뿜었다. 눈처럼 새하얀 성은 성벽보다 높이 서서 온 사방에 그 광채를 뿌려댔다.
족히 수십 만이 거주하는 도시는 겨우 몇 만이 상주하는 변방의 광업 도시 따위완 감히 그 세를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였다. 도시 아브로켄트에선 나는 새도 떨어뜨리던 예게나의 위상이, 여기에선 그저 귀족 촌년에 불과했다.
수도에 가까워질수록 통행하는 마차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길의 가장자리엔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순례자들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다 있었다. 심지어 노예 상인도 헐벗은 노예들을 데리고 다녔다. 노예는 그저 물건이었으므로, 그들을 데리고 수도로 들어가는 건 문제될 게 전혀 없었다. …물론 신성스러운 성지 안까지 데리고 들어가는 건 금지였다. 노예는 불경스러운 물건이라는 이유 때문에.
성국이라고 해서 다른 도시와 달리 기도만 하고 그런 건 당연히 아니었다. 매춘만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을 뿐이고, 그 외의 모든 상업 활동은 다른 도시들과 똑같이 허용됐다. …사실 매춘도 금지되어 있다고는 하나, 음성적으로는 성행하고 있었다. 신관들이라면 몰라도, 신자들까지 성욕을 억제하는 건 아무래도 좀 과한 면이 있으니까ㅡ. 물론 걸리면 이유를 불문하고 모든 사적 재산을 신에게 바치고 수도에서 추방됐다. 즉, 감당할 수 있으면 하라, 이거였다.
희한하게도 성국의 수도에선 신분 검사 같은 게 없었다. 성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었다. 그게 닫힌 적은 역사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성신은 어느 누구라도 받아들인다는 율법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 때문에 죄를 지은 자들이 이곳으로 도망쳐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곳의 거주민들은 신고 정신이 꽤 투철해서 수상하다 싶은 자들은 모조리 위에다 아뢰었다. 이교도들을 가려내고 심문하는 그 버릇이 딱 그런 식으로 발전한 꼴이었다.
아무튼 간에.
이곳에 처음 방문한 대원들은 다들 도시를 구경한다고 여념이 없었다. 촌티가 너무 났다. 강준도 간만에 와 본 성국을 보면서 약간 향수에 취하긴 했지만, 그녀들처럼 넋을 잃고 구경하진 않았다.
방문 경험이 있는 이비는 무리를 능숙하게 이끌었다. 그들은 수도의 동쪽 구역에 위치한 어느 고급 여관으로 들어갔다. 건물도 건물이었지만, 숙박료부터가 몇 배는 더 뛰었다. 그래도 브롬위드 가문엔 썩어나는 게 돈이라서 그 정도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지불할 수 있었다. 용사 후보생의 자리까지 돈으로 살 정도니 말 다했지ㅡ.
“내일 바로 입성할 거니까, 오늘은 푹 쉬어.”
이비가 내일 일정을 대충 읊으면서 체력을 비축할 것을 주문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아가씨는 대원들에게 각자 개인실을 얻어 주었다. 덕분에 강준도 오랜만에 푹신한 침대 위에 혼자 누울 수 있었다.
물론 이날도 예게나의 호출이 있었다. 그녀는, 내일 입성할 테니 오늘은 아주 작정하고 질릴 때까지 섹스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그런 제안까지 받았다. 강준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거리낌없이 불경죄를 저지르고도 남을 새끼니까.
그렇게 강준은 이비가 보는 앞에서 아가씨가 기절할 때까지 박아댔다. 물론 정액은 싸는 족족 대장년에게 다 먹였고…. 노려보는 눈깔이 좋아서 더 신나게 박은 줄은 몰랐겠지.
그리고 밤늦게 방으로 돌아가니까, 이번엔 레나가 슬그머니 그를 찾아왔다. 한 달 가까이 박히며 그의 색으로 물들어 버린 그녀는, 이제 그의 자지가 없어서는 안 되는 몸이 됐다.
“얼른 박아 줘. 어서어ㅡ.”
끈적한 액체를 질질 흘리면서 자신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벌리는 그녀는, 더 이상 고고한 친위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어린 막내 여기사는 그렇게 강준의 손아귀에 완전히 함락됐다. …물론 자기는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지만.
성국(聖國)의 수도, 아탈란티아에서의 성적(性的)인 첫날밤은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