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3화 〉Chapter 13. 추락. (5)
- 성신께, 맹세코?
- …네, 맹세코.
조르쥬는 눈을 번쩍 떴다. …이른 새벽이었다.
- 자지, 기가 막히게 빠는 거 알아?
그는 정신이 몽롱했다. 무언가 꿈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다. …그것도 아주 심한 악몽 속을.
분노가 치솟다가도 갑작스레 훅 사라지고,거기를 절망감이 채웠다. 조르쥬는 자기의 감정을 도통 주체할 수가 없었다.
마리아 공주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면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어도, 공주를 미워하는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분명 그녀는순결이목숨만큼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나ㅡ! 그런데, 저 천한이방인의 자지는 왜 그렇게 잘 빠는데ㅡ?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다는 듯이.
아냐, 아냐ㅡ.
조르쥬는 고개를 흔들었다. 순진한 마리아 공주님은 그저 저 악마 같은 새끼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지금 사리분별을 하지 못 하는 중이라고.
그는 괴로웠다. 끔찍하게 괴로워 몸부림쳤다. 손으로 자꾸 어딘가를 쥐어뜯었다. 이를 악물고 스으스으 뜨끈한 숨을 거칠게 뱉었다.
씨발…, 나한텐, 그렇게 고고한 척, 순진한 척, 온갖 연기를 다하더니ㅡ!
조르쥬는 오랫동안 헌신한 자신은 외면하고 저 천한 이방인에게 붙어 먹은 공주를 욕했다. 그리고 그저 속은 것뿐이라고 애써 합리화하다가, 못 참고 다시 또 욕했다.
도저히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반쯤 미친 듯이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새벽 훈련을 마치고 강준과 랑젤이 돌아왔다.
조르쥬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강준을 한 번 쏘아보고 으슥한 데로 갔다. 강준도 눈치껏 그의 뒤를 따라갔다.
개새끼, 개새끼, 씨발, 씨발ㅡ!
조르쥬는 자길 뒤따라온 강준을 사납게 쏘아봤다. 사실 당장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마음뿐이었으나, 소용없는 짓이란 걸 너무 잘 알았다.
“잘 구경했어?”
“야이 개새끼야…,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공주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아아ㅡ!”
“다 들리겠다.…네가 훔쳐본 걸 알면, 공주가 좀 충격 받을 것 같은데.”
“씨발, 대체, 대체 공주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조르쥬는 환장할 것 같았다. 진짜 미치고 팔짝 뛸 것 같다는 게, 딱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싶을 정도로.
“무슨 짓이라니. …미안한데, 먼저 들이댄 건 공주야.”
“씨발, 헛소리하지 마ㅡ!”
“진짜야. …내가 자고 있는데, 공주가 먼저 몰래 자지를 빨더라고.”
“좆같은 소리하지 말랬지!”
“같이 물어볼래? 음?”
마음같아선 진짜 그러고 싶었다. …그러나, 공주가 만약 조르쥬가 훔쳐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눈에 선했다. 분명 충격을 받고 그를 보지 않으려고 하겠지. 수치심과 자괴감 때문에.
“어차피 니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옆에서 구경이나 해. …그럼 아무도 없는 척할 테니까.”
“닥쳐. 닥쳐….”
조르쥬는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기분이었다. 니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소리에….
사실 강준의 말이 맞았다. 조르쥬는,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오늘 도시에 도착한다는데…, 기대해도 좋아.”
강준은 음흉하게 웃었다. 조르쥬의 얼굴이 허옇게 떴다. …뭘 기대해도 좋다는 건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네 노력은 가상하더라. …세계수의 가지, 사실 시들었지?”
ㅡㅡ!!
“그래서 하루마다 꼭 물을 주랬잖아. …아, 내가 혹시 말 안 했었나?”
흐흐. 강준은 세상에서 제일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조르쥬는 분노 때문에 몸이 덜덜 떨렸다.
이놈은, 진짜 악마다. 아니, 악마보다 더 사악한 새끼다. …다 알고 있으면서, 다 알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날 가지고 놀아…?
“네가 원하는 대로 공주를 설득해 봐. 난 안 건들 테니까. …할 수 있다면.”
조르쥬는입을 떡 벌렸다. 강준은 놈의 얼빠진 표정을 구경하고 씨익 웃으면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조르쥬는 한참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힘 빠진 걸음으로 터덜터덜 나왔다. 그는 마리아 공주를 바라봤다. 그를 보는 시선이 썩 곱지는 않았다.
씨발, 씨발, 씨발. 이 새끼 저 새끼 할 것 없이 다…!
분노는 이제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것은 원망과 질투로 번졌다.
씨발년…, 순결? 목숨만큼 귀해? 헛소리하고 자빠졌네. 씨발년, 아무한테나 벌리는 창녀 같은 년ㅡ!
그리고, 공주도 더 이상 분노의 화살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것은 사정없이 그녀의가슴에 팍팍 박혔다. 조르쥬는 어제 컴컴한 그늘 아래에서 보았던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떠올렸다.
내 거야.
공주는 내 거야.
능욕해도 내가 할 거야.
입도 가슴도 보지도 전부 내 거야.
내 거라고.
일행은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마차에 올라탔다. 공주는 자신을 바라보는 조르쥬의 시선이 너무 뜨거워서 견디기 힘들었다.
…적당히 좀 하지.
마리아 공주는 조르쥬의 행동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을 좋아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게 애정을 넘어 집착으로까지 변질되니까 너무 불편했다.
안 그래도 어제 거짓말을 한 것 때문에 영 께름칙한 상태였다. …성신께 맹세하는 건 솔직히 좀 과한 처사였다.
큰 죄였다. 아주 큰 죄였다. 천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잠자리가 불편했어요? 얼굴색이 좀 안 좋은데.”
“…아녜요.”
“피곤하면 좀 기대서 자요.”
마리아 공주는 강준의 친절이 너무 좋았다. 그러나, 자길 잡아먹듯이 바라보고 있는 조르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절했다.
“괜찮아요.”
강준은 굳이 더 권하지 않았다. 그 역시 조르쥬와 마리아 사이에 번지고 있는 저 오묘한 기류를 모르지 않아서.
그들은 두 번 정도 짧은 휴식 뒤에, 이른 오후에 도시에 도착했다. 마을이라 하기엔 살짝 크고, 도시라 하기엔 좀 많이 작은, 그런 곳이었다.
소도시, 그랑펠.
인심 좋은 남작이 다스리는 평화로운 도시랬다. 거지도 없고 사기치려는 작자도 없었다. 그만큼 따분한 곳이기도 했다.
그들은 도시에서 가장 좋은 여관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돈값이 아깝지는 않을 정도로 방은 깨끗했다.
강준은 공주를 슬쩍 붙잡고 귀에 속삭였다.
“준비해요. 오늘 밤에.”
마리아 공주는 쑥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 한마디에 벌써 몸이 뜨끈뜨끈해졌다. 조르쥬에게 들킬 수 있다는 위험성보다, 강준에게 박힐 수 있다는 그 기대감이 더컸다.
공주는 자신이 요새 너무 음란해진 게 아닌가 걱정했다.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그의 자지 생각이 너무 자주 났다. 매일매일. 끊임없이.
…항문이 아니라, 보지에 박히면 더 좋을까?
마리아 공주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놀라 고개를 마구 흔들어댔다. 진짜 큰일날 생각이었다.
…좋긴 하겠지? …아냐, 한다는 게 아니라. 그냥 상상만….
쾌락은 없고 고통만 있다던항문이 이렇게나 좋았다. 그럼 거긴 얼마나 더 좋단 뜻인가. 관장할 필요도 없이, 언제든원하기만 하면 벌릴 수 있고…. 매일매일…. 야영할 때도….
마리아 공주는 양손으로 뺨을 가볍게 탁 쳤다. 그녀는 방안에 들어가자마자회초리를 꺼내 허벅지를 짜악 짜악 때렸다.
미쳤어. 진짜 미쳤어. 항문이면 충분해. …항문이면, …충분해.
그렇게 회초리를 몇 번 맞고 나자 정신이 좀 들었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이 꿈틀거리는 그 욕망은,
여전히 죽지 않고 살았다.
· · ·
조르쥬는 식사도 하지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는 어떻게하면 공주를 설득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씨발, 씨발….”
욕지거리도 천한 핏줄이나 하는 거라고 비웃던 그는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침상 위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는그는, 더 이상 귀한 핏줄로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기울던 해도 저 멀리 지평선으로 사라져 버리고, 으슥한 밤하늘엔 반으로 쭉 잘린 달이 떠올랐다. 열린 창으로 은빛이 쏟아져 조악한 나무 바닥을 비췄다.
조르쥬는 고민과 걱정으로 지친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 일어나 보니까 벌써 으슥한 밤이 되어 있었다. 창 밖엔 이제 거나하게 취한 주정뱅이밖에 돌아다니지 않았다.
고요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조르쥬는 이상한 열망을 불태웠다.
갑자기 마리아 공주가 생각났다.
이방인의 자지를 기가 막히게 빨던 그 장면도.
조르쥬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방안을 서성였다.
괴로웠다. 놈의 자지를 빠는 공주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정말로 너무 고통스러웠다.
왜…, 왜…, 왜애애ㅡㅡㅡ!!!
그는 주먹으로 돌벽을 탕 쳤다.
- 네, 맹세코.
설마, 그녀가, 성신까지 팔아먹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순결을 목숨처럼 지킨다는 그녀가,
남자의 자지를 빨면서,
성신을 모독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조르쥬가 아는 공주가 아니었다.
저 악마 새끼한테 타락한,
천한 창녀에 불과했다.
그가 아는 순결하고 고귀한 공주는,
더 이상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순결하지 않았다.
조르쥬는 방문 앞에 서서 한참 그걸 노려보다가 벌컥 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마리아 공주의 방까지 가서 똑똑 노크했다.
그러나, 한참을 똑똑 두드려도 안에서 기척이 없었다.
어디, 갔지…?
조르쥬는 순간 심장이 쿵 떨어졌다. 그 다음 천천히 고개가 돌아갔다. 그 천한 이방인 새끼의 방을향해.
설마….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 오늘 도시에 도착한다는데…, 기대해도 좋아.
갑자기 강준의 말이 떠올랐다. 뭘 기대해도 좋다는 뜻이지? 대체 뭔데? 뭔데에에ㅡㅡㅡ!!!
조르쥬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강준의 방이 있는 곳으로 귀를 갖다댔다.
…희미하게 소리가 들렸다.
쯉쯉, 살을 빨아대는 소리가….
아, 아ㅡ.
뭔지 알 것 같았다.
조르쥬는 대번에 뭔지 알았다.
그는 얼른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벌떡 선 자지를 쥐었다.
그리고 어젯밤 숲에서보았던 그 장면을 떠올렸다. 그때는 좀 멀어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이번엔 소리가 선명했다.
씨발, 씨발, 씨바아알ㅡㅡ!!
그는 부들부들 떨면서자지를 흔들었다. 비참했다. 미치도록 비참했다. 그러나, 몸은 흥분했다. 그의 자지는 마음을 배신하며 미치도록 발기했다.
십수 년 동안 그녀를 연모했다.
상상 속에서, 그녀와 동침했다.
조르쥬는 이가 상할 정도로 꽈악 씹으면서 자지를 미친 듯이 흔들어댔다.
내 건데.
내 건데!
내 건데에에에ㅡㅡ!!
씨이이이이바아아아알ㅡㅡㅡ!!!
그렇게 한 발을 싸질렀다.
조르쥬는 다 싸지르고 축 처진 자지에서주우욱 늘어지면서 떨어지는 좆물을 잠깐 멍하니 내려다봤다.
…정말 최악의 악몽이었다.
이게 만약 꿈이라면, 지금 당장 깨고 싶었다.
너무나 비참하고 슬프고 분했다. 가슴이 정말 미치도록 아팠다.
아, 아, 아아악ㅡㅡ!!
왜?
왜애?
대체 왜?
자신이 저 이방인 새끼보다 못 한 게 뭐가 있나.
공주는 대체 저 천한 새끼가 뭐가 좋다고 저렇게 자지를 빠나.
왜 자기는 안되고,
저놈은 되나.
성신을 모독할 만큼, 저놈이 대단한가?
그녀의 평생을 부정할 만큼, 저놈이좋은가?
조르쥬는 공주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녀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너무나도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조르쥬는 거기서 나쁜 생각을 했다.
공주를,
협박하자.
천한 이방인의 자지를 빠는, 천한 공주년이라고….
그걸로, 따먹는 거야.
어차피 더럽혀진 몸이잖아.
나한테 대준다고, 더 더러워질 게 있어?
그 정도는 괜찮잖아.
내가 저 새끼보다 훨씬 더 깨끗하잖아.
내 핏줄이 훨씬 더 고결하잖아.
더럽혀진 몸뚱이에, 내 깨끗한 자지를 쓰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아무 문제도 없어.
잘못은 저년이 했어.
내 마음을 가지고 놀았잖아.
천한 이방인이랑 붙어 먹었잖아.
세상은 저년을 욕하지, 날 욕 안 해.
조르쥬는 이제 공주를 욕했다. 상상 속으로 능욕했다. 주둥이에 자지를 거칠게 박았다. 어제 저 천한 이방인이 했던 것처럼.
더러운 년. 천한 년. 이방인 자지나 빠는 년. 도도한 척하긴. 씨발년. 제일 더러운 주제에. …나타샤보다 더 더러운 주제에.
그래도 그녀는 자진해서 놈에게 들이대진 않았다.
공주는,
협박 당해도 싼 년이었다.
- 아응, 앙, 아앙.
ㅡㅡㅡ!!!
조르쥬는 희미하게 들리는 신음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부정할 수 없는, 여자의 신음이었다.
- 앙, 앙, 응, 음,아응.
소리는 희미해서 잘 들리지 않았다. 조르쥬는 숨까지 죽이며 온 신경을 청각에 집중했다.
축 늘어졌던 자지가 다시 벌떡 섰다.
설마, 설마.
- 응, 응, 읍, 읍, 읏, 으흐, 으흣, 으흣.
공주의 신음이었다.
틀림없는 그녀의 신음이었다.
아,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ㅡ.
조르쥬는 미칠 것 같았다.
자지를 빨 때보다 더 미칠 것 같았다.
- 아, 아, 악, 앗, 응, 읍, 읏, 으윽, 으흣, 아흡.
…진짜야?
……진짜로, 보지까지 대주는 거야?
………진짜로, 순결까지 바친 거야?
저 새끼한테? 저 천한 새끼한테?
목숨만큼 아낀다는 순결을? 성신을 위한 순결을?
- 읏, 읍, 앙, 앗, 앗, 앗, 아흑, 아흑,아흐윽.
조르쥬는 귀가 먹먹해졌다. 삐이, 하고 이명이 들렸다. 허억허억, 화끈거리는 숨을 뱉었다.
벌떡 선 자지를 다시 미친 듯이 흔들었다.
정신이 멍했다. 그러나 몸은 욕망을 위해 저절로 움직였다.
윽, 윽, 윽.
조르쥬는 미친 듯이 자지를 흔들어댔다.
그녀의 신음에 집중한 채.
- 앙, 읍, 아, 아, 악, 아, 앙, 앙.
보고 싶었다.
이상하게 보고 싶었다.
공주의 보지를.
공주의 나신을.
그리고,
보고 싶지 않았다.
다른 남자에게 박히는 모습을.
다른 남자에게 헐떡이는 모습을.
왜.
왜애애애애애애애ㅡㅡㅡㅡ!!!!
- …네, 맹세코.
맹세는 씨이바아아아알ㅡㅡㅡ!!!!
조르쥬는 벽에 다시 사정했다.
그리고, 머리를 벽에쿵 박았다.
그의 눈알이 광기로 번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