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풍회 (1) >
새로운 검성의 탄생, 이상행동을 보인 마물을 토벌해 학생을 구해내다, 마물을 조종하는 능력자의 존재 가능성.
뉴스에는 벌써 그러한 기사들이 쫙 깔려있었다. 내가 찍은 영상을 적당히 잘라낸 사진이 뉴스창 메인에 걸려있었다. 차대운이 가만히 서서 수많은 마물을 잘게 썰어버리고 있는 모습. 아마 학장이 편집해서 기자들에게 제공했을 것이다.
아래에는 차대운의 인터뷰 또한 실려있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자신보다 더 검성에 어울리는 인물이 존재하니, 그때까지만 임시로 자리를 맡고 있겠다는 말이었다. 또한 이번에 구한 송한솔이란 학생에겐 자기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복수구만.’
이쪽이 멋대로 차대운을 영웅으로 만들어버린 탓에, 한동안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세간이 주목할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뒤가 구린 일들을 대놓고 하기는 힘들게 된다. 그것에 차대운이 너도 한 번 당해보라며 날 언급한 것이었다.
차기 검성이 자기 동생도 제쳐두고 콕 집어 언급한 유망주. 아래쪽엔 날 조사한 기사까지 있어, 세한에 차석으로 입학하고 순위전에서도 결승까지 올라가 수석인 차대엽과 대등한 승부를 펼친 베일에 감싸인 다크호스라 뭐라뭐라 써있었다.
‘대등한 승부는 개뿔이.’
아무 공격도 못하고 피하기만 하다가 비장의 수조차 가볍게 튕겨내져서 답이 없다고 항복했는데. 이게 대등한 승부면 차대운한테 갈려나간 마물들도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한 것이다. 나는 부끄러워져서 뉴스를 닫았다.
다행히 학장은 캠퍼스 안에 기자들을 출입금지 시켜놓은 상태였다.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 나는 온갖 마이크에 둘러싸여 그때 이야기를 해달라고 기자들에게 들볶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도망칠 자신이 있긴 했지만.
<퀘스트 완료 : 영락한 검성을 제압했습니다.>
<보상 : 10,000 Credit>
<요괴 시나리오가 시작됩니다.>
나는 알림창을 띄워 퀘스트를 완료했다.
정세나의 강력한 수족이 되어줄 실험체들은 죄다 넘겼다. 검성을 비롯해 소재 자체는 하나같이 대단히 우수한 기사들이니, 종복으로서 다시 태어난 그들을 단련시키면 웬만한 기사단은 정면에서 괴멸시킬 전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정세나에게 수배가 걸린 것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가 작정하고 숨으면 기사단 인력을 얼마나 투입하든 찾아내지 못할 테니까. 아마 한동안은 둥지에 틀어박혀서 자신의 종복을 늘리고 강화시키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다.
그것 말고도 더욱 커다란 수확이 있었다. 유일하게 주인이 죽은 뒤에도 능력을 잃지 않은, 초대 검성의 신검. 나 혼자 돌아다니면 괴물들에게 잡혀 죽을 위험이 있기에, 반드시 정세나와 동행해 성소 안의 실험체들을 치워야만 했다.
사실은 차대엽에게 선물로 던져주려고 가져온 물건이었다. 내가 멋대로 속여 자기 대신 잡혀가버렸으니 차대엽도 괜히 마음고생을 했을 테니까. 애초에 초대 검성의 신검은 그의 피를 이어받은 직계가 아니면 사용할 수가 없는 무기였다.
<아이템 퀘스트 : 초대 검성의 신검>
<신검에 깃든 정령에게 인정받으시오.>
<보상 : 신검 착용 제한 완화, 기본 능력 개방>
“이러면 또 얘기가 다르지.”
초대 검성은 한 마디로 말해 조금 불쌍한 사람이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외로웠던 탓에, 자신의 검만을 친구로 삼아 의지했다고 한다. 검한테 말을 거는 건 물론이요, 이름도 지어주고 나중엔 껴안고 자기까지 했다. 그러한 정신성이 발현된 신검은 정말로 주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자신과 달리 언제나 냉정하고 똑똑한, 이상적인 친구가 되어서.
후대에는 오직 검만을 벗으로 삼던 구도자니 어쩌니 하면서 멋지게 포장되어 내려오지만, 사실은 정말로 좀 유감스러운 사람이었다. 처음 신검합일이라는 기술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검을 비정상적으로 아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주인이 죽은 뒤에도 그녀의 신검이 신검으로 기능하고 있는 이유였다. 검에 자아가 존재하기에 독립적으로 마력을 운용할 수 있는 별개의 생명체나 다름없다. 안에 깃들어있는 정령은 지금도 주변을 파악하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그래봐야 검은 검이기에 주인이 쥐고 휘두르기 전에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지만. 기숙사 방의 책상에 앉은 나는 신검을 손에 들고 올려다보며 괜히 양옆으로 흔들어보았다.
“이보세요. 듣고 있어요?”
당연히 신검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마 대답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른바 호환의 문제였다. 같은 신검을 다루는 칼날술사. 그것도 초대 검성의 피를 이어받은 직계 후손이 아니면 신검의 내부에 있는 정령과 감응해 연결될 수 없다.
즉 특수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그냥 예쁜 고철덩이나 다름없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정령이고 뭐고 그게 의식을 가진 정신이기만 하다면, 나는 호환을 무시하고 연결될 수 있다. 지금도 이 신검 안에 존재하는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내 정신을 움직여 다른 의식에 접촉하는 건 이미 적당히 요령이 생긴 상태였다.
검 안에 웅크리고 있는 정신을 목표로, 조심스레 주파수를 맞추는 것처럼 길을 찾아내 나아간다. 유체이탈과 같은 몽롱한 상태가 되어, 눈을 뜨니 온통 새하얀 장소에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공간만이 끝없이 펼쳐져있다. 내 맞은편에 서있는 것은 차대엽과 같이 푸른빛이 감도는 흑발,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어깨 위에 늘어뜨리고 있는 소녀였다. 나는 눈을 마주치자마자 그녀가 신검에 깃든 정령이라는 걸 알았다.
거의 완전한 무감정. 식물에 가까운 정신성이었다. 그럴 생각도 없지만, 아마 신검의 본체를 고물상에 팔아버리거나 녹여버린다 협박해도 전혀 개의치 않겠지. 애초에 검성의 성소에 몇백 년 동안 박혀있어도 아무렇지 않아하는 존재였다.
<도굴꾼.>
설정상 신검의 정령은 초대 검성과 똑 닮아있는 모습이었다. 성격은 자신의 주인과 정반대 수준으로 전혀 다르지만, 결국 초대 검성의 정신 일부분이 쪼개져나와 신검 안에 안착한 것이기에 본질적으로는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결계를 넘을 때도 놀랐지만, 설마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주인의 후예도 아닌데 어떻게 나와 감응한 거지?>
이쪽을 보는 정령은 대단히 차가운 표정이었다. 딱히 내가 멋대로 무덤에 들어와 검성의 보물을 훔친 나쁜 놈이라 그런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그녀는 자신의 원래 주인 말고는 누구도 허용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집착이 심한 초대 검성이 영원히 자신만 좋아해주면 좋겠다 바랐기 때문이다.
그 차대엽마저 주인이 아니라 임시 사용자로 인정했을 뿐. 초대 검성은 인격적으론 문제가 많아도 검술에 있어선 신이 들린 수준이었기에, 사사건건 원래 주인이라면 이랬을 거다 저랬을 거다 비교를 하며 일종의 스승 역할을 해주었다.
내가 뭐라고 입을 열려 하자, 정령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설명할 필요는 없어, 도굴꾼.>
“응?”
<검은 자신을 쥔 인간의 본질을 간파해. 이곳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면, 나는 자격이 있나 없나만을 알아볼 뿐.>
이것이야말로 인격을 지닌 검의 단점이라 할 수 있었다.
신검을 지닌 자의 기억과 성향을 읽어내, 검을 휘두르는 동기가 하찮은 것이라면 협력 자체를 거부한다. 실제로 마음의 심지를 잃고 빈껍데기가 된 차대엽에게는 자신을 휘두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말조차 걸지 않고 잠적해버렸다.
“네, 네. 마음대로 읽으세요.”
나는 새하얀 공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검이 내 기억을 훑어보는 일 따위, 의식과 정신을 제어할 수 있는 내게는 충분히 거부해 막아낼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마음대로 읽어내보라 하는 편이 형편상 좋았다.
온갖 말로 설득하고 협박하기보다, 직접 보는 편이 자신이 내 쪽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내 예상대로 나의 내면을 샅샅이 읽어내기 시작한 정령은 무감정하던 얼굴이 놀라 찌푸려지고, 이내 새하얗게 질려갔다.
<대체 뭐야. 당신 안에 있는 이···멸망의 기억은.>
시대의 종말을 보고 온 정령이 눈동자를 떨었다.
멸망. 그것을 말로 설명해봤자 잘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헛소리 좀 하지 말라는 반응이나 나올 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닿은 자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이 정령은, 방금 자신이 내게서 읽어낸 것들이 모조리 진실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당신 대체··· 정체가 뭐야?>
“이번에는 멸망을 막아낼 사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령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악수를 청했다. 정령이 내밀어진 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가 협력해줄 상대를 고르는 기준이 동기의 고결함이라고 한다면, 결국 그녀는 내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세계의 멸망을 막고 모든 인류를 구해낸다.
이보다 더한 동기가 어디에 있을까? 잘난 척을 할 생각은 아니지만, 막을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다. 아무리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결국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내밀어진 손을 숙고하며 바라보던 정령이 내 손을 잡았다.
<···좋아. 이방인. 당신을 날 사용할 수 있는 예외로 인정하겠어. 그런 게 또다시 반복되는 건 나 역시 사양이니까.>
주인으로 모시진 않아도 협력은 해주겠단 것이었다. 정령과 악수한 나는 손을 잘 부탁한다 위아래로 흔들었다. 온통 새하얗던 공간의 안개가 개이고, 검성의 성소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정령의 정신세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를 쓰는 건 까다로울 거야.>
그런 말 한 마디와 함께, 의식이 현실에 돌아왔다. 손 안에 쥐고 있는 신검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었다는 걸 느꼈다. 살짝 의식을 동조해보자, 신검이 대답하듯 부르르 떨렸다.
<퀘스트 완료 : 신검의 정령에게 인정받았습니다.>
<보상 : 신검 착용 제한 완화, 기본 능력 개방>
<첫 번째 형상변환이 개방됩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다. 비장의 수 하나가 더 생겼다. 나는 웃으며 다음 약속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 *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연회장 안, 나는 익숙하지도 않은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은 맞은편에 앉아있는 선배가 준비해준 것이었다.
“결승전에서 사고가 터졌을 땐 깜짝 놀랐어. 너, 엄청 유명인이 됐던데. 혹시 그것도 뭔가를 노린 쇼 같은 거였나?”
“미끼 역할을 했던 건 맞아요. 그건 그렇고 고마워요. 선배, 사람 풀어서 저 찾는 걸 도와주려 했다던데.”
“네가 사라져버리면 나도 곤란해지니.”
다리를 꼰 배은호가 유리잔에 푸른 색으로 찰랑이는 음료를 홀짝였다.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호랑이 무늬가 들어간 흰색 고양이 가면을 쓰고 있었다. 나 또한 적당히 고른 민무늬의 오페라 가면으로 얼굴 윗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딱히 규칙으로 가면을 쓰라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공연히 드나들 만한 곳도 아니기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가면으로 얼굴을 감추는 게 불문율이 되어있다고 했다.
복장 또한 그냥 평상복을 입고 오면 안 되겠냐 했지만, 호랑이굴 체면에 먹칠을 하려는 거냐고 된통 혼이 났다.
‘척 보면 그냥 파티장 같네.’
공개적으로 거래하기 힘든 온갖 물건들을 사고 파는 블랙마켓. 그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규모를 자랑하는 적풍회(赤風會)의 지부였다. 오늘, 이곳에서 비공개 경매가 치뤄질 예정이었다. 얼굴을 가면으로 가렸음에도 배은호에겐 자꾸자꾸 누가 찾아와 인사를 했다. 배은호 또한 웃으며 인사해주었다.
“동행한 사람은··· 짐꾼입니까?”
“아뇨, 제 파트너.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치고 있어요. 중하게 쓸 인재는 직접 키워내는 주의라서.”
“하하, 이거 실례했습니다. 아가씨.”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몇 번째인지 모를 회화가 끝났다. 이내 사람들이 다 떠나자 배은호가 입가를 이죽였다. 불쾌해하는 기분이 텔레파시를 쓰지 않아도 여기까지 느껴졌다.
“뭐야. 친한 사람들 아니예요?”
“친하기는 무슨. 지금 호랑이굴이 습격받아 휘청거리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우두머리의 딸인 나랑 가까워져서, 어떻게 조직을 홀랑 먹어치울 수는 없을까 간을 보는 거지.”
차대운이라는 자연재해를 데리고 와 아지트를 박살낸 장본인으로서 뭐라 반응하기 힘든 말이었다. 뚱한 얼굴로 손에 턱을 괸 배은호는 다시 유리잔의 음료를 한 모금 마시더니, 테이블에 쿵 내려놓았다. 아주 살기등등한 눈빛이었다.
“어떻게 찾아온 기회인데, 저 따위 속 빈 강정들한테 넘겨줄 수야 없지. 아버지의 조직은 내가 먹어치울 거니까.”
나는 안심해서 미소를 지었다. 조직이 약해졌다고 주변 인간들이 개수작을 부리는 모습에 서러워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경쟁자를 견제하는 것일 뿐이었다. 야심으로 가득찬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배은호가 말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 큰 돈벌이를 하게 해줄 테니 자금을 좀 대달라니. 네 말이니 일단 총알은 넉넉하게 들고 오긴 했는데. 여기는 돈을 쓰는 곳이지 버는 곳이 아닌데?”
“이거요.”
나는 메뉴판 비슷하게 적혀있는 일정표를 두드렸다.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부분을 보고 배은호는 우습다는 것처럼 입가를 올렸다. 경매장 초짜는 이래서 귀엽단 얼굴이었다.
내가 가리킨 항목은 미믹 경매였다.
미믹이란 상자와 조개가 반쯤 합쳐진 듯한 생김새의 마물로, 기사들 사이에서 복권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는 놈이었다.
죽은 미믹의 입 안을 열어보면 여러 가지 물건들을 얻을 수 있지만, 죽은 척 의태하고 있던 미믹이었을 경우 보물을 탐하고 입을 여는 순간 품고 있던 온갖 저주에 당해버린다.
죽은 미믹의 사체엔 아무런 해가 없다 해도 일단은 마물이기에 공공연히 사고 파는 것은 금지된다. 딱히 문제될 것은 아니었다. 팔고 싶으면 입을 열어 안에 들어있던 물건을 팔면 될 일이니까. 하지만 이곳에선 산 미믹으로 경매를 한다.
안에 있던 물건을 바꿔치웠단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의태하고 있는 생체 미믹을 직접 보여주고, 원하는 미믹을 그 자리에서 죽여 볼거리도 제공해준다. 바깥의 무늬가 화려하고 덩치가 클수록 대단한 물건이 들어있다는 미신이 있기에 생김새가 훌륭한 미믹일수록 비싸게, 작을수록 싸게 거래된다.
배은호가 귀엽다는 듯 이쪽을 보며 피식 웃었다.
“뭐 탐색 능력 같은 걸 써서 미믹 안을 미리 감정해보겠단 속셈인가 본데, 입을 열어보기 전에 안쪽을 확인할 방법은 없어. 미믹은 체질적으로 탐색 주문을 전부 무효화시키거든. 애초에 그런 게 있으면 진작에 여기서 장사를 접었겠지.”
그리고 배은호가 주절주절 늘어놓은 말은 미믹 경매는 무조건 손해니 그냥 재미로 하는 게 맞다, 운수를 시험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미믹만이 품고 있는 비약 같은 걸 노리고 늙은이들이 돈지랄을 해서 성립되는 장사다, 하는 것들이었다.
미믹에게 어떠한 탐색 주문이나 능력도 통하지 않는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탐색 능력이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서, 미믹의 몸에 감도는 특수한 마력이 그런 종류의 시도를 전부 차단시킨다. 그래서 탐색 주문이 있는 사람은 앞에 있는 게 진짜 시체 미믹인지 살아있는 미믹인지 알 수 있었다.
혈통시대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탐색 주문을 걸어도 미믹은 아무렇지 않게 차단해버린다. 그냥 생물로서의 성질이 그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하나둘씩 미믹이 진열대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진열대 앞쪽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있었다.
반쯤은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기 위해, 테이블에서 이번 물품들을 미리 확인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일 것이다. 아마 검은 천에도 탐색 주문을 차단하는 처리가 되어있겠지. 음료를 홀짝인 나는 가볍게 눈동자에 염력을 집중했다.
<마인드맵 확장 : 투시 Lv.5>
‘잘만 보이네 뭐.’
나는 휘파람을 불며 미믹들의 안쪽을 하나하나 구경했다.
< 적풍회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