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청일화 (3) >
문득 위에 뭔가가 있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올려다봤다.
밤하늘은 짙은 남색이었다. 이미 한밤중이지만 캠퍼스에서는 아직 남아서 발표회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녀석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회의를 거듭하며 고민 중이겠지. 그 녀석들에 비하면 단순히 힘쓰는 일일 뿐인 이런 잡무는 별 것도 아니었다. 나와 차대엽은 입구 쪽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그 검, 신기한 능력인데.”
“갖고 싶냐?”
초대 검성의 신검의 기본 능력은 형상의 변환이었다.
일단 검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기만 하다면, 평범한 장검 형태 이외에도 단검, 세검, 심지어는 사복검까지 얼마든지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가 있다. 언제나 자신의 의향에 맞춰주는 친구를 원한 주인의 심상이 발현된 결과일 것이다.
초대 검성의 경우엔 휘두르는 도중에도 형상을 몇 번이고 바꿔가며 한 자루의 검으로 수십 개의 무기를 들고 있는 효과를 보았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식으로 신검을 활용할 만한 역량이 없다. 그렇기에 선택한 게 바로 이 형태였다.
“크윽!”
통로 안쪽에서 달려든 남자의 공격이 단검에 막혔다. 분열한 채 내 주변을 회전하는 수많은 단검들은 공중에서 춤추며 요격과 방어를 계속하고 있었다. 녹염령주를 통해 병렬사고를 전개하는 것엔 익숙해졌다. 다른 적에게 집중하면서도 주변의 경계와 대응에 사고의 리소스를 따로 배분할 수 있다.
‘정신 능력자의 편리한 점이야.’
불의의 기습이 아무렇지 않게 막혀 놀란 아저씨의 가슴팍에 손바닥을 올렸다. 멀리 떨어진 상대에겐 염력으로 직접적인 공격을 할 수 없어 돌덩이를 던진다든가 하는 번거로운 수단을 취해야 하지만, 이렇게 손이 닿는 거리라면 다르다.
<마인드맵 개척 : 염동 방출 Lv.1>
콰앙! 손바닥에서 발현된 커다란 힘이 적의 몸을 밀쳐내 맞은편 벽에 날려보냈다. 집적시킨 염력을 한 순간에 폭발시키는 것으로, 그저 염동력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강한 파괴력을 낼 수 있다. 그 대신에 섬세한 제어가 불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사 수준의 적과 칼이 닿는 거리에서 싸우는 건 자살행위이기에, 공격 수단이라기보단 달라붙지 말라고 날려보내기 위한 공격에 가까웠다. 염력을 사용하는 효율도 대단히 나쁘다. 그래도 강한 기술 하나가 있으니 든든했다.
염동력으로 몸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것 또한 꽤 자연스러워졌다. 내 몸의 구조나 관절의 가동 범위, 어느 쪽에서 어떤 방향으로 밀어줘야 할지 싸우는 내내 생각을 계속하며 염동력을 둘러야 하지만, 이제는 다른 기술들과 병행하는 것도 무리가 없었다. 역시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게 인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썩은 밧줄···.”
어느새인가 내 한쪽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이 있었다. 단순히 마력을 이용한 구속이 아니었다. 연습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주문이 아니라, 고유한 이능을 지닌 혈통능력이었다.
세한기전의 학생들 대부분이 하나 이상의 혈통능력에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딱히 기사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혈통능력을 사용하는 인간들은 당연히 존재한다. 기술적인 숙련도보다 가지고 태어난 재능의 비중이 더 크기에 비교적 희소할 뿐.
그리고 구속당한 내게 다른 아저씨들이 달려들었다. 나는 꿀꺽 침을 삼켰다. 상상했던 것과 다르다. 생각해보면 내 싸움은 언제나 준비된 싸움이었다. 상식적으로 따져보면 이길 수 없는 적에게 이기기 위해 여러 꼼수들을 준비한다.
하지만 지금은 무슨 능력을 쓰는지도 알지 못하는 적들에게, 대응책을 세울 여지도 없이 포위당해 덮쳐지고 있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상황에, 나는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당혹감을 느꼈다.
‘왜 이렇게 약해···?’
달려오는 이들을 구속된 그대로 염력을 발현해 날려버리고, 유유히 내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을 풀었다. 이 썩은 밧줄은 아마 상대방의 공격을 그대로 돌려주는 혈통능력인 ‘그네뛰기’의 일부분일 것이다. 불완전한 상태로 발현된 거겠지.
그리고 깨달았다. 이 사람들이 약한 게 아니라 세한에 있는 놈들 혈통능력이 말도 안 되게 우월한 거다. 전국에서 괴물같은 재능을 타고난 순으로 1부터 50까지 줄 세우면 그 중 서른 명은 세한기전에 있었다. 나는 쩝 입맛을 다셨다.
“조금 세지긴 했구나.”
솔직히 말해서 이제 나름 세한의 평범한 학생 수준은 잔머리 좀 쓰면 이길 만 하겠다고 자신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세한의 중견 수준이라는 건 자동차 만한 마물 몇 마리 정도는 단독으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우리 반 애들이 이 사람들보다 센가?”
나는 저편에서 십수 명의 용병들을 정리하고 산처럼 쌓아놓고 있는 차대엽에게 물었다. 차대엽은 그걸 꼭 대답해야 하냐는 듯 콧숨을 쉬었다. 그 정도로 의미가 없는 질문이었다.
사실 이 사람들도 잘 훈련받은 전사긴 하지만, 결국 작전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될 뿐인 머릿수 채우기 용도였다. 정말로 주의해야 할 것은 위층에 있을 터인 대장과 부대장 두 명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은퇴한 기사 출신이었다.
기사라는 건 주문이나 신체 강화 따위의 평범한 마력 제어만 가지고는 도저히 해먹을 수 없는 일이다. 거의 모든 기사들이 비장의 수라고 할 만한 자신의 혈통능력을 갈고닦고 있다. 그 대장과 부대장의 혈통능력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만만치 않은 상대야.’
아무리 잠깐동안의 몰래카메라 비슷한 쇼라고 해도, 세한기전 발표회를 점거한다는 미친 짓을 진짜로 실행한 시점에서 그 둘의 능력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길 방법을 알고 있었다. 방법이라기보다 상성이 너무 좋다.
이대로 천천히 정리하며 맨 위층까지 올라가, 방해받지 않고 싸우면 실력은 저쪽이 우위라도 이쪽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한 남자가 뛰쳐나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헐떡이는 남자의 얼굴을 보고 나는 숨을 삼켰다.
“뭐냐 네놈들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나타나서는!”
그것은 지금 맨 위층에서 불을 쬐고 있어야 할 부대장이었다. 왜 갑자기 저런 얼굴로 여기까지 내려온 것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차대엽이 앞을 막아서자, 급하게 방향을 돌린 남자가 내 쪽으로 와서 커다란 손아귀로 멱살을 잡았다.
내 목을 잡고 벽에 누르는 손이 노랗게 물들어있다.
금나수. 상대방의 목을 움켜쥐어 제압하는 것으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혈통능력이었다. 자의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엔 몸 안의 마력 또한 포함되기에, 한 번 목을 잡히면 거의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차대엽이 눈썹을 찌푸리며 조심스레 빈틈을 살폈다. 초조해하는 부대장 또한 날 인질로 삼아 어떻게 저 놈을 비키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팽팽히 당겨진 긴장감으로 가득 찬 상황에, 나는 혼자 느긋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어떻게 된 건지 좀 얘기를 듣고 싶은데···.’
정신 감지와 투시로 주변에 뭐가 없는 건 확인했다. 센서 따위가 설치돼있지도 않고 놓친 인간도 없을 텐데, 왜 맨 위층에 앉아있어야 할 인간이 헐레벌떡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궁금했다. 제압당했다는 긴장감은 솔직히 요만큼도 없었다.
금나수라는 혈통능력은 체내 마력의 회전을 포함해, 상대방의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어도 정신만으로 염력을 짜낼 수 있다. 지금 당장 염동력으로 이 남자의 얼굴을 후려갈기는 것도 가능했다. 차대엽에게 안심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뭐라 말을 꺼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옷깃에 달아놓았던 매화 모양의 뱃지가 빛을 냈다.
“이럴 줄 알았어.”
뒤에서 조금쯤 신경질적인 분위기의 얇은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린 우리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그곳에는 커다란 마녀 고깔을 눌러쓴 채로, 빗자루를 타고 공중에 떠있는 유매가 있었다. 뭐라 입을 열기도 전에 유매가 손가락을 들었다.
“적대적인 마력에 당하면 반응하도록 장치해뒀어.”
손가락 끝에 가리킨 뱃지에는 지금도 매화 문양이 빛나고 있었다. 유매가 목이 붙잡혀있는 나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길래, 하늘에서 몰래 구경이나 하고 있으려는 생각이었는데. 벌써 위기에 빠지다니 한심하네. 위험한 짓은 안 하는 주의라며?”
따지는 듯한 말에 나는 어이가 없어 입을 열었다. 정확히 말하면 입을 열어서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고 했다.
“끄윽, 껙 껙.”
유매에게 지금 상황은 전혀 위기가 아니라고 전하려 했지만, 금나수의 영향 하에 있는 탓에 목소리를 똑바로 낼 수가 없었다. 몰래 따라오던 것은 왜 정신 감지로 못 느꼈나 했더니 저 멀리 하늘에서 빗자루 타고 둥둥 떠있던 모양이다.
이윽고 팔짱을 낀 유매가 부대장인 남자를 보고 말했다.
“그 손. 놔.”
“싫다면.”
“부탁한 거 아니야.”
그리고 유매가 사내에게 째릿 시선을 보냈다.
“어···?”
그것만으로 금나수를 발동하고 있떤 사내의 손이 멋대로 풀려 내 몸을 놓아주었다. 부대장인 사내가 멍하니 입을 벌렸다. 그리고 마력이 떨어지는 내 몸을 거미줄처럼 낚아채 유매 쪽으로 끌어당겼다. 유매가 손으로 툭 내 등을 받았다.
“보기보다 한참 가볍네. 밥 좀 더 먹는 게 어때.”
유매가 비웃듯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마력독재. 대기 중의 마력을 넘어 상대방의 체내 마력에까지 간섭할 수 있는 최강의 혈통능력 중 한 가지. 저걸 처음 당하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어안이 벙벙해질 만도 했다.
그리고 고개를 든 유매가 사내를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너, 무슨 자격으로 이걸 만지는 거야?”
“···그 녀석이 뭐라도 된다는 거냐?”
사내의 추궁에 유매가 잠깐 생각하다 대답했다.
“얘? 내 셔틀.”
“아닙니다.”
“내 의자.”
“아니고요.”
“내 요리사.”
“그건 맞지.”
내 스스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요즘 내 도시락이 웬만한 요리사 수준이긴 했다. 흐뭇함 반 멋쩍음 반으로 코를 쓰윽하며 웃자, 유매가 차갑게 얼어붙은 표정으로 말했다.
“뭘 웃고 있어. 장난 같아?”
유매는 대단히 화나있는 것 같았다. 나는 재빨리 입에 지퍼를 잠궜다. 나 뿐만 아니라 차대엽에게도, 같이 있었는데 이런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뭐 하고 있었느냐는 추궁의 눈빛을 보냈다. 차대엽이 면목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로 전혀 위기 아니었는데. 대치상황 좀 보려고 일부러 잡혀있던 건데. 그런 이유를 대기 시작하면 또 살벌한 눈빛으로 쏘아볼 게 뻔했다. 그리고 유매는 지금 가장 화가 나는 상대를 향해 몸을 돌렸다. 강한 압박감이 공간을 채운다.
“네년. 무슨 수를 썼는진 몰라도, 두 번은···!”
“말 걸지 마. 짜증나니까.”
유매가 어두운 눈동자로 손바닥을 들었다. 달려오던 남자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멈췄다. 몸 안의 모든 마력에 강제로 제동이 걸린 채, 그대로 넘어져 땅바닥에 처박힌다. 그리고 사내 주변의 마력이 그대로 충격으로 변환되어 내리꽂혔다.
콰앙! 콰앙! 콰앙! 유매 본인의 마력과 대기중의 마력, 그리고 사내 몸 안의 마력이 땅바닥에 처박힌 사내의 몸에 삼중주로 작렬했다. 주문 따위의 고상한 것이 아닌 단순한 마력의 린치였다. 부르르 떠는 반 시체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능력끼리의 싸움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였다. 순수한 스펙으론 차대엽과 동급 이상인 남자였지만, 마력독재에 대한 대처법이 존재하지 않는 순간 저렇게 일방적으로 밟힌다.
살아는 있겠지만, 사람 멱살 좀 잡았다고 보복한 것 치고는 너무 과한 감이 없지 않았다. 옆에서 보고 있던 차대엽도 솔직히 조금 쫄은 것 같았다. 나는 이제야 속이 풀린다는 듯 조용히 가학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유매를 올려다보았다.
“야, 이야길 들어봐야 하는데 저러면 어떡하냐.”
내 말에 유매가 휙 고개를 돌렸다.
“지금 저 놈 편 드는 거야?”
“아니, 편 드는 게 아니라 상황이.”
“편 들고 있네. 그래, 그냥 안 오는 게 나을 뻔했지.”
“아니 진짜 참···.”
나는 이마를 짚었다. 이래서 유매를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이다. 기술 하나하나가 너무 화려하고 시끄러운 데다가, 여차할 때 내 지시에 따르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그리고 그냥 무섭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화려하게 펑펑 터뜨리며 맨 위층까지 고속도로를 뚫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맨 위층에 도달했을 때,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그곳의 광경을 보자마자 부대장이 그렇게 허겁지겁 도망치던 이유에 대해서도 곧바로 견적이 나왔다.
엎드려 뻗쳐를 한 채 돌처럼 굳어있는 대장을 의자 삼아 앉아있는 한 남자가, 올라온 우리 셋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 너희들이냐.”
담백하게 인사한 것은 담임인 한시혁이었다. 주변에 쓰러진 채로 널려있는 인간들은 이곳의 최고 정예들임에 틀림없었다. 다리를 꼬고 앉은 한시혁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꽤 평가해줘야겠구나. 내가 한 번 솎아냈다고는 해도 눈에 띄는 상처 하나 없이 여기까지 올라오다니.”
“선생님이 왜···?”
내 질문에 한시혁이 물어서 뭐하냐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나에게 눈짓을 보냈다. 즉, 우리들과 똑같다는 뜻이었다. 발표회 날에 무슨 짓을 하려는 놈들을 알았지만, 미수로 그친다 해도 발표회 중지는 피할 수 없으니 조용히 정리하러 왔다.
“뭐. 교수로서는 문제 있는 일처리다만, 퇴근했으니 일반인이라 해두자. 너희들 요즘 열심히니까 말이다. 담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와중에 이놈들을 발견해버려서 말이다. 헛짓거리 하지 말라고 몰래 밟으러 온 거지.”
너희들한테는 들켜버렸군, 하고 한시혁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갑자기 우스워져서 웃음을 터뜨렸다. 똑같은 생각을 한 사람과 여기서 마주쳤다는 게 유쾌해서 견딜 수 없었다.
기념샷이라도 찍죠, 하고 핸드폰을 꺼낸 나는 용병대 대장 위에 앉아있는 한시혁 옆으로 유매와 차대엽을 모이게 했다. 브이사인을 내미는 것과 동시에 찰칵, 소리가 울려퍼졌다. 같이 얼굴이 나오게 찍힌 용병대장이 덜덜 몸을 떨었다.
“설득은 끝냈어요?”
“충분한 시간이 있으면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지.”
남자의 등을 툭툭 두드린 한시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한밤중이라 다 끝나고 캠퍼스에 돌아가면 새벽이 다 될 것 같았다. 통금을 어기면 숙소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유매 너 빗자루에 네 명도 태울 수 있냐?”
“장난해?”
“걱정 마라. 근처까지 차 끌고 왔으니.”
역시 선생님. 우리들은 안심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 군청일화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