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제 10화 : 그와 그녀의 정체
어느덧 5월 말, 존재감이 공기보다 옅어진 봄을 지나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가 변화가 도래하고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세계외국어대학교는 특히나 그 변화가 더 두드러졌다. 학교에서 나와 건물 이외의 장소에 시선을 돌리면 어딜 봐도 푸른색 천지. 가까이 가지 않더라도 여름이라는 느낌이 물씬 들 정도로 녹음에 축복을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를 조금만 바꿔 말하면 여자들의 최강의 적! 으로 꼽히는 벌레가 만연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었다.
"... 신희, Don`t move."
"왜, 왜 그래? 갑자기."
"... 벌."
"으~ 또 야?"
신희는 얼굴로 불평을 토로하면서도 더 이상 아무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스스로 얼음이 되는 저주(?)를 걸었다.
"... 말벌."
"!!"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조용히 말벌을 지켜보고 있던 민정은 그동안 진과 세피, 니마와 함께한 수업의 성과를 테스트해보기 위해 전신 곳곳에 고르게 퍼져있는 '유'의 힘 중 일부를 손가락 끝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에 의식을 집중하고.'
어째서 민정은 동물의 범주에 속하는 말벌에게 말을 걸어서 물러나게 하지 않고 손가락 끝에 힘을 모았을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말벌을 포함한 곤충들에게는 사고가 없기 때문이었다. '뜻이 담긴 언어'로 말한다고 해도 곤충에게는 이를 받아들일 정도의 사고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는 전혀 소용이 없는 행동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민정은 벌을 쫓아내기 위해 손가락 끝에 '유'의 힘을 모은 뒤 벌을 향해 그 손가락 겨누었다. 그리고,
'발사.'
일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을 극소량의 '유'의 힘을 말벌을 향해 발사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말벌은 그 상태 학생과 학생 사이를 가로지르며 도망쳤다.
"아직...“
“우, 우앗. 뭐야.”
신희가 말벌이 어디 있는지 다 묻기도 전에 길을 지나가고 있던 남학생이 눈앞으로 말벌이 지나가자 뒷걸음질 치면서 그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 갔어? 갔어?"
"... ? ... 갔어."
"휴~"
말벌에 놀란 남학생을 주변에서 같이 걷고 있던 친구들이 놀리는 사이, 신희는 안도의 한숨을 푹하고 내쉬었다.
"으~ 정말. 어서 방학이나 했으면 좋겠다니까."
"... 기말고사 먼저."
"그건 말 하지맛! 겨우 잊어가고 있었더니만."
"잊으면 기말고사는 어떻게 하려고 신희야..."
"으~ 어찌 되었든! 어딘가 들어가자. 벌레 같은 거안 달라붙게."
민정도 초이도 벌레가 또다시 근처에서 얼쩡거리는 건 달갑지 않았기에 신희의 제안에 동의하고 학생식당 3층에 있는 커피 전문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 하려고 했던 말이 뭐였어?"
"응? 아... 그거?"
"... 곧 있으면 리드미컬 정기 공연."
"아... 벌써 그렇게 됐나?"
여기서 잠깐, 초이가 말한 리드미컬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세계외국어대학교 소속의 밴드동아리로 교내에서는 정기적인 공연을 열고 대외적으로 공연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인지도가 상당히 있는 밴드이기도 했다.
초이는 리드미컬에서 프로듀서 겸 작곡을, 신희는 드럼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뭐 문제라도 있어?"
"그게 말이지... 지금 일렉이 없어."
"... 3학년 모두 잠수.“
“응?”
"그니까... 2학년 2명은 지금 군대 갔고. 1학년에 한 명은 완전 생초보고 한 명은 일렉이 모자라서 베이스 경험자를 가르치고 있기는 한데... 영."
"그러면 공연은?"
"... 되는 데까지. 공연 자체가 취소될 수도."
초이는 주문한 아보카도 위에 올라가 있는 아이스크림을 커피 속으로 밀어 넣은 뒤에 숟가락으로 뭉개기 시작했다.
"왜? 다른 동아리에서 헬퍼 데려오면 안 돼?"
"우리 동아리는 헬퍼 금지야."
"어째서?"
"... 동아리 전통."
"에?"
"전통은 깨부수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건 동아리 만들었을 때부터 전통이라. 예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냥 공연을 안 했다고 하나 봐."
신희는 카페모카라떼를 주문할 때 같이 시킨 머핀을 한 조각 뜯어 입안으로 던져 넣었다.
"음... 아쉽다. 리드미컬 공연은 좀 기대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것 때문에 지금 동아리 분위기 전체적으로 다운됐어. 일렉에 막내 2명은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고는 중이고."
이건 이거대로 안 되고, 저건 저거대로 안 되고. 초이와 신희는 동아리를 이끄는 선배의 관점에서 공연이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 공연의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체념상태였다.
절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두 사람의 고민을 알아버린 민정은 친구로서, 리드미컬의 팬으로서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무언가 대책을 세워 곤란에 빠진 동물... 아니,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민정의 넓은 오지랖이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저기... 그러면 기타를 칠 줄 아는 사람이 임시로 가입하는 건?"
"임시가 좀 걸리긴 하지만... 그건 괜찮지 않나?"
“... 편법. 하지만 허용 범위.”
“누군데, 누군데?”
"응. 선배."
"학과선배?"
"이진 선배 있잖아."
"그 아싸? (...아웃 사이더.)"
"응? 아... 응."
민정은 초이와 신희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진의 또 다른 본명(?)을 입에 올리자 잠시 멍하니 정면을 응시했지만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 선배 일렉트로닉 기타 칠 줄 알거든. 잘은 모르겠지만 되게 잘 쳐.“
"그러고 보니 저번에 기타 케이스를 메고 있었던데."
"어? 언제?"
"그러니까...앗!"
"왜,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야."
"... 바보."
신희가 민정과 진의 뒤를 밟았던 무심코 입 밖으로 내어버려 던 찰나, 초이는 들키면 안 되는 일을 들켜버리기 전에 친구의 발을 용서 없이, 있는 힘껏! 밟아버린 것이었다.
"그렇구나. 사람은 누구나 재능이 한 가지씩 있다고 하더니."
"그거 선배가 들으면 무지하게 뭐라고 할 거야."
"... 그런데 민정."
"응?"
“... 호칭이 바뀌었어. 선배로.”
"어? 어... 그러니까 부를 때... 아까 신희처럼 아싸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
이미 눈치챈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민정은 어느 새부터 인가 진을 그냥 선배라고 부르고 있었다.
민정의개인적인 심경의 변화라고 하기보다는 세피의 충고라고나 할까? '이제 둘의 사이도 보통 관계(?)는 아니게 되었으니 부를 때 호칭을 좀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 좋지 않겠냐?'라는 충고에 따라 민정은 진을 뭐라고 부를까 꽤 고민했었다.
처음 떠오른 호칭은 오빠. 그렇지만 이 호칭은 곧바로 기각시켜버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빠, 언니라며 친근하게 부르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진에게만큼은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상당히 저항감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다음으로 떠오른 호칭은 진씨, 정령님, '동물의 안녕을 비는 자?' 아싸? 등등... 수십 가지의 후보를 떠올리고 고민한결과, 그나마 제일 무난한 호칭인 선배로 정한 것이었다.
"에~에~ 정말? 정말?"
"왜, 왜 그래. 정말이야."
"... 썸."
"아, 아니야. 그런 거. 내가 왜 그 선배랑."
"혹시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좋아하게 됐다거나."
"아니거든. 그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아니야."
민정이 진에게 이성으로서의 호감이?... 있을 턱이 있나. 분명 만남 자체에 후회는 없다고 했고 오히려 감사한다고까지 했었다. 했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그런 마음이 호감으로 이어 질 리는 없었다. 그런 자잘한 에피소드로 사람이 사람을 쉽게 좋아하게 된다면 이 세상에 솔로 부대는 진작에 사라졌을 것이다. 아마도...
"아무튼 간에 다른 곳에서 밴드 했었대."
"흐음. 그러고 보니 저번에 그 꼬맹이가 밴드 어쩌고 했던 것 같은데."
"... 밴드명은?"
"sky."
"아, 아. 그때 그런 말 했던 것 같다."
"... sky? 장르는?"
"장르? 그러니까... 그건 안 알려 줬어. 하지만 연습하는 곡 들어보니까 락? 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드럽기도 했던 것 같고. 일단 밴드곡.“
"장르 불문의 밴드면 그냥 별로인 거 아니야? 리드미컬 곡 코드라던가 꾀나 어려운편이라구."
"그건... 아닐걸. 직접 들어봤는데 정말 잘하는 느낌이었어.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고 했는데."
민정이 진과 니마가 연습하는 장면을 목격한 건 딱 한 번, '유'의 힘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두 사람의 주말 연습실에 찾아갔을 때였다.
당시 민정은 연주뿐이었기에 어느 나라 곡인지, 무슨 장르인지도 차도 가늠이 가지 않아 진과 니마에게 물어봤었지만 그 둘은 사이좋게 쉬쉬할 뿐. 끝끝내 그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어찌 되었든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진과 니마의 연주 실력이 지금 시즌 5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었다.
"... 우승? 이름은?"
"그것도 비밀이래."
"에이~ 그러면 믿을 수가 있나."
"... 멤버는?"
"선배랑. 이하늘. 나머지 3명이 더 있다고 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자세한 건 말을 안 해주니까."
"!!!"
아이스크림을 휘젓고 있던 초이의 오른손이 그 움직임을 일순간 정지했다. 그 주인의 표정은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한순간 싹 굳어진 상태였다.
“??”
민정과 신희는 평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초이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표정을 바꾸자 사이좋게 얼굴에 물음표를 띄웠다.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냐."
초이는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무언가 안 좋은 기억이라도 떠올랐는지 눈가를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싸가 '가입해주세요.'라고 부탁해도 할까?"
"아..."
민정은 제일 중요한 전제를 빠트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무심코 입을 벌리고 말았다.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귀찮아.'라며 거절당할 미래의 자신의 모습까지 눈에 선하기 때문이었다.
"역시 그렇지? 과제 때문에 만나기는 하지만 말이야. 난 여전히별로라고 그 선배."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하나."
"... 방법은 있어."
"어? 정말? 뮌데, 뭔데?"
"... 민정아, 연락은?"
"지금? 아마도...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 조별 과제를 이유로."
"오더라도 말이야. 실력도 그렇고. 것보다 확실한 방법이야?"
“...응. 실력이라면 확실. 올 거야. 123%”
민정과 신희는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얼굴에 다시 한번 물음표를 띄웠다.
초이가 근거를 모를 확신에 가득 찬 말을 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적개심. 초이의 두 눈에는 부모님의 원수라도 보는 듯한 적개심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
새삼스럽지만 아웃사이더가 되면 교내에서 출입을 금하는(?)장소가 몇 군데 생긴다.
'여기였나.'
진은 그중에서도 1학년 1학기가 채 다 가기도 전부터 단 한 번도 향한 적도 없었고 근처에 볼일이 없다면 접근조차 하지 않은 금역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고 있었다.
'왜 하필이면 여기야. 김민정 콱 그냥.'
진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민정의 머리를 콱 쥐어박으며 과방에 발을 들여놓았다.
"아, 왔어요?"
진이 약 5년 만에 찾는 과방의 풍경은 1학년 당시에 딱 한 번 들어왔었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부족한 실력으로 도배해놓은 벽지며, 어디서 가져 왔는지 모를 널빤지들로 만든 나무 마루 하며, 낡을 대로 낡아 녹이 슨 캐비닛, 그 옆에는 어디서 수상했는지 모를 각종 트로피가 진열된 유리창 없어진 유리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몇 번인가 여기저기 뜯어고치려고 노력은 했지만 기본적인 바탕은 고쳐지지 않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나마 있는 설비라고는 과에서 지원받은 최신형이 아닌 신형 컴퓨터 2대였다.
"왜 여기로 부른 거야? 도서관이나 카페라던가 다른데 많잖아."
진은 민정의 예상대로 불평을 토로하면서 비어있는 책상 위로 메고 있던 가방을 던져 올렸다.
"그게..."
"... 오랜만이네요. sky의 리더 기타."
"?! ... 너."
"아, 아니에요. 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민정은 분명 아무 말도 안 했다. 진이 sky라는 밴드에 소속되어 있는 걸 알려준 사람은 니마였고 민정은 단지 진이 일렉트로닉 기타를 잘 다루고, 밴드에 소속되어 있고, 어느 대회에서 우승했다고만 말해줬을 뿐이었다. 정말 그것뿐이었다. ‘순전히 초이가 이런저런 사실을 가지고 이 사실을 추측했을 뿐이었다. 응... 그것뿐이었다.’라고 본인은 생각하고 있었다.
"... 제 3회 애니송 페스티벌 우승, 늦었지만 축하 드려요."
"애니송..."
"...페스티벌?"
신희와 민정은 난생처음 듣는 명칭의 대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뭐야. 어떻게 아는 거야?"
진은 자신의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조차 말하지 않았던 대회 이름과 우승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인간에 대해서 경계심을 드러냈다. 물론, 정령으로서의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간 이진으로서였다.
"... 대회 준우승자."
"뭐? 준우승이라고? ... 자, 잠깐. 그러고 보니 너 설마... No thank you를 불렀던 그.."
"... 영광이네요."
'그때는 코스프레하고 있었으니까 전혀 눈치 못 챘어. 젠장...'
진은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났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에 중지와 검지를 눌렀다.
진이 골치 아파하는 이유는 그 대회에 입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알리고 싶지 않은 취미를 알고 있는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 세상 참 좁네요."
"하... 그러게. 설마 과 후배가 그런 오.타.쿠.일 줄은 몰랐네."
"... 오.타.쿠.라니요. 전 애니송을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뿐. 그리고 선배에게만큼은 그런 말 듣고 싶지 않네요. 그 대회 코스프레 잊지 않았죠?"
"여기저기서 플래시 터지니까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사람이 누구였는데?"
"... 그건 sky가 더했을 텐데요?"
여태까지 대화의 흐름을 보면 대충 알겠지만... 이제 와서 무엇을 숨기랴. 진이 우승한 대회는 애니송 페스티벌이었다.
애니송이라는 단어가 생소할지도 말도 모르겠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장르이다.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나 ost, 이에 관련된 노래들을 아우르는 장르로 요근래 와서 생긴 새로운 장르 중 하나였다.
옆 나라... 그러니까 애니메이션 관련 사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 이런저런 노래가 많이 나오고 있었다. 최근에는 한국도 그 영향을 받아 대회나 관련 산업이 조금은...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제대로 인정조차 되고 있지 않은 생소한 장르 중 하나임이 틀림없었다.
진은 작년에 개최되었던 한국의 유일무이한 그 애니송 관련 대회에서 니마와 함께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러고 보니까 그 헤드폰. 케이온에 나왔던 그 한정판 헤드셋 맞지? 거기다 그 머리모양.... 일상생활에서 코스프레 하냐?"
"... 오타쿠 눈에는 그런 것밖에 안 보이는 법이죠."
‘한 마디도 안지는 구만.’
‘흥.’
“...[...]”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 놓고 대치 중인 초이와 진 사이에 껴있는 세나와 신희는 예상을 180도 뒤집고도 540도로 더 뒤집는 상황 전개에 뭐라고 말조차 꺼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분명 한국어로 하는 대화를 듣고 있었는데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오는 전문용어(?)에 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민정과 신희는 자막 없는 일본영화를 보는 것처럼 멍하니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