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0화 (30/548)

<-- 나는 대어를 낚았다. -->

"방송은 확실히… 나쁘지 않았지? 평균 시청자 수도 늘었고."

친구처럼 편안하게 물어보는 준혁의 물음에 은별은 언제나 존댓말로 하던 대화가 아니라 어색하기는 했지만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방송 다시 보기를 통하여 시청자 그래프를 확인하고 채팅창 반응도 단단히 챙겨 보았기 때문이었다.

"일 주일에 1번 ~ 2번 정도 합방을 진행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딱 적당한 것 같네. 합방도 너무 많이 하면 역효과가 나오니까. 그런데 혹시 어디서 연락이 오거나 그런 건 없지?"

"크루 관련으로는 아직까지는…. 애초에 크루장이 너… 인데?"

"크루장의 역할을 할 거지만 모두의 의견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추천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소개해줘도 돼."

"으음… 그건 좀 아직 부담스러워서."

은별의 대답에 준혁 역시 이 부분을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괜한 구설수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니 말이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를 꺼낸 것은 혹여 친분을 다진 스트리머가 있고 괜찮은 이라면 추천을 해줘도 된다는 뜻이었다.

"그나저나 평균 시청자가 이번 방송 때, 1500명 정도가 증가를 했고 최고 시청자 수는 검은불꽃 헬 난이도를 클리어 했을 때보다 대충 2400명 정도 높은 수치를 찍으며 갱신을 했는데… 어땠어?"

"와, 대단하다… 나도 평균 시청자 수가 대충 2700명 정도였는데 최고 시청자 수는 네가 호스팅을 해줬을 때라서 갱신은 못했지만."

"그렇군. 이건 분명 유입 시청자가 있다는 뜻이고 스트리머들도 좀 보고 있었겠지?"

"아마도 그러지 않았을까? 몇몇 시청자가 컨트롤 훈수를 제법 상세하게 해줬는데. 일반 시청자라고 보기에는 너무 전문적이라서."

그렇다면 준혁은 반드시 연락이 오겠구나 싶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연락 오겠네. 곧. 영상 후원으로."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나는 그냥 후원 영상 받은 거 메일로 보내줄게. 판단은 네가 하는 걸로 하자."

"음, 그래. 대신 네 의견도 꼭 적어줘. 어떤 생각이든 말이야."

"으으… 그냥 해주지. 끄응! 알겠어."

이런 부분을 자신의 독단으로 진행한다면 분명 폐해가 올 것이라고 여긴 준혁은 크루원들의 의견을 반드시 묻고 한 명이라도 의문을 재기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살피고 받아드려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의견을 반드시 물어볼 생각이었다.

"아! 그리고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통화가 오거나 혹은 게임에서 이야기를 걸어 온다면 무조건 녹음 및 영상 촬영을 진행해."

"응? 그렇게까지?"

"혹시 너에게 괜히 불만을 터트리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예전에 프로그램을 쓴다는 둥 뭐 어쨌다는 둥 소리를 들어서 하는 말이야."

"아… 그렇긴 하겠네."

"녹음은 불법이 아니니까 현실에서도 늘 녹음을 하고 돌아다녀. 진짜 중요하니까."

굳이 현실에서도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식으로 쳐다 보는 은별에게 준혁은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하나 주면서 말했다.

"이게 뭐야?"

"고양이 녹음기. 그냥 장난감 악세사리 같아 보이지? 근데 뒤에 버튼 한 개만 툭 누르면 24시간 녹음이 가능해. 충전은 거기 USB코드로 컴퓨터에 꽂아서 사용하면 돼.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면 반드시 작동을 시켜. 진짜 중요해. 세상에 정신 나간 녀석들이 많더라고."

준혁이 조금 극성이라는 생각을 살짝 했지만 자신을 걱정해서 이런 선물까지 주는 것이기 대문에 은별은 고마움을 표했다.

"알았어. 잘 쓸게."

"들은 말이 있어서 주는 거니까. 정말 잘 갖고 다녀."

"드, 들은 말?"

"스트리머의 평균 나이는 상당히 어리지. 그런데 나름 소기업을 벗어나는 시점에서 직장인들보다 많은 돈을 벌게 돼. 돈은 많은데 어리고… 경험이 없어. 어떻게 될까?"

"아! 사기꾼들이 많이 온다?"

"사기꾼도 사기꾼이지만… 단물만 빨아 먹고 쏙~ 빠지는 제비, 꽃뱀도 많다고 하더라. 여기에 당해서 적게는 백만 단위, 많게는 억 소리 나게 피해를 받은 이들도 있다고 하더라."

은별이 딱히 이런 것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준혁은 혹시 몰라서 이것을 준 것이다.

미래는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바뀐 미래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은별이라고 할 수 있으니… 웬만하면 순탄하게 그저 잘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 그렇구나. 정말 잘 가지고 다닐게."

"그래. 그러면 안심이다. 세상이 점점 흉흉해져. 에잉."

"뭐? 푸훗! 너 잠깐 우리 아빠 같았어."

"응? 아빠라… 뭐, 애늙은이 소리를 많이 들으니까 상관은 없지만 미묘하네."

아빠라는 이야기에 확실히 회귀 전의 삶과 회귀 이후의 삶까지 보면 일찍 결혼을 했다는 가정 하에 은별과 같은 딸이나 아들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퍽퍽하게 살긴 살았네.'

씁쓸한 마음이 들어서 입맛을 쩝 다시니 은별은 질문을 했다.

"근데… 너 여자친구는 없어? 있을 것 같은데. 인기 많지 않아?"

"초등학교를 제외하면… 남중, 남고에 재학 중이지. 슬프다. 학교 축제에도 별로 놀거나 그러지도 않았어. 방송을 해야 했고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해서… 그래도 대학교 가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네."

물론 달라진다고 이야기를 하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딸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게 될까 싶었다. 그저 또래의 학생들을 봐도 좋은 청춘의 시간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흐뭇한 웃음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그, 그래? 그럼 아직 여자 친구는 없네?"

"그렇지. 어휴. 아픈 소리 그만하고… 얼른 컴퓨터나 맞추러 가자. 이번에 신형으로 나온 컴퓨터 부품하고 싹 구매를 해서 제대로 업그레이드 해 놓으면 최소 2년은 넉넉하게 쓰니까… 단체 구매해서 할인도 받자고."

"어? 응. 아, 알겠어."

오늘 만난 이유는 합동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있지만 컴퓨터 사양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 부품 구입을 하기 위해 만난 것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근데 이렇게 부품을 만지면 얼추 300만 원 이상은 될 것 같은데. 과한 출력 아니야?"

"음, 그럴 수도 있는데 미래를 생각하면 좀 다르지."

"미래?"

"엄청 끝내주는 가상 현실 게임이 나와서 이 정도는 맞춰져야 송출 화면에 렉이 없을 수도 있지 않겠어."

"에이~ 그건 너무하다. 아직도 폴리곤 덩어리인데?"

"그렇긴 하지만. 뭐, 한번 이렇게 제대로 맞춰 놓으면 차후에 방송 진행을 순탄하게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것도 있어. 그리고 부품 가격도 지금 꽤 쌀 때라서 사는게 낫거든."

주요 부품의 가격들이 현재 대략 60만 원 정도 가격이 낮은 상태였는데 이 정도는 과한 지출이라고 해도 살만했다.

"하긴 그렇긴 해. 사려면 제대로 된 걸 사는 게 맞다고 하셨거든."

"일을 하는 작업 용품이면 특히 더 그렇지."

놀이가 아닌 일이기 때문에 더 그런 면도 있다 싶어서 어차피 구입을 하기 위해 온 거 추가적인 잡 생각은 하지 않기로 은별은 결정을 했다.

그리고 내심 원하는 정보도 준혁에게 들은 만큼, 아주 유쾌하게 준혁과 함께 전자상가로 이동을 했다.

"아, 그리고… 궁금한게 있는데."

"뭐?"

"악성 분탕러들… 대응은 정말로 법적으로 대응을 할 거야? 나도 그냥 파일만 모으고 있는데… 그냥 모으기만 한 거라서."

"할 거야. 봐주면 더 하는 애들이라서. 지금은 미성년자이니까 진행하기가 좀 그렇지만 라온 크루 멤버가 좀 더 늘어나고 우리의 업무를 봐주는 매니저도 뽑고… 영상 편집자도 따로 구해서 운영이 되기 시작하면 헛소문을 내는 녀석들을 봐줄 필요가 없지."

"그, 그래?"

"응. 사과를 한다면 진심으로 받아줄 수 있어. 하지만 자유롭게 친 채팅에 대한 책임도 져야겠지. 마음으로는 용서를 해주고 법적 처벌을 받게 하면 돼. 그러면 되는 거지. 사과를 한다는 건 자신의 잘못을 알았다는 건데… 처벌을 받는 걸 봐 달라고 하면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준혁의 이야기에 은별은 내심 또 그것도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한다. 충분히 잘못을 깨닫고 있기에 피해자의 입장인 자신은 마음으로 가해자를 용서하고 법적 책임을 다 지고 난 뒤에 뒤끝을 갖지 않는다.

몇 번을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준혁의 말이 괜찮은 것 같아서 준혁을 향해 감탄을 토해냈다.

"와… 근데 너는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해? 아는 것도 굉장히 많고."

"아는 거 별로 없어. 생각도 깊지 않아서 혹여 미묘한 실수라도 나올까봐 녹음기나 이런 걸 들고 다니는 놈인데 뭐."

"그, 그래도. 엄청난데."

"음… 그런가? 하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긴 하네. 아무튼… 나도 모르는 것 투성이라서 늘 조심을 한다고. 그러니 너도 누가 갑자기 네가 그은 선에 침입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얼른 녹음기와 영상 저장을 하라는 말이지."

"기승전 그 이야기야?"

"중요한 거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멋쩍게 웃는 준혁을 보면서 은별 역시 저렇게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분명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할 정도의 어떠한 것을 들었다고 판단했다.

"오늘 주제는 녹음기를 활성화 시키고 다니자는 거네."

"음, 그것도 괜찮네. 큭큭. 뭐, 스트리머의 연락은 방송을 켜야 오는 거니까. 만사불여튼튼이라고 그게 제일 낫지. 부품이야 장난질 못하게 내가 살피면 되는 거고. 음, 가장 핵심은 녹음기 이야기로군."

"너도 좀 이야기를 하다 보면 4차원 적인 부분이 있기는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스트리머를 하지. 원래 스트리머는 관종만 할 수 있는 거야."

관종만이 스트리머를 할 수 있다는 준혁의 이야기에 은별은 대꾸를 하지 못하고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넥스트TV에서 모든 글에 냥을 붙이며 컨셉을 유지하던 관종이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그렇네. 아무튼 관종이고 뭐고 일단 좋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스트리머 중에서. 서브 딜러가 있으면 수월할 것 같기는 하던데."

"음… 뭐, 안전은 하겠지만 지금도 클리어를 못할 것도 없어서. 그냥 성격 좋은 사람 왔으면 좋겠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전자상가 앞까지 도착을 했고 준혁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목적지 도착. 자, 오늘 2년 동안 쓸 방송 장비를 잘 구매해 보자. 아저씨랑 입 씨름 하면 식사 한 끼 할 돈은 뽑을 수 있겠는데. 밥 안 먹고 왔다고 했지?"

"어? 어어."

"여기 근처가 맛집 밀집 지역이라서 좋거든. 구매하고 밥 먹고 가자."

"그, 그래! 좋아."

뭔가 살짝 얼굴이 붉어진 은별이었지만 준혁은 그저 가게 사장님에게 서비스와 가격 할인을 얼마나 받을 지에 대해서 머릿속에서 주판을 튕기느라 그걸 보지 못한 채 가게로 향했다.

'근데 국밥 같은 거 좋아 하려나? 좋아 하겠지?'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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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세포가..

다 죽었어...

없단 말이야..

또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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