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회
끝과 시작
한 번의 도약으로 수십 미터는 가볍게 날아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길의 끝에 있는 루시퍼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점점 특정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존재감이 이 길을 향해 달려 갈수록 느껴지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믿고 달릴 수 있었다.
쿠르르-
"음?"
준혁은 달리던 도중에 갑자기 벨페고르가 만든 길이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는데, 단순히 금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살피니 땅 전체에 균열이 오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진? 아니지… 붕괴인가."
마계 대륙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더니 전이를 하면서 그 속도가 더 가속화된 듯 싶었다.
그리고 이런 속도를 계산했을 때…
"루시퍼도 곧 제대로 된 전투 태세의 모습을 보이겠지."
자신의 방송을 켜지 않아서 제대로 된 정보는 얻지 못해도 인게임 내에서 북어형의 방송을 비롯해서 다른 크루원들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챙겨보고 있기에 외부 전황을 체크 할 수는 있었다.
- 북대륙 항구 도시 밀리기 시작한답니다! 북대륙 지원 가야 합니다!
- 남대륙 쪽에 지원 가신 분들 어느 정도 마감되면 북대륙으로 이동하세요!
- 귀족 급, 군주 급 마족 조심하세요! 우리는 상대가 안되니 일단 한방 기술로 조금이라도 타격 주는 것이 집중합시다!
- 젠장! 장비 파괴 조심하세요! 이 자식들 내구력 깎는 브레이크 계열 마법 활용합니다! 웨폰, 아머 브레이크 걸리면 내구도 20% 깎여요!
- 와! 방어구 풀 5강, 장신구 4강인데 한 방에 피 70% 깎이네. 정타면 즉사라는 거 아니야? 귀족급 살벌하네요.
- 남대륙 길드 연맹 20% 이상 다들 죽었다고 합니다. 최대한 버티면서 병력 손실 최소화 시키세요!
밖도 꽤 살벌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난리도 아니었고 이런저런 상황을 살폈을 때 전체 모험가들 중 30% 정도는 죽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다.
'연맹 소속으로 20%면 일반 길드 및 길드 없는 모험가들의 경우를 따졌을 때 충분히 30%는 된다. 저레벨 모험가들이 많을 테니까.'
고기 방패가 돼도 참여를 하겠다며 들어온 모험가들이 운영진의 설명으로 모험가 비중의 60% 정도가 된다고 했다.
이들은 80레벨 ~ 익스퍼트 초급 정도 수준이 많았는데 실제로 일반 몬스터에게 죽을 수도 있는 이들이었다.
'드래곤들은 마계 대륙의 증발 위주로 진행을 하고 있고… 모험가들을 육고기 방패 기존의 NPC들이 마족의 고귀 개체군을 제거 해야 하는데… 부디 별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바람과 달리 북어형이 있는 곳도 강력한 귀족급 마족들이 설치고 다니는 바람에 피해가 상당한 것을 보면서 확실히 이런 난동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는 루시퍼를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생존을 위한 침략이라고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그냥 침략일 뿐이다.
그렇게 체크를 하면서 부지런히 또 달리며 황폐한 마계의 상황을 보면서 뭔가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들었다.
'현대 건축물, 동·서양의 고전 건축물들까지 다 여기저기 섞인… 그런 느낌인데. 저런 건 타워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기묘했다. 온갖 세계가 섞였다고 하더니 정말 마계가 주는 느낌은 색다로웠다.
'침공이 아니라 우리가 원정 레이드 가는 거였다면… 몰라도 이런 감정은 지금 사치이려나.'
그래도 저런 걸 담아둬야 나중에 영상 편집으로 활용이 가능하니 준혁은 최대한 저런 마계 내부의 풍경을 녹화 하면서 다시금 길을 달렸다.
'마계 심층부는 나 밖에 없을테니 적당히 조절하면 2주는 풀 수 있을 것이고… 보여줄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다 보여주게 된다면…4주까지 버틸 분량이 나올 수 있을 거야. 정말 인디고라는 캐릭터의 끝에 도달해 가는 구나.'
루시퍼를 향해 다가가면 갈수록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고 준혁은 어느 순간 얼만큼 달렸다는 것도 잊은 채 계속 달리다가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짓누르려는 기운과 모든 것을 파괴할 것 같은 기운이 강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착을 한 것인가?'
심호흡을 다시 씩씩하게 발을 내딛으며 달리기 시작하니 10km 정도 갔을 때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수정체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키메라와 같은 기이한 존재가 있었는데 준혁은 그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루시퍼?"
- 오랜 만이군.
"역시… 그때 숲에서 만난 존재는 당신이었나."
- 확인하고 싶었으니까
블루디카를 마계화를 시키려고 했었을 때 만난 마족의 얼굴이 조금 남아 있었기에 준혁은 간신히 알아 볼 수 있었다.
"음… 그때와는 좀 다르군."
- 구원을 위해서 희생을 할 뿐이다. 그대처럼. 그대 역시 무한의 삶을 보장 받은 모험가이지만 유한함을 받아 들이지 않았는가?
"… 뭐, 이런저런 이유가 있으니까."
- 수호자여. 그대들은 유희를 위해 이곳에 온다. 하지만… 우리는 생존을 위해 이곳에서 살아간다. 그대들의 '레벨'이라는 것을 위해 우리는 죽어간다. 살생이 정당화된 것이 정상인가?
루시퍼의 이야기는 확실히 맞는 말이지만 준혁은 전혀 흔들림 없이 말했다.
"물론 안되는 말이지. 하지만 말이야… 네 말은 극한의 모순이다. 몬스터를 만든 것도 마족이지 않은가? 마계의 기원은 신들이라고 해도… 몬스터의 기원은 너희들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곳은 중간계도 동일하지. 생존을 위한 전투라고 한다면 이곳이 더 절박해. 너흰 살만큼 살고 스스로 무너져 내려 멸망의 길에 도달한 거지만 중간계는 멀쩡한 상태에서 너희에게 침공을 받은 건데 말이야."
- … 그렇군. 결국 전투 외에는 없는 것인가.
"그렇다는 이야기지."
- 후우… 어쩔 수 없지. 이런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배려를 받았기에 가능한 것이니… 너로 인해서 이미 내 계획은 모두 뒤틀어졌다. 드래곤들의 업도… 그 이상의 것들도 모두.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루시퍼를 향해서 준혁은 검을 뽑아 들었고 루시퍼는 수정체 내에서 주먹을 불끈 쥐니 강력한 폭발과 함께 수정체가 여기저기 흩날렸다.
하지만 준혁의 앞에는 검회색 기류가 나와 그것들을 모두 막아 내었고 준혁은 검을 뽑아 들었다.
루시퍼 역시 준혁의 꺼낸 검을 보면서 긴 한숨과 함께 마계의 주변 풍경을 본 뒤에 말했다.
"결착을 내도록 하지."
"빠르게 이겨주도록 하겠어. 내가 좀 급해서."
* * *
[ 넥스트TV 스트리머 인디고, 임지은 양과 비밀 결혼식 올려.]
[ 강준혁, 임지은 제주도 백제 호텔에서 결혼. 취재 불가에 아쉬움 쏟아져.]
[ 아이돌 스타 및 연예인들 백제 호텔 총 출동. 그런데 임지은이 아닌 강준혁의 손님이라고?]
[ 강준혁, 임지은… 이미 법적으로는 부부된 지 오래. 결혼식이 늦어진 이유는?]
[ 임지은 SNS를 통해서 결혼식 사진 및 영상 공개.]
[ 임지은의 부케를 받은 사람은 스트리머 냥냥소녀(구은별)양.]
[ 스트리머 인디고는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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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혁(스트리머 인디고) SNS를 통해서 대박 글 남겨.]
안녕하세요. 강준혁입니다.
마계 전이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막고 난 뒤에, 캐릭터 소멸이 이루어지고 정말 오랜 만에 이렇게 SNS을 통해서 글을 남기네요.
오프라인 방송 활동, U튜브, 넥스트TV 생방송 등으로 찾아 뵙기는 했지만 해당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아서 많은 궁금함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벤트가 끝나고 캐릭터 소멸을 하고 난 뒤에…
저는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싱숭생숭한 기분도 있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이라는 것을 앞두고 있었기에 여기에 집중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방송도 주 4일로 바꾸고 결혼 관련 준비에 힘을 썼습니다.
덕분에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결혼식도 무사히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음, 결혼식이 끝난 뒤에도 이런저런 상의를 했습니다.
현재와 나아갈 미래 등등 다양한 것들을 논의했고 방송을 지금처럼 게임 방송으로 주 4일로 고정을 하고 격주로 토, 일은 V LOG 촬영 형식으로 대한민국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방송도 게임 방송 외에는 라온 크루 전원이 하차를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Tv J측에도 라온 크루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으며, 좋게 받아주셨습니다. 그래도 게스트로는 종종 나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 방송: 4일(월, 화, 수, 목)
휴 식 : 금요일
V LOG : 격 주 2일(토, 일)
기본적으로 이렇게 진행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임 방송은 5시간 방송을 할 예정이며 대부분 양질의 인디 게임들을 진행하고 기존 게임들을 하는데 주력할 것 같습니다.
방송 시간이 줄어든 이유는…….
음, 여러분들과 만나기 위해서 부지런히 무엇을 해야 하기 때문임을 이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방패 전사를 탈피하고 이제는 새로운 직업으로 여러분 앞에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것저것 준비한 것들이 많으니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종종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오게 된다면 그때마다 한 번씩, 여러분께 새로운 모습을 소개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길게 걸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하지 않을 뿐이지 U튜브로는 육성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을 할 예정이며 빠르지만 알차게 성장하는 모습을 선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떴다! 드디어 떴다! 히어로 크로니클 복귀 떴다!!!
└ 믿고 있었다고 줴에엔장!!
└ 드디어 복귀하는 거냐고!!
- 아아.ㅠㅠ 대장 방송 시간이 넘 적지만 어쩔 수 없지. 복귀를 위한 준비니까!
└ 드디어 다시! 우리의 대장을!!
└ 크으. 루시퍼와 전투 장면만 100번 넘게 보고 있다고!!
└ ㅠㅠ 나도 그랭
- 결혼 축하 드립니다. 대장!
- 으아아! 드디어!! 아아, 방송 시간이 짧아도 너무 짧지만 다 이해한다고!
└ 아앗. 라온 길드에서 육성을 하시지. ㅠㅠ 너무행
└ 트리톤 오십시오! 대장! 어디 가십니까
└ 한적한 시골이라닛!
└ 꼬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걸.
└ 꼬장하면 전대륙 척살급 아님?
- 복귀! 복귀! 복귀! 복귀! 복귀!
- 영웅의 복귀다!
└ 쯔아아아. 너무 좋고!
- 아이디 공개 좀 해주시지.ㅠ 직업도 그렇고.
└ 어느 정도 되셔야 공개 할 듯. 글에도 써 놓으신 것 처럼.
└ 어느 정도가 어느 정도징.
└ 최소 익스퍼트?
└ ㄷㄷ
- 빠른 성장 가능함. 골드나 이런 부분이 넉넉하니까 기술서를 진짜 다 끌어서 살 수 있음. 메인이든 서브든. 뭐든. ㄷㄷ 그것만 해도 이미 엄청 빠른 성장할 각이 눈에 보임
└ 이거 리얼. ㄷ
└ 능력치 고자되지 않음? 그렇게 키우면.
└ 기술서로 배워서 대박 행진 터트리면서 가면 그런 것 없음. 대연맹 중에서 캐나다에 사는 핵금수저가 그렇게 키웠잖슴. 능력치 총합 평균 12가 높음.
└ ㄷㄷㄷ 핵금수저.
"되게 좋아한다. 다들. 루시퍼 이야기도 많고."
"그러게."
"이미 키우고 있었으면서."
"뭐, 이래야 착각을 하지. 꼬장들 생길까 봐 그랬어."
"아무튼 쉬는 시간이 많아져서 다행이네."
"그럼 당연하지.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자."
"응! 좋아. 헤헤."
준혁은 밝게 웃는 지은의 손을 꼬옥 잡으면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시선은 모니터 화면으로 향했고 루시퍼와의 결전을 떠올렸다.
한 편의 거대한 사기극과 같은 결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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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