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화 (2/548)

<-- 나는 돌아왔다. -->

"준혁아. 방학이라고 이렇게 잠만 잘래? 어서 일어나. 해가 벌써 중천이다. 밥 다 식어."

그리운 어머니의 목소리에 준혁은 잠시 몸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어휴, 나 오늘 일 없어."

"알고 있거든? 방학이니 일이 없지. 학생이 공부를 일이라고 하고. 잘~ 한다. 어서 안 일어날래? 게으름 피우지 말고."

찰싹

자신의 엉덩이를 맘스 터치로 시원하게 타격을 하신 어머니의 손길에 준혁은 고통과 함께 번쩍 눈을 뜨면서 어머니를 쳐다 보았다.

"응?"

"엉덩이를 한 대 때리니 정신이 들어? 엄마 일 나가니까 밥 다 먹고 그릇은 싱크대에 물 받아서 넣어 놔. 알았지?"

"어? 엄마… 왜 이렇게 저, 젊어요?"

"응? 푸훗. 이 녀석이 잠에서 깨고 나니까 능글 맞은 소리를 하네? 알았어. 그렇지 않아도 엄마가 밤에 치킨이라도 사 먹으라고 2만 원 테이블에 올려 놨으니까. 늦을 것 같네."

"어? 어어… 그. 그렇지. 응."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준혁을 보면서 준혁의 엄마인 이정미는 손을 쭉 뻗어 준혁의 이마에 손을 갖다 데었다.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응? 어어. 괘, 괜찮아요."

"그래? 음. 아프면 말해. 괜히 앓지 말고. 아빠가 아직 출장 중이라서 너 혼자라서 아프면 괜히 엄마 신경 쓰이니까."

"아니야. 안 아파. 응. 괜찮아."

준혁은 자신의 안색을 요리조리 더 살피더니 이내 안심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지금의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도통 짐작이 되지 않았지만 일단 어머니가 출근을 하시고 난 뒤에 생각 정리를 해보자고 여겼다.

"혹시 모르니까 엄마가 만 원 더 두고 갈게. 아프다 싶으면 병원 가?"

"어? 어. 알겠어. 걱정 마."

"그래. 그럼 엄마 간다."

"네. 잘 다녀 오세요."

자신의 인사와 함께 시계를 슬쩍 보시고는 바삐 집을 나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쳐다 보다가 어머니가 출근을 하시자마자 조심스레 자신의 침대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거울을 살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얼굴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뭐… 야? 이게? 무, 무슨 일이야!?"

자신은 지금 고등학생 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 뿐만 아니라 어머니까지 모두 말이다.

자신의 방 창문을 열고 밖을 쳐다 보았고 옷장의 옷들과 책상 등을 비롯해서 컴퓨터를 부팅 하여 인터넷의 환경까지 모든 것을 체크해 보았지만 결론은…

자신이 지금 과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게 말이 돼? 아니면 내가 그 거지 같은 꿈을 꿨다는 거야? 뭐야? 이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머리를 헝크러트린 강준혁은 자신이 방송을 처음 시작했던 플랫폼에 들어갔다.

넥스트TV

한국에서 시작을 한 플랫폼이지만 유럽 시장을 선점하고 미국을 비롯해 서구권까지 집어 삼킨 거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아직은 한국 시장에서 막 성장을 하던 시기였다.

그래도 양질의 송출 환경과 스트리머를 생각하는 여러가지 시스템 적인 부분들로 인해서 처음 방송을 시작하거나 혹은 게임 화면을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을 신경 쓰는 실력 있는 프로 방송인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롱 모델로 삼았던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도 넥스트TV에서 시작하고 자신이 나가 떨어지는 그 순간에도 꾸준히 방송을 하고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시청자 수가… 확실히 1500명 언저리… 음. 이때는 이것만 해도 대기업 소리를 듣던 수준이기는 했지.'

다른 스트리머들의 시청자 수 현황들도 체크를 해보니 더욱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방송을 접었던 사람들도… 방송을 하고 있어.'

생활고에 시달려서 방송을 접었던 이들도 방송을 아주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것을 확인을 하고 나니 지금 자신의 상황이 빠르게 납득이 되었다.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현재의 상황을 받아드리기는 했다.

결론적으로 자신에게는 이게 나쁘지 않은 기회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고 말이다.

"그나저나 나도 상황을 이해 한답시고 가장 먼저 본 게… 인터넷 방송 현황이라니. 마음 정리를 어느 정도 했다고 여겼는데… 아직 멀었네."

괜찮은 척 그렇게 지냈지만 결국엔 울컥한 마음에 소주를 마시러 포차를 갔고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과거로 돌아왔다.

"그래. 라온을 다시 한번 잘 세워보자. 정말 제대로."

몸을 키운다고 인성과 관련된 부분을 배제하고 그저 재능 좋고 입담만 좋으면 마구잡이로 받아드린 격도 있어서 이런 부분도 신경을 쓰면서 조금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 내가 과거에 잘못했던 부분들을 적어 보자. 적고… 잊지 않도록 해야지."

방송 초창기에 확실히 싸우지 않아도 되는 이들과 싸운 적도 많았고 이것저것 비판도 꽤 가했다. 외모를 슬쩍 돌려 까는 말도 종종 하면서 무시를 하기도 했는데 쓰다 보니까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뒤에서 칼이 꽂힌 것도 이해가 되었다.

"적을… 엄청 만들었네. 적을……."

방송 일을 강제적으로 그만 두고 이런저런 사회 생활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들이 있는 지라 자신에게 생긴 크고 작은 논란들을 적어 보니 고소를 당하지 않은게 정말 천만 다행인 수준이었다.

"중반 이후에는… 그래도 좀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아니구나. 쩝."

머리를 벅벅 긁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올라온 것을 숨기면서 차후에 자신이 이런 마음의 빚을 꼭 갚기로 했다. 이번에는 이들과 부딪힐 생각도 없고… 되려 도움을 줄 생각이니 말이다.

'이런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분명 제대로 한번 다시 살아보라는 그런 뜻이니… 모든 것을 반성하고 꼼꼼하게 살피고 깊이 생각하면서 방송을 하자. 살짝 노잼 방송이 될 수도 있지만 소통으로… 이겨내고 한번 해보는 거야.'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자신은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잡았다면 열심히 하면 된다. 강제적으로 인터넷 방송 생활을 접고 난 뒤에 사회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기회가 있을 땐,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준혁은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나갈 자신의 인터넷 방송 인생과 함께 다시 한번 라온이라는 크루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기존에 만들었던 라온이라는 크루의 성향이 아니라 이번에 새롭게 라온을 만든다면 좀 더 건강하고 친숙한 이미지로 만들고 싶었다. 말 그대로 즐겁게… 즐겁게 모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방송 말이다.

"차근차근 정석대로 나아가자."

* * *

새로운 라온 크루를 만들자고 다짐을 하면서 강준혁은 자신의 현 상태들을 하나, 둘 점검을 해나갔다.

현재의 자신의 게임 실력 및 보유 하고 있는 금액이나 기타 장비들에 대한 부분까지 말이다.

"컴퓨터는… 아직 구매를 한 상태는 아니었구나. 지금에서 살폈는데 똥컴 그 자체네."

컴퓨터 사양이 그리 좋지 않아서 시청자 수가 100명 이상이 되었을 때, 화면 송출에 렉도 생기고 방이 터지는 경우도 있어서 할 수 있는 게임이 초기에는 고전 게임류들이 참 많았었던 걸로 기억했다.

"꾸역, 꾸역 모은 돈으로 컴퓨터를 바꿨는데… 그러고 보니까 호구처럼 당하기도 했고."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컴퓨터를 바꾼 뒤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무려 180만 원 상당의 돈을 주고 바꾼 컴퓨터가 80만 원 수준의 컴퓨터랑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열이 받았지만 현금 결제로 할 시에 10만 원을 할인해 준다는 말에 현금 결제를 했고 그 덕에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

뭐, 나중에 자신이 성장을 하고 난 뒤에는 본인의 행동들이 제 발이 저렸는지 이것저것 미안하다면서 후원으로 2배에 가까운 금액을 내기에 그냥 넘겼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정말 인기가 있다면 왕이 되는 구나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좀 더 오만해진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내가 부품 구해서 산다. 직구로 미개봉 된 걸로… 가성비 좋다고 암 걸리는 것도 달지 않을 거고. 그러니까… 돈이 102만 원 있네. 아니다. 오늘 3만 원을 받았으니 105만 원 있는거고… 음.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는데? 기타 방송 물품까지 생각하면 많이 모자라기는 하네. 음."

일용직 사무실로 가서 15일 정도만 부지런히 하면 고사양의 방송용 컴퓨터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자금이 모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덤으로 중저가의 방송 물품도 구매를 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지금 체력이… 되려나. 뭐, 나름의 짬밥으로 커버를 한다고 하면 되기는 하지만… 음. 싹싹하게 행동하고 잘 봐줘서 뽑아 주려나?"

그것도 아니라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전단지 아르바이트 등도 있겠지만… 확실히 보수도 좋고 밥도 잘 챙겨주고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다 년간 몸을 담은 건설 현장에서 하는 노동이었다.

현장으로 가게 된다면 잡부 역할 정도를 할 건데 바닥을 깔끔하게 치우고 자재를 잘 정리만 해둬도 자금을 모으는데 무난할 것으로 예상을 했다.

"일단, 알아보기나 하자. 당장 내일부터 나간다는 생각으로… 아니다. 게임 아이템을 정리를 해볼까?"

자신이 갖고 있는 게임 아이템을 정리를 해도 현재 최소 60만 원 이상은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수수료를 떼고 160만 원 정도가 되겠지만… 생각을 해보니 결론적으로는 하책이었다.

"당장에 보여줄 수 있는게 없지. 메인으로 밀고 갈 상품이 아이템을 판매할 게임인데."

아직 히어로 크로니클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니 메인 상품이 될 것들이 필요하기는 했다.

'뭐, 팔기는 해도 어떻게 비빌 수 있는 컨텐츠를 뽑기는 할 수 있기는 한데. 차후 레이드나 성장 과정을 생각하면 일단 고민을 해봐야겠네.'

아이템 정리는 일단 보류를 한 뒤에 강준혁은 인력 사무소를 찾아 검색을 했다.

자신이 다니던 곳은 다른 지역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에 일단 인력 사무소 평이 괜찮은 곳을 찾아서 가는 것이 제일 무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평도 좋은 인력 사무소를 찾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 부모님 동의가 필요하구나."

아직 미성년자인 자신은 일을 하기 위해서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했던 것이다.

"으아! 젠장. 내 나이를 생각하지 못 하다니."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인터넷 창을 닫은 준혁은 침대에 몸을 날려 버둥거리면서 꼼꼼히 살피고 생각하자고 했던 자신의 말을 바로 지키지도 못하는 자신의 한심함을 반성하면서 이내 결정을 내렸다.

"보류했던 거 취소. 컴퓨터 사양을 좀 낮추고 기본 템 정도만 두를 수 있는 여유 자금을 만들어 놓자. 방송 열심히 해서 좋게 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로 좀 버텨 보고."

차후에 용돈이랑 방송을 통해서 얻는 작은 수익도 방송 장비에 모두 투자를 하게 된다면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 이게 최선이다. 어차피 그리고 지금은… 방송에 올 인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잖아? 학업 문제도 있을 거고……."

방송을 하는 것도 좋은데 학업 성적이 너무 떨어지게 된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이기에 이 부분도 적당히 살펴야 했다.

"그나저나… 내가 공부 잘 할 수 있으려나. 교과서… 한번 들여다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어쩌면 지금은 공부에 대한 부분을 살피는 것이 옳을 수도 있겠다 싶어 준혁은 조심스레 자신의 책상에 있는 교과서를 펼쳤다.

그리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검은 건 글씨요… 흰 것은 종이로구나. 망했다. 진짜 공부 해야 되는 상황이잖아!?"

심지어 자신이 펼쳤던 것이 중학교 교과서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등골까지 서늘했다.

전교 1등, 반 1등을 하라고 부모님은 이야기를 하시지 않았다. 적어도 중간 이상 정도의 상위권을 유지하셨으면 했다.

그렇기에 자신은 방송도 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태로 만약 방송을 시작한다?

분명한 자폭이었으며 강현은 정말 위기의식을 느끼며 자신의 굳은 머리를 깨우기 위한 기초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 인터넷 강의가 필요하다."

일단 중학교 시절의 기초부터 쌓고 넘어가지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템 정리네 컴퓨터를 구매를 하겠네 이런 것들을 모두 뒤로 한 채, 공부에 집중을 했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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