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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진 포부를 시청자들에게 보인 이후, 준혁의 방송은 승승장구를 했다.
약속대로 메인 구독을 한 이들에게 이야기를 한 것처럼 이모티콘 관련을 해서 꽤 질 높은 수준의 작품으로 10개를 선보였다.
손수 만들었다는 것을 입증할 작업 과정까지 선보이면서 괜한 말 나오는 것을 사전에 잘랐고 준혁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프로그램 사태에 대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냥 준혁에 대한 방송 재능을 인정한다는 채팅으로 깔끔히 마무리를 지었다.
팔방미인처럼 여기, 저기 재주를 보이는 준혁은 당연히 화제의 인물로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넥스트TV의 메인 클립에 계속 모습을 드러내며 제대로 성장에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성장을 하면서 아쉬운 말들도 나왔는데 아무래도 방송을 장시간으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방송 일자도 상황에 따라 주 4일 혹은 주 5일 수준이며 평균 방송 시간은 4시 30분 정도였고 긴 방송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서 그냥 방송을 많이 보지 못한 자들의 아쉬운 토로였을 뿐이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방송을 성장 시키고 자신의 본분에 맞는 학업도 꾸준히 하면서 준혁은 달라진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과거로 돌아온 자신에 대한 아주 진지한 생각 말이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 자신은 아주 긴 시간을 철저하게 설계를 당해서 거의 모든 것을 잃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방송을 다시 한다는 것조차 생각할 수도 없게 말이다.
방송을 하지 못한다는 괴로움보다 아들이 하지도 범죄의 낙인이 찍혔다는 것에 슬퍼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게 정말 더 화가 났다. 하지만 치밀한 설계에 자신은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며 결론은 그렇게 무너졌다.
부모님께서 자신을 끝까지 믿고 놓지 않으셨기에 살아가기 위해서 육체의 피로가 극심한 일을 하며 녹초가 되어 잠이 들게 만들었고 그 삶을 반복하다 보니 무덤덤하게 세상을 살았다.
그리고 우연찮게 본 방송으로 인해서 다시 끌어 오르는 울화를 참기 위해 포차에 들렸고 이렇게 과거로 왔다
믿을 수 없는 기적의 발현은 신이 자신에게 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기회를 통해 부모님에게 더 멋진 아들이 되고 더 대단한 인터넷 스트리머로 성장하여 복수도 완벽하게 하고자 했다. 그게 과거로 돌아온 뒤 계획했던 큰 그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컨트롤이 조금은 덜 필요한 고전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으며 그들의 고민을 듣고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복수를 한다…
누구에게?
나를 나락으로 밀어 붙였던 녀석들에게.
여기까지 맥락은 같으나… 추가적으로 자신이 성장함에 따라 더 붙여진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녀석들이 그때와는 다른 길을 걷는 나에게 접근할까?
내가 굳이 녀석들에게 접근을 해야 하나?
만약 접근을 해야 한다면 내가 분노를 표하지 않을까?
회귀 전에는 분명 일어난 일로 확정적인 사건이었지만 과거로 회귀를 하고 난 뒤에는 이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가능성일 뿐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크루 창설을 늦게 한다면 더더욱 일어날 확률이 줄어드는 그런… 가능성 말이다.
거기에 준혁은 추가적으로 든 의문이 있었다.
라온 크루에서 녀석들은 집중적으로 자신만 타격했다. 물론, 다른 녀석들도 떨어져 나가긴 했으나 자신처럼 시끄럽게 떠드는 사건이 없었다.
더군다나 그 사건을 다시 떠올려 보자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정리가 된 놈들도 있었으니… 자신과 같이 당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 지금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생각 끝에 든 의문… 왜 나만 그렇게 만들었을까? 라고 하는 생각이었다.
딱히 문제 없이 크루를 이끌었다고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모든 악행들을 나에게 집중포화 시켰다.
라온 크루에서 자신 말고도 영향력이 큰 녀석들이 3명이나 더 있었는데 녀석들도 처음엔 자신의 편을 들었다가 증거들이 속출한 끝에 중립으로 돌아섰다.
녀석들과 짜서 자신을 찍은 것인가? 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법적 공방이 오가는 상황에서 녀석들이 보인 자세를 보자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왜 나만 찍어내려고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이 의문은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은 과거로 돌아왔고 그 일은 발생되지 않았으며… 앞으로의 행보를 떠올리자면 발생되지 않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복수는 어떠한 의미인가."
화가 난다.
복수의 대상이 현실에 확실히 실존해 있다.
그런데 녀석은 그 일을 모른다. 애초에 알 리도 없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은 행동을 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방송을 하고 학업을 병행하면서 계속 있다가 이내 답을 얻었다.
"녀석들이 접근을 해오면… 그것대로 조심스레 내가 준비를 한 것들을 펼치면 되고 접근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접근을 하는지 확인을 하면서 녀석들을 감시해보자."
검은 머리 짐승은 믿어서 안되는 것이기에 자신이 그들이 인터넷 방송이라는 곳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자신에게 보인 그런 행동을 하는 순간, 역으로 준비한 증거들을 이용하여 철저하게 물어 뜯고 몰락 시키자고 생각했다.
만약…
평범하게 그냥 지낸다면?
자신이 그들을 외면하면서 지내면 되는 것이었다. 분명 녀석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고 줘 패고 싶겠지만… 지금의 그들은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존재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회귀를 하고 자신의 미래 설계를 준비하면서 준혁은 좀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갑게 있으라는 그 말이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방송을 통해서 자신을 성장 시킨 준혁은 방송에서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주는 연륜을 만들어 내었는데 덕분에 시청자들이 종종 장난이지만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방송 시작 전에 치는 채팅이나 혹은 방송 화면 송출 종료 이후에 잠깐 시청자들과 나누는 짤막한 채팅 이야기 타임에서 말이다.
▷행복냥이: 인디고냥! 정말로 고1이냥? 나랑 동갑인 거냥?
▶인디고: 동갑 맞습니다.
▷행복냥이: 믿을 수가 없다냥! 완전 어른같다냥!
▶인디고: 애늙은이 소리를 많이 듣지만 사실입니다. 슬플 뿐입니다.
▷서리: ㅋㅋ 냥이님 같은 생간 나만 하는 게 아니었넵.
▷유동닉 1호기: 나이에 대해서 믿을 수 없다 이 말이야!
▶인디고: 다음 주에 기말고사 입니다. 그래서 방송 4일 밖에 못해요.
▷U툽센세케이: 에엥!? 다음 주 방송 4일 밖에 안한다고!? 그럴리가!?
▶인디고: 공지를 ㅠㅠ 이미 해 놓았던 것인데요!? 성적이 좋아야 저도 즐겁게 방송을 할 수 있으니까요.
▷방심왕: 나의 스트리머여! 그대의 성적은 어떠한 가?
▶인디고: 중간 고사 때, 전교 석차 30위 순에 있었어요.
▷방심왕: 문무(文武)를 동시에! 이건 사기 캐가 아닌가?
▷행복냥이: 거, 거짓말 하지 마라냥! 고, 공부도 잘한 것이냥?!
▷서리: … 거짓말이죠?
자신의 나이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던 중에 성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솔직하게 대답을 해줬는데 믿지 못하는 시청자들에게 준혁은 이번 기말 고사를 내심 준비를 잘했기에 덤덤한 표정으로 답변을 쳐줬다.
▶인디고: 못해도 반에서 10등 안의 성적은 유지하자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내심 이것저것 타이트하게 잘 준비를 한 부분이 있어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네요. 방송 때문에 공부를 못한 부분도 있으니까 오를 것 같지는 않아서.
이런 준혁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세상은 재능충(재능이 넘치는 이들)만 살아남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동갑의 나이 때문에 내심 학업 관련으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행복냥이라는 시청자와 중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동생과 같은 서리라는 시청자가 특히 더 세상은 썩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뭐, 이런 채팅에 준혁은 기름을 슬쩍 부었다.
▶인디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고 교육방송의 인강을 보면 충분히 성적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은 막고 때리고… 피하고 때리면 승리를 하게 됩니다. 참… 쉽죠? 오늘 방송 봐주시느라 수고하셨고요. 저는 다음에 더 알찬 방송을 준비해서 오겠습니다.
기름을 붓고 도망을 가는 마무리 멘트까지 치니 채팅창은 거짓말처럼 활활 타올랐지만 준혁은 자신의 아이디를 로그아웃하고 즐겁게 손님 화면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채팅창을 구경할 뿐이었다.
▷행복냥이: 용서 할 수 없다냥! 재능충이 재능을 자랑하다니냥!
▷서리: …활활 타오르네요. 후후. 활활 곧 중2병이 오는 저에게 이런 기름을!
▷방심왕: 스트리머여… 도망을 간 것이냐. 탁월한 선택인 것 같구나.
▷유동닉 1호기: 이 맛에 이 방송 보는 거지. 껄껄껄
▷검은불꽃매니아: 돌아오면 검은 불꽃 처음 노다이 미션 시켜야 함. -_- 죽으면 계속 시라니오 1부터 다시 도전. 헬 난이도로!
▷내안의흑염룡: 그러고 보니 검은 불꽃 시나리오 5에서 ㅋ 어머니 등장으로 죽은 거 되게 웃겼는데. 노다이 미션 깨지고 방장 멘탈도 와장창 되고. 개꿀잼.
▷행복냥이: 갑자기 검은 불꽃 이야기냥? 지금 헬 시라니오 12니까 시험 끝나면 16까지 하루만에 다 가게 해야 한다냥! 그러면 복수가 되는 것이다냥!
▷내안의흑염룡: 근데 햄복냥이님은 대협이랑 동갑이면 같은 기말고사 기간 아님?
▷행복냥이: 캬오오! 언젠가 냥냥 펀치를 제대로 먹일 것이다냥! 그리고 시청자 닉 풀네임 언급 1주일 채팅 금지다냥! 복수로 신고할꺼다 냥!
▷내안의흑염룡: 푸훗. 어리석군. 행이 아니라 햄복냥이라고 말을 했으니 아니다냥. 캬캬캬 그 규칙도 모를 것 같 냐아아앙? 기말을 치뤄야 하는 학생냐아앙?
▷행복냥이: … 세상은 썩었다냥. 가겠다냥.
남은 자들의 만담이 20분 정도 쭉 이어지고 난 뒤에 채팅창은 조용해졌고 마지막으로 채팅이 올라왔다.
▷개의신: (코 쓰윽)완전 개판인데?
꼭 이 멘트를 치기 위해서 기다리는 시청자라 준혁은 정말 컨셉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와, 저 컨셉을 위해서 몇 십 분의 시간을 버티고 있네. 정말…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지만 컨셉충은 정말 두 손을 다 들 정도라니까. 뭐, 아무튼 마무리 멘트까지 확인을 했으니 나도 즐겨 찾기랑 메인 구독 확인하면서 방송 완전히 끝!"
인터넷 창을 종료하면서 준혁은 즐겨 찾기와 메인 구독을 체크 한 이후에 방송 시작 대략 10주 만에 부쩍 커진 자신의 수치를 눈에 담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즐겨 찾기: 35024명
메인 구독: 201명
"넥스트TV에서 기분 좋은 연락이 자동적으로 오겠네. 굳이 내가 신청하지 않아도 말이야."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ㅎㅎ 선작, 추천, 코멘트 남겨주시면 정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