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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하늘의 별
내가 만든 AI가 성좌가 되었다 023화
17장 하늘의 별
하늘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거센 돌풍이 불었다.
그녀는 자세한 것들은 모른다.
그저 동생이 허공에서 특이한 아이템을 소환하고, 발사하는 것밖에 보지 못했다.
그냥 단지 그뿐이었다.
마력도 느끼지 못하는 일반인이니까.
귀가 먹먹하고.
땅이 거세게 흔들려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들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가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 * *
몬스터들의 습격은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갑자기 돌연 주변에 있던 놈들이 승철을 향해 움직임을 바꿨다.
『Master. 사방으로부터 몬스터들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총 개체 수 31마리. 6초 뒤 조우하게 됩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승철은 아공간을 다시 발동시키며 마력 수류탄 v2를 꺼내 바닥에 흩뿌렸다.
어느 길목이 아니라, 아예 사방으로 마구 흩뿌려 놓았다.
“벌떼처럼 몰리네. 지겨운 녀석들…….”
승철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검을 치켜세웠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대피소에 도착하게 될 텐데 거의 다 와서 괜히 난리였다.
미리 경고받은 대로 이번엔 모든 방향으로부터 놈들이 들이닥친다. 건물 외벽이 몇 개 부서지고, 바닥이 울리며 승철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우선 가장 가까운 놈들부터’
누나를 업고 싸운다는 선택지는 불가능.
손이 부족해지는 것도 문제였고, 일반 여성이 혼자서 매달리고 있기도 힘드니까
「청금도」를 들고, 최대한 보호해 주기 위해서 하나 누나의 바로 앞에 자리 잡았다.
『검술의 달인(Passive)이 발동됩니다.』
마력을 가득 모아 얼마 전에 배우게 된 흐름 단절(A)과 참격을 동시에 발동시켰다.
분명히 날아가야 할 참격이 승철의 검에 머무르며 사각거리는 예기를 뽐냈다.
당장에라도 뭐든지 베어버릴 것은 날카로움이 검을 갉아먹었다.
『청금도의 내구도가 빠른 속도로 하락합니다.』
둘.
셋, 아니, 반 박자 늦게.
지금.
“흐으읍……!”
그가 이를 악물고 「청금도」를 휘둘렀다.
날아가야 할 거대한 참격이 흐름 단절로 인해서 15개의 작은 참격으로 분열되었다.
동시에 검술의 달인(Passive)과 『라온』의 도움까지 받으며 검을 휘둘렀다.
쐐애애액-!
날아가는 참격들은 각기 다른 몬스터들을 향해 쏘아진다.
모두 녀석들의 급소를 겨냥한 정확한 공격.
얼마 전에 깨우친 기술이라고 감히 상상도 불가능한 수준의 기예.
[검에 미친 남자가 순수하게 감탄합니다.]
『변종 패트론이 쓰러졌습니다. 라온의 가호를 통해 경험치를 추가 획득합니다.』
『하로투돈이 쓰러졌습니다. 라온의 가호를 통해 경험치를 추가 획득합니다.』
『……가 쓰러졌…….』
계속 올라오는 메시지들을 볼 틈 따위 없다.
몬스터들은 사방에서 달려들었으니까 미처 보지 못한 방향도 있었다.
바로 뒤 방향으로 덮쳐오는 몬스터 떼들.
승철은 신발을 활성화시키며 벽을 박차듯이 허공을 도약했다.
성룡의 가속화 신발 - 순간 가속.
성룡의 가속화 신발 - 가속화
성룡의 가속화 신발 - 허공의 발판
3중 가속(TrIPle Accelerate)
다행히 늦지 않게 바로 반대편의 달려오는 몬스터들에게로 도달했다.
이어서 무방비한 자세로 누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무려 7마리나 되는 놈들이 이하나 대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승철로 목표를 변경했다.
사나운 이빨로 팔을 씹었고, 거대한 몸체로 그를 들이받았다.
거대한 타격음이 연달아 울리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심지어는 강철 같은 꼬리로 내장을 가격당하기까지.
콰직-!
뻐어어억!
콰드득……!
소름끼치는 소리가 연달아서 들린다.
사람 한 명이 분쇄되거나 으깨지는 소리 같았다.
몬스터들 사이에 파묻혀서 잘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
“승철아?”
이하나가 손을 떨면서.
발을 헛디디고, 비틀거리며 동생을 불렀다.
지금도 뭉쳐 있는 몬스터 떼 사이에서 뭔가 부서지거나 찢어지는 소리가 계속 났다.
이제 겨우 활기를 보이던 애가…… 사라졌다.
그녀의 시선으로는 동생이 앞에 나타나, 몬스터들의 공격을 대신 맞아줘 놈들 다수에게 수없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게 되었다.
결론은 그녀 때문에.
‘나 때문에…….’
‘나라는 짐 때문에.’
목이 터져라 동생의 이름을 불렀고.
“승철아!!”
“나 여깄수. 소리 지르지 좀 마. 누나. 몬스터들 더 몰려들잖아.”
……아무렇지 않은 동생의 말이 들렸다.
* * *
승철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달려들 때 조금 겁이 나기는 했지만, 그뿐.
특수 슈트까지 활성화시킨 지금은 고작 70~80Lv 몬스터의 공격 따위 그렇게 큰 상처는 되지 않았다.
‘살짝 멍이 들긴 하려나…….’
특수 정장의 성능이 참 좋았다.
“라온. 특수 렌즈로 지금 내 시선이 향하고 있는 마력 수류탄들. 모두 폭파시켜.”
『알겠습니다!』
바닥에 준비되어 있던 수류탄들의 승철의 생각대로 차례차례 폭발했다. 원격에서, 주인이 원하는 타이밍, 방향에 맞춰서 터져 나갔다.
콰아아앙-!
콰앙-! 쾅-!
바닥에 흩뿌려 놓았던 마력 수튜탄들이 승철과 하나의 반대 방향을 향해 부채꼴 모양으로 폭발이 진행되었다.
역시나, 수류탄의 파편은 승철이나 하나에게 전혀 튀지 않았다.
정확히 폭발 범위가 승철을 벗어난 주변의 몬스터들에게만 집중됐다.
폭발 이후의 강렬한 후폭풍은 펜던트가 그녀를 지켜준다
이어서 그들을 덮친 몬스터들의 단말마조차 없이 모두 차례차례 소멸했다.
『하르마돈이 쓰러졌습니다. 가호 효과로 인해서 경험치가 추가 지급됩니다.』
『완벽하게 타인을 보호하며 ‘수호자’ 칭호를 얻었습니다.』
…….
30마리가 넘는 몬스터들을 모조리 척살한 것.
이상하게도 아직 레벨이 오르지는 않았다.
[검에 미친 남자(전설급) : 인정한다…… 너 진짜 화끈하구나.]
[서리의 학살자가 과격한 전투 내용에 만족합니다.]
[서리의 학살자가 당신에게 스탯 포인트 4개를 선물합니다.]
[심연 속의 어릿광대(창세급) : 100레벨에 도달하는 건 또 달라. 특정 조건을 완수해야 돼.]
“몸은 괜찮아?!”
전투가 끝나고 잠시 소강상태가 되자,
이하나가 서둘러서 달려들며 당장 다친 곳이 없는지 상태를 확인했다.
오히려 너무 멀쩡해서 다른 의미로 한 번 더 놀랐다.
“나 기계공학자(machincal Engineer)야. 이런 잡몹들보다 훨씬 더 세다니까. 오늘 많이 놀랐을 텐데 들어가서 걱정 말고 좀 쉬고 있어.”
누나한테 아공간에서 음료수와 삼각김밥 몇 개를 꺼내 건네주며 대피소에 들여보내 주었다.
오늘 하루 종일 많이 놀랐을 거다.
아직 승철은 확인할 것이 있었다.
“라온. 지금도 다른 몬스터들이 나한테 향하고 있어?”
『네. 주인님의 방향이나 위치가 바뀔 때마다 실시간으로 위치가 변경되고 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목적이 주인님인 것 같아요.』
“왜 갑자기 나한테 그러는 건지 도통 모르겠네.”
승철이 아공간에서 새로운 무기들을 꺼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 완벽하게 제작된 것들은 아니기 때문에 누나가 옆에 있을 때는 사용하지 못했던 아이템들이다.
승철은 아공간에서 『상점』에서 구매했던 마력 포션을 꺼내 마셨다.
“라온. 내가 어렸을 때 겪었던 일 알아?”
『……알고 있습니다.』
“나는 재능이 많은 게 문제였어. 나를 지킬 능력도 없는 주제에 쓸데없이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됐었지.”
차라리 다른 사람들한테 스스로를 알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내가 세상에 필요 없어졌을 때, 가차 없이 버려졌어.”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이야기.
“날 필요로 했던 사람들은 모두 등을 돌리고.”
나를 만들게 해준.
“웃어주며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들이 정색하고.”
끔찍한 기억.
“열등감에 찌든 이들이 날 공격했지. 세상이 날 버린 줄 알았어. 그때에는 독기하고 적대감밖에 느끼지 못했어. 참 슬프더라.”
지금은 담담하게 말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끔찍했던 고통.
조롱당하고, 비웃음당한다.
어린 나이에 너무 뚜렷한 놀림거리였으며, 위로해줄 사람도 없었다.
배는 고파도 풍족했던 마음이.
불로 지지고 칼로 쑤셔졌다.
‘그때가 11살이었나?’
그 이후부터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도 사귀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을 볼 때 항상 숨겨진 속마음을 눈치채려고 지레 겁먹고, 경계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최악의 수를 생각한다.
항상 나를 성장시킨다.
안전하게. 상처받지 않도록.
‘누군가 나를 배신할지도 몰라.’
‘갑자기 몬스터들이 광폭화하면?’
‘나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참 어이없게도.
혹시나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진 않을까…… 고민했었던 적이 있다.
덕분에 지금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타파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공간(Passive)에서 헬멧을 꺼내서 장착했다.
성룡의 가속화 신발 - 허공의 발판
모든 무기들을 차례대로 준비하며 승철이 하늘로 치솟았다.
파리 떼들처럼 몰리는 이 잡몹들한테는.
딱 좋은 대처 방법이 있었다.
“특수 정장, 라온, 특수 렌즈. 모두 연결.”
『완료.』
“소형 마력탄, 중형 기계라이플 접속.”
『완료.』
『자동 요격, 조준 장전 시스템을 발동합니다. 현재 위치가 고정되어야 합니다.』
『공성 타워 시스템이 시작됩니다.』
하늘에서 불꽃이 반짝였다.
* * *
알렉스는 비상령이 발생하자 아카데미 내부에 준비해 두었던 방어 경계를 발동시켰다.
승철이 너무 가볍게 깨뜨려서 그렇지 창문 하나하나가 대 몬스터용 특수 창문이었다.
그가 거느린 보안 요원들도 각각 100레벨을 뛰어넘는 강자들이다.
덕분에 이곳은 대피소에 굴하지 않는 상당한 방어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렇게 학생들의 보호가 끝나자 이어서 그의 창고에 있던 고급 아이템들을 일시적으로나마 다른 길드나 정부와 연락해서 그의 아이템을 빌려주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전체적인 상황을 확인할 때였다.
“알렉스 님. 지금 실시간 검색어가…….”
“쓸데없이 실시간 검색어는 왜?”
그는 비서가 건네주는 화면을 읽었다.
처음에는 개소리인 줄 알았는데 어째 아래로 내려갈수록 익숙한 누군가가 떠올랐다.
1. 북한산 재앙 던전
2. 사수
3. 공중에 인영
4. 금색 마력
5. ……
금색…… 마력?
그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기계공학자……?”
알렉스가 누군가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