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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져 간다. 몸이 기억을 하고 있어. 옛날의 그 느낌을.'
광부는 자신이 이미 회귀를 하기 전,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광부와 심마니를 서브 직업으로 삼고 활동했다.
이유는 이 두 가지의 직업이 자신의 직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직업이었는데 광부의 기술과 스킬을 익히면 근력, 체력에 아주 큰 영향을 받으며 스킬 부분도 그러했다.
지금 자신이 채굴 대신에 선택한 강인한 어깨의 경우에는 손으로 무엇을 휘두르는데 있어서 드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스킬로 근접에서 무기를 들고 휘두르는 자신에게 있어서는 아주 탁월한 기술이었다.
심마니의 경우에는 비싼 약초를 캐려는 욕심도 있지만 갑옷의 무게 때문에 무거워진 몸을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하기 위해 이동과 관련된 패시브 기술이 많은 심마니를 선택한 것인데 그래도 힘겹기는 했다.
물론, 이제는 룬 각인 Lv.1 경량이 있어서 자체적인 것으로도 해결이 되기에 대장장이로 추가적으로 서브 직업 테크트리를 타서 탱커와 딜러의 역할도 다 할 수 있는 탱딜의 길을 가려고 했다.
'내가 이렇게 리듬을 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어떻게 느낄까? 되게 쉽게하네? 라고 느끼면서 몰리는 건 아닌가? 그러면 불 지옥의 맛을 볼 건데. 음, 그나저나 나 언제 쉬지? 4시간은 충분히 작업한 것 같은데.'
나름의 노력으로 푸만의 입이 열리지 않도록 노력을 했지만 계속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도 체력이 떨어지니 쉽게 되지 않았고 자신은 슬슬 온 몸이 뻐근해져 오는데 푸만은 슬렁슬렁 해서 그런지 아직 쌩쌩한 모습으로 빠르게 본인의 작업량을 하면서 이야기를 걸어왔다.
"슬슬 지치나? 하긴 힘들 만도 하지. 일단 거기까지 작업을 하고 쉬게. 새참 먹을 시간도 다 되었으니까."
"예? 아! 네. 알겠습니다."
"하하, 어떤가. 광부. 그래도 하고 싶나?"
"해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요. 힘도 제법 붙고 체력도 제법 붙을 것 같습니다."
준혁은 그 말을 하면서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기본 능력치 창만 따로 공개를 해주었다. 물론 칭호 효과로 +5가 된 부분은 제외 설정을 하고 말이다.
근력: 15 민첩: 13
체력: 15 마력: 10
이에 시청자들 중 어제 준혁이 종료를 하기 전에 마무리를 하면서 보여주었던 기본 능력치를 기억한 이들은 바로 깜짝 놀라며 반응을 했다.
▷으아니은: 근력 2, 체력 3, 민첩 1이 올랐네요!? 아, 물론 그 무서운 교관님의 훈련이 포함되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엄청 난 거 아닌가?
▷누구게?: ㅇㅇ 엄청난 거 맞음. 이거 분배 능력치 5인가 줄 거임.
▷아미요: 분석을 해봅니다. 광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다 아오지로 가라우! 날래날래 가지 못하겠니?
▷독서용안경: 워, 광부 할 만 한데? 마력 빼고 골고루 오르잖음. 솔직히 할만한 것 같음. 저 정도 상승치를 생각하면.
▷말걸지마상처주기전에: 리얼 인정. 근데 대협이 3시간 48분 가량을 떠들면서 계속 쉬지 않고 쳤다는 것을 떠올려야 함.
▷재펑: 엌! 고건 생각 못했네. 꺄르르. 서브 직업부터 폭업 가주앗!?
아직 메인 직업을 선정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5레벨 수준의 능력치 상승량을 보이고 있으니 시청자들이 홀릴 만 했다.
더군다나 아직 히어로 크로니클을 하는 이들 중에서 사냥터에 몸을 던진 이는 없었는데, 애초에 장비가 없어서 기본적으로 동물 사냥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즉, 최소한의 무장인 단검이라도 하나 올바른 것을 구매하려면 하루는 꼬박 돈을 벌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단검 하나 가지고 동물을 상대하고 거기서 돈을 벌어드린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돈이 되는 것들을 벌어드리려면 일단 그에 상응하는 기술들이 있어야 한다.
몬스터가 마나화가 되어 사체가 사라지기 전에 가죽이나 살코기를 얻으려면 도축 관련 기술이 필요하고 골렘이나 리빙 아머와 같은 곳에서 특별한 광석을 채취하려면 자신과 같이 채굴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이게 없어도 할 수는 있는데 상품이 다 망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예로 정육점을 30년 간 하신 정형사께서 초기 필드 보스를 본인이 직접 정형을 시도했다가 60% 가까이를 날려 먹었다.
물론, 40%를 건진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분은 추가적으로 도축 기술을 배워 다음 필드 보스 리젠 기간 때까지 연마를 한 뒤에 다시 시도를 하니 무려 85%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내어 2배를 얻게 되었다.
또 가죽이나 기타 여러가지 상태도 좋아서 가격도 몇 배가 뛰었고 사람들은 여기에서 아무리 장인이라고 할 지라도 히어로 크로니클 내에서는 나름의 기술을 익힐 수 밖에 없음을 인정했다.
즉, 단검을 하나 사서 사냥을 나가고 또 마나화가 되기 전에 가죽이나 고기를 얻는다고 이래저래 칼을 넣고 해보아도 결론은 돈을 못 번다는 뜻이었다.
그럴 바에는 제대로 된 장비와 어느 정도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나았다.
이런 부분은 자신이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처음 스트리밍을 하면서 알려준 정보들로 추론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실제로 일거리를 소개한 NPC들도 준혁의 준비성을 칭찬하는 발언을 함에 따라 확정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새참… 새참 음식은 어떤 것을 주나요?"
"음, 대부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지.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 소스를 곁들인 음식과 함께 시원한 탄산 주스 정도겠군."
"식사 수준으로 끝내주는데요?"
"그런가? 흐음. 우리는 그냥 꾸준히 먹는 거라서 말이야. 먹어야 움직이고 살 수 있거든."
먹어야 움직이고 살 수 있다는 푸만의 이야기에 한참 광부가 괜찮다고 떠들던 시청자들은 채팅을 멈추면서 광부도 좋지만 다른 직업도 좋은 것 같다고 슬쩍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허허 역시 명불허전! 태세 전환이 무슨.'
이게 시청자들의 반응임을 알기는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나올 뻔 했다.
그렇게 잠깐 지친 몸을 벽에 기대어 쉬고 있었는데 준혁은 입구 쪽에서 수레가 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음?"
"아아, 오는 군. 어이~ 뀽! 오늘은 새참이 뭔가?"
"뀽?"
준혁이 되묻자 푸만은 고개를 끄덕였고 준혁이 의아함을 보이는 그 순간 수레의 소리가 근처까지 들리더니 목소리가 들렸다.
"이름이 뀽이야. 호빗족이라서 좀 특이하지?"
"네?"
푸만이 대답을 한 것이 아니라서 준혁은 목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정말 귀엽게 생긴 작은 아이와 같은 이가 수레를 밀면서 등장을 했고 그는 푸만을 향해서 손을 흔들며 말했다.
"뭐야 뭘 그렇게 놀라나? 신입. 사소한 거에 놀라면 좋지 않다고? 그나저나 푸만, 오늘 신참 왔다고 농땡이 부리는 거냐?"
"허허, 농땡이는 무슨. 신참이 아주 야무지게 일을 잘 한다고. 곡괭이 처음 집은 녀석이 저기, 저거 벽면 한 것 좀 봐바. 끝내주지?"
"오잉? 그래?"
다채로운 표정을 지으며 놀라는 뀽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잠깐 침묵을 하더니 이내 정말 귀엽다고 채팅창을 도배하기 시작했다.
▷암천회류: 이, 이건! 크리티컬?
▷야포네시아의빨간하늘: 하, 하앍!? 호, 호빗 족은 커엽다능?!
▷경찰아저씨: 오늘도 출동인가. 후우, 힘들구만. 오늘은 정말 힘들겠어. 대협 저에게 힘을 주세요!
▷잘되기를: 꺄흥! 너무 귀엽다! 너무 커엽다으!
▷빛디고대협: 위험하다. 위험하다고 이거! 표정 봐! 허얽!
정말 귀여워서 준혁도 흠칫했지만 일단 푸만과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봐서 나이가 좀 있다고 여겨 존대를 표했다.
"안녕하십니까. 신입으로 들어온 인디고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와앗! 바, 방금 나한테 존댓말 해준거야! 응? 그런 거야!?"
"네? 아. 네, 그렇습니다만?"
"우아아앙! 모험가 너 되게 착하고 좋은 녀석이잖아! 완전 마음에 들었다. 히힛. 보라고 푸만! 나도 이제 나이가 차니까 위엄이 얼굴에 드러나서 딱 알아 본다고. 엣헴."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하다가 이내 으스대며 말을 하는 뀽의 모습은 그냥 솔직히 꼬마 아이와 같아 보였다. 그리고 푸만은 그런 뀽의 모습을 보면서 실실 웃으며 준혁에게 말했다.
"뀽이 존대를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알고?"
"어허! 푸만! 존대를 좋아하다니. 나도 어엿한 어른 호빗이라고! 357년을 살았으니까 인간으로 따지자면 35살, 에~ 아니다 곧 36살이 된단 말이야."
"어이쿠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영감님."
뀽은 자신을 놀리는 푸만을 보면서 볼을 아주 빵빵하게 부풀리며 불만을 표시했고 채팅창은 더 이상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편집자 겸 매니저로 활동하는 이창호와 이채원마저 그저 시청자들과 함께 의식의 흐름대로 즐기고 있었다.
"흥! 푸만하고는 오늘 말 안섞고 안 놀아 줄 거야! 흐히히히. 그나저나 신입 나에게 위엄이 딱! 느껴져서 존대가 나온거지?"
"네? 아… 일단 저는 누구든지 존대를 합니다. 나이가 적고 많고는 중요하지 않죠. 상대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하기도 하고 뭐, 위엄이 느껴지면 또 자연스럽게 존대를 하지 않을까요? 아하하……."
"그렇지? 그럼 나는 존대가 튀어나 온 것이 위엄 때문인 거겠구나? 하긴. 후훗. 아이 참. 신참도 이렇게 잘들인 거야. 금강 녀석. 흥흥. 신입 오늘 내가 특별히 더블 패티로 줄께. 여유가 있어서 패티 하나 더 줘도 돼. 그리고 음료수도 보자~ 빅 사이즈로 줄테니까 받고 다음에도 내 위엄을 느끼고 존대를 하도록 해. 알았지? 엣헴."
"아…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히히. 좋아 어서 받아! 빨리 금강한테 자랑하러 가야 한단 말이야."
발을 동동 구르며 뀽은 새참을 휙휙 주더니 이내 수레를 몰고 바람처럼 사라졌고 그것을 본 푸만은 배를 잡고 낄낄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 자네 정말 웃기는 구만. 웃겨. 그 얼굴에는 당혹감이 드러내는데 어떻게 입에서는 태연하게 뀽이 원하는 걸 해주고 있는가? 귀여워 죽겠다는 눈빛이 아주 가득한데 말이야."
"아… 그 나이가 많다고 하시니."
"호빗의 마을에서 천 년을 산다고 한들 나이가 먹을까. 그냥 0살일 뿐이야. 밖을 돌아 다니면 나이가 먹는게 호빗인데. 뭐, 그렇다고 한들 자네보단 나이가 많기는 하겠지만. 자네 표정 참 웃겼네. 웃겼어."
"아하하… 그런가요? 근데. 되게 빨리 이동을 하셨습니다? 정말 놀랐어요. 갑자기 저 멀리서 수레 소리가 들렸는데, 제 질문에 뀽이라는분이 답변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호빗 종족의 특성이지. 호빗 마을에서 300년 이상을 몸 담고 있었는데 특성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거야. 웬만한 호빗들은 뀽에게 비비지 못할 걸? 20년 주기로 특성이 생긴다고 하는데. 대부분 100년 정도면 밖을 돌아다니면서 지내거든."
종족이 하도 많으니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준혁도 호빗은 신체 능력 수치가 낮지만 특성 개화가 있다는 것을 들었다.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살아가는 호빗이 푸만의 말대로 20년에 하나씩 특성을 개화 한다면 모험가가 호빗으로 종족을 선택해서 살아간다면 일정 레벨에 따라서 혹은 특수 퀘스트를 받아서 추가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평균 7개 정도의 특성을 지니고 다닌다는 말을 전해는 들었는데 그래도 약해서 호빗은 안 키우는게 맞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만약 평균보다 2배 이상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면 확실히 암살 및 순간 근접 딜러로 활용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순식간에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러시군요. 뭔가 되게 강하실 것 같네요."
"음. 강하지. 싸움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저번에 항구에서 웨어 울프 전사가 까불락 거리다가 피떡이 되었지."
"웨어 울프요?"
"종종 들려. 뭐, 우리랑 거래하는 것보단 수인족 계열과 바다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 더 많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때 시비를 건 녀석이 갓 오러 마스터에 도달한 녀석이었나봐. 오만이 찔렀는지 뀽에게 시비 걸다가 복 날의 개 패듯이 맞았어. 껄껄껄. 저렇게 보여도 30년 전에도 최상급 마스터였거든."
"커헉!? 그, 그런데 왜 새참 배달을 하세요!?"
"왜? 최상급 마스터는 새참 배달하면서 생활하면 안되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우리 도시는 자기가 원하는 직업에서 열심히 일만 하면 되네. 그럼 배 곪지 않고 돈도 모으고 집도 사고 그렇게 살 수 있으니까."
그래도 시청자들을 비롯해서 다들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토끼 인 줄 알았는데 만렙 토끼였다며 조심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공포에 떨었다.
"그렇긴 하네요. 뭐, 각자의 삶의 추구 방향이 다르니까요."
"그렇지! 아무튼 먹자고. 먹고 나머지 작업을 부지런히 하지. 나도 오늘 좀 이야기 한다고 농땡이 부렸는데 후다닥 끝내고 마무리 지어야지."
뭔가 강력한 폭풍이 지나간 듯 한 느낌을 받으며 뀽이 준 햄버거를 먹으려던 준혁은 이내 어색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푸만을 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왜 그러세요?"
"… 그 저기 말이야? 으음… 이런 말을 해서 좀 그렇지만 햄버거 패티 하나 나 주면 안되나? 뀽이 아마도 내 것을 자네에게 준 듯 해서 말이야."
푸만은 야채만 가득한 자신의 햄버거의 내용물을 보여줬고 준혁은 말없이 패티를 꺼내어 푸만의 햄버거에 잘 꽂아 넣어 주었다.
"고맙네… 이게 없으면 밥 먹은 것 같지가 않아서. 크흠. 어흠! 자자, 그럼 얼른 먹고 한 15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일 시작 하자고."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언제나 선작, 추천, 코멘트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슬슬 다른 부분들도..진행을..
서브 쪽은 적당히 크게 넘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