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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요새화
내가 만든 AI가 성좌가 되었다 030화
21장 요새화(2)
-팀장님. 리스트에 적힌 주소가 이상한 것 같은데요? 아예 다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한번 확인 부탁드립니다.
“하아…….”
정다연은 리스트에 적힌 사람들을 확인하고 있던 부하 직원의 이상 보고를 읽고 있었다.
대상은 얼마 전에 각성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의 미남자.
이승철.
두 달 전에 사냥꾼 자격증을 취득한 뒤부터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사람이다.
기록을 살펴보려고 해도 누군가에 의해서 가로막히기까지 했다.
협회에 고용된 해커들은 상당한 실력자들인데 그들이 손도 못 쓰고 포기하기까지 했다.
결론은, 아예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
“수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사실 사람이 완벽한 정보의 은폐는 불가능한 법이라고 생각해 왔던 그녀였지만, 그런 생각이 깨지게 된 첫 상대였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정다연은 권능을 발동시키는 키워드를 읊었다.
“대상 검색.”
『고대의 탐험가가 가졌던 권능 - 대상 검색이 발동됩니다.』
[고대의 탐험가가 사악한 기운에 얼굴을 찌푸립니다.]
하지만 그녀가 괜히 협회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게 아니었다.
이런 이들에게 딱 좋은 그녀의 권능이 발동되었다. 찾고자 하는 대상의 위치 좌표를 완벽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스킬이 아닌 권능이기 때문에 피해가기 어려운 탐색망.
『특정 기운으로 인해 정확한 좌표 탐색이 방해됩니다. 대상이 살고 있는 근방 10m 범위를 파악했습니다. 하나, 대상에게 표식을 묻히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계약 성좌로부터 받은 권능이 방해되었다.
승철이 최근에 길들인 사흉수, 궁기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기운 때문이었다.
아무리 권능이 발동되었더라고 하더라도 궁기는 신화 속에 나오는 마수.
아무리 약해졌더라도 사흉수의 격은 어디로 가지 않았다.
정다연이 얼굴을 찡그리며 대략적인 좌표를 읽어냈다.
“저택?”
워낙에 건물이 넓어서 대상의 위치을 특정할 수 있었다.
불과 며칠 전에 새로 지어졌다고 하는 커다란 저택.
이번 재앙 사태가 있었음에도 건물에 손상을 입지 않은 얼마 없는 곳이기도 했다.
한번 직접 찾아가 봐야 할 것 같았다.
탐색이 방해된 것도 신경 쓰이기도 했다.
재앙 던전…… 협회에 인력이 다 빠지는 시기에 신규 사냥꾼이 행방이 묘연해진다…….
시기가 너무 공교로웠다.
“카르텔…… 무법자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상당히 큰데…… 아마 납치일 가능성이 높아.”
그녀가 고개를 주억거리곤 부하 직원에게 명령을 내렸다.
“무력 3팀장한테 연락해봐.”
“알겠습니다. 바로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요새가 되어버린 그의 저택에 방문할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정작 그들이 찾으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침대에서 뻗어서 자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 * *
궁기는 제 주인을 향해 다가오는 성좌의 시선을 느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기운의 목적은 탐색.
“크르르르…….”
약해질 대로 약해진 기운을 최대한으로 방출하며 탐색을 방해했다.
그리고 주인님께 붙이려는 권능의 기운을 입을 벌려 오히려 궁기가 흡수하기까지.
오랜만에 들어온 양질의 기운.
이어서 궁기는 방금 흡수한 그 기운에 스스로의 사념을 가득 담아내며 방출했다.
궁기의 포효 - 분노, 증오, 경계.
주변에 있던 잔디들이 빠른 속도로 시들어가며 죽어 나가기 시작했고, 꽃들이 졌다.
공기가 급속도로 탁해지며 궁기의 주변을 맴돌았다.
『궁기. 아직 주인님께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잠시 주인님과 이하나 님을 방음기구가 설치된 수면실로 옮기기 전까지만 가만히 있어 주세요.』
『저도 방금 기운은 눈치챘습니다.』
라온이 소리를 지르던 궁기를 나무랐다.
그 말에 궁기가 날개를 축 늘어뜨리며 시무룩하게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라온을 조금 무서워하는 경향이 보였다.
모든 흉수나 재앙들을 묶고 봉인하던 시스템의 권한을 가졌기 때문일까.
“끼이잉…….”
『제가 가세합니다. 저택을 총괄하고 있는 역할이 있으니 저도 도울 수 있습니다. 궁기는 전력실에 가서 대기하고 있어 주세요. 상황은 제가 영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들은 주인 되는 자의 휴식을 절대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침입자를 확인합니다. 침입자 격퇴 모드가 발동되었습니다.』
라온이.
『정원에 존재하는 모든 함정들을 활성화시켰습니다.』
적들을 마지막으로 확인했으며,
『모든 옵저버들이 상황에 맞춰서 ‘섬광’을 발동시킬 준비를 합니다.』
무기를 꺼내서 들기 시작하는 그들을 보고.
『마력 분산 실드가 활성화됩니다. 1차 외벽에 방어막이 생성을 준비합니다.』
강렬한 적의를 내보였다.
수없이 많은 시스템과 기능, 프로그램들이 모두 동시에 발동되기 시작했다.
『외부 폭격 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중형 마력탄의 발포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적을 격퇴합니다.』
* * *
협회의 무력 3팀.
1, 2팀처럼 뛰어난 고위 랭커로 이루어진 이들은 아니지만, 3팀의 구성원들도 모두 랭커에 속하는 정식 요원들이었다.
평균 레벨 140.
<대략적인 무력 평균>
병사(30Lv), 장군(60Lv), 대장군(90Lv), 군단장(120Lv), 절대자(150Lv), 수호자(180Lv).
무려 군단장급 이상. 절대자급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절대 쉽게 무시할 만한 이들이 아니었다.
지금 저택에서 푹 자고 있는 승철 같은 경우에는 레벨 수치로 무력 등급을 판가름하기 어려웠지만 말이다.
어디든지 평균이나 일반적인 예를 뛰어넘는 경우가 있었고.
승철은 항상 일반이나 평균이라는 범위에서 벗어나는 게 일상이었다.
“우리 목적은 사진 속에 있는 이승철이라는 남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 내부에 적대감을 보이는 이들이 있을 경우, 어디까지나 가능하다면 생포가 목적이다.
혹시 ‘카르텔 집단’의 인원들이 보이게 된다면…….”
“알고 있습니다. 즉시 사살, 가능하다면 생포.”
정다연이 무력 3팀으로부터 지원 온 요원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다연이 초인종을 몇 차례 눌렀으나 역시나 응답은 없었다.
이미 이들이 무장한 채, 접근하지만 않았더라면 라온이 이하나에게 벨이 울렸음을 알렸을 것이다.
지금 방음이 되어 있는 수면실에 동생을 데리고 들어간 하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응답이 없어. 맞는 거 같아.”
무법자 단체인 ‘카르텔’
신규 사냥꾼을 상대로 인체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 조직.
재앙신화를 믿고 있는 일종의 광신도이기도 한 이들이다.
마침 재앙 던전이 개방되었던 지금 시기에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꼬리를 잡은 것이라면 지금까지의 정황이 모두 맞아떨어졌다.
혹시 재앙 던전의 개방이 그들의 소행으로 발생한 것일지도 몰랐다.
때문에 무력팀에 연락을 해서 이들을 데려온 것이다.
다들 믿음직한 사람들이었다.
“제 권능을 사용해도 정확한 저택 내부에 위치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직접 하나하나 조사해야 할 것 같으니 조심해 주세요.”
무력 3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작전 시작. 침투.”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며.
그들이 무기를 들어 올리며 움직이기 시작할 때였다.
『외부 폭격 시작.』
나지막한 미성의 기계음이 들리는 것 같았다.
위기는 갑자기 찾아왔다.
“……수호의 방막(A)! 철벽(B+)! 특성 - 수호자의 현현……!”
방패를 든 요원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전력으로 마력을 전개했다.
생명과 수호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초록빛의 마력이 방출되며 앞으로 나아갔다.
거대한 방패가 앞에서부터 덮쳐오는 폭발들을 막아냈다.
방패 너머로 거대한 폭발이 연달아서 터져나갔다.
일부러 특성까지 전개하며 현현한 거대한 방패와 함께 바닥이 뒤흔들렸다.
콰아아아아아앙-!
한 번 터지는 게 아닌 연쇄 폭발들.
방패를 들어 폭발을 막았던 요원이 침음을 흘렸다.
굳건할 줄만 알았던 방패가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위력.
더 놀라운 사실은 그 폭발이 대문이나 저택을 향해서는 조금도 향하지 않고 오직 그들만을 향해서 폭발 범위가 해당되었다는 것.
“……푸읍!”
앞을 가로막던 사내가 헛구역질을 했다.
『……1차 외벽. 마력 분산 실드가 발동되었습니다.』
아까 들었던 소리가 기분 탓이 아니었는지 다시 미성의 소리가 들려오며 저택 바깥을 거대한 방어막이 감쌌다.
완전히 밀폐되기 시작한 것이다.
“뒤에 나가는 길이……! 일점 찌르기(A+), 연속 중첩살(B+), 특성 발현 - 관통.”
대거를 들은 요원 한 명이 상황이 잘못됨을 눈치채고 스킬을 읊조리며 검을 내찔렀으나,
우우우웅…….
갑자기 나타난 방어막은 관통의 특성을 부여한 공격을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조금 웅웅거리며 방어막이 일렁일 뿐이지 실드에는 조금의 금조차 가지 않았다.
“젠장!! 뒤가 실드로 막혔어! 못 뚫는다! 그냥 안으로 진입해!”
그들이 보호대상이자 상사인 정다연을 데리고 스킬을 발동시키며 대문 벽을 통과했다.
본격적으로 저택에 발을 들이게 된 이들은…… 이제는 그들의 의지로서는 절대 나갈 수 없는,
지옥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대문을 넘어서자 그들을 맞이한 건 커다란 정원이었다.
[고대의 탐험가가 경고를 남깁니다.]
정다연은 성좌가 보내오는 메시지를 뒤늦게 읽고 탐색을 사용했다.
본래 저택 전체를 탐색해보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끈적거리는 기운에 의해서 방해되어 당장 코앞의 정원밖에 검색되지 않았다.
“이 앞에. 전부 다 위험지대로 보이네요. 다들 조심해 주세요. 매복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제가 마법진 파훼(B+)를 발동하겠습니다.”
한 명이 앞으로 나서서 마력을 강하게 방출해, 설치되어 있는 마법진이나 마도 공학진의 흐름을 뒤틀어버리려고 했으나…….
“……말도 안 돼…….”
식은땀을 흘리고 다시 마력을 거둬들였다.
“마법진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도 공학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택 전체에 마력 흐름이 느껴지긴 하는데 그건 건드리지도 못하겠습니다.”
당연하다.
전력실에서 연결되는 마력선들은 모두 유선으로 연결되는 것들이었다.
절대 외부에서 간섭할 수 없었다.
방금 방패를 들었던 요원이 손을 거수하며 이를 꽉 깨물었다.
“제가 먼저 앞으로 가겠습니다. 어차피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더 위험해요. 하성. 외부와의 통화나 무전은?”
“불가. 아예 연결 자체가 끊어져 버려. 아마도 고도의 재밍 같아.”
라온이 외부와의 전파를 직접 끊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야, 오늘 여기서 송장 치를지도 모르겠다. ……강철화(B), 방막(A),철벽(B+), 특성 - 수호자의 현현.”
그들에게 남은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함정들을 모두 발동시키며 나아가는 것.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머니에서 무게추 몇 개를 꺼내서 앞길에 흩뿌려 봤지만 함정들이 발동하지는 않았다.
방패를 든 요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마력을 전개했다.
“진짜 어쩔 수 없다. 내가 먼저 앞장서서 함정들을 몸으로 때울게. 유진이는 뒤에서 회복 주문이나 잘 외워줘.”
그들이 스스로의 처지를 뼈저리게 느끼며 앞으로 전진했다.
이들이 먼저 보안 시스템에 쓰러지는가. 혹은 승철이 먼저 깨어나게 되는가.
그것이 목숨을 결정하는 유일한 정답이자 생존을 위한 해결책이었다.
『라온이 침입자들을 향해 이를 드러냅니다.』
『궁기가 낯선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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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작품은 프리미엄으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전환 예정일은 6월 7일이며
26화까지 무료, 27화부터 유료로 보시게 됩니다.
전환되기 전까지는 조아라 독자님들을 위해
몇 편 더 무료로 풀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