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83화 (8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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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바로 사업 이야기를 꺼내고 바로 풀면서 밀당을 시전하는 것 같았지만 준혁은 계약서들을 체크하고 난 뒤에 별 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자신이 본 MCN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계약서였고 그 내용도 훌륭했다.

"이런 수준의 계약이면 확실히 좋네요. 다만, 추가적인 크루 멤버 영입에 있어서는 저 역시 계약서 내용대로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진행하겠습니다."

"그럼… 계약을 하시는 건가요?"

"저는 일단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습니다.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따로 건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다만,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니까요."

"아! 네. 알겠습니다."

준혁의 대답에 박지영은 굉장히 일이 쉽게 풀린다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고 이를 본 지은은 준혁에게 말했다.

"처음에 굉장히 사무적으로 나와서 놀랐어."

"당연히 그래야지. 나만 관련된게 아니잖아. 그리고 계약서 도장은 눈 앞에서 괜찮아도 전문가를 불러서 확인을 해야 하고 또 다른 전문가랑 확인을 하고 그 다음에 마음에 결정을 내린 뒤에 또 다른 전문가와 이야기를 한 뒤에 결정하는 거야."

"… 뭐 그렇게까지."

"도장 하나에 인생이 망가지니까. 내 주변도 망가지고. 세상은 아름답지 않아. 아름다운 것 이상으로 무서운 세상이야. 누나는 참 좋은 분들이 주변에 있어서 잘 사는 줄 알아."

자퇴를 했다고 해도 법을 공부해서 그런지 계약의 무서움을 지은에게 이야기를 하는 준혁을 보면서 지영은 깊은 공감을 했다.

"맞아요. 지은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막 저런 성격이라서."

"큰일 날 사람이네요. 사회에서 그런 걸로 많이 이슈 된 것만 봐도 그러면 안되는데. 돈 빌려주고 못 받고 그러는 거 아니지?"

"예전에 그랬다가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옛날에 제가 MCN 쪽으로 나오기 전에 라온미르 엔터에서 근무를 할 때 글쎄 지은이가 겁도 없이 1억 원을 덜컥 빌려주고 못 받아서 끙끙 거리더라고요."

"네에?"

"그래서 법무팀이 법적 조치를 도와서 간신히 원금 회수를 하고… 그 뒤에는 돈 빌려주는 걸 좀 덜하더라고요."

지영과 준혁의 대화에 지은은 복잡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갑자기 왜. 나를!? 그때는 그거 부모님이 아파서 수술해야 한다는데 어떻게 해."

"병원 수술비가 무슨 억이 들어가. 2천 ~ 3천 정도면 그나마 이해했는데."

"그, 그래서 나중에 받았어."

"누나는 계약서 도장 찍어야 하면 변호사 최소 5명은 만나고 여기 회사에서 또 이야기를 해서 상담 받고 찍어."

"……."

사람이 너무 좋아도 안되는 것처럼 준혁은 정말 한심하다는 듯 지은을 쳐다 보았고 이를 본 지영은 준혁에게 말했다.

"그런데… 저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네? 말씀하세요."

"지은이 말로는 준혁씨가 지은이가 그… 연예인인거 몰랐다고 하던데."

"아! 네. 뭐… 어릴 때부터 게임 좋아하고 인터넷 방송만 보면서 지냈어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친구랑 놀고 하는게 딱 그 정도라서. TV는 거실에 없고 안방에 있다보니… 저랑 좀 거리가 멀었죠."

"그러셨구나. 그래도 지은이 딱 보면 뭔가 느낌이 확 오셨을텐데."

연예인에게 뭔가 특유의 아우라가 있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아시아 급에서 톱을 찍은 지은의 경우에는 더 그런 부분이 컸고 말이다.

"음, 그냥 마른 여자가 마스크를 끼고 왔는데. 마스크를 벗어서 공개했더니 예쁜 여자였어요. 그래서… 아, 얼굴 공개 안 하는 이유가 괜히 이상한 말이 채팅에 나올까 봐 그러는 거구나 싶었고… 그런데 낯이 좀 그래도 익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러다가 기억이 나서… 아는 척을 했는데. 그것 뿐이에요."

"푸훗! 벼, 별 다른 느낌은 없었어요?"

"느낌이요? 그냥 특이한 사람이 우리 크루에 들어왔다? 신기하네?"

"……."

굳이 말하자면 변수와 같은 짐 덩어리가 들어온 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지만 굳이 그런 표현까지 할 이유가 없어서 딱히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지금은 변수보다는 그냥 믿음직하고 편한 동료 스트리머라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더 없이 티끌 하나 없는 표정으로 대답을 할 수 있었고 박지영은 지은을 힐끔 보더니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지은이 열심히 활동했었어야 했는데. 월드 스타는 되었어야 대협의 아니 준혁씨가 반응을 했을 건데."

"언니!"

"어휴~ 큰 소리는. 카페거든?"

"으으. 준혁이 너 나 놀릴 거야?"

갑자기 자신에게 화살을 돌려 화풀이를 하려는 지은을 보면서 준혁은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됐고 그… 파티 관련해서 신경을 좀 써. 7일 ~ 10일 정도 사이에 신입 크루원들하고 조합을 바꿔서 사냥도 진행할 거야. 다채롭게 진행을 할 예정이고 누나도 바짝 신경 써야 해. 바람 속성까지 빠르게 다뤄야 한다고."

"그건 당연하지! 나는 재능러거든?"

"그래. 그건 완전히 믿지. 우리 라온 크루 최고 마법사 아니야."

엄지를 치켜 세우며 준혁이 칭찬을 하니 지은은 금세 우쭐한 표정을 지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지은을 지켜본 본 준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으며 박지영은 이 상황을 모두 보면서 준혁이 지은을 다루는 법에 통달을 했음을 느꼈다.

그러다 준혁이 이내 자신을 쳐다 보며 어깨를 으쓱거리자 자신마저 관찰하고 있었음을 깨닫고는 박지영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아무튼 이번에 회의 때, 이걸 이야기 하고 개인적으로 또 연락을 각기 취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오겠습니다."

"네. 잘 부탁 드립니다."

"별 말씀을요."

* * *

"… 영입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인 말을 했고 추가적인 검토를 몇 번 더 한 뒤에 확답을 준다고 했습니다. 아마, 독소 조항을 찾아 볼 요량인 것 같습니다."

박지영의 대답에 윤준수 총괄 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넣었습니까? 독소 요소."

"아닙니다. 라온 크루는 현재 넥스트TV의 간판 크루로 성장을 했습니다. 만약 이게 퍼지면 저희가 타격이 크기에 임지은 양과 동일한 수준으로 계약을 넣었습니다."

"음. 메인은 챙겨 주는게 맞지. 계약 기간은?"

"4년 계약이며 별 다른 이야기가 없다면 자동으로 동일한 조건으로 2년씩 추가적인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계약이 되면 깔끔하겠군. 성격을 보아하니 과한 것을 부탁하지는 않네. 딱 선을 유지하고 있어. 사회 생활을 제법 한 녀석 같은데. 고작 스무 살이라고? 뭘 해도 될 놈이었군."

준혁에 대한 칭찬에 박지영 역시 공감을 한다는 표정을 취했다. 자신이 겪은 준혁은 갓 사회에 나와서 어리버리 얼 타는 어른애기가 아니라 영리한 여우… 아니 영리한 호랑이 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임지은이 강준혁을 이야기 할 때, 목표를 쉼 없이 설정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인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았습니다. 차후 6개월 정도 뒤면 본인이 따로 MCN을 건립을 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말은 6개월이라고 하지만… 이미 그려 놓은 것이 있고 자금만 있다면 3개월 ~ 4개월 내로 완성되었을 듯 합니다."

"그래? 사업이 생각보다 힘들 건데."

"그 쪽 분야로 인맥이 이미 완성된 수준으로 형성된 듯 합니다. 주변 대기업 스트리머 불리는 이들과도 친분을 다져 놓은 것도 그렇고 영상 편집자들과 썸 네일을 그리는 작화진 사이에도 대우를 훌륭하게 해준 탓에 평판이 아주 높습니다. 또 사업 부분에 있어서도 아마 연관된 누군가 있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들으면 들을 수록 단순히 방송 스트리머를 하는 것보다 사업 분야 부분을 떼어주고 활동 시키는 것이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윤준수는 했다.

"얘를 그냥 우리 쪽으로 키우면 좋겠는데. H대 법대를 수시로 들어간 것만 해도 머리는 쓸만하다는 이야기고 판짜는 움직임이나… 으음. 돈도 좀 있어 보이나?"

"이미 자신이 번 금액으로 시설이 상당히 좋은 오피스텔에서 따로 독립해 살고 있습니다. 후원도 상당히 자주 하는데 자퇴를 하고 나오면서 3000만원 가량의 장학금을 투척하고 왔다고 알려졌습니다."

"거 젊은 놈이 너무 찌를 곳이 없군. 장난질 없이 잘 처리 했어. 준혁이라 참… 이런 놈이 내 밑으로 들어와야 하는 건데. 박지영 팀장만 믿고 MCN의 전반적인 것들을 진행하기에는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지. 따라가지를 못해. 쯧."

윤준수의 이야기에 박지영은 그저 조용히 고개를 고개를 숙이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윤준수는 말했다.

"아! 그 정말 무슨 썸을 타거나 그런 건 없어?"

"지은이가 좀 더 나이가 많은데… 되려 동생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봅니다. 남녀 간의 이성적 교감은 둘 다 없습니다. 실제로 강준혁은 연예인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 싶을 정도로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 그게 가능하나?"

"나름 슬쩍 테스트를 해봤는데 지식이 전무했습니다. 최근 아이돌부터 드림걸스 시대의 아이돌까지 해봐도… 잘 모르는 분위기였습니다. 덤으로 여자에 대해서 굉장히 귀찮아 하는 말이 꽤 많았는데 본인이 나아가 야 할 길이 천 리인데 연애는 무슨 연애냐며 타박을 하는데 상당히 진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전형적인 워커 홀릭이라는 뜻이었고 윤준수는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딱 잘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케이. 보고는 끝."

"네. 알겠습니다."

"계약 완료되면 가지고 오고… 아! 그리고 준혁이라는 애의 방송 히스토리나 사생활 이런 것도 한번 싹 가지고 오면 좋겠군. 호기심이 생겨서 말이야. 부모가 좀 특이하나?"

"부모는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둘 다 평판이 상당히 좋아서 승진도 빠른 편이라고 합니다."

"음, 애초에 부모 유전자가 괜찮다는 이야기네. 내가 말한 거 준비해서 계약서랑 같이 가지고 와요. 수고했습니다. 박지영 팀장."

"네. 알겠습니다."

박지영은 윤준수 이사에게 인사를 하고 이사실을 빠져 나가면서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고 강준혁의 사생활을 윤준수 이사가 알아서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했다.

딱히 의심스러운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뭐, 조사를 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것 밖에 없으니까.'

어릴 때부터 방송을 한 탓에 행적이 그냥 눈에 들어오니 대략적으로 굵직한 사건들만 요약해서 가지고 올라오면 될 듯 싶었다.

'으~ 아무튼 우리 MCN에 들어오면 정말 좋겠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추천, 선작, 코멘트는 작가에게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중국ㅎㅎ..

축구...ㅎㅎㅎㅎ

아이고 꼬시다..ㅎㅎㅎ

우레이인지 우럭인지..나오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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