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72화 (542/548)

572회

끝과 시작

[ 공지, 마계 강림.]

안녕하세요. 히어로 크로니클입니다.

종말의 군주 베히모스가 인디고님의 희생으로 인하여 모험가들 및 NPC들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며 전력 및 물자 보존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계는 중간계의 전력에 깜짝 놀라면서도 더욱 단단하고 강력한 침공을 할 예정입니다.

마계 침공은 현재 인 게임 내에서의 카운트 다운과 동일하며, 중간계에 (차원:마계)가 강림의 결과에 따라 모험가님들의 무대가 달라집니다.

부디 마계의 강림을 막아주세요.

PS. 추가의 말씀을 남깁니다.

현재 인디고님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인디고님과 해당 부분을 이야기 했고, 인디고님께서는 자신의 '선택'이며 무엇을 원하기에 선택한 것이 아님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어떠한 것도 요청하지 않으셨고 저희는 고민 끝에 이벤트가 해결되면 인디고님의 영지인 우르크 제국의 블루디카 영지 한정으로 영웅비를 심을 예정입니다.

영웅비를 처음 읽게 된다면 모든 능력치가 소폭 상승하고 중복 불가능한 24시간 짜리 버프가 적용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 * *

인디고라는 캐릭터가 사라진다는 것을 공개한 뒤, 준혁은 좀 더 편안하게 방송에 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을 찾아가 만나면서 라온 길드에 대한 부탁을 조심스레 전했으며 그들은 다시 새로운 존재로 만나게 될 준혁이지만, 그래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준혁의 결단은 신들도 보증할 정도의 숭고한 희생이었기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특히 예의 경우에는 블루디카에 터를 잡고 라온 길드를 봐주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으나, 아무래도 기르메쉬의 영토라서 찝찝할 수도 있으니 자주 방문을 해 달라는 것과 물의 정령들을 보호 해 달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신령수로 성장한 수도 있어서 뭐, 딱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기는 하지만 호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강자를 추가적인 보호자로 등록되자 절대 출입 금지 구역이 되었다.

허가된 존재가 아니라면 귀족법으로 인하여 최소 우르크 제국에서는 게임을 못하고 도망을 가야 하는데, 서대륙은 무조건 벗어나야 했다.

타 대륙으로 간다고 해도 호치가 아닌 용병일을 하는 예를 만날 경우에는 죽음에 이르는 상태가 된 뒤에 우르크 제국으로 끌려가 감옥살이를 해야 했는데, 사실 상 접는 것과 다름 없는 수준이었다.

이런 소소한(?) 일상들로 남은 시간을 채우고 결전의 날이 도래했다.

* * *

태양이 사라졌고 하늘에서 균열이 발생 되었다.

북대륙을 기반으로 하여 중해(4개 대륙의 중간 기점 바다)에 걸쳐서 남대륙까지 쭈욱 모습을 보였는데, 그 크기가 최소 2개 대륙 이상이었다.

마계가 강림한다는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 느낄 수 있는 정도였고 모험가들 역시 이게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진짜 자신들이 즐기는 세상이 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파악하며 이벤트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게임 내의 NPC들에 대한 두려움도 갖게 되는 계기였는데, 준 제국 급의 왕국은 대외적으로 강자라고 알려진 이들 외에도 엄청난 한 수들을 다 갖고 있었다.

해당 부분은 모험가가 어찌 할 수 없는 수준의 영역이었고 마스터들이 많아지면 전쟁을 통해서 나라를 세울 수 있다느니 없다느니 토론을 하던 이들의 입을 모두 닫게 만들었다.

특히 가장 두려움을 보인 것은 수 많은 드래곤들의 등장이었다.

말로만 듣던 드래곤들은 베히모스의 수준의 외적 크기를 보유했으며, 일반적으로 드래곤이라고 알려진 것보다 좀 더 난폭한 외형과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드래곤들이 마계가 초기에 등장할 때, 단체로 브레스를 내뿜어 버리니 마계의 대륙이 차원을 깨고 진입을 하는 순간에 그대로 증발 되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거대한 대륙을 증발 시킬 정도의 강력한 모습은 따라 잡을 수 없는 무엇이 있음을 직감하게 되었고 드래곤 슬레이어와 같은 이야기는 허황된 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저런 드래곤을 어떻게 이기냐는 의문을 가지면서 말이다.

이내 저런 드래곤들이 지원을 해주는 해당 이벤트는 분명 승리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전쟁을 시작했으며 숨겨진 강자들 역시 모습을 보이면서 활약을 했다.

이중 눈에 띄게 활약한 존재들이 있었으니 네크로맨서들로 마족의 시체를 언데드로 만들어 군단을 이루고 공격하게 하니 이이제이와 같았다.

문제는 아무래도 음지에 있는 계열이고 신성력 버프와는 맞지 않아서 유저들 자체가 고생을 한다는 점이며, 고위 마족이 있는 곳에는 지원을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급 ~ 상급 마족까지는 어떻게든 이들이 만든 언데드 마족들이 통제가 되지만 그 이상으로 가면 역으로 통제가 이뤄져 아군에게 독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러한 네크로맨서들의 활약으로 인해서 최전방은 탱커 역할을 할 존재들이 많아졌고 한결 더 안전한 싸움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마계 대륙이 40% 정도 전이 되었을 시점이었고 아직도 차원의 너머에서 마계 대륙은 넘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준혁은 한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

"다시 보니 반갑네. 잔챙이 수호자인 줄 알았는데, 수호자 이상의 존재가 되버린 케이스라니. 예상치 못했어."

"누구…지?"

"지나가는 마족인데. 뭐, 그냥 정원사 개념이라고 해두지 뭐."

"정원사?"

"아. 뭐, 저기 저 높은 분들과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마계라는 땅을 관리하는 입장이라서."

준혁은 이 발언을 통해서 루시퍼인가? 라는 생각을 가졌다.

"혹시~ 루시퍼라고 생각한다면. 오, 이런 그건 아니야. 루시퍼는 지금 마계 전이하여 중간계에 강림한다고 마지막 이성을 다 끌어다 쓰고 있거든. 음~ 아무래도 네가 베히모스의 종말을 제거한 탓에 루시퍼의 힘이 줄어든 부분도 있고 이런저런 변수가 나오니 예상보다 빨리 진행한 상태거든."

"… 그렇군. 운영진들이 내부에서 정보를 주는 이가 있다고 들었는데. 당신이었어."

"아~ 너는 운영진이라고 부르는 구나? 그들을. 음! 하긴 뭐, 관리하고 운영하는 입장이긴 하지. 적어도 작은 흐름은 비틀 수 있으니까. 맞는 말이네."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듯 좋아하는 그를 경계의 눈빛으로 쳐다 보았다. 어찌 되었든 그는 마족이었다.

"음, 이런. 경계의 눈빛이라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난 그저 인사를 하러 왔을 뿐이야. 벨페고르라고 불러주면 돼. 뭐, 마계의 군주 중 하나라는 귀찮은 직책이 있기는 한데… 그냥 내 영토에 박혀 있는 외톨이 은둔형 마족이라고 보면 될 것 같군."

괴팍한 소개에 당황함이 차올랐으나 준혁이 이렇게 홀로 활동하는 것은 루시퍼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나를 방해할 건가?"

"딱히. 나는 마계가 망하던 말던 별 신경도 안 써서. 어차피 여긴 망해버릴 수 밖에 없는 상태였으니까."

"뭐라고?"

"알고 있지? 인디고. 세계는 멸망하고 다시 창조되고 그 찌꺼기들이 마계가 된다는 것을."

"……."

"찌꺼기의 수명이 길어봤자 얼마나 길겠어? 그리고 근본이 다른 것들을 연결하며 붙인 대륙이 얼마나 대단할까? 정해진 운명이었지. 그걸 받아드리느냐 받아드리지 못하느냐의 차이가 지금의 이 사태랄까."

생존을 위한 침략임을 말하는 벨페고르를 향해서 준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이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루시퍼의 계획을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상황을 인지는 했지만 이해를 바라긴 무리다. 수 많은 이들이 마계를 대신해서 죽어줄 생각은 없으니까. 모험가들 역시 마찬가지고."

"알지~ 잘 알고 있지."

"그렇다면 보자고 한 이유는 뭐지?"

"네가 마계에 왔고 관리자인 나는 손님 맞이를 해주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해주면 되겠군. 무엇보다 한번 보고 싶었거든. 지키기 위해서 희생을 한다는 것은 숭고한 거니까. 두 숭고함의 격돌도 보고 싶고."

마계를 지키기 위해서 본인을 희생한 루시퍼와 중간계를 지키기 위해서 역시 본인을 희생한 인디고.

이 두 명의 격돌은 정말 흥미로울 것이라고 벨페고르는 생각했다.

루시퍼와의 거래 아닌 거래로 마계의 비호는 지킬 예정이지만 싸우겠다고 나서는 녀석들까지 지켜줄 생각은 없었다.

보호를 받고자 하는 이들은 받을 것이고 아닌 이들은 결국 목숨을 잃을 것이다. 여긴 마계가 아닌 중간계니까.

"악취미군."

"악취미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그래도 싸우기 싫어하는 마족들을 내가 나름 보호를 해주고 있기도 하고. 근데 그것만 하기에는 심심하잖아. 그래서 이렇게 와봤지. 안내를 해줄 생각도 있다고?"

벨페고르의 행동은 양아치 같은 느낌이 났지만 준혁은 그게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여겨졌다. 마치 허세를 부릴 때의 느낌도 적잖게 있었는데, 딱히 이런 것을 즐기지 않은 이가 일부러 행동하려는 듯 보였다.

"거짓말을 못하는 마족이라니."

"거짓말?"

"어색해. 네가 이유를 말하는데 눈은 웃는 듯하지만 냉철한 빛을 보였고 즐거운 듯 목소리를 내었지만 입꼬리는 굳었어.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시간을 끌기 위함이라면 거절하지. 나도 찾을 수 있거든. 루시퍼."

준혁의 발언에 벨페고르는 짐짓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헛웃음을 터트렸다.

"푸핫! 이것 참. 하긴 나도 이렇게 자유로운 중간계는 처음이니 들뜬 건가. 맞아 인디고. 자네의 말이 맞아. 그런 마음도 적잖게 있지. 후후. 근데 사실이기도 해. 누구의 숭고함이 더 대단할까."

"난 별로 숭고하지 않다. 그냥 소중한 것들이 망가지기 싫어하는 소시민이지. 영웅도 뭣도 아니다. 그냥 이게 최선이니까 하는 것이고."

"흠~ 그래? 뭐, 솔직한데? 그래서 종말의 기운을 받아들인 것인가? 루시퍼와 대적을 위해서? 베히모스의 힘이 넘어간 것 같은데. 뭔가 더 있기도 하고."

"그럴지도."

"부정도 안 하네?"

"그런 것을 할 시간도 이유도 없지."

마계에 진입하기 전, 드래곤 로드와의 만남을 떠올리면서 준혁은 마음을 굳게 다짐했다. 무조건 루시퍼를 이긴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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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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