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준비된 자다. -->
"뭐야, 대학 생활하면 차 뽑는다고 하더니… 아니었어?"
준혁은 오랜 만에 실제로 만난 원일이 보자마자 질문을 하는 탓에 멋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또 이상한 말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독립한 집도 부모님이 어느 정도 보태 주셔서 들어간 건데. 이런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차를 뽑으면 더 하겠다 싶어서 버스 통학 했어요."
"그래? 그래도 차는 있는게 좋은데."
"그게 좋기는 한데… 이제는 그 돈도 그냥 학교에 다 주고 왔습니다."
"응?"
"이번에 자퇴했거든요. 그리고 차 뽑을 돈은… 같은 학과에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데 주변 환경이 힘든 친구들이 몇 있어서…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어요."
원일은 여전히 마음씨가 참 좋은 준혁을 보면서 감탄을 했다.
"너도 참… 한결 같다."
"그래봤자 잠깐인데요. 뭐. 금액이 졸업 할 때까지 주는 것도 아니고 쿼터 형식으로 조금 지급 되는 거라서."
"야, 그게 어디냐. 자퇴하는 학생이 그렇게 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 자퇴는 방송 때문에 그런거야? 최근에 방송이 대학 생활이랑 병행하기가 힘들다는 말을 하더니."
"네. 뭐… 그렇죠. 아무래도 본업이 이쪽이고 그리고… 공부를 좀 하다 보니까… 아, 나는 공부보단 이쪽이 더 좋다~ 이 생각이 들어서요. 휴학을 하는 것보단 자퇴를 하는게 딱 미련 끊고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했어요."
충분히 원일은 준혁의 발언에 이해를 표했다. 대충 다른 대기업 스트리머의 경우에는 월 평균 대략 1000만 원 ~ 3000만 원 정도를 벌어드린 다고 하는데… 준혁의 방과 같이 꾸준히 후원이 터지는 방이면 못해도 2000만 원 중반은 벌어드린다고 봐야 했다.
여기에 편집자 월급을 배제해도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은 있다고 봐야 하는데 그것만 따졌을 때, 이미 준혁은 방송일에 집중을 하면 금전적으로 문제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법조인이 꿈이라서 간 것이 아니라 그냥 인신공격 및 모함 등의 고소와 저작권 등의 일부 법률 문제들이 궁금해서 이것을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하고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진학을 결정했었다고 전에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기에 자퇴에 대해서 김원일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단지, 자퇴 이후에 보인 준혁의 행보가 기특하다고 해야 할지 놀랍다고 해야 할지 특이하다고 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부모님은 아시고?"
"전화 드렸더니 잘했다고 하시던데요. 학자금 대출 뭐 이런 걸로 매년 말 많잖아요. 근데 갑자기 가상 현실 기기는 왜 바꿔 주신다고 하시는 거에요? 벌써 신형 기기 나왔어요?"
"아아, 맞다. 그렇지 참. 물론이지. 이번에 곧 세상이 놀랄 가상 현실 게임이 나온다. 우리 회사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모기업이라고 지칭을 하겠지."
"음… 그래요? 저번에 그때 뭐, 테스트 한다고 한 그 게임인가 봐요?"
"어? 그래. 그거야. 참나~ 이제 광고 때릴 건데… 가상 현실 기기도 함께 팔꺼야. 너는 내가 따로 먼저 기기 빼준 거야. 가상 현실 기기는 현재 판매가 시작됐고 게임은 2주 후에 나올 예정이야."
히어로 크로니클이 벌써 나왔다는 이야기에 준혁은 정말 자신이 알던 것과는 많이 바뀌기는 하는 구나 싶었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 부지런히 했던 것들이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여겼다.
"어후… 그런데 이런 거 막 공개를 해도 돼요? 기업 비밀 아니에요?"
"너는 좀 다르지. 너는 잘못했으면 미리 체험했던 유저가 되서 난리 났을 수도 있으니까 뭐, 괜찮아. 사실 괜찮지 않지만 네가 어디서 떠들 건 아니잖아?"
"그렇긴 하죠. 근데 기기 차후에 그 게임 나오고 난 뒤에 구매 하려고 하면 시간 좀 걸려요? 하려면 라온 크루 멤버도 좀 같이할 생각이라서요. 그 게임이라는 거."
"어~ 딱히 오래 걸리진 않을껄?"
"음. 그래요? 그러면 다행이네요."
기기에는 흥미가 있어도 게임은 현재 폴리곤 덩어리에서 크게 달라질 것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을 하는 듯한 준혁의 반응에 김원일은 준혁에게 말했다.
"너 솔직히 지금 별로 기대감 없지?"
"네? 아뇨. 뭐… 기대감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냥 그렇죠. 하하. 가상 현실 게임에서 대작이라고 해도… 여태까지 괜찮았던 것이 없어서."
"아니야. 그거 너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나는 여기서 새로운 세계를 봤어. 네가 어디가서 입을 안 열거라고 생각을 해서 더 말해주는 건데… 맵 크기가 지구의 2배라던가? 3배라던가 그 수준이래. 그리고 자유도가 현실하고 똑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나는 이 회사와 합병을 한 것이 내 신의 한 수 같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연구도 계속 할 수 있고 말이야. 후후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히어로 크로니클 덕분에 현실을 포기하는 이들까지 생길 정도였으니 말이다.
"맵이 너무 크네요. 온라인 게임이라면서 그게 감당이… 되나요? 서버 컴퓨터가 그게 힘들지 않나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운영이 되더라. 나도 자세히 아는 것은 가상 현실 기기쪽만 파악을 하고 있어서."
"뭐, 형이 거짓말이 할 일도 없고 그냥 전 믿습니다. 크루원들에게도 바로 가상 현실 기기 교체하라고 이야기 해둘게요. 차후 발매되는 게임이 그 기기 수준으로만 돌아간다는 말 정도 하면서요."
"그래, 나 믿어도 된다. 진짜 후회 안한다."
히어로 크로니클을 한 것에 있어서 후회를 한 적이 없었다.
다만 관리를 못해서 무너진 자신에 대한 후회는 한 적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더욱 내실을 다졌다.
스트리머들과 단단히 친목을 쌓고 소수 정예 형식으로 크루를 만들어 이끌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달라.'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과 그때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모두 다 다르다.
"후회는 없습니다."
* * *
이틀 뒤,
원일의 이야기가 다 맞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이 알던 그 히어로 크로니클의 광고가 시작 되었다.
준혁은 이 광고를 보면서 바로 라온 크루의 회의를 소집했고 여기에는 은별과 한조 그리고 지은까지 모두 참여를 해서 아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인디고
이번에 가상 현실 게임 새롭게 홍보 나온 거 아시죠?
→아처
히어로 크로니클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죠? 확실히 대단했습니다. 영화를 가지고 가상 현실 게임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 황당했습니다.
한조의 이야기에 은별과 지은도 동일한 반응을 보였다. 그들이 알고 있는 가상 현실 게임은 아직 폴리곤 덩어리였으니 말이다.
→인디고
그거 진짜 인 게임 영상 맞습니다. 제가 게임 업계에 지인이 있는데 거짓말 아닙니다. 실제로 미친 게임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이번에 가상 현실 기기의 사양을 살폈는데 기존 가상 현실 기기 중에서 최신품보다 약 12배가 높은 수준입니다.
준혁의 이야기에 라온 크루 멤버들은 잠시 침묵을 했다.
준혁이 종종 게임 업계에 대해서 꽤 상세히 아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고 심지어 그것을 이용해 본인은 주식을 통해 돈을 벌었다는 것도 이야기를 해줬다.
그런데 이 말은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준혁이기에 절대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모순된 생각이 라온 크루 멤버들에게 퍼졌고 지은이 가장 먼저 질문을 했다.
→빵신령
정말이야? 진짜 그게 인 게임에서 한 가상 현실 게임이라고?
→인디고
자세한 것은 계약 때문에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는데. 이 게임 미쳤습니다. 이거 저희가 초반에 가상 현실 기기 선점을 해서 최대 출력, 풀 사양으로 렉 없이 송출을 하게 되는 순간 우리 라온 크루가 넥스트TV 메인에 전원 걸릴 상황이에요. 다른 스트리머들? 지금 다 똑같은 생각하고 있어요. 거짓말 하고 있네. 이런 생각이죠.
아주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는 준혁의 목소리는 신뢰감을 주었고 라온 크루 멤버들을 이 깜짝 놀랄 소식에 술렁임을 만들어 내었다.
→냥냥소녀
그 말이 사실이면, 아니 사실이니까 우리가 먼저 독점을 하자는 거지? 주변인에게도 알리지 말고.
→인디고
맞아. 혹시 자금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내가 지원을 해줄테니까 모두 전원 가상 현실 기기를 바꾸도록 해줘. 차후에 이 소식이 거짓말이면 돈은 받지 않고 사실이라면 여유가 될 때 천천히 갚고.
금전적으로 손해를 끼칠 생각이 없다는 준혁의 이야기에 다들 그 말이 광고가 사실이라면 오늘이라도 당장 바꿔야 한다는 말들을 내뱉었다.
→아처
근데, 저희랑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에게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괜히 모난 돌이 정을 맞을 수 있는 것인데.
→인디고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정을 안 맞게 하면 되는 겁니다. 스트리머라서 뒤통수 맞을 것 같지만 일단 질러 봤다고 말입니다. 컴퓨터도 최신식으로 구매하는데 가상 현실 구매 못하겠냐고… 대충 이렇게 이야기를 말을 하면 그만이죠.
→아처
아~ 그러면 확실히!
→인디고
그리고 광고 영상 유심히 보신 분 계십니까?
준혁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저었다.
그냥 영화와 같은 광고였고 허위 광고라고 생각하는 그들에게는 메리트가 전혀 없는 게임의 광고였으니 말이다.
→인디고
후우, 거기 보면 영상에 지도가 슬쩍 나옵니다.
지명이 적혀져 있는데 해안 도시가 하나 있습니다. 정지를 해서 살피면 해안 도시 트리톤이라는 곳이 명칭되어져 있습니다.
→빵신령
대단하다. 어떻게 그걸 살폈어?
→인디고
음, 정보를 듣고 나니 뜯어서 분석할 수 밖에 없죠.
아무튼 스타팅 포인트를 우리는 트리톤에서 시작을 하는 걸로 합시다. 보니까 선택이 아니라면 스타팅 지역은 랜덤인 상황으로 떨어지는 것 같던데. 해안도시 트리톤을 기억하고 있으니 여기서 만나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함께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초반부터 제대로 된 파티를 구성하여 아주 야무진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기에 라온 크루의 멤버들은 벌써부터 이런 준비와 구성을 하고 있는 준혁에게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정말로 준혁의 말이 아주 사실이라는 것도 느껴졌다.
→빵신령
진짜 존경스럽다. 정말 대단해. 알았어. 오늘 당장 교체하고 외우고 있을게.
→인디고
별 말씀을…….
라온 크루가 여태까지 누군가 했던 게임으로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라온 크루만이 이렇게 뭉쳐서 활동을 최초로 한 게임이 히어로 크로니클이 될 겁니다. 라온 크루를 알리고 라온 크루가 가장 먼저 송출한 스트리머가 되어 보자고요.
준혁의 외침에 다들 뜨겁게 불타오르면서 라온 크루가 처음으로 먼저 첫 발을 내딛는 게임인 히어로 크로니클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었으며 전원 기기 교체 작업을 음성 채팅 회의가 끝나자마자 이뤄졌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언제나 선작, 추천, 코멘트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제 본편의 시작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