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N -->
"지은아, 정말 스트리머 그거 할 거야?"
임지은은 자신을 보면서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박갑수 사장에게 다부지게 말했다.
"네. 정말 좋아요. 그리고 재미있어요."
"후우, 뭐 네가 그렇다면 우리도 딱히 붙잡거나 그러진 않을게. 그나저나 알아보니까 네가 가입했다고 하는 그 크루가… 넥스트TV라는 플랫폼에서 가장 핫한 단체더라?"
"좋은 멤버들이에요."
"그래. 거기 수장인 인디고… 라는 사람을 조사하니까 그런 것 같더라. 행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그냥 계속 일관성 있게 올바름이 뚝뚝 묻어 나는 애더라."
박갑수에게서 준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지은은 귀를 쫑긋 거리며 환한 표정으로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리고 그것 이상으로 목표와 계획을 짜서 자신이 걷고 사람들을 이끌어요. 정말 대단한 애에요."
"하하, 그렇구나."
"네네. 완전 대박이에요. 나이는 어린 녀석이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놀 때는 놀 줄도 아는데 정말 이래서 리더직은 따로 주인이 있구나 싶었다니까요? 그리고 어이가 없는게 있는데 뭔지 아세요?"
"으응?"
어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박갑수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쳐다 보았다.
"걔… 저 못 알아 봤어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너를 못 알아 보다니."
무슨 쉰 소리를 하냐는 듯 쳐다보는 박갑수 사장에게 지은은 그간 있었던 이야기들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시작했다.
"러블리 걸즈랑 저를 몰라요. 애초에 드림걸스 언니들도 모르고… 아는 가수가 없어요. 연예인을 모른다고 해야 하나. 뭐 그리고 알게 되면 놀라거나 그래야 하는데… 아? 연예인이구나~ 이렇게 반응하고 끝나요. 다른 애들은 멤버들은 아주 놀라서 연신 대박이라고 외치는데 얘 혼자만 그래요."
"그거… 일부러 관심 끌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에이.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그런 것도 모를 까봐요. 첫 만남에는 단독으로 만났는데 마스크를 벗을 때, 놀라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네가 누군데 뭘 어쩌라고 나한테 얼굴을 공개하니 마니 이런 말을 하는 거니? 이렇게 쳐다 보더라니까요?"
"커헉."
"혹시나 싶어서 처음에 말을 슬쩍 돌려서 물어보니까 그냥 얼굴이 예쁘니까 귀찮은 일 때문에 공개를 안 하는 구나… 뭐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그래도 방송 어딘가에서 본 기억은 있는지 제가 어필하고 그러니까 알아 차리고… 완전 맙소사에요."
지은의 이야기를 들은 박갑수 사장은 실로 믿기지 않았다.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지은을 모른다는 것은 정말 어디 무인도에 살아도 말이 안되는 수준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 네가 활동이 좀 부족했나?"
"사장님!"
"하하… 농담이지. 근데 진짜 그래? 뭐… 나중에 반응이고 그런 거 살펴 봤어?"
"없어요. 그냥 크루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걸로 딱 끝났어요. 그 뒤에 따로 연락 오는 것도 없고 공지 사항이나 합방 관련으로 이야기 할 때만 연락이 와요. 사적으로 연락은 단 한번도 없어요."
"그것… 참 특이한 애네."
"사실 제가 정체를 드러내면 사심을 좀 보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는데 진짜 단 한번도 없어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크루원들하고 만났을 때에도 반응이 똑같아요. 애초에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나봐요. TV도 잘 안보는 것 같더라고요."
종종 그런 케이스가 있기는 해도 아이돌 시절부터 솔로까지 최정상을 유지한 지은을 못 알아 본 것은 좀 너무한 케이스긴 하지만 박갑수 사장은 덕분에 지은이 슬럼프를 잘 탈출을 한 것 같았다.
물론, 그 슬럼프 탈출이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혀지지 않았지만 연습생 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가족으로써 잘 되었다는 생각이 컸다.
"그렇구나."
"네. 그래도 완전 든든해요. 자기 보다 크루원들을 생각하고 정말 진지하게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어요. 늘 계획하고 늘 생각하고… 워커 홀릭 같아 보이는데 정말 보는데 빛이 나는 것 같아요."
"그으래? 혹시 너… 그 준혁이라는 아이 좋아하니?"
"네에? 사장님!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세요. 그냥 든든하다는 이야기지. 저랑 나이 차이 나거든요?"
"아니 뭐 나이 차이가 나면 어때. 잘난 놈 같은데 말이야."
말도 안된다는 듯 펄쩍 뛰는 지은이었지만 박갑수 사장은 지은이 미묘한 호감은 갖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게 러블리 걸즈를 할 때의 동료로써의 호감인지 남녀로써의 호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장님!"
"알겠다. 알겠어. 목소리 큰 거 보니까 많이 좋아지기는 한 것 같네."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지은을 향해서 박갑수 사장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옆에 둔 서류를 지은에게 건넸다.
"이게 뭐에요?"
"네가 그 인터넷 방송을 한다고 해서 우리 자회사 측에 MCN이 하나 있잖아. 회장님한테 네 뜻을 이야기 하니까 그쪽으로 해서 너 지원 팍팍 해주라고 하시더라. 보면 정말 좋은 계약서인 거 알 거야."
그러자 지은은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도 조금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는데 준혁이 했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MCN 관련으로 만약 계약을 하게 된다면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부분이었다.
"저… 근데 만약에 제가 이거 계약을 하게 되면 방송이나 이런 부분에서 활용하는 제 저작권들이 따로 관리가 들어가잖아요?"
"그렇지?"
"그러면 제가 속한 크루에서 지금은 같이 공용으로 쓰는 채널이나 이런 것들이 있는데 거기도 활용되서 막 영상 내려가고 그러진 않겠죠?"
"네가 허락을 한 거면 상관 없지. 그런 부분은 네가 이야기를 하면 따로 관리를 하지 않을 거고."
이 말에 지은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니 박갑수 사장은 이걸 포착하고 빠르게 질문을 했다.
"왜? MCN 계약이 좀 그래?"
"아니… 그게 준혁이가 어… 그러니까 음, 크루원들이 단단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MCN을 찾고 있거든요. 사실 몇 군데에서 이미 온 것 같은데 악성 유저에 대한 고소나 이런 것도 강경하게 대처를 하고 방송적인 측면에서 지원도 가능한… 뭐 그런 곳을 찾나 봐요."
"정말이냐? 그러면 우리 MCN으로 영입하면 되겠네. 넥스트TV에서 너희 크루 만큼 괜찮은 곳 없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네!?"
"아니 그쪽에서도 라온 크루 이야기를 하더라. 널 영입하는 것도 좋기는 한데 다른 멤버들은 어떠냐고 말이야. 네 이야기를 듣고 영입을 하면 좋겠다는 말을 슬쩍 전해서 나도 물어볼 요량이었지."
사실 이 부분도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나 너무 사업적인 측면을 이야기 하면 지은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이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지은이 이쪽을 미리 이야기를 하니 박갑수 사장으로써는 반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MCN 측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라온 크루는 초기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살피는 곳이었다고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최근에는 꼭 잡아야 하는 거물이라고 말이다.
"그러면 제가 연락 해볼까요? 우리 회사 MCN이면 되게 좋은 곳인데."
"그래주면 좋지."
지은은 준혁을 비롯해 라온 크루가 자신과 같은 MCN 소속사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정말 좋은 이들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들과 함께 하면 정말 즐거웠으니 말이다.
'부담스럽겠지만 이야기를 좀 해볼까?'
이런 부분은 민감해서 괜히 그럴 수 있지만 정말 좋은 계약 조건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면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조건은 정말 좋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저 중간에서 되게 민망해지고 그러는 거 아시죠?"
"아이고 걱정 마라. 너랑 똑 같은 대우로 해줄게."
자신과 동일한 조건이라면 정말 나쁘지 않은 것이기에 지은은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제는 준혁이 라온미르 MCN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까 같은 라온이잖아?'
자신의 회사 이름도 라온미르고 자신의 크루도 라온이라는 것을 떠올리니 뭔가 더 잘 어울리고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 * *
"준혁아! 여기!"
임지은은 손을 번쩍 들면서 카페로 들어온 준혁을 반겼고 준혁은 대충 눈 인사를 하면서 테이블로 이동했다.
지은의 옆에는 여성이 한 명 존재했고 준혁은 그녀가 지은이 이야기를 한 라온미르 MCN의 관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찍 왔네? 나도 좀 일찍 나왔는데. 안녕하세요. 강준혁이라고 합니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도착해 있는 지은을 향해서 이야기를 먼저 건넨 뒤에 준혁은 여성을 향해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강준혁님. 저는 라온미르 MCN에서 인사 팀장을 맡고 있는 박지영이라고 합니다. 라온 크루의 활약을 정말 잘 보고 있고 팬입니다. 메인 구독을 한 지 21개월 된 진짜 팬이에요!"
"아? 감사합니다. 와, 오랜 팬이시구나."
저 정도면 사실 상 골수 팬이라고 할 수 있어서 준혁은 제법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영이 언니 MCN에서 되게 힘 있는 사람이다? 진짜야. 팀장이라고 해서 절대로 파워가 없는게 아니라 여장부라서… 이사님들도 쩔쩔매."
"에엑, 그, 그런 말은 지은아… 좀?"
얼굴이 붉어진 박지영을 보면서 지은은 그녀가 굉장히 부끄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스타를 본 팬의 느낌이라서 내심 깜짝 놀랐다.
'이 언니가!? 사심으로!?'
하지만 이런 생각은 준혁 때문에 금세 사라졌다.
"많은 신경을 써서 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네? 아아. 아닙니다. 라온 크루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죠."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더 감사하네요. 그런데… 일단 질문을 하나 하고 싶은데. 저를 비롯해 라온 크루 전원을 다 계약 하고 싶으시면 새롭게 들어온 분들도 계약을 하고자 하는 거 맞으신가요?"
"물론입니다. 그 분들 역시 주시하고 있었는데… 라온 크루가 먼저 영입이 되어져서 금상첨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라온 크루가 단순 크루를 넘어서 점점 체계화적으로 언제든지 MCN 형태로 넘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그 전에 빨리 영입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정확하게 자신이 진행했던 것들을 파악하고 있는 것을 보아 확실히 꾸준히 체크를 한 듯 보였다.
지은이 이런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박지영을 쳐다 보는 것을 보면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생각했다. 뭐,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맞습니다. 사실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 좀 더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간은 지금부터 6개월 정도 추가로 걸릴 것 같지만요."
"네. 그래서 연락을 드리고 싶었으나 지은이가 엮여 있기 때문에 쉽게 말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은이와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요. 그래서 많이 늦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아직은요."
마치 계약서 이후에 괜찮을지 괜찮지 않을 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겠다는 준혁의 모습에 지은도 제법 긴장을 했다.
그저 허허 웃으며 사람 좋은 모습만 보았기에 이런 모습은 좀 낯선 면도 있었다.
"네. 이걸 보시면 더 괜찮으실 겁니다."
박지영 역시 공과 사를 구분해서 바로 영업적인 자세로 취하면서 서류를 꺼내었는데 준혁은 슬쩍 웃으며 말했다.
"일단 그러면… 가볍게 뭐라도 마시면서 하죠. 제가 살게요."
"네? 아! 실례했습니다. 제가!"
"아닙니다. 크루원과 함께 있는 자리라면 제가 결제를 하는게 나름의 규칙이라서요. 대접은 제가 하겠습니다."
팽팽해지려는 분위기를 준혁이 음료 주문을 가지고 놓아버리니 박지영은 자신의 실수를 떠올리면서도 준혁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 계약서가 나름 베스트라고 생각을 했는데 좀 더 수정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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