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146화 (146/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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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푸의 선물로 오프닝부터 진땀 빼는 쇼를 하면서 진행을 했던 준혁은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저레벨 유저들을 이끌고 파티 사냥을 도와주는 콘텐츠를 했다.

축제를 한 이후이고 또 현재 자신의 크루 멤버들이 히어로 크로니클에 오롯하게 집중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대회에 출전을 하는 만큼 여기에 상당히 많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장비 소프트와의 관계도 그렇고 적어도 중상위 성적은 거둬야 하기에 다들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니 히어로 크로니클에서는 집중력이 필요한 콘텐츠 보다는 저레벨 유저들을 도와주는 콘텐츠나 혹은 개인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를 송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맞춰 놓은 상태였다.

준혁이야 대회 진행자로써 출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관은 없지만 일단 오늘 아침부터 부지런히 영주성을 방문하면서 진행했던 쇼 때문에 심적으로 지쳐서 사냥보다는 도우미로 나선 것이다.

덕분에 초보 유저들은 크게 즐거워 했으며 준혁에게서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고 부지런히 노력을 했고 교정된 사냥 방법으로 전투에서 승리를 경험함으로써 자신감과 의욕을 더욱 갖게 만들었다.

그렇게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1부 방송 시간을 다 소비한 준혁은 2부 방송은 자연스럽게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로 전환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대회 기준 차량으로 레이싱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너는나에게목욕값을줬어: 근데 인디고님은 아쉽지 않음?

- 너는나에게목욕값을줬어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출전하면 거의 우승각 아님? 최소 개인전 순위권일 것 같은데.

"아~ 그랜드 마스터인 제가 이를 악 물고 하면 안되죠. 심지어 트랙하고 차량도 제가 지정을 하는데 그건 너무 그렇지 않겠습니까?"

준혁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아쉬워 하는 이들은 많았다.

스트리머 최초로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을 한 실력자이기도 했고 트랙에 대한 연구도 꽤 많이 해서 멋진 장면들을 많이 뽑아 냈기 때문이다.

다른 크루원들은 골드, 플레티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시청자들과 비교를 했을 때에도 높은 수준이 아니라서 명장면을 뽑기가 힘들 것이라고 여겼다.

"음, 다들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님들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지만… 무협지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고수들 싸움은 순식간에 챵~ 하고 몇 합 나누다가 끝이 나잖아요? 그런데 실력이 낮고 비슷한 사람들은… 크흠크흠. 여기까지만 말 하도록 하겠습니다."

준혁의 말을 듣고 시청자들은 「ㅋㅋㅋ」을 치면서 쪼렙끼리 아웅다웅 싸우는 개싸움이 재미있기는 하다는 말을 쳤고 준혁은 엄청 진지한 표정을 바로 지으며 말했다.

"어허~ 개싸움이라뇨! 그런 말 쓰면 안됩니다. 그냥 낮은 등급끼리 치열하게 싸우는 것을 보는게 좀 더 재미있다~ 이 말이죠. 그랜드 마스터 찍고 제가 레이싱 하면서 느낀 건. 여기는 0.1초 단위로 트랙 끊어서 분석을 해요. 이건 너무 하잖습니까? 즐겁게! 재미있게 해야지. 흠흠."

말은 그렇게 했어도 준혁도 과격한 표현이 웃겼는지 입가에 웃음을 참는다고 씰룩이는 모습이 녹화 되었고 이는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를 연습하고 있는 라온 크루 스트리머들에게 퍼졌다.

다들 준혁의 말에 분노의 부들부들을 시전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워낙 높은 수준 차이를 느끼고 있어서 그저 재능충이 아니라서 서럽다를 시전 하면서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을 할 뿐이었다.

라온 클레스[※필독! 오늘의 방송 방송 스케줄 ]

글쓴이: 인디고

1부

라온 크루 파트너 계약 알림

- 장비 소프트와 파트너 계약 완료

- 20분 ~ 30분 정도 간단한 토크

2부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 시청자 예선전 진행

- 예선전 진행 방송 때 치킨 50마리 선물(장비 소프트 지원)

3부

모두의 프렌즈 마블

- 끝나고 난 뒤에 2판 정도 할 듯

- 휴식 겸 토크 마무리 타임

오늘은 히어로 크로니클을 플레이 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숙제들은 끝내고 왔습니다.

차후에 접속을 할 시에도 방송은 켜지 않고 접속을 할 겁니다.

길드에 문제가 있을 시, 임원분들이나 스트리머에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24시간 체크 가능하고 전달이 가능합니다.

그럼 오늘 방송도 알차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5분 뒤 시작합니다.

방송 시작 전, 방송 시작을 알리는 공지를 자신의 넥게더에 올린 뒤… 준혁은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의 시청자 참여 예선전 라인 업을 살펴 나갔다.

공지를 올린 지도 벌써 일 주일이 지나 8일 차가 되었고 예선전 라인 업을 구상한다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

"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실수가 있을 까봐 재검토만 4번을 했고 장비 소프트 관계자와 매니저들에게도 검토를 요청해서 모두가 완벽하다는 말을 들었기에 준혁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시청자 참여 이벤트의 경우에는 한번 삐끗하게 되면 좋은 일도 역풍이 불어서 불만 어린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실수 없이 깔끔하게 진행을 해야 했다.

특히 이런 상금이 걸리고 한정된 시청자 참여 이벤트 대회는 더욱 그러했다.

"그나저나 오늘 이거 진행하고 나면, 진짜 히어로 크로니클은 접속도 못하겠네."

간달푸가 오고 난 뒤에 딱히 이상한 점은 없고 무난한 나날이 이어졌지만 준혁은 몸을 사리고 있었다.

자신의 직업 특수성을 비롯해서 켕기는 것이 꽤 있는 몸인지라 히어로 크로니클 세계관에서 거의 절대자와 같은 실력을 지닌 간달푸에게 기타 다른 것으로 수상함을 받기 싫었다.

그래서 초보자들을 도와주거나 혹은 간단히 솔플 사냥으로 체크를 하고 혹은 대장장이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 정도만 보이면서 나머지 시간은 크레이지 트렉 매니아 대회 쪽에 심혈을 기울였다.

길드원들이나 시청자들에게도 괜찮은 핑계 거리와 변명이 되었고 히어로 크로니클의 내부 NPC들에게도 나름의 변명이 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게임 캐릭터라는 인식은 하지 않지만 모험가들의 문명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기에 현실 세계에서 대회를 주최하고 그것 때문에 바쁘다는 말을 충분히 이해를 했다.

즉, 간달푸에게도 수상함을 선사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었다.

"아무튼 대기업 게임 회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이 타이밍 좋게 잘 먹혀 들어갔네."

히어로 크로니클이 자신이 알던 미래보다 훨씬 더 일찍 나온 탓에 어떻게 게임계가 변화될 지 짐작은 가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장비 소프트는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이후에 이번 년과 내년에 나올 게임들은 수작, 대작 평을 받은 작품이 5개 정도는 더 나온다.

그것 만으로도 장비 소프트와의 파트너 관계를 2년 단위로 유지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뭐, 다른 게임 회사와의 파트너 십에 대해서도 관대했고. 이런 건 나중에 생각을 하고 오늘도 알찬 방송 시작합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준혁은 방송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임을 깨닫고 잡생각을 정리했다.

"가나다라마바사, 욥욥. 마이크 잘 들려요? 안녕하세요. 인디고입니다."

작게 심호흡을 한 뒤, 준혁은 늘 처음과 같이 방송 시작을 알리는 테스트 음성을 내뱉으며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리수진: 파트너 진짜네! 화면 송출 밑체 장비 소프트 파트너 달려있다!

▷LoL네루: 오올!? 대박인뎁

▷Bobbylow: 축하드립니다. 라온 크루 전체에 달렸네요.

▷잘되기를: 이게 다~ 내가 잘되기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이 말이야!

인사와 함께 쏟아지는 채팅창의 말에 준혁은 확실히 좋은 티를 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인사를 하며 이야기를 했다.

"이게 다 여러분이 숙제 방송도 열심히 응원을 해주시고 저희가 하는 게임 구매도 열심히 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준혁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훈훈한 채팅을 이어 나갔고 준혁은 미소를 숨기지 않은 채 말을 했다.

"여러분 덕분에 장비 소프트와의 인연이 이렇게 두터워진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네요. 이런저런 배려도 정말 많이 해주셔서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었어요."

▷열쉼히읽자: 크으~ 장비 소프트가 큰 스트리머 잡았넴.

▷루나리에: 그런데 장비 소프트 게임은 별로 구매한 적이 없는데. 매출이 많이 올랐나 봐요? 파트너 계약까지 할 정도라면. ㄷㄷ

▷고고갱갱: 열심히 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OLD-BOY: ㅎㅎ. 인디고님도 열심히 하셨으니 복이 온 거죠

▷슈퍼내츄럴: 확실히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가 재미있기는 합니다. 속도감부터 해서 차량 라이센스도 신경 많이 썼고. 그 전에는 대작이라고 하는게 별로 없었는데.

준혁은 이어지는 채팅창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 수긍을 했다.

"확실히 우리 나라와는 정서가 잘 안 맞는 게임들이 많았죠. 서양에서는 인기가 좋았으나 한국에서는 판매고가 좋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화 패치를 꾸준히 해줘서 이번에 계약을 할 때, 판매고가 낮은 게임도 한글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다들 호기심을 갖고 채팅보다는 준혁의 말을 기다렸다. 확실히 장비 소프트의 게임들은 한글화가 된 것들이 상당히 많았으니 말이다.

"정말 멋진 답변이었습니다. 팀장님이 「게이머들이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하니까」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게이머들이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하니까 한글화를 해준다는 그 말은 시청자들도 상당히 큰 울렁임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었고 다들 채팅창에서 이런저런 감탄성을 쏟아 내었다.

"정말 멋진 곳과 계약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네요. 다 여러분 덕입니다. 그리고 이 멋진 장비 소프트의 게임들을 하나, 하나 파헤쳐 가면서 숨은 명작이 있는지 살펴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  *

장비 소프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도 올리는 발언을 해주면서 준혁은 확실히 파트너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다.

좋은 계약을 해준 만큼, 보답을 하겠다는 뜻을 계약 때 보였는데 이는 준혁의 방송을 지켜 보고 있던 장비 소프트 관계자들에게 실로 함박웃음을 짓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그리고 이 발언을 한 안기호 팀장은 주변에서 띄워주는 소리에 멋쩍다는 듯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 우리 회사 모토가 그렇잖아."

"그래도 멋지십니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해야 하니까. 크으! 역시 존경합니다."

"저도 궁금하기는 했는데. 그런 의미가."

"역시! 정말 회사 잘 들어왔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회사! 크으! 역시 우리 회사가 짱이죠."

직원들의 칭찬과 감탄에 안기호는 멋쩍음을 계속 드러내었지만 입꼬리도 슬쩍 올라가기는 했다.

'저걸 저렇게 잘 이야기를 해주네.'

파트너 계약을 했을 때, 라온미르의 책임자와 함께 준혁을 만났다.

그리고 준혁은 첫 파트너 계약에 너무 훌륭한 계약을 해주었기에 확실히 장비 소프트를 띄우는데 노력을 하겠다는 발언을 했었다.

그걸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의욕이 높고 자신들의 이미지를 좋게 해준다는데 나쁠 것이 없어서 그저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었다.

'역시 아깝지가 않다는 말이야.'

돈을 썼는데 돈을 쓴 것 이상으로 자신들을 위해서 일을 해주는 훌륭한 파트너의 모습에 안기호는 속으로 아주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직원들이 떠드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나저나 말 참 잘하네요. 선을 넘지 않는 깔끔함과 멘트도 가볍지 않고 표현도 세련미가 있고요. 정중함도 있어서 참… 뭘 해도 잘 했을 것 같네."

"그 H대 법대 다니다가 자퇴하고 스트리머 생활에 올인 한다고 했으니 그럴 수 밖에."

"그래? 난 그건 잘 몰랐는데. 역시 싹이 좋았네. 크으, 그나저나 다른 게임들도 찾아서 한번 해본다고 하면 골고루 판매고도 올라 가려나?"

"그럴 걸. 방송 찾아 보니까 똥게임, 망게임 소리 듣는 것도 엄청 잘 살리더라고. 고전 게임들도 곧 잘 살리던데. 기대 해볼 만 하지."

몇몇 이들은 준혁에 대해서 조사를 한 이들인지 꽤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안기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송하는 것을 계속 모니터 하면서, 고전 게임류들은 할인으로 좀 묶어서 팔면 매출이 더 올라가겠지. 지금도 묶어서 판매를 하니까 구입을 하는 이들이 꽤 많아졌는데.'

여기에 방송 홍보까지 된다면 확실히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매출 증대는 본사에 힘 있는 발언을 할 수 있게 되지.'

그렇게 된다면 장비 소프트 본사에서 한국 지사에도 더 많은 투자와 공을 들일 것이고 히어로 크로니클이 득세하는 판에서 어떻게든 지사가 유지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살아 남을 수 있어.'

라온 클레스 "와, 이게 이렇게! 볼 맛도 났고 재미있는 경기였네요. 오호!"

준혁의 이이야기에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 역시 공감을 표했다.

시청자 참여라고 해서 낮은 등급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속칭 상위 등급, 천상계라고 불리는 티어의 사람들이 꽤 있었다.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는 7개로 구분 되어져 있는데 상위 3개 등급이라 불리는 다이아,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를 천상계로 지칭한다.

그런데 각 조 마다 1명 혹은 2명 정도는 다이아 등급의 구간에 위치한 이가 있었고 지금 가장 눈 부신 경쟁을 보인 조에는 다이아 2명, 마스터 1명까지 포함되어져 있었다.

자신만의 최적화가 완료된 파츠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이들은 깔끔한 주행을 선사했다. 다만 재미있는 점은 예선전 통과 인원이 2명인데 이들 중 통과를 한 이는 1명 밖에 존재 하지 않았다.

초반에 스타트 레이스를 할 때, 경쟁을 하면서 밀린 한 시청자가 패배를 직감했는지 1바퀴 차이로 들어오면서 1등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길 막기 혹은 차량 추돌 등으로 견제를 해버렸다.

그 결과 3위를 유지하고 있던 다이아 등급 1명과 그냥 무난한 운전을 하면서 5위 정도를 하고 있던 실버 등급의 시청자가 2위로 치고 들어왔다.

굉장히 볼 맛도 나고 의외의 변수로 재미도 선사한 판이 되었다. 물론, 막자와 차량 추돌을 당해서 탈락을 한 이들에게는 정말 아쉬운 판이 되었지만 말이다.

"확실히 꼴찌인 분이 저렇게 체념을 하고 돌발적인 레이스를 한다면… 무난하게 경기가 끝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새로웠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번 조 경기가 꽤 재미있었는지 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자신들의 경험도 채팅에 치면서 저런 상황이 굉장히 화가나고 짜증난다는 표현도 했다.

물론, 자신이 겪지 않고 지켜보게 되니 재미는 있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준혁은 이런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고 난 뒤에 머릿속에서 번뜩 스치는 콘텐츠가 생각이 났다.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를 정말로 크레이지하게 콘텐츠를 뽑아 먹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장기 콘텐츠로도 활용 가능할 것 같은데?'

그것은 바로 수 틀린 꼴찌가 보여준 막자와 차량 추돌을 이용한 콘텐츠였다.

과거 카트 레이싱이라는 미니 카드를 이용한 고전 레이싱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었던 콘텐츠인데 그걸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에 적용 시키면 될 듯 싶었다.

'서든데스 레이싱도 마침 있잖아?'

1위만 경험치 독식을 하는 서든데스라는 장르의 콘텐츠가 있는데 이를 가지고 막자 콘텐츠를 진행하면 꽤 좋을 것 같았다.

'서든데스를 대부분 잘 하지 않지만, 이런 쪽으로 콘텐츠를 살리면 나쁘지 않네.'

예상 외의 콘텐츠 진행 방식을 얻어서 준혁은 피곤함을 이겨내고 더 밝은 표정을 지으며 예선전을 진행했다.

시청자 참여도 가능하고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의 뽕을 좀 더 뽑아 먹어 홍보도 하면서 재미도 나름 보장되는 만큼… 분명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콘텐츠였으니 말이다.

'음, 이런 건 빨리 써 먹는 것이 좋으니까. 대회 끝나고 난 뒤에 조금 김이 빠지는 시점에 딱 터트리면 다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겠어.'

순식간에 구상과 진행이 마무리가 되자 준혁은 이 콘텐츠가 진행되면 아마 장비 소프트 측에서 또 한번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지 않을까 싶었다.

*  *  *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메인 직업보다는 서브 직업 레벨을 올리는 것을 주로 하면서 준혁은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에 확실한 초점을 잡아서 방송을 진행했고 방송 반응은 내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U튜브 한국 구독자 및 넥스트TV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해외 쪽은 아무래도 토벌전 이후에 사냥에 관련된 것을 보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한국이나 넥스트TV 쪽에서는 준혁이 장비 소프트와 함께 2200만 원 규모의 대회가 더 관심이 많았다.

자신이 보는 스트리머들도 대거 참가를 하고 승리를 하겠다는 말을 공언할 정도였으며 넥스트TV 에서도 관심을 갖고 준혁에게 대회 잘 준비를 하라면서 작은 후원을 남기고 간 만큼, 이슈가 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특히 대형 스트리머라고 볼 수 있는 이들도 열혈도르를 필두로 참여를 했기에 더 이슈가 되었다.

이들의 참여는 라온 크루 소속의 스트리머들과 친하게 지내고자 한다는 뜻을 보이는 제스처이기도 했으며 현재 넥스트TV의 대세가 라온 크루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넥스트TV의 한국 채널의 상당 수가 히어로 크로니클이 아닌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의 연습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시청자들은 이를 통해서 라온 크루의 클레스를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회가 열리기 전 날,

준혁은 어느 때와 같이 뀽에게 훈련을 2시간 가량 받고 채굴 작업을 완료 한 뒤에 훔바바의 대장간에서 대장장이의 일을 끝낸 뒤 로그아웃을 하려고 했다.

대회가 코 앞이기 때문에 3일 전부터 이렇게 하고 있는 중이었다.

"잠깐! 자네 잠깐만 기다리게."

"음?"

익숙하지는 않아도 완전히 낯설지는 않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가장 마주치기 껄끄러운 간달푸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간달푸님."

"하하. 그래. 반갑군. 반가워."

"선물 감사합니다. 조사 때문에 바쁘실 것 같아서 직접 찾아 뵙지는 못하고 칼스 레이너 영주님을 통해 대신 전달했습니다."

"음. 뭐, 그런거야 됐고. 어우. 만나기가 힘들구만."

"이곳도 바쁘지만 다른 쪽도 일정이 바쁜 탓에 기본적으로 약속을 한 것들만 확실히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시간 있지 못하네요."

"흐음. 뭐, 대충은 들었네. 모험가들의 세계에서 자네가 또 큰 대회를 열고 진행을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길드원들이 많이들 이야기를 했으니 간달푸도 충분히 들었을 내용이기에 준혁은 멋쩍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예. 이곳 상황이 좀 심각한 상황인데 그 쪽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민망할 따름입니다."

"뭐, 자네들이 나서도 해결될 것도 아닌데. 괜찮네. 우리도 딱히 뭘 찾을 수가 없는데 자네들이 나선다고 달라지겠는가."

무시를 하는 것인지 괜찮다고 하는 것인지 비꼼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간달푸의 말에 준혁은 역시 상대하기 껄끄러운 이라고 여겼다.

"음, 그래도 뭐라도 좀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길드원분들도 그렇고 쉽지 않네요."

"마음으로도 충분하네.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자네 질문 좀 하나 하지."

"네? 예. 편하게 질문을 하세요."

"자네 훈련을 받던데 말이야. 그 호빗족 말이야."

"아! 뀽씨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이름이 뀽인가? 호빗들의 이름은 정말 특이하단 말이지. 아무튼 그 친구 잘 아나?"

뀽에 대해서 뭔가를 알고 있느냐는 말에 준혁은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했다.

"뭐, 기본적인 사항을 알고 있죠. 마스터 경지에 있는 분이라는 것과 훌륭한 훈련법을 갖고 있다는 것과… 전투보다는 일상을 영위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것들입니다."

"흐음? 더 없나?"

"뭐, 있다고 하면 훈련 교관분도 인정하는 교관이라고 해야 하나. 사디 교관님도 극찬하는 분입니다. 일 열심히 하신다?"

"그 정도 밖에 모르는데 자네에게 훈련을 가르쳐주는 건가? 그 정도의 실력자가?"

준혁은 그게 왜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대충 사디와 엮어서 이야기를 했다.

"기존에는 영지의 정규군 훈련을 받았고 그 이후에 성장이 어느 정도 제한이 걸리자 인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광산 채굴일을 부직업으로 삼아 하고 있는데 거기서 만났고 또 교관님과도 친분이 있어서 어찌어찌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흐음. 그렇군."

"그런데 뀽님에 대해서는 왜……?"

간달푸는 준혁의 물음에 숨기거나 그런 것 없이 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음, 그 쪽 부근에서 대규모 마나의 흔적이 느껴졌거든. 뭐, 고위 마법의 흔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은 사용하면 일정 시간 정도 잔상이 남는데. 숨기지 않는 것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긴 실력이 그리 또 높은 것 같지는 않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뀽님하고는 뭔가 연관되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뀽님은 일하는 시간표대로 딱딱 하루 일과를 소화하거든요."

뀽을 수상하게 여긴다는 듯한 뉘앙스에 준혁은 헛다리를 집었다는 표정을 살짝 드러내며 이야기를 했고 간달푸는 턱을 긁적이며 말했다.

"하긴, 조사를 해보니 일정은 일정대로 소화를 하고 있더군. 칼스 녀석도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고 말이야."

"영주님이 아니라고 했는데 저에게까지… 영주님이 더 잘 아실겁니다."

"그래도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니 이 작업은 당연히 해야지. 딱히 더 아는 거 없나?"

"그 외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트리톤을 굉장히 좋아한다는거 정도 입니다."

"흐음. 그렇군. 아무튼 수고했네. 언제까지 바쁘나?"

준혁은 이에 대회를 열고 마무리를 짓고 이것저것 계산을 한 뒤에 이야기를 꺼냈다.

"한 일 주일은 더 바쁠 겁니다. 마무리를 좀 하고 다른 부분도 살펴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요. 저에게 물어보실 것이 계시면 훔바바 대장간이나 광산 쪽으로 오시면 만나실 수 있으십니다."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자네의 활동이 별로 없어서 아쉬워서 말이야."

"네? 아… 네."

"그럼 가보겠네. 수고하게."

수고하라는 말을 하고 바로 이동 마법으로 휙- 하고 사라진 간달푸의 행동에 준혁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속으로 정말 민폐라고 여겼다.

'그냥 자기 호기심을 발동 시키는 것은 다 건드리는 것 같네. 황제의 마법사라고 하니 건드릴 수 있는 곳도 없을 거고. 참나.'

이 모든 불만은 칼스 레이너 백작에게 도달할 거니 칼스 레이너 백작이 스트레스를 받아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는 것이 눈 앞에서 재생되는 것 같았다.

'말도 함부로 하고. 진짜 일부러 저러는 건가 싶네.'

절대로 발끈하거나 그러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서 준혁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라온 클레스 "장비 소프트와 라온 크루가 합작하여 진행하는 제 1회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를 10분 뒤에 시작 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주의 시간이 결실을 맺는 대회를 알리는 진행하는 만큼 준혁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규칙이나 혹은 돌발 변수에 대한 대응책들을 정리한 것을 체크를 한 뒤에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방송하는 곳이 색다르죠? 경기 해설을 하기 위해서 좀 더 양질의 진행이 가능한 저희 회사! 라온미르MCN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세심한 방송 세팅과 최적의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해준 라온미르에 감사를 표합니다. 역시 최고!"

기존 자신의 집에서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화사하고 밝은 라온미르의 방송 스튜디오에서 준혁은 현재 방송을 했는데 사실 딱히 이곳에서 방송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청자 대회 예선전을 진행할 때,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체크를 해뒀기 때문에 딱히 필요가 없었지만 이렇게 한 이유는 라온미르의 챙겨주기 위함이었다.

준혁은 라온미르가 자신의 요구를 아주 잘 들어주고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고 있음을 알기에 이들의 명성을 조금 높여줄 수 있는 보상으로 이런 제안을 슬쩍 던졌다.

라온미르 측에는 이런 대규모 기획에 한 발 걸치고 싶어서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준혁이 이렇게 신경을 써주자 아주 대대적으로 준비 없이 며칠 밤 낮을 체크를 하며 최적의 세팅을 만들어 주었고 말이다.

장비 소프트, 라온미르, 라온크루, 준혁 개인까지 모두가 명성을 높일 수 있는 판을 설계를 하니 이번 대회는 정말 뽕을 제대로 뽑아 먹는 대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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