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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9화 〉Chapter 13. 추락. (1) (229/448)



〈 229화 〉Chapter 13. 추락. (1)

읏ㅡ.

가슴 찌르기 대결은, 강준의 손가락 끝이 어김없이 검후 랑젤의 가슴을 쿡 찌르며 끝이 났다. 지금까지 수십 번을 덤볐는데도, 그녀는 그의 가슴 근처도  갔다.



솔직히 이름만 들었을 땐,  것도 아닌 대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 이상으로 심오한 대결이었다.




그것은 발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전투에 필요한 순발력과 판단력도 길러 주었다.



“진짜 강자들은, 상체가 아니라하체를 보고 싸운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다리,  발의 움직임이 전투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네.”

“제가 랑젤 경에게 검이 아니라  움직임부터 가르친 이유는 그겁니다. 검술의 기초인 만큼, 절대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아주 명확하게 이해했어요, 선생님.”




검후 랑젤은배움에 허기진 아이처럼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강준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어디서 이런  배운 거예요? …전 이런 방식의 검술은 전혀 듣도 보도  했어요.”

“그건….”




강준이 좀 말하기 곤란하다는표정을 짓자, 검후가 얼른 손을 흔들었다.

“아뇨, 굳이 말하기 번거로우면 안 해도 돼요.”

“이해해 주세요.”

“물론이죠. 이방인이잖아요.”


이방인ㅡ. 그 단어 하나로 모든  이해됐다. 그들이 사는 세계는 여기와 달랐다. 확실한 건, 검술만큼은 그쪽이 이쪽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날 거라는 점이었다.



그렇게 확신할 수 있을 만큼, 강준의 교육은 아주 체계적이었다. 이곳처럼 무작정 검부터 들고 마구잡이식으로 휘두르게 하지 않았다.

“확실히 느는 속도가 빠릅니다. 이대로면 일주일 안에,  단계는 넘어갈 것 같네요.”


“다행이네요.”

“역시 재능이 아주 뛰어납니다.”

강준은 그렇게 듣기 좋은 말도 한 번씩 해 줬다. 그러면 검후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 선생님의 실력에 발끝도  따라간다고 손을 흔들어댔다. 그래도 좋아하는 티는 숨길 수 없었다. 어느 누구라도 진심어린 칭찬을 싫어하는 자는 없었다.

“이만갑시다.”


“네, 선생님!”



언제부턴가 검후 랑젤은 강준을 극진히 모셨다. 진짜 자신의 스승처럼. 무언가 중요한 대목이 나올 같은 때에는 자세까지 고쳐잡으며 공손하게 귀담아들었다. …검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느 면에선 참 대단한 여자였다.

마리아 공주는 어깨를 나란히  채 걸어오는   남녀를 보면서 살짝 걱정이 생겼다. 보아하니, 스승과 제자 같은 느낌이긴 한데, 그게 또 언제 연정으로 뒤바뀔지 모르니까. …누가 봐도 강준은 매력적인 남자였다. 존경이 연정으로 바뀌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 왜 이러지 자꾸ㅡ.




공주는 자신의 저급한 감정을 속으로 꾸짖으면서도 쉽게 극복하지 못 했다. 그럴 때마다  성신을 찾았지만, 사실 성신은 뒷전이었다. …사실 강준을 빼앗기기 싫은 건데,  고고한 척은 해야 하니까 그런 거지ㅡ.


으슥한 밤만 되면 공주는 먼저 일어나 강준을 살며시 흔들어 깨웠다. 늘 그의 성욕을 해소한다는 그럴 듯한 변명이었지만, 이제 누가 봐도 그녀가 안달이 나서 그의자지를 물고 싶어하는 꼴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둘은 풀숲 깊숙이 들어가, 은밀한 행위를 시작했다.



“내일이면 마을에 도착한대요.”



마을ㅡ!




자지를 쯉쯉 빨던 공주의 사타구니가 그 단어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내일은 박힌다. 내일이면 박힐 수 있다ㅡ. 하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 감정을 숨기는 건 십수  동안 고귀한 핏줄로서 갈고 닦은 재주였다. 공주는 늘 우아하고 고귀해야 한다는 유모의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하지만 그의 자지를 빠는 혀놀림은 달랐다. 마치 성물처럼, 그의 것을 더욱 정성스럽게 빨았다. 마치 내일 부디 잘 부탁드린다는 뜻처럼.




마지막에 백탁액을 머금고 오줌 구멍에 있는 것까지 쫍쫍 빨아 삼킨 다음, 자지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촉촉해진 입술과 눈으로그를 올려다보면서 살짝 미소를 보여줬다. 오늘 봉사는 어땠냐는 식으로.


“잘했어요. 실력이 날이 갈수록 느는 것 같은데요.”


“제 의무를 다할 뿐이에요.”




마리아 공주는 집착이라는 감정을 늘 의무라는 울타리 안에 가뒀다. 가장 합리화할 수 있는 변명이니까.




공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준은 그녀의 팔을 살짝 끌고와 귀에 속삭였다.




“내일 어쩔래요?”

“…내일요?”



어쩌긴 뭘 어째. 항문에 당신 자지를 박아 줘야지ㅡ.

물론 공주는 우아하게 돌려 말했다.  정도 기술은 공주의 기본 교양이었다.

“이강준 후보생이 원하면, 준비해둘게요.”

“아니, 랑젤 경도 있고…. 굳이 옆에서 신음 소리 흘릴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서요. 그냥 오늘처럼 빨기만 해도충분할 것 같은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 소릴 듣자마자 공주는 좀 안달이 났다. 안 박힌 지도 벌써 이틀째였다. 내일은 사흘째고. …이제 슬슬 한계였다.



“소리안 낼게요!”


“난 괜찮아요. 그냥 빨아 주기만 해요.”


“아니, 입 다물고 조용히 있을게요.”

공주의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졌다.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자기 추태를 깨닫고 다시 몸가짐을 바로잡는데, 또 안달은 나고….



“괜찮아요. 준비하는 것도 힘들잖아요.”

강준은 공주의 팔을   툭툭 치면서 돌아섰다. 마리아 공주는 입을 벌리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다물었다. …그녀는 영 속상했다.

잠자리로 돌아온 둘은 다시 자리에 벌렁 누웠다. 공주는 좀 삐졌는지 강준을 등진 채 옆으로 돌아누웠다. 강준이 추우면 좀 붙어도 된다고 하니까, 공주가  냉랭하게 말했다.



“아뇨, 괜찮아요. 랑젤 경이 보면 오해할 수도 있잖아요.”


치ㅡ. 강준은  웃었다. 귀엽게, 삐지긴.

바람 빠지는 소릴 듣고 공주가 기분이 좀 나빴는지 고개를 뒤로 팩 돌렸다.



“왜 그런 소릴 내요? 좀, 불쾌하네요.”

“아뇨, 아무것도. 얼른 푹 자요.”



마리아 공주는 다시 고개를 원상태로 했다. 가끔 작게 한숨을 푹푹 내쉬는 걸 보니까, 어지간히 속이 상하는 모양이었다.




장난기가 생긴 강준이 슬쩍 말했다.



“가슴 만져도 돼요?”


공주는 자는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강준이 슬쩍 엉덩이를만졌다. 그러니까 갑자기 손이 올라와 그의 손등을  쳤다.



“안 자면서  자는 척해요.”


그래도 대답이 없었다. 자존심은 더럽게 세 가지곤…. 안달나게 하면 자기 항문에 좀 박아 달라고 부탁할  알았는데, 공주의 자존심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한 모양이었다.


강준은 그쯤에서 신경을 껐다. 공주가 자냐고 슬그머니 물었다. 그는 대답 안 했다.


“강준 씨. 강준 씨.”


하도 애절하게 불러, 강준이 대답했다.



“네, 왜요?”


“가슴, 만지고 싶어요?”

“아뇨, 괜찮아요.”

“살짝 만지면, 모를 거예요.”


“자요, 얼른.”



공주는 자기가 너무 강준에게 매정하게 대했나, 싶어서 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진짜 만져도 돼요. 자, 자요ㅡ.”



마리아 공주는 다시 강준 쪽을 바라보며 손으로 자기 상의를 끄집어 올리며 가슴을 내밀었다. 어서 만져 달라는 눈빛으로.


하도 바라는 눈치라, 강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렸다. 그제서야 공주도 좀 안심하는 표정이 됐다.

그는 너무 애를 태웠나 싶어서, 기분 좋은 말을 해 줬다.

“그럼 내일…, 준비할  있어요?”


그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고 있던 마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건 곧 화악 꽃이 피었다.

“네, 물론이죠!”




…공주는 다음부터 곤란한 일이 생기면, 일단 가슴부터 내밀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 ·


조르쥬는 미친 듯이 말을 몰았다. 그러나 말은 그의 마음처럼 계속 달리지 못 했다. 그는 말이 쉴 때마다 내려 이를 악물며 강준을 속으로 욕했다.




놈을 믿은 자신이 병신이었다. 세계수의 가지도, 소꿉친구도 잃었다. 이제 남은 건, 마리아 공주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잘못하면그 공주까지 빼앗길 판이었다.

다행히 수도에 도착하니, 이강준을 모르는 자들이 거의 없었다. 그는 이강준팀이 머문다는 숙소로 향했다. 이를 벅벅 갈면서.



그러나, 거기에도 강준은 없었다. 어제 새벽 일찍 떠났다고 했다. 그래도 마차를 타고 가는 것과 말을 타고 가는 건 속도 차이가 확연했다. 아직까진 못 따라잡을 정돈 아닌 듯했다.



조르쥬는 다시 말을 미친 듯이 몰았다. 비싼 값을 주고 산 훌륭한 말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퍼져도 퍼졌으리라ㅡ.



그는 중간중간에 마차를 마주칠 때마다 이강준과 마리아의 외모를 읊으면서 만났는지 물었다. 모두 모르겠다고 손을 흔들었다. 조르쥬는  안달이 났다.



씨발, 씨발, 씨바아알ㅡㅡ!!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시뻘겋게 충혈이  눈깔은 분노에 반쯤 미쳐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자려고 누워도 한참 뒤척이다가 간신히 선잠에 들었다.


세계수의 가지가 든 상자를 받고 달릴 땐 좋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첫째 날까지도 별 탈이 없었다. 그런데둘째 날부터 가지가 시들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조르쥬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게 확연히 보였다.

그리고 걱정 속에서깨어난 셋째 날, 가지는 빛을 잃고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그때 그는 강준에게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

씨발, 개새끼! 곱게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씨발놈! 그 씨발 새끼, 진짜 죽여 버릴 거야아아ㅡㅡ!!



이른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미친 듯이 달리던 말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졌다. 조르쥬도 갑자기 당한 사고라 미처 대응하지 못 하고 바닥에 처박혔다.




ㅡㅡ!!

조르쥬는 아픔을 호소할 새도 없이 쓰러진 말을 돌아봤다. 말은 거품을  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며칠 동안 너무 지나치게 오래 달린 탓이었다. 그는 얼른 말을 그늘아래로 질질 끌고 갔다. 그 다음 주둥이에 물을 줄줄 쏟아넣어 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으니 말이 겨우 회복했다. 그러나 아까처럼 달릴 만한 수준은 아닌 듯했다. 그는 말을 끌고 터덜터덜 걸었다. 그렇게 쉬고 걷고를 반복해,저녁 노을이 질 무렵에 겨우 마을에 도착했다.




진짜 다행이다ㅡ.




조르쥬는 여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인에게 부탁해 마굿간에 말을 넣었다. 먹이와 물을 든든히 먹이라고 은화까지 하나 집어주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강준과 마리아 공주의 인상을 설명했다. 이런 사람들 못 봤냐고.



“비슷한 사람은 봤지요.”


“어디서?”

“그게 잘 기억이….”


조르쥬는 냉큼 은화 하나를 넘겼다. 여관 주인이 그걸 얼른 싹 쓸어 품에 넣고, 손가락으로 2층을 가리켰다.


“2층에 있수.”



조르쥬는 깜짝 놀랬다. 설마 이곳에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해서.

놈은 생각보다 멀리 가지  했다. …아니, 말이 거품을 물고 쓰러질 정도로 미친 듯이 달린 덕분이겠지.



잡았다, 드디어 잡았다  개새끼이이ㅡㅡ!!




그러나, 막상  있다고 하니까 긴장이 되어서 발이 잘 안 움직였다.

“올라가려면 방값 내쇼. 문 열린 방은 아무데나 쓰면 돼.”


“그 남자는 어느 방이야?”

“복도 끝 왼쪽방.”

조르쥬는 그 소릴 듣고 방값으로 은화 하나를  냈다. 여관 주인은 눈치만 보고 거스름돈은 안 줬다. 물론 조르쥬도 지금 그걸 받고 자시고 할 정신머리가 없었다.

그는 천천히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끼익, 끼익ㅡ. 조악한 나무판이 밟을 때마다 애처롭게 울어댔다.



이상할 정도로 분노가 사그라들고 긴장감이 그 자리를 메웠다.후욱 후욱ㅡ. 조르쥬는 가쁜 숨을 쉬면서 천천히 복도를 걸었다.

개새끼, 개새끼….


그러나, 또 막상  빌어먹을 새끼의 방문 앞에 서자, 뭐라고 해야 할지 막막했다.


자길 속였다고 지랄을 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ㅡ.

그 악마 같은 새끼한테 아무리 떠들어 보았자, 들어먹힐 리가 없었다. 이번만큼은 일을 서두르다가 망치는 일이 없어야 했다.


조르쥬는 문을 두드리려던 주먹을 내렸다. 그리고 바로 앞의 빈방으로 들어가 문을 탕 닫았다.



응응응응ㅡ, 숨죽인 여자의 신음이 얇은 나무벽을 타고 조르쥬의귀에 꽂혔다. 또 이강준 그 음란하기 그지없는 새끼가 창녀 하나를 불러와 좆질을 하는 모양이었다.




조르쥬는순간 덜컥 겁이 났다. 마리아 공주도 이미 저놈의 마수에 걸려든  아닐까, 하고….그러나, 그녀는 순결을 목숨만큼 아끼는 여자였다. 아무리 이강준이 눈깔에 봬는 게 없어도, 감히 왕가의 핏줄을 그렇게 건드리진 않을 터.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진짜 큰 문제가 터지기 전에, 그녀를 꺼내와야 했다.


방법이 필요해, 방법이….



조르쥬는 침상에 걸터앉아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면서 대가리를 굴렸다.



앙, 앙, 앙, 앙ㅡ.



여자의 신음 소리는 너무나 달콤했다. 참을  없을 정도로….



개새끼, 개새끼ㅡ.


조르쥬는 벌떡 발기한 자지를 꺼내 흔들었다.

“마리아, 마리아, 윽.”


- 조르쥬우, 좋아요, 좋아요오.




그리고 마리아 공주와의 성교 장면을 상상했다. 자신의 아래에 깔려 허덕이는 그녀를.

앙, 앙, 앙, 앙ㅡ.

바닥에 질질 사정한 조르쥬는,



자괴감에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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