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동 혈마-2화 (2/79)

〈 2화 〉 2. 아복이? 주인공인데? 미친다. 미쵸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응애! 응애! 응애!”

난 전생의 기억 때문일까?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내가 갑자기 울자 엄마가 나를 주의 깊게 살펴보셨다.

“우리 아기 왜 울고 있을까? 많이 배고팠어요?”

엄마가 내 기저귀를 살펴보신다. 혹시 쌌나 보는 거다.

‘안 쌌어요! 안 쌌어요! 거긴 안 들춰봐도 돼요!’

내 바람과 달리 내 소중한 부위와 엉덩이를  꼼꼼히 살펴보신다. 땀이라도 찬 것인지 아니면 피부병이라도 난 건지 유심히 살펴보신다.

“우리 아기 많이 배고팠어요? “

그녀가 다시 수유한다.

‘배불러요. 아직 안 먹어도 돼요. 슬퍼서 운 거예요.’

[쩝쩝]

막상 젖을 물자 엄청 뱃속에 엄청 잘 들어간다. 아기의 본능은 이성보다 강하다.

‘역시 모유는 피보다 훨 좋아. 맛있어 정말 맛있어.’

배가 차기 시작하자 슬슬 잠이 온다. 역시 난 아기다. 바로 잠이 들었다.

***

“여보 우리 아기 이쁘죠?

“이쁘다 뿐이겠소. 당신 닮았으면 당연히 예쁠 수 밖에 없지. 암암···”

“이이는 차~암!”

“여보!!!”

“사랑해요!”

[쪼 오 옥]

‘잠 좀 자자. 잠 좀 자.'

막 잠이 들던 난 깰 수 밖에 없었다. 닭살도 이런 닭살이 없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솟아난다.

'뭔 말할 때 마다 ‘쪽’ 이냐고!’

“우리 아이 눈을 봐요. 당신 닮아서 엄청 멋있지 않아요?”

“허허허 그렇소? 난 오히려 당신 닮은 것 같소. 당신을 닮아야 하오. 날 닮으면 안 되지.”

“무슨 소리에요? 당신이 어때서요! 저에겐 이 세상 누구보다도 미남입니다.”

“난 가끔 당신이 선녀가 아닐까 생각하오. 내가 비록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여잘 보는 눈은 엄청 높았다오.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난 알 수 있었소. 하늘에서 선녀를 보내주셨다고. 난 최고의 행운아요.”

“선녀라니요. 전 그저 평범한 아낙네일 뿐이에요. 오히려 당신과 맺어진 제가 가장 큰 행운아예요. 홍옥과 반안이 이 세상에 있었더라도 당신에 비하면 추남일 뿐이에요. 전 확신 할 수 있어요.”

“사랑하오!”

“사랑해요!”

[쪼 오 옥]

‘으악 진짜 왜 이러세요! 여긴 아기방이에요. 저만의 공간이에요. 부디 ‘쪽’ 만은 부부 방으로 가서 해주세요!!!’

“사실 난 난 딸을 바랬소. 당신을 똑 닮은 딸을···”

“딸도 낳으면 되잖아요. 밤은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설마 여기서 그거 할 거는 아니죠? 안돼요. 안돼! ’

“아이가 깨겠소. 어서 우리 방으로 갑시다.”

부모님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방에서 나가셨다. 다행이다. 십구금을 직접 안 봐서 다행이다. 비록 아기 몸이지만 정신은 혈기왕성한 성인이다. 안 보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이 아기 몸뚱아리론···

‘그런데 내가 그렇게 잘 생겼나? 이거 거울이라도 봐야 알지. 부모님 얼굴 봐서는 크게 기대할 만한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게 보인다는데 나도 설마???’

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내 생김새가 궁금하다. 정말 미남이라면 달리 생각해 봐야 한다. 미남에게 평범하게 사는 것은 죄악이다. 난 더 이상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이미 회개까지 했다.

[끄 응 차]

겨우 몸을 돌려 엎드린 자세가 됐다. 이제 기어가기만 하면 된다. 저 앞에 거울이 있다.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있는 힘껏 기어갔다. 겨우 이미터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갈 수 있는 최대한의 거리다. 아니 기적이다. 난 버프 받은 게 분명하다.

‘신이여!!! 감사합니다. 분명 환생만으로도 감지덕지하온데 버프까지 주시다니요.’

버프긴 한데 조루 버프였다. 급 피곤이 몰려온다. 잠이 쏟아진다.

***

“여보. 우리 아이 이름을 지어야 하지 않겠소?”

“뭐 좋은 이름이 있을까요?”

“비록 가문이라고 할 만큼 변변한 집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항렬에 쓰여지는 이름이 있소.”

“그게 뭔데요?”

“ 복 이요. ‘복’ 자는 들어가는 게 좋겠소. 남자는 ‘복’ 자가 들어가고 여자는 ‘영(령)’ 이 들어가야 하오.“

“저는 당신에게 맡길게요. 그저 오래 건강하게 살 만한 이름이면 돼요.”

“칠복이, 삼복이, 선복이, 돌복이, 기복이, 창복이, 아복이 생각나는 대로 지어 본 거요. 흠흠 마음에 드는 거라도 있소?”

“아복이 괜찮네요.”

“그렇소? 혹시 이유라도 있소?”

“칠령이, 삼령이, 선령이, 돌령이, 기령이, 창령이, 아령이  이 중 ‘아령’ 이 제일 괜찮아요.”

“허허허! 벌써 동생까지 생각해 놓은 거요?”

“자식은 많이 있을수록 좋잖아요. 당신을 닮은 아들을 낳았으니 딸도 하나 필요하지 않을까요? 당신도 그걸 원하는 거 같구요.”

“고맙소. 정말 고맙소. 이 부족한 남편을 믿고 같이 살아준 것만 해도 고맙고 떡두꺼비 같은 아이를 낳아준 것도 고맙소.”

“여보! 사랑해요!!!”

[쪼 오 옥]

*부부 사이에 이번엔 아주 길고 긴 입맟춤이 이어졌다.*

“우리 딸 한번 만들어 보지 않겠소?”

“이이는 차암 그걸 말이라고 해요?”

[쪼 오 옥]

깊은 밤, 뜨거운 입맟춤으로 시작된 그들은 뜨거운 사랑이 시작된다. 2세를 만들기 위한 아니 사랑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

“여보! 여보!!! 여기 와 봐요. 빨리요!”

그녀가 남편을 급하게 불렀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오? 혹시 우리 아이가 아프기라도 한 것이오?”

그녀의 말을 듣고 급히 달려온 아비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엎드려 자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우리 아이가 이만큼이나 움직였단 말이오? 이건 기적이오. 기적!!!”

“저도 모르겠어요. 아이는 처음 낳아봐서 원래 이런가요?”

사실 둘 다 초보 아기 엄마 아빠다. 애를 키워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 갓 낳은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아이가 이 미터란 거리를 기어간 건 보통이 아니란 건 알 순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 아이가 분명 천하장사가 아닐까 싶소.”

“아빠를 쏙 닮긴 닮았나 봐요. 당신도 힘 하나는 누구한테 뒤지지 않잖아요.”

사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버지의 힘은 보통사람보다 조금 더 센 편이었다. 물론 낮에는 그렇고 밤에는 아주 쎄다. 그건 사랑의 힘과 본능이지 근력은 아니다.

“그렇소? 당신은 나를 너무 높게 띄워주는구려 여보!!!.”

“여보!!!”

두 분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다시 그놈의 ‘쪽’ 할 분위기다.

‘안돼!!!!!! 더이상은 못 듣겠어. 이건 고문이야.’

“응애! 응애! 응애!!!”

“아 참 내 정신 좀 봐 우리 아기가 많이 배고팠나 봐요!!!”

엄마는 나를 안아 들고 모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쩝쩝 쩝쩝]

‘맛있다. 이건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 너무 맛있다.’

“허허 많이 배고팠나 보오. 난 일하러 갈 테니 우리 아이 부탁하오.”

“걱정 마세요. 무리하시면 안 돼요. 저도 우리 아이 재우고 갈게요.”

“여보!!!”

“당신!!!”

‘미친다 미쳐. 무슨 전쟁터에 떠나보내는 연인도 아니고 왜 그런 표정을 짓는데···’

두 분은 영원히 헤어질 때 연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을 짓고 있다. 왜 이걸 내가 아냐고? 드라마에 나와. 영화에도 나오고 지금 두 분 표정이 딱 그 표정이야.

아빠가 먼저 나가고 엄마만 남았다.

“우리 아기 이제 배불러요? 어디 보자.”

‘안 쌌어요. 정말 안 쌌어요! 아니 쌌구나! 쌌어!!!’

아무리 참아 볼려고 해도 이놈의 생리현상은 왜 이리 잘 생기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기저귀를 갈아 주시고 잠시 나를 살펴본 후 방을 나가셨다.

‘이거 미치고 폴짝 뛰겠네. 언제 크려나 매일 두 분 애정신을 보는 건 고역인데···’

사실 문제가 생겼다. 다름 아닌 내 신체에 관한 문제다. 나도 놀랐다. 이미터나 기어갔다는 게 이제 난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분명 이건 버프다. 난 다시 한 번 몸을 움직여 기어보았다. 오늘은 오 미터가 목표다.

[끄 응 차]

역시 버프 맞았다. 조루 버프 맞았다. 이미터 그대로다. 더이상은 무리다.

‘아니야. 뭔가 특전이 있을 수가 있어. 생각하자 생각하자. 소설을 생각하자.’

모태솔로인 난 긴긴밤을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다. 그중 가장 잘 본 게 장르소설이다. 판타지와 무협소설을 많이 읽었다.

로맨스는 안 읽었다. 사랑을 해 봐야 더 큰 사랑을 꿈꾸지··· 여인을 접할 기회조차 없었다. 아니 접했다. 몇 번 접했다. 아주 진하게 접했다.

그녀의 새하얀 피부가 생각난다. 처음 그녀와 신체 접촉을 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 나에게도 잊지 못할 첫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난 부드럽게···

아니 콱! 물었다. 달콤했다. 그 뜨거운 피 맛이 너무 달콤했다.

나에게 여자와의 신체접촉은 목이다. 새하얗고 탐스러운 목덜미 너무 빨고 싶다. 그녀의 목을 콱 물어서 피를 왕창 빨고 싶다.

나중엔 요령이 생겨서 굳이 허리를 안을 필요가 없었다. 목덜미만 잘 물면 되기 때문이다.

‘으으윽 안돼. 이제 난 뱀파이어가 아니야. 잊자. 잊자. 혹시 모르니···’

“상태창!”

“상점창!”

“레벨창!”

“포인트창!!!”

“스탯창!”

“열려라! 참깨!”

제길 안 뜬다. 혹시나는 역시나다. 그냥 좀 튼튼한 신체로 태어난 것뿐이었다. 전생이 다 나쁜 것은 아니었다. 스마트폰이 있던 세상 정말 이거 하나면 재밌게 사는 건 문제 없었다. 물론 도망다기는 했지만 말이다.

‘에구 환생시켜주려면 스마트폰이라도 주면서 해줘야지. 최소한 단방향 통신이라도 좀 해줘야 할 것 아니야···’

뱀파이어는 평생 도망 다닌다. 심지어 주민등록도 안 만든다. 유령의 존재다. 그렇다고 현대 문물을 접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어딜가나 뒷문은 있었다. 돈만 쥐여주면 아주 따끈따끈한 신상폰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암상인이 보통 놈들이 아니다. 열 배는 뻥 튀겨서 팔아먹었다.

엄마가 오셨다. 다시 수유할 시간이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쩝쩝. 쩝쩝]

‘맛있어. 맛있어.’

“아복아! 많이 배고팠어? 우리 아복이!”

“잉? 아복이? 설마 내 이름이 아복이란 말이야? 안돼!!!”

“아복아. 아복아!”

바꿔야 한다. 이 황당한 이름으론 기껏 활약해 봐야 엑스트라다.

“으앙! 으앙! 으앙! 엄마 바꿔줘요. 아복인 싫어요.’

난 힘껏 엄마에게 내 의견을 표출하였다. 이상하게 알아듣는 건 가능한데 말은 못한다.

“우르르르 까꿍 우리 아복이 이름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요? 아빠가 고심 끝에 지은 거에요.”

‘아부지 이러시면 안 되십니다 아복이라니요. 이 이름으론 낭자 하나 구할 수 없습니다. 아부지!!!’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들어오셨다.

“여보! 아복이란 이름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어찌나 좋아하는지 당신은 정말 못하는 게 없어요.”

“그렇소? 아복이도 좋아한다니 다행이오.”

‘안 좋아해요. 바꿔줘요. 우휘, 연휘, 운학, 청악, 청풍 이런 걸로요. 저도 주인공 삘 나는 거로 지어주세요.’

“으아앙 으아아!!”

“허허 아주 마음에 드는 가 보오. 당신 덕택이오.”

“당신 덕택이죠. 참 시장하시죠?”

“아니오.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오.”

“이이는···”

[쪼오옥]

‘정말 왜 그러세요? 왜 제 방에서 ‘쪽’을 하시는 데요··· 쪽 하셔도 좋으니 이름 좀 바꿔주세요.’

두 분은 다시 나가셨다. 아무리 울어도 답이 없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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