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소설 속 인물로 빙의했다.
독수공방하다 모진 시집살이를 견디다 못해 죽는,
엑스트라 ‘쥴리아나’로.
부유한 공작 가문의 안주인이 된 김에
웬만하면 적당히 참고 살까 했는데……
“친정에서 널 그렇게 가르쳤니?
어디서 어른 앞에서 또박또박 말대꾸야?”
언제나 자기 말만 옳은 시어머니에,
“그렇게 예민하게 굴다간 얼굴에 주름만 늘어난다.”
“보잘것없는 새언니는 그 잘난 얼굴이라도 잘 관리 해야죠.”
얄미운 시누이가 둘,
“그래서 저녁은 언제 먹어?”
거기에 눈치 없는 시동생까지 더해지니,
화병 걸려 죽을 것 같아서
이혼 도장 찍고 내 갈 길 가려고 했는데……
문제는 이 제국에 ‘이혼’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거다.
“두고 봐라. 내 아들만 돌아오면
너같이 천한 계집은 바로 쫓아버릴 테니!”
“잘 되었네요. 저도 그때가 되면 나갈 셈이거든요.”
“뭐?”
“어머님. 뭔가 착각하시나 본데,
저 이런 대우 받으려고 결혼한 거 아니에요.
저도 저희 집에선 귀한 자식이거든요.”
뭐 어때, 그깟 이혼 없으면 내가 만들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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