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회
끝과 시작
준혁은 히어로 크로니클에 방송 전에 접속을 하여 조용히 알림 문구들을 체크해 나갔다.
이벤트 이후에 확인을 하는 것이 가장 좋았지만 뭘, 어떻게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탓에 방송 종료 후, 빤스런 잠수각을 잡는 것이 가장 좋았다.
그래야 기사들이 자신이 이야기를 한 것으로 쏟아질 것이고 많은 이들이 일단 그 내용들을 기준으로 상상을 하면서 토론을 하고 분위기가 흥분이 많이 가라 앉을 것이라고 여겼다.
다행히 실제로 그러했고 드디어 이렇게 조심스레 접속을 하여 살필 수 있었다.
< (블라인드)종말의 군주, 베히모스가 생존을 한 당신에게 강렬한 투기를 보입니다.>
< (블라인드) 종족 특성으로 인하여 베히모스의 투기를 극복 합니다.>
< (블라인드) 메인 직업 세이비어의 특성으로 종말의 군주 베히모스와의 전투에서 전투 보정이 발생 됩니다.>
< (블라인드) 세이비어 한정 레벨, 검강일체(Lv.1999)에 강제로 도달, 힘이 각성 되어 상승됩니다.>
< (블라인드) 세이비어의 힘이 폭발적으로 깨어 납니다.>
< (블라인드) 또 다른 종말을 대적하면서 세이비어의 힘이 진화 합니다.>
< (블라인드) 세이비어 한정 레벨 초월. ????(Lv.????)에 강제로 도달, 힘이 각성 되어 상승됩니다.>
< (블라인드) 해당 관련 부분에 대한 초대 세이비어의 명확한 명칭이 필요합니다.>
< (블리인드) 명확한 명칭이 없어 ????로 표기 되어 진행됩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평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에서 피스 메이커(Peace Maker)라고 지을까?"
해당 경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직업명을 이야기 하자 바로 알림 문구가 떴다.
< (블라인드) 세이비어를 초월한 단계의 경지를 피스 메이커(Peace Maker)로 지정하시겠습니까? Y/N >
거창한 것은 없었다. 위선이기는 하지만 그저 중간계가 멸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중간계의 평화 유지군 같은 개념으로 해당 경지를 그렇게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준혁은 가졌고 그렇다는 대답을 했다.
< (블라인드) 고대 무신의 힘이 온 몸을 빠르게 돌기 시작합니다.>
< (블라인드) 신룡족의 힘이 온 몸을 빠르게 돌기 시작합니다.>
< (블라인드) 다크 스타의 힘이 온 몸을 빠르게 돌기 시작합니다.>
< (블리인드) 초대 세이비어 인디고가 최초로 또 다른 경지인 피스 메이커를 개척했습니다.>
< (블라인드) 피스 메이커의 도달 레벨은 Lv.4500 이며 검강일체(Lv.1999)의 깨달음을 넘어 무형일체(Lv.4500)의 경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
준혁은 무형일체라는 경지에 이게 무슨 소리냐는 듯 알림 문구를 쳐다 보았다. 분명히 개척을 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해당 경지에 대한 명확한 이름을 알림 문구는 설명하고 있었다.
"자, 잠깐? 최초라는 타이틀은 세이비어에 대한 직업군 한정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
무형일체라는 경지는 이미 존재한다는 뜻이며 수호자라는 직업군에서 2차, 3차 전직을 한 케이스 중 유일하게 자신이 도달했다는 것 뿐이었다.
물론 2차, 3차의 직업이 자신이 창조한 직업군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쳐도 어이가 없었다.
"미친 이러니까 모험가가 절대로 못 까불지."
저런 경지에 있는 이들은 아마 호치 정도가 되어야 그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주 긴 시간 무력을 쌓는데 노력도 했고 실전도 충분히 경험한 호치는 혈통(백호 후손)도 좋으니 노력하는 천재였다.
그렇다면 아마도 저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조심히 생각해 보았다.
"이게 그 무협지로 따지면 현경 뭐, 이런 경지인가? 신선 같은 존재가 되는."
명확하게 구분할 순 없지만 그러려니 하는 생각을 가졌다.
생각을 떨쳐 내고 피스 메이커에 대한 이름을 짓고 나니 알림 문구도 바로 변화가 되었는데 물음표로 이루어졌던 부분에서 명확한 명칭으로 수정 되었다.
"실시간인가."
과거의 알림 문구도 실시간으로 수정되는 갓게임의 흔적을 보면서 준혁은 알림 문구들을 읽어 내려갔다.
< (블라인드) 수 많은 대기의 마나와 신성력 등의 각기 다른 개성이 피스 메이커의 부름에 따라 동조되고 있습니다.>
< (블라인드) 당신의 몸에 마나와 신성력이 강력하게 반응하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오직 평화를 위한 혼신의 마음으로 대폭 성장 합니다.>
< (블라인드) 오직 평화를 바라는 세이비어의 강맹한 일격이 종말의 군주, 베히모스에게 직격 합니다.>
"잠깐만. 베히모스를 처리하기 전에 저 경지에 도달했다는 거야? 최초의 룬들을 비롯해서 선구자 녀석은 뭘 어떻게 한 거지?"
당황스러웠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여기가 일격을 가한 시점인데 이미 4500레벨 정도에 도달을 했다는 것은 녀석의 최소 수준이 4500레벨 이라는 것이었다.
"미친!"
소름이 쫙 돋아 올랐는데 이 놈의 세계는 얼마나 파워 인플레가 심한지 도통 감이 오지도 않았다.
'200레벨이 그랜드 마스터가 될 수 있는 최소 수치라며.'
모험가는 백 단위에서 딱 봐도 평생을 헐떡일 것 같은데, 무슨 NPC들은 몇 천 레벨에서 놀고 있으니 이벤트마다 NPC들이 등장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과거에 왕국을 뺏겼던 NPC들은 그럼 뭐야? 알 수가 없네.'
혹 NPC들이 도움을 준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면서 고개를 저었다.
< (블라인드) 종말의 군주, 베히모스의 정회된 뇌를 복용했습니다.>
< (블라인드) 고대 신, 종말의 용, 신룡, 인간, 태고의 괴수가 당신의 상태를 각성 상태로 만듭니다.>
< (블라인드) 태고의 괴수가 당신의 힘에 순순히 굴복하며 스며듭니다.>
< (블라인드) 종말용, 신룡, 태고의 괴수, 고대 신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에 감응하며 당신의 육체를 재정립 합니다.>
< (블라인드) 최초의 종족, 혼돈인이 탄생되었습니다.>
< (블라인드) 종족을 공개할 경우 이 특별한 조합을 맞출 수만 있다면 당신은 제 2의 혼돈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 혼돈인이 뭔데."
< (블라인드) 종족, 혼돈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 무한한 힘을 내뿜을 수 있다.
- 무한한 힘과 가능성을 힘을 소모할 수록 수명이 줄어든다.
- 모험가(불사)의 경우 캐릭터 소멸로 이어진다.
- 피스 메이커가 오로지 평화를 위하여 스스로 희생해 만든 종족.
설명을 보고 난 뒤에 준혁은 깨달았다.
이건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저 위의 어떠한 존재가 너무 강대하게 되버린 자신의 힘을 확실히 소모하고 버리려고 한 판이라는 것을 말이다.
"후우, 뭐. 나쁘지 않아. 일단 그러면 전투를 하지 말고 바로 루시퍼에게 달려 들라는 이야기 같은데."
< (블라인드) 위대한 위업! 종말의 군주 베히모스를 제거하셨습니다. 그 어떤 용사도 해내지 못한 영웅의 길입니다.>
< (블라인드) 피스 메이커로써 완벽한 임무를 수호했습니다. 마계의 존재들이 당신에 대해 다시 인식을 시작하며 강렬한 적의를 보입니다.>
< (블라인드) 퀸토 세상의 종말의 군주, 베히모스의 침공에서 중간계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나저나 퀸토라면 쿼터르가 4번째 세계니까 베히모스는 5번째 세계의 존재라는 건가? 그러면 다크 스타가 좀 더 오래된 존재라는 건가?"
일단 뭔지 몰라도 다크 스타가 짬밥이 높다는 것을 파악했으며 광분을 해서 날 뛴 것도 앞선 종말인 자신이 있는데 후속 세계의 종말이 설치는 것이 열받아서 그러지 않았나 싶었다.
다크 스타가 생각보다 눈이 많이 뒤집힌 상태라는 것을 이벤트 때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알림 문구를 쳐다 보는데, 준혁은 이번 세계가 몇 번째 세계라는 것은 적어 놓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마계에 이런 존재들을 흡수해서 루시퍼가 날 뛰러 올 것 같은데. 흠. 나도 한보 앞으로 나아갔으니 상관 없으려나."
끝이 보이는 종족을 부여 받았다.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아마 자신이 몸을 내주어 링크라는 것을 했던 선구자가 자신의 신체를 활용한다면 어쩌면 루시퍼를 그냥 찢어 죽일 수도 있다고 여겼다.
'흠. 하지만 모습을 지금처럼 들어내진 않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이제 별 상관은 없었다.
솔직히 상태창을 확인해서 살펴 보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라고 의문을 들 정도로 강해졌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호치랑 간달푸에게도 말도 못한 채 그냥 잠수를 타버렸네.'
자신을 돕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라온 길드를 보호하는데 나름 힘을 써주고 있었을 것인데 이게 이렇게 돼버렸다.
"그나저나 이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에 새롭게 시작할 직업이 선택 되어져 버렸는데."
베히모스를 잡고 난 뒤에 얻은 많은 것들로 인해서 준혁은 차후에 자신이 새롭게 육성할 캐릭터의 직업을 반강제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베히모스의 힘을 얻은 탓에 다크 스타의 장신구들도 장착 해제가 가능하게 돼버렸고. 신성과 마력에 특화되게 생겼으니."
알림 문구들을 보면서 끝도 시작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이 생기니 준혁은 덤덤하게 다가올 미래를 기다리면서 시청자들에게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주리라 다짐했다.
'아이템들만 봐도 사기적이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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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