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7화 (27/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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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웁! 하아! 흐읏! 하아!"

"좀 더! 힘을! 그렇지! 거길!"

"더, 더 이상은! 흐읏!"

"버텨! 버티라고!"

준혁은 자신의 PT를 도와주는 트레이너 형인 재수의 말에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붉게 타오른 상태에서 꾹꾹 참아내며 버텼고 결국 오늘 총 6세트를 모두 끝낼 수 있었다.

함께 헬스장을 끊고 같이 하기로 한 친구들은 2세트에서 널부러졌지만 공원의 기구로 단련이 된 준혁은 무려 3배를 견뎌 낸 것이다.

"으하하. 준혁이 너 대단한데? 헬스 처음이라고 했지?"

"으으… 뭐, 처음이긴 하지만 그래도 공원 운동 기구를 이용을 해본 경험은 있죠."

"그거랑 이거랑은 차원이 다르지. 아무튼… 아주 가르칠 맛이 난다. 흐흐. 형은 가르칠 맛이 나는 사람을 좋아하거든. 너도 그렇고 네 친구들도 그렇고 말이다. 흐흐."

왠지 위험함이 가득한 웃음 소리를 내는 재수의 소리에 헥헥 거리며 몸을 풀고 있기 위해 저속으로 트레이밀 위를 열심히 걷고 있던 준상과 다른 친구들은 흠칫한 시선으로 재수를 쳐다 보았다.

정말 운동으로 사람을 죽이려는 괴물이 있다는 듯한 시선으로 말이다.

"제대로 배우려고 PT 신청까지 했는데 당연히… 후우! 그래야죠."

"이여~ 근성도 좋은데. 너는 이미 몸이 어느 정도 근육이 잡힌 상태라서… 6주 정도만 부쩍하면 보기 좋은 근육들이 나타날 것 같으니까. 더 열심히 하라고."

"넵. 감사합니다. 흐아. 친구들도 열심히 굴려 주세요. 몸짱 되겠다고 선언했거든요."

"흐흐. 좋은 생각이다. 역시 마음에 드는구나. 흐흐. 너도 마무리 러닝 30분 시작해. 아주 오늘 가르치는 맛 있었다. 수고했어."

가볍게 어깨를 다독인다고 쳤지만 재수의 가볍게는 아무리 힘이 빠졌다고 해도 다부진 준혁을 휘청거리게 할 정도였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재수는 유쾌하게 웃으며 다음 희생양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사라졌다.

물론, 회원들은 재수의 눈을 피하기 바빴고 말이다.

그는 열정적이고 정말 좋은 트레이너지만 한번 걸리면 위험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치까지 아주 트레이닝을 시키는데 그야말로 걸리면 그 이후에는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이걸 바로 느낀 준상과 친구들은 헥헥 거리면서 어느새 옆으로 와서 마무리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는 준혁에게 말했다.

"괴물 녀석… 6세트를 하다니."

"으으… 2번 했는데도 지금 온 몸에서 비명이 나는데."

"역시… 이 녀석 1학년 이후로 뭔가 괴물이 되어 버렸다니까?"

"하아~ 쉰 소리 말아라. 나 입에서 단 내 난다. 마지막까지 모두 기 빨렸어. 너희가 제대로 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PT 값도 보태주면서 왔으니까 열심히 해라. 그간 공부 때문에 너희랑 어울리는 시간이 줄어든 걸 나름 내가 보탠 건데… 꼭 와라. 왠지 며칠 뒤에 나 혼자 있는 거 아니겠지?"

준혁의 말에 준상을 비롯한 모두가 흠칫 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준혁은 말했다.

"내 친구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녀석들인데. 그렇지 준상아?"

"… 그, 그렇지. 응. 그래. 하아. 여, 열심히 해야지."

"그래. 역시 내 친구들이다. 재수 형이… 아까 말 해주더라. 확실히 너희를 내 수준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말이야. 흐흐흐."

"허억!? 야? 그건 좀!?"

"흐흐흐. 모르겠다. 근데 나는 집중적인 관리를 해준다는 것 같았는데… 괜찮을까? 흐흐흐… 괜찮아야 되는데."

정신을 놓은 것처럼 준혁이 계속 실웃음을 터트리자 친구들은 마음이 아파서 더 이상 쳐다보지 못하겠다는 듯 비극적인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크흑! 녀석의 안부를 빌어주자고!"

"그래. 준혁이 녀석은 괴물이었지만 좋은 녀석이었어!"

"흐흐. 근데 내가 힘들까… 너희가 힘들까. 나는 그게 기대가 돼. 흐흐. 나는 여기서 더 올린다고 해봤자 얼마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너희는 적어도 3배는 증가 된다는 거잖아? 크흐흐. 내가 증가를 하면 4배, 5배가 될 수도 있는 거고. 흐흐흐."

준혁의 산술적 계산에 경악의 표정을 지으며 준혁과 재수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악마라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악마가… 악마가 여기 있음이야!"

"수능 찍은게 드럽게 잘 맞더라니! 여기서 악마를 만나려고!"

준상 역시 굳은 표정이긴 했으나 그래도 의욕이 담긴 눈빛이었다.

마치 네가 했으니까 나도 어느 정도는 하겠다는 그런 라이벌? 의식이 조금 느껴지는 눈빛 말이다.

"흠흠. 적어도 6세트까지는 나도 해 봐야지. 음. 나도 할 수 있다고. 졸업 전까지 그렇게 만든다."

"오~ 준상이 확실히 마음에 드는데! 내가 확실히 전담으로 책임을 져 줄꾸마!"

멀리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 재수가 언제 돌아왔는지 준상의 말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반응을 했고 준상은 재수를 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말했다.

"어, 언제!?"

"응? 갑자기 웬 언제? 아무튼 형만 믿어라. 내가 확실히 책임져 줄테니까. 으하하. 나는 의.욕.넘.치.는.남.자.가.좋.아."

엄청난 서늘한 감각이 느껴지는 마지막 말에 준상의 얼굴은 더 하얗게 질려갔고 준혁은 재빠르게 고개를 돌려 트레이밀의 알림판에 고개를 맞춘 뒤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묵묵히 달렸다.

여기서 입을 더 열면 자신도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 준상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 역시 동일했고 우렁찬 웃음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재수를 보며 준상은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배, 배신자들!"

하지만 그 누구도 준상의 말에 대꾸를 해주지 않았다. 대꾸를 하게 된다면 재수가 올 것 같기 때문이었다.

* * *

친구들과 헬스도 다니고 면허 공부도 제대로 하면서 준혁은 스트리머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구은별을 자신의 크루 멤버로 받아드리고 난 뒤 한 달이 지났을 때, 면허도 깔끔하게 모두 만점으로 획득을 했고 은별에게도 한 달 동안 추가적으로 2번의 호스팅을 더 해주면서 은별의 방송에 성장에 아주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준혁은 은별의 시청자가 자신의 도움과 은별의 노력으로 인해서 컨텐츠에 따라 350명 ~ 500명의 시청자를 유지하는 정도까지 올라오자 시청자들에게 크루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기 위한 밑 밥을 깔았다.

"음… 확실히 개인보다는 몇 명의 스트리머가 좀 합을 맞춰서 진행해야 재미난 게임들도 많네요. 개인적인 부분은 한계가 있군요. 시청자 참여도 그렇고."

이런 준혁의 말에 시청자들은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를 했다.

▷유동닉 1호기: 어쩔 수 없지. 혼자서 계속 사운드를 채울 수는 없잖아? 그래도 대협은 사운드가 비어도 엄청 재미있다고!

▷한국인한국팀: 컨셉을 잡고 해도 확실히 재미는 있지.

▷모야모야: 그렇지. 아무래도 요즘에는 대규모로 진행하는 것들이 많으니.

▷별헤는밤: 그래도 인디고님 방송 너무 좋아요. 시청자 참여도 참여를 못한 시청자들도 참여를 한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좋아요!

▷묭묭좌묭묭: 그게 좀 아쉽기도 함. 뭔가 같이 하면 꿀잼일 것 같은데. 대협은 너무 독고다이잖앙.

▷오케이사달라: 대협만의 매력이기는 한데 아쉽긴 하지. 같이 하면 재미있는 컨텐츠를 포기한 부분도 많으니까. 크으. 현실에서는 인싸지만 스트리머 세계에서는 아싸란 말이지.

많은 시청자들이 합방 컨텐츠에 대한 부분을 종종 거론하기는 했는데 준혁이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여 거론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다들 몇몇 스트리머들과 한번 합방을 해보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대기업이 되어버려서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이건 준혁을 필두로 된 하나의 스트리머 단체가 형성되기 때문이었다.

준혁의 방송 성향 상, 그렇게까지 진행할 생각은 없어 보였기에 시청자들도 아쉬움을 삼키면서 있었는데 준혁이 이런 말을 꺼내니 서로 준혁의 방송을 제외하고 자신들이 보는 방송에 대한 장점을 슬슬 어필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준혁의 방송은 굉장히 이미지가 좋았고 연결만 되면 클린하고 손이 큰 시청자들이 유입되기에 중소기업 수준의 스트리머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였고 대기업 스트리머라도 절대로 나쁘지 않았다.

"음, 그래서 고민을 저도 좀 많이 했는데. 일단 조심스럽지만 방송 크루를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이름은 제 방송의 모토처럼 즐겁게… 라는 뜻을 갖고 있는 순우리말로 〈라온〉이라고 지었는데 괜찮나요?"

크루 생성이라는 말을 준혁이 이야기를 하자 시청자들은 깜짝 놀라며 이런저런 말들을 했는데 많은 이들이 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준혁을 지켜본 바로는 딱히 실수를 하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자신들이 더 방송 볼 맛이 나기에 나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심왕: 호오~ 크루? 그래서 크루원은 누구인가?

▷한국인한국팀: 캬, 크루라.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요?

▷모코코온라인: 헉스! 대협의 크루라니! 크루 이름도 괜찮습니다요!

▷별헤는밤: 라온, 정말 이쁜 이름이네요. ㅎㅎ 근데 크루원 섭외도 완료 되셨나요?

시청자들은 바로 크루원에 대한 질문을 해왔고 준혁은 이에 대해서 빠르게 답을 해줬다.

"일단, 첫 크루원은 제 방송을 좀 오래 지켜 보셨고 이제 본인도 어엿한 스트리머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인 끈기를 지니신 냥냥소녀님께 조심스레 첫 크루 멤버에 대한 권유를 조심스레 했습니다."

냥냥소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시청자들은 다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시청자들 역시 방송 규모가 확실히 작기는 하지만 스트리머끼리 충분한 신뢰도 있고 시청자들도 납득할 수 있는 그런 관계였기 때문이었다.

다들 냥냥소녀에게 크루 권유를 했다는 것에 충분히 납득하는 반응을 보였으며 결과가 좋으면 좋겠다는 발언도 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이 있을 때, 준혁은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다행히 감사하게도 합류를 해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라온 크루의 첫 크루 멤버가 되셨습니다. 부담도 되실 건데 합류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첫 크루 멤버가 되신 냥냥소녀님을 필두로… 조금씩 다른 분들과 인연이 쌓으면 음~ 조심히 멤버 권유를 해볼까 싶습니다."

일단 크루 멤버는 냥냥소녀 이외에는 없다는 것을 밝히자 시청자들은 아쉬워하는 기색이 많았으나 이 부분은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준혁의 방 시청자들은 별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제! 저도! 그 할 수 있습니다. 팀 동료를 이끌고 장기간 컨텐츠를 할 수 있는 멀티 RPG 게임을 말입니다. 흑흑. 이 부분을 제외하고 방송을 하려니까 정말 힘들 었는데 냥냥소녀님도 마찬가지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슬쩍 준혁은 냥냥소녀에 대한 장난스러운 디스도 하면서 친분이 확실히 다져졌다는 것을 보였다.

"냥냥소녀님은 힘들다고 하시긴 하셨어도… 게임 클리어 속도가 길어서 컨텐츠 적인 부분은 괜찮았다고 하는데. 저는 이게… 컨트롤이 좋은 것이 문제였어요. 15일 컨텐츠를 9일이면 클리어를 하니. 흑흑."

냥냥소녀에 대한 장난스러운 디스에 시청자들은 모두 웃음을 터트리며 확실히 혼자서 하는스트리머라면 준혁이 고민했던 부분은 문제일 수 밖에 없겠지만 냥냥소녀처럼 컨트롤이 좋지 않다면 단순 클리어도 장기 컨텐츠가 되어버리니 컨텐츠 소모 속도가 늘어나 별 문제가 되지 않게 되는 마술이 부려진 것이다.

▷냥냥소녀: 중대 발표라고 들어왔다냥… 근데 오자마자 디스 맞았다냥…….

▷유동닉 1호기: 엌ㅋㅋ 본인 등장!

▷오페라의유령: (힐끔) 히이익! 하, 한이 느껴진다.

▷한국인한국팀: 3초 국룰 사과 하십시오. 3초 안에 사과하면 다 용서 됩니다.

▷난냐옹이다냥: 묵직한 팩트 미사일에 정신을 잃어 버렸죠. 멘탈 와장창!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한 행복냥이의 말에 채팅창은 웃음이 가득하게 되었고 준혁 역시 살짝 뜨끔 했다는 듯 헛바람을 한번 삼키고 말했다.

"흡! 오셨군요. 크흠. 소개 드립니다. 이제는 라온 크루의 첫 크루 멤버가 되신 냥냥소녀님이십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준혁의 인사에 채팅창에 은별 역시 대답을 해줬다.

▷냥냥소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잘 따라가겠다냥! 근성 하나는 끝내준다냥!

시청자들도 준혁도 모두 흡족함을 드러낼 수 있는 아주 모범적인 다부짐을 보여 주었고 그렇게 준혁은 라온 크루를 멋지게 선보일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비축분이 다 떨어져 가네유...

비축이 떨어지면..2편 정도 연재를 할 것 같은데..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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