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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트리머다-85화 (8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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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네. 누나. 덕분에 좋은 계약을 할 수 있게 되었어."

준혁의 이야기에 지은은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에이,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워낙 잘하니까 우리 회사에서 그렇게 한 거지. 우리 회사 정말 까다롭기로 유명해."

"그래도 누나가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이런 계약은 정말 희귀하거든요. 광고나 이런 부분에서 얽매이는 것도 없고… 그냥 소속만 되어주세요… 이렇게 부탁을 하는 계약서 수준이라서."

"그, 그래?"

"네. 아마도 누나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요."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준혁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 지은은 괜시리 자신이 뭔가 이런 부분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것도 있겠지. 히히. 그래도 이렇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사실 라온 크루에 들어오고 난 뒤에 나는 계속 네가 이미지도 만들어주고 떠 먹여 주는 포지션이었잖아. 좀 짐은 아닐까 걱정했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저는 그런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누나를 크루원으로 받아주지도 않았어요. 저는 빵신령이라는 스트리머에게 매력을 느꼈고 가능성을 봤어요. 그래서 크루원들의 추천을 승낙했고요. 라온 크루에서 단 한 명의 크루원도 짐이 없어요. 모두가 뭉쳐서 개성이 되고 그게 라온입니다. 그런 생각 절대로 하지 말아요."

진지하기 그지 없는 눈빛으로 준혁이 이야기를 하자 지은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말했다.

"알겠어. 뭐, 그렇게까지 위로를 하고 그래."

"진짜니까요. 전 연예인 임지은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사실 잘 몰라요. 하지만 확실한 건 스트리머 임지은은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으니까요. 이게 칭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하는 준혁에게 지은은 푸훗 웃으면서 준혁의 말처럼 저 말이 칭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기분은 좋았다.

"사실… 이 길을 걷겠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죠."

"그리고 언젠가 내 정체를 공개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10년 이상 방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 공개를 하지 않은 스트리머들도 있어요."

"그, 그런가? 그래도… 제대로 인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 뭐랄까 좀 더 성장을 해서 제대로 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두렵다는 느낌도 있고."

"두려워 하지 말아요. 제가 있고 크루원들이 있는데. 되려 사람들이 놀라서 기절초풍을 하겠네요. 아니이잇! 이러면서."

이런 말을 하는 준혁을 지은은 슬쩍 쳐다 보았는데 왠지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

'뭐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의문을 가졌지만 이내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준혁을 보면서 이런 의문을 접었다.

그저 정말 자신이 좋은 사람을 또 만나서 스트리머 생활로 제 2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 그러면 된거지. 준혁이 말처럼 준혁이가 있고 크루원들이 있는데. 그 외에도 러블리 걸즈 멤버들도 있고 드림걸스 언니들도 있는데… 힘겨워할 필요는 없어.'

감정과 생각의 정리를 마친 지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볼 때는 넌 인생 적어도 40살 이상은 산 아저씨 같아."

"푸훗…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죠."

"뭐어?"

"농담입니다. 반응을 하는 것 보니까 괜히 우울한 기분은 떨친 것 같네요.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준혁의 이야기에 지은은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넥게더를 보다가 한 시청자가 비판한 것이 있더라고. 근데 그걸 보는데… 그 말들이 너무 신경 쓰여서. 그럴 듯 해보였거든."

"아이디가 뭔데요?"

"아, 아이디? 어… 〈진실된넥수임〉 이거였어."

지은의 이야기에 준혁은 이마를 꿈틀거리는 정도로 간신히 꾹 튀어 나오려는 분노를 참아 내었다.

'이 새끼가… 이때부터?'

진실된넥수임…

자신이 조작된 사실들로 통수를 맞고 있을 때, 마치 자신은 의리를 지키고 믿고 있다며 위로를 해주다가 더 강력한 통수를 치면서 욕을 했던 녀석이었다.

불 난 집에 기름을 더욱 부으면서 활활 타오르는 열기를 그대로 흡수해서 성장을 한 놈으로… 추가적으로 명예훼손 고소를 했으나… 결론은 기소유예로 끝이 났으며 이를 가지고 자신을 더욱 조롱했다.

녀석은 특유의 말 빨로 뭔가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 살펴보면 딱히 별것도 없는 이야기인 것들이 많았고 그럴 듯한 말재주로 사람을 홀리는데 탁월했다.

과거의 라온 길드에서도 4인자 정도에 위치하여 이익은 이익대로 취하고 귀찮은 일은 최대한 덜하면서 그야 말로 꿀빠는 재주도 상당했는데… 이래저래 괘씸하고 화가 치솟는 녀석이었다.

"확인 좀 할 게요. 그 글."

준혁이 바로 휴대폰을 통해서 확인 작업을 거치자 지은은 깜짝 놀라며 그러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으나 준혁은 이미 지은의 넥게더에 들어가 그 글을 읽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재능러 이미지 때문에 확실히 반박을 당한 녀석을 보면서 그나마 상황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 지은이 길드에서 길드원들을 꽤 잘 챙기고 시청자들과 아주 단단한 호흡을 구사하고 있어서 총 시청자 수는 적으나 고정 시청자 수가 아주 탄탄한 상태였는데… 이들에게 그야 말로 온갖 폭격을 당한 것이다.

길드원도 아니고 겪어 보지도 못한 녀석이 개논리로 그럴 듯 하게 써서 쉰 소리를 했다고 말이다.

"반응은… 누나가 기죽을 이야기가 없는데."

"그, 그래도… 저렇게 생각한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겨서."

"이런 녀석은 빠르게 처치를 해야 해요. 아이디랑 닉네임 체크했고… 크루원들을 통해서 전부 확인을 한 이후에 법적 조치를 취해야겠네요."

"에엑? 정말?"

"네. 일단 검색 좀 두루두루 다 해보고요."

라온 크루 멤버들의 넥게더를 모두 체크하면서 진실된넥수임을 검색하자 정말 여성 스트리머들에게만 이런 식의 글을 쓴 것을 모두 확인했다.

다만 녀석이 예상치 못했던 것은 이들 모두가 아주 오랜 시간 길드원이자 시청자들과 함께 서브 직업이라는 노가다를 하면서 상당한 교감을 쌓았다는 것인데… 덕분에 욕만 먹었다.

또 남자 스트리머들에게는 글은 없지만 마치 예리하게 꼬집어 내어 지적을 했다는 듯한 댓글을 남긴 것도 확인 했는데…

자신에게도 그러한 것들이 있었다. 물론 욕만 먹어서 관종이냐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거… 이번에 라온미르 MCN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확인을 좀 해봐야겠네요. 이 사람… 확실하게 법적으로 처벌 가능하거든요? 라온 크루에서 여성 스트리머에게는 글로써 비꼬는 모욕을 하고… 남자 스트리머들에게는 꾸준히 댓글로 글을 남겼는데… 얼마나 잘 하는지 보고 싶어요."

"아, 아니… 나는 그… 이제 괜찮은데. 너 한테 응원을 받고 그래서 힘도 나고."

"아니오. 철저하게 박살내야죠. 누나를 공격했고 우리 크루에 대해서 전반적인 비난을 하는 놈인데. 개인적으로 다 따로 고소 집행을 해서 인생은 실전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줘야죠. 법원을 들락날락 거리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지도 깨닫고요. 뭐, 히어로 크로니클을 하는 것 같은데… 이것 때문에 제대로 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네요."

녀석은 분명 히어로 크로니클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서 분명 특유의 말빨을 이용하여 이래저래 npc들을 후리고 자신만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인데…

이걸 현실의 문제를 통해서 진행을 해버리면 초장부터 와장창 모든 것을 망가트릴 수 있었다.

"그, 그래? 네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겠지만. 으음. 그… 고마워."

"당연한 거죠."

아주 냉랭한 표정으로 녀석이 쓴 글을 보면서 분노를 하는 준혁을 보니 지은은 자신 때문에 준혁이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표정으로 화를 내고 강경한 대응을 하려고 하는 모습에 정말 심장이 쿵쾅 뛰면서 아까 정리를 했던 그 기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으응? 왜, 왜 그러지.'

쿵쾅거리는 가슴과 함께 이 기묘한 감정을 의식하며 준혁을 쳐다 보니 더욱 빠르게 심장이 쿵쾅거렸고 이내 곤혹스러운 느낌을 가졌다.

'뭐, 뭐야? 내가… 설마? 주, 준혁이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혁을 계속 쳐다 보았는데 준혁은 지은이 자신을 너무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이 과거의 기억 때문에 너무 과하게 지금 액션을 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멋쩍은 표정으로 둘러 말했다.

"아니… 누나 일이라서 좀 과하게 화를 냈네요. 애초에 여성 스트리머들에게만 이런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양아치 같은 놈이라는 것도 알 수 있고. 후우. 화가 정말 나네요."

"지, 진정해… 괜찮아. 으응. 정말… 그 고맙고 그래."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무튼 이번 계약 건을 진행하면서 크루원들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공개할게요. 지능적으로 라온 크루를 폄하 하고 관심을 받으려는 이가 있으며 이를 법적 대응으로 빠르게 인생 실전 교훈을 심어주겠다고요."

"어? 어. 알겠어. 나도 회사 분에게 말할게."

"네. 그렇게 하세요. 합의는 없고 무조건 끝까지 철퇴를 가할 겁니다."

"응! 그렇게 할게. 나도 그렇게 이야기 할게."

당황스러운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 그저 준혁이 한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며 대답을 하던 지은은 자신을 향해 미묘한 시선으로 쳐다 보는 준혁을 볼 수 있었다.

"왜? 갑자기 나, 나를 그렇게 봐?"

"아니… 누나 오늘 몸 안 좋아요? 얼굴이 좀 붉어졌는데."

"아니거든! 나 얼굴 안 붉거든!"

"으음… 미열 있는 거 아니죠? 누나는 피부가 하얘서 금방 열 올라오면 티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조심해요. 뭐, 배도라지즙 이런 거 보내 줄까요? 아… 누나 집에도 있으려나?"

"아니야. 괜찮아. 정말 나 안 아파. 그냥. 어후~ 그런게 있어. 누나가 지금 복잡해서 그래."

자신이 강경하게 나가는 것 때문에 지은이 괜히 마음이 심란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준혁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했다.

"누나. 나 믿고 그냥 따라와 줘요."

"뭐, 뭐어?"

"그런 애들은 봐줄 필요가 없어요. 누나처럼 착한 사람… 그냥 괴롭히는 놈이에요."

"아, 아니… 너 자꾸 이상한… 아우. 나 왜 이러지?"

뭔가 미묘하게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동시에 들 쑤시는 준혁의 말에 지은은 혼란함을 표하면서 허우적 거렸고 준혁은 계속 강하게 지은에게 말하며 위로와 힘을 내라고 이야기를 했다.

덕분에 지은은 자신이 정말 준혁을 굉장히 신경 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철벽이라고 불리던 내가! 나이도 어린 준혁이를?'

황당하지만 한 없이 진지한 저 눈을 보자면 가슴이 쿵쾅거리는데 환장할 노릇이었다.

'모, 모르겠다. 오늘은 일단 자리를 빨리 파해야지.'

이에 지은은 괜히 이야기를 하면 준혁의 페이스에 말린다는 생각이 들어 준혁의 뜻에 따르겠다는 말을 하면서 자리를 끝내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지금 자신이 느끼는 그 감정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준혁을 떠올리니 다시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고 이내 소파에 몸을 던지며 비명을 질렀다.

"아악. 첫사랑이 내가 누군지도 몰랐던 동생이라니!"

이 비명과 함께 온 몸을 바둥거리다가 이내 진정을 하고 생각을 해보니 준혁의 저런 것들이 되려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넘어가면서 생긴 변화였고 점점 생각을 하니 준혁에게 좋은 점들이 더욱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자신이 충분히 빠질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워커 홀릭이라는 점만 빼면 말이다.

"아니지… 워커 홀릭이지만 나도 같이 일을 하잖아? 그러면 더 좋지? 으응? 데이트도 함께하는 거고. 데, 데이트? 내가 지금 무슨?! 앗! 으으! 모르겠다."

임지은 방년 24살에 궁합도 보지 않는다는 4살 연하의 남자에게 인생 역사상 처음으로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을 인정했다.

========== 작품 후기 ==========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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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빵신령 지은이 이제 자각을 했습니다.

냥냥소녀 은별이와 오오옷!? 할 수도 있지만.

여자를 돌 보기와 같이 하는 주인공이라.. 그리고..

청소년 노블이기에..크흠..

슬슬 나올겁니다. 악당들..?이라고 해야하나 스쳐가는 엑스트라라고 해야하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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