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71화 (541/548)

571회

끝과 시작

준혁은 히어로 크로니클에 접속을 하면서 세세하게 자신이 없어진 이후의 사태에 대한 이런저런 대응 및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트리톤 측에서 라온 길드에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 외에도 고마운 NPC들이 상당히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물자 및 여러가지 부분에서 다양하게 고용, 지원을 해주면서 초보 길드원들을 도와주던 수 많은 이들을 준혁이 한 명, 한 명 소개를 해 나가면서 인디고라는 캐릭터를 정리하는 분위기라서 채팅창 반응은 복잡 미묘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후에 또 준혁은 트리톤 근처의 사냥터를 비롯해서 최초의 원정 의뢰 및 토벌 의뢰를 받았던 곳들을 하나, 하나 둘러 보면서 전투 중에 있는 길드원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혹은 구경도 하면서 시청자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비장하거나 혹은 덤덤한 느낌이 아니라 마치 재미있던 기억들을 이야기 하면서 하하호호 웃는 친구처럼 풀어나가는데 마지막엔 시청자들이 눈물 이모티콘으로 채팅창이 도배가 되었다.

시청자들의 감성이 적당히 잘 오른 시점에서 준혁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킵시다. 여러분. 이런 곳들이 다 파괴되지 않도록… 지켜봅시다."

그리고 준혁은 자연스럽게 로그아웃을 했고 방송 종료를 이어서 했다. 상당히 이른 방송 종료였지만 시청자들 그 누구도 해당 관련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며 지키기 위한 생각만 이야기 하면서 방송 이후에도 뜨겁게 타올랐다.

* * *

"이제 좀 설명을 해봐. 언제부터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기 시작했던 거야?"

"그래. 어제도 시청자분들한테 두리뭉실하게 넘기는 것들이 많아서 나도 보다가 답답해져서 혼나는 줄 알았다."

"푸우~ 그런 걸 왜 숨기고 있었어요. 같이 해결해 나가야지."

"어제 방송보고 괜히 울컥해서. 크루원 이전에 길드원이었고 시청자였는데."

자신이 길드에서 발굴하여 라온 크루원이 된 멤버들의 경우에는 사실 상, 자신의 오래된 시청자였다.

뭐, 일부는 스트리머로써 대성할 존재이기는 했지만 일부는 평범한 일반인이 자신으로 인해서 인생이 달라진 케이스였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이야기는 준혁에게 있어서도 적잖게 미안한 감이 있었다.

"음. 사실 해당 관련 부분을 알게 된 시기가 근래라고 보면 돼요. 처음에 제가 해당 직업을 얻고 난 뒤에 생각나요? 방패 전사와 다를 것 없는 직업이라서 완전 어이가 없다고 말했던 거."

다들 준혁의 방송을 보던 이들이기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처음 이야기를 꺼냈을 때와 별반 다를 것 없었어요. 방패 전사인데 이름만 되게 거창한 직업이네? 이랬고 육성도 방패 전사랑 다를 것이 없어서 스스로도 방패 전사처럼 키웠고 나중에는 팔라딘 개념으로 키웠고요."

"흐음. 하긴 팔라딘처럼 키우기 시작한 부분이 기껏해야 1년? 아니다. 1년은 너무 길고 별로 안되긴 했네."

북어형의 대답에 준혁은 긍정의 표시를 보이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쯤부터 뭔가 이 직업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고 생각했고 뭔가 미묘한 말들이 종종 나왔죠."

"미묘한 말?"

"종종 시험을 받는다는 식의 알림 문구가 나오거나 몬스터의 공격이 좀 더 흉폭해지는 현상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다행히 솔로 플레이를 할 때 이 현상이 생기더라고요?"

"아! 그래서 네가 마스터 이후에 파티 사냥을 자제한 거구나?"

"어쩔 수가 없었어요. 실력 차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자칫 잘못해서 파티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으니 빼야 했죠."

마족이라는 존재가 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이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찝찝해서 파티 구성을 못할 지경이었다.

당시에 스트레스가 정말 대단해서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강철 모근이 아니었다면 탈모가 와도 부족함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았을 걸."

"음. 저도 그 부분은 좀 그렇긴 했어요. 하지만 그때 다들 U튜브 관련 부분으로 성장세가 굉장히 가파를 때였어요. 물 들어오는 시기에 노 젓기도 바쁜데 괜히 미묘한 것을 꺼내서 성장세를 멈추게 하면 안됐죠."

"그건 결국엔 너만 희생했다는 뜻이나 다를 것이 없잖아."

"크루장이니까요. 제가 말씀 드렸죠? 다른 건 몰라도 크루원들이 떠나고 싶어 할 때까지 최대한 라온 크루는 제가 온 몸으로 방어하고 키울 거라고요. 제가 없어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대기업 스트리머로 만들 생각이라고."

맞다.

준혁은 저 말을 내뱉었고 단 한번도 어기는 것 없이 자신들을 이끌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이 분했다.

이제는 자신들이 정말 준혁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게 성장을 하게 되었는데 준혁이 모두를 위해서 자신의 전부를 받쳐버렸다.

"음, 그래서 말인데 라온 길드 관련으로 인해서 차기 콘텐츠 부분들은 세력의 독립으로 구분 지으면 어떨까 싶어요."

"뭐? 세력의 독립? 설마! 너 우리 보고 길드 나가서 길드 하라는 거야?"

"아뇨. 그런게 아니라 모회사 자회사 개념이에요."

"모회사 자회사?"

"모회사는 라온 길드, 자회사는 크루원들의 개별적인 세력."

굳이 왜 그래야 하냐는 식으로 모두가 쳐다 보았고 준혁은 상당히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라온 크루는 너무 비대해졌어요. 이것저것 통제 장치는 설치를 했지만 이게 어디까지 버틸지는 아무도 몰라요. 마스터 급 길드원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돼버리면… 사실 상 이제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그저 자체적인 길드 룰을 지키길 바랄 뿐이죠."

"그런데?"

"하지만 적어도 라온 크루원들이 각자 독립적인 세력을 내부적으로 구축을 하게 된다면 이게 좀 편안해져요. 대연맹 개념이라고 보면 되는 거죠. 그래서 길드 내에 좀 더 자신이 좋아하는 라온 크루 스트리머를 보유한 길드원들이 더 많이 생성하고 차후에 있을 춘추전국 시대를 대비해야죠."

춘추전국 시대라는 준혁의 이야기에 다들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듯 쳐다 보았다. 지금 당장에 여기 모인 이유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준혁의 사정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대화 주제가 이렇게 흘러가서 당황도 했고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한 채 준혁에게 이끌려가고 있었다.

"춘추전국 시대?"

"재수 없게 들릴 수 있지만 모험가 최강자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허세를 부린 것도 좀 있겠지만… 솔직히 그랜드 마스터라고 공개를 한 시점에서 마스터 200명 이상이 달라 붙어도 승리를 할 자신이 있었어요."

"음! 거대 전력이 사라졌구나. 억제기와 같은 역할을 하던……."

"그렇죠. 비정상적으로 높은 라온 크루의 성장속도로 인해서 우수한 익스퍼트 급 인재들을 필두로 이제는 마스터들도 120명 가까이가 나왔어요. 하지만 이 숫자는 곧 다른 길드들도 따라 잡을 겁니다. 5개 연합 정도가 된다면 비등한 숫자가 될 수도 있겠죠. 물론 일반 익스퍼트에 대한 차이는 있겠지만… 연합만 한다면 라온 길드를 압도할 수 있어요."

"그 존재들이 라온 길드의 자리를 노린다?"

"그렇죠. 라온 길드의 자리는 언제든지 빼앗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오래 명성이 가게 하고 싶어요.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잖아요?"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최고일 순 없다. 특히 스트리머라면 한 게임으로만 오래 진행한다는 것은 독과 같아서 2부 방송이 늘 필요했다.

노 젓기 바쁜 1부 콘텐츠인 히어로 크로니클을 적당히 한 뒤에 2부 방송으로 다양한 게임을 시도한 부분도 이와 같은 이유였다. 준혁이 반 강제적으로 진행한 것과 다름이 없지만 결론적으로는 확실히 옳은 선택이었다.

그래서 라온 길드가 최강의 길드에서 내려올 때가 온다는 것은 인지했지만 지금일 줄은 짐작도 못했다.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우리가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해요. 각자 세력을 나누면서 키우는 듯 하지만 콘텐츠 경쟁처럼 하는 거에요. 개인 콘텐츠도 하고 합방을 진행하듯 파티 사냥도 하고. 똑같아요. 단지 색을 좀 더 보이시라는 거죠."

"음. 그렇게 하면?"

"일단 라온 크루를 따라하는 길드들은 이게 뭐지? 하겠지만 따라 하다가 이내 곧 힘이 흐트러질 거에요. 라온 크루만큼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거든요."

"음. 그렇긴 하지."

"그리고 이렇게 해 놔야. 차후에 단체를 넘어선 국가적인 움직임을 방지할 수 있는 거에요."

"국가적인 움직임?"

그건 너무 과한 발언 아니냐는 식의 시선을 던졌지만 준혁의 눈은 한 없이 진지해서 다들 침을 꼴깍 삼켰다.

"작업장. 특정 국가들이 참 잘하죠. 시킬 사람들도 참 많아요. 뭐, 지금은 워낙 NPC들의 세력이 강맹하기 때문에 선을 못 넘는 상태고 라온 길드를 필두로 인터넷 방송인 길드들이 흥하는 시기라서 명문 길드라고 꼽히는 이들이 적은 상태지만,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거에요. 그러니까 최대한 이들의 탄생을 늦게 만들고 라온 길드가 적어도 1년은 정상에 더 있다가 천천히 내려왔으면 좋겠어요."

"… 너는 그런 걸 다 예상하고 계획하고 움직이는 거니? 준혁아."

"하다 보니 그렇게 되네요. 아는 것도 좀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이래저래 최우선적으로 할 일들이 많아졌어요. 최우선 앞에 최최우선, 최최최우선 이런 식으로 늘어나니까. 이걸 독단적으로 크루장이라고 진행을 하면 좋지 않으니 회의도 하고 조금은 강행도 해보고 그러면서 진행을 했죠."

생고생을 했을 준혁이 훤히 보였고 왜 건강이 나빠졌는지도 알 수 있었으며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 지은이 걱정하는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저런 생각들을 하고 오프라인 방송 활동도 하면서 일상 생활도 하고 또 온라인 인터넷 방송도 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지금 준혁이 제시한 것들을 따라가기도 바쁜데 저렇게까지 한다? 불가능한 이야기었다. 준혁은 정말로 라온 크루를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오랜 시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아마, 이번 일이 없었더라면 평생을 몰랐을 것이다.

"후우. 너한테 왜 숨겼느냐고 이야기를 하면서 뭐, 이유나 좀 알아 보려고 했는데 숙제만 한 가득 얻은 느낌이다."

"방학 숙제, 수행 평가 등등이 밀렸지만 아직 시간은 있어요. 뭐, 저도 게임 내에서 활동이 줄어드는 거지 오프라인에서 사라진 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지. 그래서 조금 마음이 놓인다. 우리 지금 얼굴봐라 다 벙찐 표정이지."

수습을 한다고 수습을 했지만 준혁의 설명에 다들 한 넋을 놓고 있었다.

"아무튼 그렇다고요. 대신에 오늘은 제가 이렇게 라온 크루 전부가 모였으니 좋은 곳에서 식사 대접할게요. 음, 혹시 소고기 못 드시는 분 계세요?"

"없지."

"그럼 가시죠. 가게를 저희만 쓰는 거라서 편안하게 이야기도 하면서 식사할 수 있어요."

"와, 진짜 준혁이 너 스케일은 못 따라잡겠다. 우린 절대로 널 떠날 생각도 없고 그러니까 얼른 다시 그랜드 마스터 찍어. 소고기 사주는 걸로는 택도 없다."

"알겠어요. 최선을 다할게요."

그렇게 준혁에게 무엇을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지만 준혁의 깊은 생각을 알 수 있었다는 것에 크루원들은 만족을 하면서 오랜만의 전체 회식을 가지면서 아쉬움을 털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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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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