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자신이 설득을 당하고 있는 건지, 유혹을 당하고 있는 건지. “삶이 거창해 봐야 고작 이 작은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일 뿐이에요. 그것도 우리 일은 이 집, 고작 저 침대에서 벌어지게 될 일이라고.” JN그룹의 유일무이한 후계자 권유안 이사. 궁지에 몰린 계약직 사원 차수영. 둘 사이에는 수억 광년의 간극이 존재했다. 암흑 속을 사는 그녀에게 내려진 혼란하고도 찬란한 동아줄. 계약을 수락하는 순간 닿을 수 없는 까마득한 남자와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 내려다보는 남자의 시선이 따가웠다. “예쁘다고 칭찬해도 돼요?” 이 남자 앞에서 누운 채 이런 말을 듣는 날이 올 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주 사랑스럽네요. 내 상상 속에서보다 훨씬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