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59화 (529/548)

559회

준비

베히모스는 중간계에 강림을 하면서 자신을 위해 죽은 100만 명의 국민들의 원한을 갈무리 했다.

로동 왕국의 왕의 영혼을 짓밟아 죽이며 영혼을 찢어 버렸다. 이는 마계에서 쌓은 마족의 힘이 아니었고 '종말'로써 얻은 힘이었다.

본래라면 마족의 힘으로만 제거를 해야 함이 맞지만 100만 명이 오직 단 하나의 복수를 위해서 죽음을 받쳤기에 그걸 넘어갈 순 없었다.

그리고 이건 베히모스에게 족쇄가 되었다.

8할에 가까운 수준으로 강림했던 자신의 힘은 이미 멸망해버린 세계의 종말의 힘을 지금의 시대에 사용을 해버리면서 신들과 수호자의 개입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그들이 사용하는 힘의 제한도 증가 시켜 버렸다.

'… 망설임인가.'

원을 달래 주기 위함도 있지만 어쩌면 너무 강맹하게 강림한 자신을 이곳의 생명체들이 견제를 할 수 있도록 내린 스스로의 족쇄라고 할 수 있었다.

루시퍼의 뜻은 이해했다. 그리고 그에 동조를 한다.

하지만 마계의 생명체들을 위해서 지금의 중간계의 존재들이 모두 멸망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스스로 핸디캡을 주었다.

'죽음으로 향하는 것인가. 하긴, 그것 밖에 없겠지.'

찬란한 태양과 하늘을 보면서 베히모스는 중간계의 생명체들을 격퇴하는 것보다 마계화를 늦추게 만들었던 각종 결계들을 파괴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전투가 시작되면 하겠지만 굳이 잔챙이와 같은 녀석들이 달라 붙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 자신을 감시하는 외적인 존재들을 보며 베히모스는 정확하기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어설픈 토벌을 꿈꾸지 말거라. 그건 나에 대한 모욕. 시간을 줄 테니, 나를 상대할 영웅들을 모집하라. 내 이성이 사라지게 전에."

8할에 가까운 힘으로 온 탓에 아마 저들이 결집하여 자신에게 대항을 하러 올 때까지 유지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베히모스! 그대는 무차별 파괴를 일삼지 않는다고 들었다. 이곳으로 강림을 한 이유는… 크흣!?"

"너희와 말을 섞을 생각은 없다. 적어도 뜻을 갖고 있는 이들을 데리고 오라. 그들에게 나는 대답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그저 루시퍼를 위해 움직일 뿐."

쿵-

대지가 찢어질 듯한 녀석의 발걸음에 운영진들은 이를 악 물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베히모스가 몸을 비튼 곳을 보여 눈을 부릅떴다.

"베히모스가 마계 전송 방해 결계를 부수려 한다! 다들 연락하고 막아!"

리더로 보이는 운영진의 외침에 다들 대규모 술식을 이용한 신성 결계를 펼치며 베히모스를 막으려 했지만 베히모스가 가볍게 결계를 휘두르는 것 만으로 깨어져 나갔다.

퍼퍼펑-

챙그랑!

폭죽이 터지는 소리와 유리 깨지는 소리가 복합적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베히모스를 귀찮게 했으며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었다.

베히모스는 이러한 결계를 치는 운영진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었으나 저들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다는 듯 그저 루시퍼를 위해서 마계 전송을 위한 방해물들만 제거를 하기 위해 나아갔다.

살생은 자신을 죽일 영웅들이 몰려오는 그 순간에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베히모스의 움직임에 운영진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저 최대한 녀석이 발을 묶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며 지원이 빠르게 오기를 희망할 뿐이었다.

* * *

"왔다. 드디어. 드디어 왔네. 허."

"촉박 하긴 했어도 다들 준비 완료했어."

"북대륙이라니. 예상치 못했는 걸. 남대륙에 얼마나 시선이 끌렸는데."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일부러 온 것 같아."

"로동 왕국이라는 곳에 떨어졌다고 하는데. 거기가 어디야? 주변 환경에 대해서 파악한 사람 있어?"

"주변 몬스터 계열 파악 가능한 길드원,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으면 불러 모아줘."

"어휴. 근데 시간이 너무 빡빡한데. 이동 중에 휴식 타이밍 잡아야 할 것 같은데."

라온 길드의 스트리머 및 임원들은 빠르게 베히모스가 나타난 북대륙과 해당 왕국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진로 방향, 근처 몬스터들의 속성 및 수준. 주변 환경과 보급 받을 수 있는 여러가지 환경 등 모든 것을 단 1시간 내로 파악을 한 뒤에 체크에 들어갔고 접속 2시간 만에 결론에 도달했다.

"일단 무속성으로 가야 할 것 같다. 몬스터 변수가 너무 커."

"주변 잡스러운 녀석들 때문에 속성을 투입하기가 너무 어렵네."

"물리 계열로 갈까요? 아니면 공통 저항으로 갈까요? 아무래도 공통 저항이 낫겠죠? 이래나 저래나 한, 두 방이면 빈사일 것 같은데 움직임이라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곳에서 고위 몬스터들도 나오긴 하지만 결론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거의 90% 이상 수준으로 라온 길드가 전력을 다해서 가기도 했고 수 많은 모험가들이 북대륙으로 이동하여 같이 움직이게 될 것인데, 주변 몬스터를 체크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물론 베히모스라는 존재 때문에 그게 어떤 변수로 나올지 담당할 수 없으나 베히모스의 크기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결론은 너도 나도 웬만하면 어정쩡한 방어력이면 즉사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공포와 같은 정신 계열의 공격으로 인해서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니 차라리 저항 계열로 간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도 나왔다.

"크흐흐. 그냥 일단 죽는다는 거 깔고 가는 거네. 이번 원정은."

"탱커들은 일단 죽는다고 봐야죠. 저도 최전선 투입될 것 같은데. 어지간하면 한번은 죽을 것 같네요."

준혁의 앓는 소리에 다들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준혁도 한 번은 죽을 각오를 한다고 한다면 그냥 자신들은 몇 배를 죽을 수 있다고 각오하는 것이 좋았으니 말이다.

"재생의 축복 물약을 먼저 지급해줬으면 좋겠는데. 쩝."

"그거 이번 이벤트 이후에 쓰라고 준 거 아니겠어요? 전초전이라고 하니까 이후에 답도 없을 수 있으니 미친 회복력으로 좀비 탱킹 하라고 하는 것 같아서. 조금 그렇더라고요."

"아! 그런가? 하긴 패널티는 죽으면 사라지니까."

"네. 뭐, 한번 마셔서 버티다 죽어라. 이런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벤트 관련 물품으로 준혁이 넌지시 이후의 상황에도 이야기를 꺼내자 임원들은 이후도 문제겠구나 싶어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이벤트가 근데 너무 레벨이 뻥 튀어 오른 거 아니에요? 생각을 해보니까 마계화도 사실 벅찬 부분이 있었지만… 마스터들이 꾸준이 등장하면서 간신히 유지했다고 느꼈는데 이번 일은 좀 과한 것 같은데."

"모험가들이 너무 빨리 성장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우리 나라 사람들이 모험 관련 콘텐츠 소모가 가장 빠를 걸."

"하긴… 또 그렇겠네요."

"적당히 이벤트로 좋은 보상도 주고 레벨도 좀 눌러주면서 밸런스 맞추는 작업이 아닐까 싶어. 그래도 뭐, 몇 십 레벨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기술 밸런싱을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하니 저레벨 몬스터를 잡으면서 체크 들어갈 거고 자체적으로 조절 되겠지."

북어형의 이야기에 준혁은 내심 놀라움을 느꼈다. 그럴듯한 이야기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원인은 자신 때문이었기에 어깨를 으쓱이는 북어형을 보며 이내 다시 쓴웃음을 속으로 지었다.

"하긴… 라온 길드가 공략 올린 것도 많고… 용병 업무 나가면서 전투 보고도 진행 받으면서 정보가 과하게 넘치기 시작해서 문제가 많겠네요."

"그렇지. 뭐, 중간계가 멸망할 것도 아닐테니까."

멸망할 것도 아니라는 표현에는 더욱 쓴웃음을 삼켜야 했는데 지금 까닥 잘못하면 멸망하고도 남을 수준이었다.

애초에 마계가 중간계에 강림한다는 것 자체가 어떠한 의미인지 자세히 아는 이는 자신 밖에 없으니 뭐라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준혁은 이런 생각을 털어내고 미래를 위한 포석을 말했다.

"음, 아! 맞다 중요한 이야기를 안 했네."

"중요한 거? 뭐?"

"아니. 그~ 혹시 모르잖아요. 여기서 어떻게 될 지. 누가 죽으면 잠깐은 아웃 되는 상황인데. 전반적인 길드의 움직임을 지시해야 하는데 체계가 우리가 너무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아~ 그렇긴 하지."

"탱커 라인은 무조건 일단 한번 죽는다고 봐야겠으니… 길드 지휘 체계를 좀 개선해야 할 것 같아요. 이후에 사태에도 대비를 해서."

합리적인 말이었다. 준혁조차 생존을 장담하지 못하는데 지휘 체계가 무너지면 답도 없으니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할까."

"일단 메인 지휘는 북어형이 하세요. 저는 어쩌면 베히모스에 직접적으로 돌직하는 돌격대에 속할 수도 있잖아요. 브라운 공국에서도 그렇게 차출되버렸고."

"어… 그렇긴 하겠네. 최전방이니까 악크님이 서브로 활약해 주시면 좋고 중군은 휴먼캔디님이랑 루나님이 보시고 후방은 아처형, 냥냥이가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힘들다 싶으면 다른 분들도 추가 섭외하고."

"음~ 세분화를 좀 해야겠네."

"네. 이동하면서 그거 정하도록 해요. 그래야 꼬이는 거 없죠."

"오케이. 지휘 소통만 잘해도 반은 먹고 가더라. 그럼 이제 출발하는 거냐?"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나름 할 것 다 정리 했으니 이제 가야죠. 최대한 죽지 맙시다. 다들."

"거 좋은 말이네. 최대한 죽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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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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