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65화 (535/548)

565회

베히모스

'미치겠네.'

우황청대보탕의 효과로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한 생명력의 오르락 내리락은 베히모스에 직접적으로 접근을 하게 되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슬슬 다시 영역의 범위가 늘어나고 있었고 베히모스가 3km 정도 왔을 때, 우황첟대보탕 하나를 더 마셔야 했다.

[(고유)우황청대보탕을 추가로 복용했습니다. 최대 2회 중복 적용이 가능합니다.]

[우황청대보탕의 효과로 회복력이 3배로 증가합니다.]

[중복 복용으로 인해서 우황청대보탕의 적용 시간이 증가합니다.]

다음에 포션을 산다면 동대륙 물품으로 반드시 사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사하기 그지 없는 효과였으며 전투가 발생될 수 있는 2km 정도의 거리까지 베히모스가 접근했을 때에도 35%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뭐, 미친듯한 최초의 룬 레벨업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서 버티면 미래는 안전한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회복의 순간이 미친듯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인데 회복력 퍼센트가 얼마나 증가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적어도 룬 레벨이 25레벨 이상은 올라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상태창을 띄워볼 수도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준혁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베히모스를 쳐다 보았다.

"마족들은 다 저렇게 크려나."

"음, 베히모스와 같은 존재들도 있는 반면 인간과 비슷한 존재들도 있지."

예의 설명에 준혁은 실제로 군주급을 보았냐는 듯 쳐다보니 예는 긴장이 될 것인데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옛날에 마계 군주의 심장에 화살을 박아 버린 것이 우리 조상님이라네. 뭐, 태양시라고 집안의 비기가 있는데 음, 아무튼 아직 다루기 힘들긴한데 나도 최근에 좀 쓸 수 있지."

▷둡시딱궁수: 태양시? 이름 존나 거대하고 우람하다. ㄷㄷ

▷생각이없음: 쌉궁금하네. 한번 보겠나? 근데 차징 시간 있고 그러려나?

▷근본따지미: ㄷㄷ 눈호강 각인가.

▷알콜에취했어: 궁극기 개념인가. ㄷㄷ

▷강북활쟁이: 크으! 봐라 이것들아!! 활이야 말로 진리다! 활의 민족 모리나!

▷골프확찢라2: 한번 보고 싶다. 대장 방송 계속 보면 볼 수 있으려나? 뭐, 나는 금방 죽을 것 같아서. ㅎㅎ

시청자 역시 뭔가 엄청난 기술명에 기대를 표했고 준혁은 슬쩍 물어봤다.

"그, 이번에도 쓰실 생각입니까?"

"그래야지. 오래 걸리니까 공격 명령 들어가고 나면 인디고 자네가 나를 좀 케어를 해줘야 해. 이게 한 발자국도 움직이면 안되거든. 아직 내가 약해서 흠흠. 제약이 좀 있어."

예가 약해서 제약이 있다는 소리에 시청자들은 예의 조상이 얼마나 강력한 수준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며 이야기를 했고 준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예는 강력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불안전한 시대에서 시작된 히어로 크로니클의 불합리한 파워 인플레 같으니.'

본래 시작될 세계를 기준으로 잡으면 이런 불합리함들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된 부분일 테지만 지금은 그저 모르면 얻어 터지는 것이고 꿀리면 강해져야 했다.

얼만큼 강해진다고 해도 답이 없게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뭐, 이것도 나쁘지 않지.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NPC들에게 절대 강자들이 있는 한 모험가는 모험을 하되 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홍보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다른 생각으로 좀 빠지니 준혁은 긴장감이 조금 풀리는 것을 느꼈다.

생명력 때문에 신경이 쓰여 전투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일단 한발 발사 될 때까지 예를 지키는 것을 기준으로 잡으니 머릿속이 깨끗해 진 것이다.

이러한 준혁의 변화를 예는 파악을 했는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머리가 좀 정리 됐지?"

"아! 하하. 네. 그렇네요. 이런저런 생각할게 어디 있겠나 싶기도 하고."

"흐흐. 그래. 맞는 말이지. 대적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더 하겠는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 준비라는 외침과 함께 베히모스라는 마계의 군주를 맞이했다.

* * *

수 백만, 수 천만을 넘어 억 단위로 모인 모험가들을 보면서 베히모스는 웃음을 속으로 삼켰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모험가를 비롯하여 수 많은 중간계의 존재들이 아주 단단하게 뭉친 것이다.

'루시퍼. 난 아직도 모르겠군. 이들이 향하는 적대적인 시선이 왜 이리 기쁜 것인지 모르겠어. 지금의 중간계는 괜찮다는 뜻이라서 그런 것인가?'

온 몸에 상처를 입어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그럼 제법 악당을 흉내 내어 볼까.'

- 나를 지상에 부를 수 있도록 만든 어리석은 존재들이여. 그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 이 몸이 깨우쳐 주마!

쿠우우웅-

발을 한번 강하게 내려 찍으니 그 충격파는 지진과 같았고 순식간에 전열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전열을 정비하며 지휘관들의 명령에 대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예 중에 정예임을 알았다.

'도발도 먹히지 않고. 좋군. 딱 죽기 좋은 곳이야.'

이곳에서 죽게 된다면 자신의 시체는 저들이 잘 이용을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드니 나쁘지 않았다.

마계를 위해 중간계에 침입하여 망가트린 만큼, 자신의 부산물로 마계의 침공에 대비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 또한 나쁘지 않으리라.

- 그토록 찬양하는 신들에게 너희의 뜻을 관철하라. 그리하지 못한다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리라.

쿠르르르-

다시 한번 발을 구르면서 베히모스는 악당의 연출을 위하여 자신의 죽음에 방해가 되는 녀석들을 제거했다.

단순히 모험가들의 유희를 위하여 창조된 세계의 흐름을 조절하려는 녀석들이었다.

신들보다 못하지만 그들보다 더 대단할 수도 있는 존재들. 자신을 지금 이렇게 만든 존재들을 향해서 검붉은 기류가 물씬 거리는 불꽃을 휘둘렀다.

- 종말의 의미를 되새겨라.

그리고 해당 기류에 휘말린 운영진들은 정말로 자신들의 상태가 데이터 삭제가 되는 상황임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해 버렸다.

그들의 죽음 이후에는 베히모스를 방해하는 결계들이 사라졌고 베히모스는 씨익 웃으며 소리쳤다.

- 오라! 오합지졸들이여. 분노를 받을 지어다!

전투는 시작 되었다.

* * *

"카악~ 퉷!"

"크흡. 귀 떨어질 뻔 했네."

그저 발을 굴렀을 뿐인데도 전해지는 강력한 풍압과 땅의 진동으로 인해서 준혁은 휘청거리는 자신의 상태를 보며 실로 베히모스의 저력에 소름이 돋았다.

'저게 종말인가.'

자신이 죽인 다크 스타 역시 종말의 용이라 불리는 강력한 존재였고 생각을 해보니 라온 길드원들을 단 한 순간에 죽였던 것을 떠올렸다.

하지만 주변을 보니 딱히 공포나 위압감을 느낀 이는 없는 듯 했다. 되려 어설픈 공격을 해서 흙먼지를 뒤집어 썼다고 귀찮아 할 뿐이었다.

"덩치를 작게 해도 모자랄 판에 저따위로 크게 하다니. 멍청한 건지 아니면 그냥 뒈질 생각인지 알 수가 없네."

"그러게. 말을 보면 얕잡아 보는 듯 말하는데도 체념이 담겨 있어."

"이런저런 생각할 여유가 있나? 그냥 죽이면 되는거나."

"하긴. 그렇지. 마계에 있을 것이지 왜 기어 올라온 거야. 쯧."

"끝나고 봅시다~ 전투 시작 하자고 지랄을 떠는데."

이후에 공격대를 이끄는 지휘관이 전투 시작을 알렸으며 준혁은 예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는 따로 동대륙에서 온 이들과 파티를 한 것이 아니라 준혁과 함께 1:1 파티를 이루었는데 그는 적당히 베히모스와 300m 정도의 거리까지 인접을 하면서 준혁에게 이야기를 해왔다.

"인디고."

"네."

"자네 베히모스가 밟으려고 한다면 버틸 수 있겠나."

"흠. 일단 무슨 의미인 줄 알겠어요. 여기서 강력한 한방을 먹인다는 거겠죠?"

"어쩌다 보니. 거리도 장소도 딱 여기가 좋아서."

"최대한 버텨보도록 하죠."

"좋아. 그럼 나도 쓰도록 하지."

다행히 다른 쪽에서 강력한 공격들이 이어지는 탓에 베히모스의 시선과는 반대에 있었고 준혁은 신성력을 끌어 올려 방패를 단단히 올린 다음 베히모스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이내 예를 쳐다 보았는데 백금색의 특이한 화살을 꺼내더니 활 시위를 꼬으며 이를 악 물었다.

하지만 그 자세에서 딱히 시위를 놓치도 않고 조준을 하듯 계속 있었는데, 3분 정도가 지났음에도 딱히 변화가 없었다.

그 사이 준혁은 따로 예에게 날라오는 나무와 돌, 흙 등의 파편을 온 몸으로 막아내면서 해당 자세가 풀리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2분 정도가 더 지났을 때 화살촉 끝에서 붉은색의 무엇이 작은 이슬처럼 맺힌 것을 보었다.

"어?"

그리고 3분 정도를 더 막았을 때 그 이슬과 같은 것은 5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증가했고 10분이 지났을 때는 500원 짜리 동전이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준혁은 강렬한 열기를 느꼈는데, 저항 수치가 높은 자신이 열기를 느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열기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깜짝 놀란 것은 예의 팔이 치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익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전투 시작 후 15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잘 익은 사과와 같은 크기가 되었고 예는 더 이상은 한계라는 듯 표정을 찡그리더니 활시위를 베히모스의 척추를 향해서 날려 버렸다.

백금색의 화살은 빨갛게 달궈져 있었으며 예는 화살이 날라가자마자 바로 포션을 꺼내어 팔과 손가락에 뿌렸다.

"젠장. 아직도 멀었어."

그리고 이 말과 함께 여태까지 들었던 소리와는 궤가 다른 소리가 울려 퍼졌고 베히모스의 거대한 손바닥이 고통의 비명과 함께 정확히 예와 준혁이 있는 곳으로 내려쳤다.

준혁은 그것을 보며 점프를 하면서 돌격 방패 기술까지 쓰며 받아 쳤지만 힘은 죽지 않았고 손에 일렁이는 검붉은 기류가 준혁을 향해서 다가오려 했다.

"모기도 아니고 손바닥에 눌러 죽을까 봐!"

추가적으로 신성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며 받아치니 속도는 점점 늘어졌고 준혁의 발이 땅에 내려 꽂아지듯 안착 되었을 때, 준혁은 바들바들 거리면서 예를 향해 말했다.

"발은 아니고, 손은 막았다고요. 튑시다."

"좋은 생각이야. 일단 쑤셔야 올리지 않겠어."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신성력을 잔뜩 머금은 퍼팩트 오러를 들어내면서 준혁은 베히모스의 손바닥에 검을 쑤셔 넣었다. 단단하기는 했어도 종족 버프 빨인지 몰라도 아주 제대로 들어갔고 베히모스는 고통의 소리를 내지르며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예와 함께 있는 준혁을 보면서 이내 깨달았다.

- 수호자. 그런가. 이건 그대와 나의 무대인가. 크흐흐흐.

베히모스가 자신의 정체를 정확하게 꽤 뚫어 보는 발언을 하자 준혁은 식은땀이 다시 주르륵 흘러 내렸다.

뭔지 몰라도 베히모스의 이성을 살짝 잃게 만든 느낌이었다.

'예 때문에 같이 좀 허세 부렸는데. 야발.'

안 하던 짓을 하니 마가 꼈다고 생각을 하며 준혁은 포션을 입에 물며 베히모스가 떠들든 말든 예와 함께 최대한 사이드로 빙글 돌았다.

베히모스가 몸을 돌린 탓에 전면에 있던 많은 인원들이 베히모스를 직접 타격하기 좋은 상황이 되었으니 이를 최대한 길게 유지해줄 필요가 있었다.

'설마 내가 어그로 계속 끌어야 하는 거 아니지?'

부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는 것을 이어지는 베히모스의 공격으로 깨달았다.

"아, 돌아버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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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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