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68화 (538/548)

568회

베히모스

베히모스의 죽음은 마계도 중간계도 모두 예상한 범위였다.

하지만 베히모스가 100만 명의 제물로 등장하면서 펼친 감정적인 실수 아닌 실수로 인하여 모두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였다.

베히모스가 가진 종말의 힘은 루시퍼에게 옮겨가고 있는 중이었다. 베히모스 역시 그것을 용납했으며 사실 상 중간계에 올라갈 때에는 그는 마계에서 쌓은 순수한 무력으로만 전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100만 명의 한은 로동 왕국의 왕이 추가적인 삶을 부여 받지 못하도록 소멸을 맞이하도록 종말의 힘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루시퍼에게 흘러가던 종말의 힘이 역으로 베히모스에게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종말의 힘은 본분을 이행하지 않는 베히모스에게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세계는 다르지만 이번 세계에 종말을 고하고자 하는 루시퍼에게 이동하길 희망했다.

베히모스 역시 순순히 보내주면서 그렇게 끝나는 듯 싶으나 베히모스가 중간계에 강림을 하더니 놓아주던 자신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베히모스의 선택을 알게 되었다.

종말의 힘은 베히모스가 싫다. 하지만 자신을 그 누구보다 잘 다룰 수 있는 존재가 베히모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루시퍼에게는 이미 많은 종말들이 기생하고 있는 상태라서 심술이 나서 이동은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루시퍼에게 남는가? 아니면 베히모스로 다시 이동하는가?

이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종말의 힘은 결론을 내렸다. 애증의 존재이기는 해도 베히모스와 함께 하기로 말이다.

자신의 힘을 사용할 때 느꼈다. 베히모스야 말로 확실히 이 힘을 다룰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말이다.

흉측하게 이것저것 받아들인 루시퍼에게 벗어나 베히모스에게 스며들었고 평소의 베히모스라면 이것을 깨달았겠지만 폭주를 하고 난 뒤라서 인지를 하지 못했다.

폭주한 베히모스에서 종말의 힘은 미친 듯한 전율을 느끼며 세상의 끝을 장식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자신도 익히 알고 있는 고대의 신살의 무기들이 온 몸에 난타를 당했고 얼굴의 반이 박살났다.

다행히 자신이 의식을 붙잡고 있어서 신체는 유지가 되었으나 의식을 잡고 있을 뿐 육체의 통제가 되지 않았다.

얼른 기생충 같이 붙은 녀석을 죽여야 하는데 베히모스의 몸은 모험가라 불리는 녀석들을 죽이기 바빴고 그 결과는 이내 곧 안식으로 이어졌다.

허무하기 그지 없었다.

괜히 루시퍼를 떠났나? 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내 그래도 베히모스를 통해서 자신의 힘을 나름 발휘했다는 것에 만족했다.

자신도 그의 힘인데 그것을 부정하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짜증이 났던 것인데 베히모스가 자신의 힘을 쓰고 나중에는 자신이 직접 녀석을 통제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쓰러지며 죽음을 맞이하던 베히모스의 종말은 기묘한 것을 보았다. 자신이 깃든 존재에게서 또 다른 종말이 몸에 머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검은 용이 자신을 꿀꺽 삼켜 들어갔다.

그와 함께 베히모스의 종말은 아쉬움이 생겨났다.

루시퍼와 마계가 중간계에 강림했을 때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발생할 것 같은데, 그것을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검은 용이 자신을 삼키는 것을 막는 이들이 있었다. 순백의 용과 함께 어느 한 거대한 존재였는데 그들은 자신에게 모험가의 몸에 깃들 것인지 질문을 해왔다.

더 재미있는 일이 코 앞에 왔는데 죽기 싫었기에 이를 수락했고 모험가의 몸에 안착을 했다.

이건 이것대로 꽤 재미있는 일이었으며 이 모험가의 끝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종말을 다룬 다는 것은 그 끝이 예견되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모험가는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미묘하긴 하지만 자신의 힘이 결국 베히모스가 원하던 세계를 지키고자 하는 힘으로 쓰인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뭐, 마계의 종말을 실행하는데 쓰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이 모험가가 마음에 들었기에 아낌 없이 남은 힘들을 모두 쏟아주기로 했다.

* * *

[ 충격, 히어로 크로니클의 선구자 인디고 곧 캐릭터 증발?]

[ 모든 모험가들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캐릭터가 증발되는 것을 선택한 스트리머 인디고.]

[ 히어로 크로니클 세계 최강 모험가 인디고, 영웅의 길을 걷다.]

[ 거짓 없는 진실. 인디고 "내 최후는 마계와의 전면전 때 끝이 나오게 될 것. 이미 시작되었다."며 인정.]

[ 치트키 사 "히어로 크로니클은 오로지 모험가들의 손에서 쓰여지는 이야기 책이다. 인디고님의 희생은 1대 영웅 연대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런 길을 선택한 인디고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공지 올려.]

[ 왜, 인디고가 희생을 하는가? 스트리머 인디고 방의 시청자들 아쉬운 말들 쏟아져 나와.]

[ 스트리머 인디고는 누구? 현재 8550만 명의 U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에서 손 꼽히는 게임 인터넷 방송인.]

.

.

- 와, 해당 이벤트 종료 이후에 시청자들 다 패닉 상태. 방패 전사나 다름 없는 직업 받았더니 그게 치명적인 독이 돼서 이렇게 사라진다고?

└ ㄹㅇ; 어이가 없음. 솔직히 방패 전사나 다를 것도 없이 키웠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렸길래 ㅎ 캐릭이 날라가냐.

└ 그래도 확실히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

└ 그건 당연히 그렇지 최초의 마스터였고 개인적으로 사냥도 오지게 했는데. 장비도 자기가 하이 마스터라서 자체 조달도 됐고.

- 이거 뭐, 딱히 보상도 없는 건가?

└ 보상은 없을 걸? 뭐 있으면 뭐하냐; 지금까지 공들인 시간이 증발되서 날라가는 건데.

└ 하긴 시간이 뭘로 보상 되겠냐.

- 그래도 존나 멋지다. 남자 아니냐? 나 같으면 그냥 중간계가 박살이 나든 말든 나름 생색내면서 있을 듯. 쇼맨십 좀 보여주다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이랬을 것 같은데.

└ NONO. 치트키 사 공지 보면 알 수 있다. 거대한 메인 스토리 부분은 자신도 터치할 수 없고 이게 굵직한 메인 스토리 중 한 갈래였다고. 누군가의 위대한 선택이 중간계에 버프 형태로 적용이 된 거라고.

└ ;;; 일단 확신한다. 나는 못할 짓임. ㅎ

- 그러고 보면 좀 그랬긴 했어. 요 몇 개월 동안 부쩍 히어로 크로니클 진행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단 말이지. 사냥터도 위험한 곳들 혼자 다녀오고. 그게 다 이런 이유였나?

└ ㅇㅇ; 그런 듯. 지금 U튜브 영상 보면 확실히 그런 것 같다. 공략이나 다양한 시도가 근 몇 개월 동안 계속 나오기 시작함.

└ 이때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거구나.

└ ㅠㅠ 길드원들 키울라꼬. ㅠㅠㅠㅠ

- 와, 이거 크루원들도 몰랐다고 하던데. 심지어 지은 누님도 몰랐다고 하더라. ㅎㅎ;; 와이프까지 모르게 이런 결정을 하다니.

└ 진짜임?

└ 크루원들은 이제서야 왜 개인 역량을 키우고 소규모 파티나 여러 형태의 파티를 해보라고 대장이 이야기를 했는지 알겠다고 씁쓸해 하더라. 마지막까지 제대로 된 도움을 못 준다고. ㅠㅠ

└ 대장니뮤 ㅠㅠㅠㅠㅠ

- 나 찐따 씹덕인가보다. 왜 인디고 대장 결정에 눈물이 나냐. 씨부럴.

└ 찐따 씹덕 ㅇㅈ. 하지만 나도 그래. 나도 인정. ㅠㅠ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여기가 찐씹덕 모임인가요? 참여하겠습니다.

- 북어형이랑 아처님 완전히 충격 받으신 듯 한데. 북어형의 경우에는 거의 멘붕 수준이고 아처님은 만나서 이야기 해봐야겠다고 차 몰고 당장 간다고 하더라.

└ 나도 멘붕이지. 보기만 해도 든든한 거목의 그늘이 사라지는데.

└ ㅇㄱㄹㅇ. 다들 패닉이여.

└ 뭐, 그래도 현실도 있고 다시 재생성도 되니까 괜찮지 않을까?

└ 재생성은 되겠지 하지만 레벨 1이고 콘텐츠는 어쩔?

└ 아!

- 진짜 큰 희생한 거다. 사실 히어로 크로니클이 대장 U튜브 성장이나 인지도에 관여한 부분이 엄청난데. 이걸 포기한거임. 차후 콘텐츠 개박살 나는데도.

└ 그래서 멋지다고 생각이든다. 존나 상남자. ㅠㅠ

└ 이게 남자다. 이게 대장이다. 크으으 오랜만에 외친다. 빛디고빛대협!

- 이거 어떻게 되는지 뭐,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누?

└ 대장도 딱히 이야기를 안해주고 있고. 크루원들도 자세히 모르니까 좀 그런 상황인 듯 함.

└ 허허. 이것 참.

└ 아! 세계 최강의 모험가가.ㅠㅠ 이렇게!!!

"난리가 났네."

"그럼! 당연히 난리가 날 수 밖에 없지. 나도 놀랐는데!"

준혁은 지은의 타박에 머쓱한 미소를 지은 뒤에 이야기를 했다.

"어쩔 수 없다는 거 알잖아. 누나한테는 먼저 이야기 해 놓은 상태였잖아?"

"그래도 놀라지! 다들 우리 집에 온다는 거 간신히 내일로 미뤘는데."

"음. 좀 그렇긴 하지."

"아무튼 이제 어떻게 할꺼야."

딱히 여기서 무엇을 할 생각은 없었다. 사실 지금 자신은 히어로 크로니클에 접속해서 차후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글쎄 나는 내 미래를 걱정해야겠지."

"근데 정말 괜찮아?"

"홀가분하지. 이래저래 무거웠거든."

"프우~ 난 그냥 네가 잘 되는 쪽으로 도울테니까.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하하. 걱정 마. 이제는 그럴 생각도 없거든."

"그럼 다행이고.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좀 더 이야기를 해줘. 다들 그렇게 방송 종료되고 난 뒤에 난리 났잖아."

지은의 이야기는 맞는 말이기에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보였다.

"그래야지. 아무튼 누나도 좀 쉬어. 전화 많이 받았잖아."

"이제 껐어. 하도 와서. 너도 좀 쉬고. 응?"

"쉬면서 방송 준비 좀 하고 그러게."

"알겠어."

그렇게 지은이 스케줄로 인하여 자리를 떴고 혼자 남은 준혁은 쇼파에 몸을 맡기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제 됐어."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