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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트리머다-41화 (4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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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임지은은 자신을 보고 마치 네가 누구세요? 라는 표정을 지었던 준혁의 모습이 떠올라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자신의 프로필을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여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이런 일을 하던 사람이고 대단하네 정도의 그런 반응은 자신을 굉장히 들뜨게 만들었다.

"날 임지은으로 봐줬지. 정확하게 말하면 빵신령으로 봤으려나?"

틀에 맞춰진 이미지로 자신을 자꾸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정말 힘들었다.

심지어 그런 모습들이 자신의 지인들도 그렇게 바라보기 시작하니까 더욱 힘들었고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라이브 콘서트를 계속 지향하다가 과도한 고음으로 인하여 성대에 무리가 오면서 마음도 힘든데 몸도 힘들어지니 완전 퍼져 버렸다.

정말 연예계가 지친다는 생각이 들었고 재계약에 대해 소속사에게 그 어떤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이런 자신의 상태를 소속사에서 그나마 뒤늦게 파악을 했는지 어떤 의견이든 존중한다는 모습을 표하며 마음이 정리되는 대로 연락을 주라는 말만 해줬고 그렇게 임지은은 백수가 되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 둘 해봤다.

하지만 외출을 해야 하는 것들은 시선을 많이 주목 받아서 힘들었고 고민 끝에 스트레스를 풀면서 하던 게임이나 실컷 하자는 생각을 했고 게임을 하다 보니 스트리머를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얼굴도 공개하지 않고 오로지 게임 화면을 띄우고 시청자들과 소통을 한다면 그들은 자신을 러블리 걸즈의 임지은, 솔로 가수 임지은이 아닌 그냥 평범한 임지은으로 봐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예상은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서 방송을 하며 스트레스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었다. 시청자가 적든 많든 그냥 평범하게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정말 이게 천직 같다는 생각도 들고. 연예인도 좋지만 이거 나쁘지 않아. 정말 즐거운 걸. 러블리 걸즈를 할 때 만큼 재미있어."

그룹을 하다가 솔로 활동을 하다 보니 좀 외로운 것도 있어서 더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크루 생활을 하면서 하는 스트리머의 생활은 정말 삶에 활력소가 불어 넣어지는 기분이었다.

특히 준혁이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를 짜오는 것인지 유쾌한 상황극들을 만들어 게임 내에서 펼치는 것은 정말 존경심이 들 정도로 재미있고 좋았다.

그리고 좋은 만큼 크루원들에게 자신에 대한 것을 공개하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 시작한 만큼, 적어도 준혁에게는 그래도 공개를 해 놓은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존재가 라온 크루에 부담이 될 수도 있기에 정말 슬프지만 기타 여러가지 상황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당황하는 것도 귀여웠어. 히히. 남동생도 생기고… 방송도 너무 재미있고. 너무 좋다. 아~ 진짜 재미있네."

준혁의 반응을 보니 다른 크루원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후에 모두가 모이는 자리가 있다면 공개를 하겠다고 말도 하고 왔으니 뭔가 한결 마음도 가볍고 오늘 정말 최고의 컨디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흥흥흥~ 좋아. 좋아. 좋아요~ 마법사 재능러 빵신령~ 타이틀도 좋아요오오~ 스트리머 즐겁고 재미있어요~ 좋아, 좋아, 좋아요~옵?"

컨디션이 좋다보니 말도 안되는 리듬으로 노래를 부르며 흥얼거리면서 오늘 휴방을 하기로 했지만 방송을 기습적으로 켜서 보너스 방송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기분 좋아져쓰~ 기습 방송 가즈앗! 컨텐츠는… 드림 오브 데스… 술래 잡기 공포 게임으로 해볼까나. 후욱후욱~."

콧노래를 부르며 컴퓨터를 부팅 시키면서 지은은 정말 최근에 지었던 미소 중에서 가장 밝은 표정으로 활짝 웃으며 소리쳤다.

"즐겁게~ 라온!"

라온 크루에 가입된 것이 정말 자신에게 기적과 같은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며 방송 세팅을 시작했다.

* * *

"아, 끝났네. 고등학교 생활도 정말 이렇게 끝이 났네."

임지은과 만남을 갖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간은 부쩍 흘러서 졸업식까지 다가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뭉클함을 선사했고 준혁은 과거로 돌아온 뒤, 자신이 걸었던 길들을 생각했다.

과거와 동일한 길을 걸었지만 그 내용을 달리하니 옛날과는 다른 결과들이 정말로 많이 나왔고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부모님께는 예전처럼 막무가내 우김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인정 받고 큰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며 학업 부분에 있어서도 좋은 대학교의 법학과에 입학을 할 수 있었다.

또 누군가의 목숨을 구했고 과거의 잘못된 일들을 하지 않았을 뿐인데 새로운 인연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리고 라온 크루는 과거와 달리 정말 누가 봐도 유쾌하고 즐거운 크루로써 성장을 했으며 넥스트TV의 클린 방송계의 대표 크루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뭐꼬~ 무슨 감성적인 눈빛으로 학교를 보고 있냐?"

"왔냐? 그럼 감성적이지. 세삼스럽지만 나 정말 학교 열심히 다녔잖아."

"하긴 그렇긴 하지."

"진짜 놀고 싶었는데. 너희랑 게임도 하고 너 하고도 좀 시간도 보내면서 그래 주려고 했는데. 참~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운동 밖에 해준게 없다."

준혁의 말에 준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약 먹었냐? 왜 그러는데? 방송을 하더니 입담은 좋아졌는데 멘트는 느끼하다?"

"응? 어? 너 방송하는 거 알고 있었냐?"

인터넷 방송을 하는 것을 준상이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준혁은 깜짝 놀라 쳐다 보았다. 예전과는 달리 자신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 알고 있지. 우리 어머니랑 너희 어머니랑 얼마나 친한지 알고 있지?"

"아. 하긴 부모님한테 내가 비밀로 해 달라는 말은 안했다. 애들도 알고 있어?"

"아니. 나만 알고 있지. 그런 거는 괜히 말했다가 좀 그렇잖아. 네가 비밀로 하고 있다는 건 이야기를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준상이지만 준혁은 그런 준상을 보며 여전히 좋은 녀석이라는 것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역시 내 베스트 프렌드 답다. 그래서 형님 방송 와서 메인 구독도 하고 즐겨 찾기도 하고 U tube 채널들 다 구독도 하고 했지?"

"웃기시네! 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게이머 구독도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즐겨 찾기는 해줬다. 감사히 여기도록."

"오! 대박이군."

"그나저나 너 엄청 유명하던데. 깜짝 놀랬다. 그리고 넥게더에 가니까 우리 학교라면 너라는 걸 알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도 엄청 떠들고 있던데 뭐."

"통제를 할 수 없는 곳이지. 그곳은."

"그렇긴 해. 거기 보니까 아무튼 재미있더라. 스트레스도 좀 풀고."

자신도 종종 넥게더에서 눈팅을 하며 그렇게 스트레스를 푸니 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이내 준상이 말한 말에 끄덕임을 멈춰야 했다.

"그런데 너 학교는 제대로 다닐거냐? 너 대기업 스트리머에 속하잖아. 대학교 다니면 학교 생활 빡빡할 건데."

"음, 그래서 고민이지. 일단 등록금은 다 했는데. 솔직히 등록금만 내고 휴학 하려고 방송 전념을 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그럴 줄 알았다. 너 하는 거보니까 진짜 제대로 하고 있더라. 참나, 우리랑 게임 안하더니 응? 거기서 응? 아주 날라 다녔어? 아무튼 보니까 너 좋은 일도 많이 하고 그러던데. 크으, 네가 내 친구다!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거 참았다. 유명한 사람이 내 친구니까 초 뿌듯하고!"

"뿌듯은 개 풀."

"근데 너는 왜 캠 방송 안 하냐? 손 인증 방송만 하고. 그 아처라는 스트리머는 얼굴 오픈하고 하던데. 뭐, 빵신령인가 그 사람은 노캠이기는 하지만."

박한조에 대한 부분도 알고 있고 빵신령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은 저렇게 해도 자신의 방송을 꾸준히 봐준 것이기에 준혁은 꽤 고마움을 느꼈다.

꾸준히 봐서 정말 궁금한 것이 많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졸업을 할 때까지 확실히 비밀을 지켜줬으니 말이다.

"뭐, 처음에는 그냥 프로그램 관련 이야기 없애려고 손 캠 방송만 한 건데. 나도 잘 모르겠다. 굳이 안 해도 되면 안 하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거기에 또 잘생긴 사람들도 있는데 나까지 왜 까냐. 물 흐리게."

"염병하고 있네. 헬스 장에서 번호 달라고 이야기 들은 놈이. 카악 퉷! 니 몸뚱이랑 네 얼굴이랑 극한 시너지 일으켜서 적어도 훈남 소리 듣거든? 이 슈불롬의 시키야?"

정말 운 좋게 한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준혁은 아주 정중하게 거절을 했고 친구들은 준혁을 향해서 배부른 놈이라며 분노를 토했었다.

"됐고. 공개는 뭐, 나중에 해도 돼. 어차피 봉사 활동 할 때는 다 얼굴 까고 해서 알 사람들은 다 알아."

"그래? 그건 또 희한하네. 아무튼… 나중에 나 맛있는 거나 좀 사주라. 비밀 유지한 보람으로 맛난 거 사줘라."

"오냐. 소고기로 배 터질 때까지 사줄게. 나 어차피 졸업 이후에 바로 독립 하거든. 자취방 하나 구했다."

독립을 한다는 준혁의 말에 준상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금방 수긍을 했다. 준혁이 번 돈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독립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오케이. 콜! 크으, 소고기 많이 먹는다."

"그래. 많이 여러 번 사줄게."

"오오, 역시! 비밀을 지킨 자에게 보답이 있구나. 흐흐. 아무튼 나도 너 때문에 우리 엄마 눈치 보여서 공부 좀 더 하고 그랬는데… 목표한 대학보다 더 좋은데 갈 수 있었다."

"공부는 네가 한 거지. 내가 대신 해줬냐?"

"그렇긴 해도. 네가 있어서 자극을 좀 받았던 것도 크지. 내가 주변 영향을 좀 크게 받잖아. 어휴~ 아무튼 사진이나 한 방 찍자. 남는 건 사진이라는데."

준상의 말에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끝까지 믿어줬던 친구인 준상과 고등학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었다.

그리고 이내 서로 마주 보며 낄낄 거리는 웃음을 터트리고는 어깨 동무를 하면서 다른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너는 여자 친구 안 사귀냐?"

"사귀어도 뭐 제대로 만나기나 하겠냐? 방송 10시간 정도 하고 잠 6시간 정도 자고 운동 2시간 하고 이것만 해도 18시간이 지나가고… 방송 컨텐츠 준비 해야 할 거 아니야? 3시간 정도 걸리고… 그러면 기껏해야 3시간 정도 남는데 밥 먹고 뭐 이것저것 하면 없는 시간이지."

"하~ 완전 히키코모리 같은 삶이네. 나는 그리 못살 것 같다."

"나는 이게 재미 있으니까 그렇지 뭐. 그리고 무슨 여자 친구냐. 여자 친구는. 그 쪽은 생각도 하기 싫다."

과거에도 연애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방송일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해 5개월 정도 만나다 헤어졌고 이런 식으로 짤막하게 4번 연애를 했다.

그러다 보니 연애 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생각도 들어서 방송 생활에 전념했다.

그런데 열심히 방송에 전념하며 라온 크루를 성장 시키던 때에 느닷없이 하지도 않았던 여성들이 자신과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처럼 엮여서 거지 같은 함정에 빠지고 지옥 불구덩이로 빠져 들어갔다.

이 사건으로 이해 준혁은 여자 친구를 사귀거나 여성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하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고 사귈 생각도 없었다. 지금은 성장하기 바쁜 시기인데 연애는 사치였다.

"야, 너 남자 좋아하는 건 아니지?"

"죽을래?"

"미안. 그러니까 빨리 가자. 애들도 너랑 사진 찍으려고 하는 놈들 천지다. 신문에도 나온 놈이라서 될 놈이라고 사진 한방 박아야 좋은 기운 들어온다고 난리도 아니다."

"알겠다. 알겠어. 냄새나는 사내 놈들하고 사진 찍는데 의욕이 하나도 없다."

"큭큭. 그건 좀 그렇네."

그렇게 준혁의 고등학교 생활은 끝이 났다.

같은 졸업식이지만 결과는 너무 다른 졸업식이었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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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힘이 됩니다. 진짜입니다. 여유 있으시면 꼭 부탁 드립니다.ㅎㅎ;

12월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술자리가 많은데 다들 간 건강 챙기셔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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