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시청자세요? 봉사 활동 같은데에서 같이 계셨었나? 아닌데. 다들 기억하는데. 그분들은."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난 이들은 정말 다 기억을 하고 있다. 절반 이상은 늘 오던 사람이 오는 것이라서 그런 부분도 있지만 저런 미모라면 분명 당시에 큰 이슈가 되었을 것이다.
"정말… 모르시네. 지은이가 말했을 때 믿지 않았는데."
"지은이여? 지은이가 누… 응? 어? 근데 그걸 어떻… 어라 낯이 익……?"
지은을 거론하면서 준혁은 순식간에 다시 한번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들을 떠올리고 지은과 연관된 이들을 떠올리니 그녀의 그룹이 떠올랐다.
"그… 러블리 걸스?"
"와! 기억했다! 맞아요. 저 러블리 걸스 리더요! 아이고~ 힘들었다!"
"예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통해서 빠르게 검색을 해보니 앞에 있는 당사자와 똑같은 이가 사진으로 나왔다.
"안지현씨?"
"반가워요! 정말 팬이에요. 여기서 방송하고 있다고 하셔서 휴식 시간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어요. 싸인이랑 좀 받으려고요. 헤헤."
"네? 저를요?"
준혁은 순둥이 강아지 마냥 지금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 폴짝 뛰고 있는 안지현을 보며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라온 클레스 안지현의 등장에 당황을 했던 준혁이지만 되려 역으로 이걸 기회로 삼고자 했다.
자신을 놀래키기 위해서 저런 것 같았는데 이걸 이용해서 시청자들에게 어그로도 한번 거하게 끌어주면서 라온 크루의 이미지도 올리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스튜디오에 다시 이동을 해서 안지현에게 나름 태연한 표정으로 싸인도 해주고 사진도 한번 찍은 뒤에 준혁은 말했다.
"지은이 누나가 임원분들만 알고 있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은이 누나를 거론하셔서 놀랐네요."
"그렇죠? 정말 놀란 표정이더라고요. 근데. 절 진짜로 못 알아 보시다니! 조금 서운할 뻔 했어요."
"아, 죄송합니다. 그… 제가 연예계 방면으로는 취약해서."
머쓱한 표정으로 준혁이 뺨을 긁적거리자 안지현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음, 미리 말씀을 하셨으면 그렇게 기다리지 않게 해드릴 수도 있었는데."
"그건 실례니까요."
그래도 자신의 직업에 대한 존중을 표하는 발언을 하는 안지현에게 준혁은 럭비공 같은 성격이기는 해도 확실히 선은 넘지 않는 사람이라고 파악을 했다.
'그렇다면 대화가 잘 통하겠는데.'
저런 성격은 조금만 흥미를 불어 넣어주면 바로 큰 반응이 일어나기에 앞서 생각한 어그로 관련 작업을 실행하기로 했다.
"어휴, 그렇게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근데~ 정말 해설 한다고 공부 많이 하셨나 봐요. 글도 빼곡하고 중간에 숫자들도 있고. 복잡하네요?"
"음, 아무래도 1인 방송은 연출, 기획, 진행을 제가 다 해야 하는 거니까요. 다방면으로 알아야 할 게 많죠. 특히 이런 대회는 더 열심히 해야 하고요. 이게 잘 되야 제 2회, 제 3회의 스트리머 대회들이 이어지고… 라온 크루를 비롯해서 소기업 스트리머들이 많은 분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리는 거죠."
준혁의 이야기에 안지현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라온 크루만 잘 되면 솔직히 좋은 거 아니에요?"
"정상을 차지하되 독주, 독점은 좋지 않아요. 모든 것이 경쟁이 있어야 발전을 하는 거죠. 고인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음, 의외네요. 솔직히 이쪽 시장도 사실 레드 오션급으로 꽉꽉 차서 경쟁자를 제거 해야 한다고 봤거든요."
"뭐, 나름 경계를 하기는 해도 제거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같이 잘 되면 좋은 거죠. 둥글게 둥글게, 모두가 즐겁게……."
"라온 스타일로?"
자신이 자주 이야기를 하는 라온 스타일을 거론하는 안지현을 보면서 확실히 방송을 꽤 보기는 했나 보다 싶어 잠깐 놀랐으니 이내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뭔가… 엄청 큰 손님이 오셨는데 으음, 뭘 해드릴게 없네요."
"에이~ 저 알아 보지도 못했으면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아! 맞아요. 이 모든 것은 지은 누나의 잘못입니다. 저한테 조금이라도 귀띔을 해줬어야 하는데. 흠흠. 결코 책임 회피가 아닙니다."
장난스럽게 지은의 핑계를 대는 준혁의 모습에 안지현은 유쾌하게 웃더니 준혁의 말에 동조를 했다.
"푸훗! 맞네요. 지은이가 잘못했네~"
"어휴, 지은 누나 때문에 제가 못 살겠네요. 아주 진행으로 혼내 줘… 아?"
"?"
갑자기 이야기를 하다가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이야기를 멈추는 준혁을 향해서 안지현은 어떠한 촉이 왔는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준혁을 쳐다 보았다.
"지은이 누나 한번 깜짝 놀라고 해줄까요? 혹시… 실례가 안되면 짤게 인터넷 방송 나오실 생각 있으신가요? 아… 이게 좀 그런가? 아니면 뭐, 지은이 누나랑 음성 통화 정도?"
안지현은 준혁의 말에 흥미가 생겼는지 고개를 아주 야무지게 끄덕이더니 말했다.
"출연할래요! 저 해도 돼요. 이래 보여도 짬밥이 상당해서~ 이 정도는 해줘도 돼요. 어차피 게임 쪽이라서 뭐 저랑 상관도 없어서."
"오! 정말요? 후후. 지은 누나가 놀랄 생각을 하니 아주 재미있겠네요. 큭큭. 레이스 관련으로 캐리를 하겠다고 아주 어깨가 잔뜩 올라가 있었는데."
지은을 놀릴 생각에 흥미가 가득한 표정을 짓는 준혁을 보면서 지현은 예상 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너무 즐겁고 재미가 있었다.
"그럼 얼른해요! 얼른!"
"아~ 네. 음! 시청자 영상도 지금 30초 정도 남았으니까. 잠시만요. 타이밍 좋네요. 지금부터 채팅을 좀 치면 될 것 같습니다. 의자 여기 앉으세요."
준혁은 자신이 앉고 있던 의자를 빨리 빼서 옆으로 두고 자신은 구석에 있던 다른 의자를 가져 온 뒤에 바로 채팅을 쳤다.
▶인디고: 영상을 만들어 주신 시청자분들 덕분에 스트레칭도 하고 목 좀 축일 음료수도 가지고 오고 그랬네요. 치킨 기프티콘 선물로 하나 씩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성에 비해서 좀 적은 것 같아 죄송합니다.
▷리수진: 인정한다~ 이 말이야. 영상 수준 너무 좋고!
▷잘되기를: 크으! 사막 트랙 영상 끝내 줌. 지렸음!
▶인디고: 그러게요. 영상미를 잘 뽑아내셨네요. 아! 맞다. 여러분, 라온미르MCN 휴게실에서 아주 귀한 분을 스튜디오에 어떻게 모실 수가 있게 되었는데 다들 놀라지 마세요.
▷cwj1200: 게스트를요? 오힝?!
준혁은 시청자들의 말에 대략적으로 동의를 해주면서 깜빡 잊고 있었다는 듯 게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거론했고 시청자들은 귀한 분을 모셨다는 준혁의 말에 다들 물음표「???」를 치면서 의문을 표했다.
딱히 준혁이 누구랑 친하다는 것을 어필한 적도 없고 방송에서 게스트를 데리고 온 적도 없었다. 라온 크루의 스트리머들과도 온라인에서 합방을 하면 하는 거지 오프라인에서 누구를 소개한 적이 단 한번도 없기에 더욱 호기심을 표했다.
"음! 분위기는 물이 올랐고 어! 그나저나 이거 친분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지?"
"그것도 그러네요? 지은이를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그런데."
"음… 흐음. 원래부터 있었다는 식으로 하는게 좀 나으려나요? 거짓말을 좀 그렇긴 한데."
"그렇긴 하죠? 음! 그냥 제가 팬이어서 먼저 인사하고 그러면서 친해졌다고 해요. 어차피 이건 정말인데?"
"그러면 지현씨… 아니 지현 누나…? 의 입장이 좀 그렇지 않나요. 워낙 대스타이신데."
"푸훗. 지현 누나라고 하면 돼요. 그리고 뭐 어때요? 정말 팬인데."
아주 쿨하게 괜찮다고 하는 지현을 보면서 준혁은 일이 아주 술술 잘 풀렸다고 생각을 하며 말했다.
"그 최대한 친분 쪽 질문은 나오지 않도록 잘 이끌어 볼게요."
"에이~ 괜찮아요. 내가 먼저 말해야지. 나는 청개구리 스타일이라서. 후훗. 얼른 진행해요~ 시청자 분들 난리 났는데?"
어서 진행을 하라는 지현의 말에 준혁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에 얼굴을 살짝 주물럭 거려 근육을 풀어준 뒤에 캠 화면을 다시 열었다.
아까 전만 해도 개구진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마치 설렘 가득한 순진무구한 소녀의 표정을 지으며 있는 안지현이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잠시 채팅이 정적이 일어났다.
그리고 안지현을 정확하게 인지한 시점부터는 채팅창이 폭주를 했는데 빠르게 채팅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채팅 속도가 올라왔다.
"지현 누나, 그 인사? 하실래요? 시청자분들이 지금 폭주를 해서 채팅은 못 읽을 것 같기는 한데."
"안녕하세요~ 안지현이에요. 본사 쪽에서 화보 때문에 일 보고 왔다가 준혁이가 여기서 방송하고 있다는 소식에 와봤어요."
▷열쉼히읽자: 맙소사! 러블리 걸스닷! 으아아! 지현 누나아아아아!
▷슬롱드: 헐!? 대박 미쳤다. 실화여!? 뭐지?
▷루나리에: 호에엥?! 게스트의 존재가 너무 무시무시한 것인데요!?
▷Bobbylow: 와, 미쳤다. 대박. 말이 안 나온다. 여신이 옆에 있는데?
▷OLD-BOY: 이, 인디고님? 두, 두 분 넘 친해보이시는뎁?!
당황한 시청자들의 채팅을 몇 개 읽었는지 안지현은 너무 재미있다는 듯 베시시 미소를 짓더니 말을 이었다.
"준혁아. 너희 방 시청자분들 재미있으시다."
"응? 어! 그렇지. 우리 방 시청자분들이 매너도 좋고. 다들 좋으시지."
"응. 그런 것 같아. 근데 대회 진행 내가 방해한 거 아니야? 괜히 시간 끌리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 아니야. 딱히 그렇지는 않고. 지금 보면 아직 대기 시간이거든. 휴식 시간은 15분인데 단체전 진행하려면 5분 정도는 더 있어야 해. 테스트 잠깐 돌려야 해서."
▷슈퍼내츄럴: 절대 폐가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와, 대박.
▷GomHi: 흠흠. 저희가 좀 그렇죠. 음하하하.
▷John_Doe: 히크를 기다리면서 대회를 보고 있었는데. 이거슨 더욱 뜬금 없이 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인 거시와요!
▷nus113: 하와와, 인디고방의 시청자들은 너무 말이 고운 여고생쟝인 거시와요.
시청자들의 우호적인 반응에 지현은 다행이라는 듯한 모습을 취하면서 지잉- 하는 진동음과 함께 온 휴대폰 메신저 문자를 준혁에게 슬쩍 보여주며 말했다.
★울뀌요미찌은!
어, 언니? 이게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응? 뭔데? 이거 뭔데!?
그리고 준혁은 그걸 보면서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말했다.
"아~ 이게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뭔데? 이거 뭔데? 이러시면서 혼란스러워 하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시는데, 그냥 게스트 출연입니다."
"맞아요! 동생 방송하는데 응원 차 온거에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는 듯 지현이 계속 방실방실 웃음을 짓고 있자 지은에게서 바로 메세지가 날라왔다.
★울뀌요미찌은!
두, 둘이 언제부터 친한 건데!
응? 뭐야! 야! 강준혁 너 메신저 보고 있지!
너 뭔데!? 뭐야? 답변 하라고오오오!
"음, 일단 지현 누나가 바쁘기 때문에 오래 있지는 못하고요."
"아닌데? 나 안 바빠. 오늘 스케줄 없어."
"네에?"
"그냥 계속 있을게. 뭐, 매니저 언니한테도 말해 놓으면 되고."
이건 준혁도 생각지 못한 것이라서 순간 당황을 했지만 자신을 쳐다 보며 묘하게 웃는 지현을 보면서 준혁은 식은땀을 흘렸다.
분명 지은이 곤란한 것도 좋지만 자신이 곤란해 하는 것도 즐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사디 조교?'
순간 한계로 몰아 넣기를 즐겨하던 히어로 크로니클의 사디 조교가 떠오른 준혁이었지만 이내 표정을 바로 잡고 말했다.
"어우, 그럼 저야 좋죠. 자, 여러분들 더욱 집중하세요. 특급 게스트인 지현 누나와 함께 하는 스트리머 및 시청자 대회입니다. 여러분의 멋진 실력을 보여주세요!"
안지현의 등장은 대회 분이기를 더욱 끓어 올렸으며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대회는 더욱 큰 이슈를 만들어 내었으며 라온 크루의 인맥과 섭외력이 엄청나다는 식으로 인식이 되어지면서 라온 크루의 클레스가 뻥 튀기 되었다.
라온 클레스 흥했다.
안지현이라는 예상치 못한 존재가 준혁의 방송에서 게스트로 나와 초보자들이 할 수 있는 질문과 과하지 않는 우수한 리액션을 해주면서 라온 크루의 대회는 그야말로 대박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안지현에게 포커스가 너무 맞춰질 수 있었으나 준혁은 적절히 안지현과 대회의 관심을 잘 구분 진행을 했다.
안지현은 이런 준혁의 진행에 맞춰서 적당히 준혁의 방 안에서만 활용되는 인터넷 밈(방문화 용어 및 행동)을 이야기 하고 또 게임에 대한 질문도 하면서 찰떡궁합의 면모를 보였다.
준혁은 이런 안지현의 행동에 방송 경력이라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번 방송으로 인해서 준혁은 역대 최고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는데 방송에 안지현의 팬들이 몰려 옴에 따라, 대회 시작 때 35431명이라는 수치를 기록했던 것을 아득히 뛰어 넘는 115000명 정도를 기록했다.
십만 단위라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이라서 준혁은 처음에 뷰봇(방송 시청자 수와 즐겨 찾기 등의 것을 올라가게 하는 오토 프로그램)인 줄 알았으나 그게 다 안지현의 팬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들의 채팅이 안지현에게만 호기심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었는데 안지현이 게임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대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꽤 매너 있는 모습이라서 대회 시청자들 좋은 어그로가 잘 끌렸다고 좋아했고 준혁도 그 스타에 그 팬이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메인을 살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여기면서 안지현에 대한 평가를 더욱 좋게 보았다.
그렇게 말도 안되는 시청자들을 유지하면서 대회는 최종적으로 마무리를 했고 안지현은 라온 크루에서 준혁과 파티를 잘 이루고 있는 냥냥소녀, 아처 그리고 지은의 아이디인 빵신령을 거론하면서 잘 보고 있다는 말을 남기며 마무리를 지었다.
마무리를 지은 뒤 안지현이 스튜디오에서 나오니 그 순간 시청자 수가 순식간에 7만 명이 훅 빠져나가서 준혁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고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회는 정말 미친듯이 흥했고 미친듯이 대박을 쳤기 때문에 장비 소프트의 안기호는 아직 방송을 끄지 않은 준혁에게 감사의 인사를 쉼 없이 하면서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는 말을 했다.
준혁의 입장에서는 님도 보고 뽕도 딴 케이스라서 별 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마무리 방송을 진행했다.
마무리를 잘 해야 모든 것이 아름답게 잘 끝나는 것이니 말이다.
"길고 길었던 대회가 정말 잘 끝난 것 같습니다. 장비 소프트, 라온미르MCN, 넥스트TV 측에서 모두 다 대회에 도움을 주셔서 대회 진행에 정말 문제 하나 없이 깔끔하게 다 진행을 할 수 있었네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또 참여를 해주신 스트리머 분들과 시청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준혁의 마무리 멘트들에 시청자들은 큰 대회를 정말 한 번의 실수 없이 매끄럽게 진행을 한 준혁의 능력에 감탄을 하면서 수고했고 대단했다는 칭찬의 말을 남겨 주었다.
▷한국인한국팀 고생하셨습니다. ㄷㄷ 정말 예상치 못한 게스트에 눈호강도!!
▷지현누나팬인데요: 무슨 게임인지 모르고 있다가 구매했음. 잼나게 봐서 즐겨찾기도 했음. 수고요!
▷오프로드매니아: 크으! 맛깔나는 대회였습니다. 모두 좋았고요!
▷달려라붕붕: 좋았다~ 이 말이지. 정말 고생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음. 워미. 후원 열면 후원하겠음!
▷집구석여포: 대단히 수고했다!
▷유동닉 1호기: 큰 대회 잘 끝 마치고 수고했습니다!
▷럽걸사랑냥냥이: 근데 지현 누나랑 어떻게 친하게 된거에요! 설명 좀. 유명한 스트리머라는 건 알겠는데. 흐음.
여기저기서 수고했다는 말과 이제는 나간 지현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으나 준혁은 이것들은 슬쩍 무시하면서 말을 이었다.
"기프티콘들은 그 매니저분들에게 메신저를 통한 확인이나 인증 작업이 끝나면 바로 드리니까요. 귓속말 받으신 분들 꼭 주세요. 2일 동안 답변이 없으시면 추가적으로 다른 시청자분들께 넘어갑니다!"
대회 중간중간 안지현이나 자신이 일부 시청자들과 장비 소프트에게 받은 기프티콘을 모두 털어 내어서 마무리 작업도 할 일이 태산이었다.
"그나저나 라온 크루가 최종 3위에 있어서 정말 놀랐네요. 사실 8위 ~ 12위 사이 즈음에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우리 크루 최고입니다. 그리고 저희 크루를 꺾으신 「그놈의 자식들」 에 속하신 스트리머 분들도 대단하셨습니다. 1위 팀에게 졌으니 뭐, 어쩔 수가 없는 패배였다~ 고 크루원분들 위로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런 것을 치고는 대회 때, 라온 크루의 스트리머들에게 약간의 놀림 섞인 멘트를 하면서 집중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던 탓에 시청자들은 병 주고 약 주는 악덕 크루장이라며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장비 소프트나 라온 크루의 입장에서는 이런 것이 최고의 결과였다.
개인전은 북어형이 체면을 세웠고 단체전은 우수한 등수에 링크가 되었다.
하지만 상금은 타스트리머들이 챙기면서 장비 소프트와 라온 크루에게 호감을 느끼게 했으니 이는 베스트 그림이었다.
물론, 라온 크루 멤버들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말이다.
판을 짜고 설계를 하는 것이 크루장이라는 위치였는데 이들의 수익을 챙겨줘야 하니 작은 것을 잃고 큰 것을 취하게 만들어주었으니 이는 정말 좋았다.
적당히 자신이 놀림으로써 다음 날 방송을 켜게 되었을 때, 영상 후원을 통해서 후원금을 두둑하게 챙길 수도 있을 것이고 적당히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아쉬움을 보인다면 위로를 해준다고 후원을 받아서 수익성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즉, 크루원들의 주머니가 좀 더 튼튼해진 발판이 마련 되었으니 준혁은 시청자들의 반응에 조금 더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흠흠, 병 주고 약 주고라니요. 저는 엄연히 진행자입니다. 중립이에요. 아무튼 캐리병이 걸렸던 빵신령 누나는 완전히 침몰이 되었군요. 0.03초 차이로 늦었는데. 정말 그게 스노우 볼이 굴러갈 줄은! 누나 보고 있어? 북어형 팀은 3위인데 누나 8위야."
또 놀리는 준혁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사악하다며 웃음을 터트리면서 다시 게임 이야기와 라온 크루에 대한 내용으로 채팅이 집중되었으며 준혁은 딱 적당히 좋은 반응에 마무리를 하면 되겠다고 여겼다.
"자, 이렇게 길고 길었던 대회가 끝이 났고 내일은 음! 조금 방송이 늦거나 휴방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대회 마무리 작업들도 해야 하고 편집자 분들이나 대회 관계자 분들과도 이야기를 할 것들이 좀 있어서요."
다들 그 정도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별 다른 아쉬운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깔끔한 채팅 분위기에 준혁은 지금이 빠지는 타이밍임을 확인하면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오늘도 알찬 방송으로 여러분들이 즐거웠기를 희망하면서 방송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바이바이!"
* * *
방송을 마친 준혁은 휴대폰을 들여다 보니 지은을 필두로 라온 크루는 물론이오 자신이 친분이 있는 스트리머들과 업계 관련자들 등 다양한 이들에게 쉼 없이 문자와 메신저가 왔음을 확인하며 식은 땀을 닦았다.
다들 무시를 할 수 없는 이들이라서 일일이 다 답변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것 만으로도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몇 시간은 소비할 것 같았다.
"휴우~ 너무 엄청난 분이 오셔서."
뽕을 제대로 뽑아 먹으라고 안지현이 도움을 줘서 정말로 야무지게 먹었더니 여파가 너무나 컸다.
"그렇지~? 너무 엄청난 분이지~?"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응. 뭐, 할 것도 없는데. 마무리 멘트하고 끝낼 것 같아서 대기 중이었지. 우리 매니저 언니랑도 이야기 하고. 언니~"
준혁은 지현의 말에 고개를 돌리니 문 밖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여성이 보여서 준혁은 일단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 때문에 괜히 고생이 많아셨죠."
정중한 준혁의 인사와 사과에 매니저인 은진은 절대로 아니라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갑작스레 지현이 방송을 출연을 한 덕분에 모니터를 하면서 준혁의 시청자 수를 보았는데 거의 웬만한 아이돌 팬덤 수준의 시청자가 몰린 상태였고 기업체와 연관된 대회를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즉, 정말 중요한 대회를 진행 중에 있는데 안지현이 갑작스레 끼어든 상황이었고 라온미르MCN 관계자에게 협의가 안된 상황에서 어떻게 된 것이냐며 질책성의 질문도 받았다.
기업체끼리 말을 맞추고 진행되는 것인 만큼, 라온미르MCN 측도 예민하게 대기 중이었는데 지현이 거기에 돌을 던진 것이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그룹 전체에 힘을 쓰고 있다는 임원들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 부디 안지현이 사고를 치지 않기를 바랬는데 준혁이 정말로 그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마무리를 지어줘서 감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어휴, 아니에요. 이 말썽쟁이를 데리고 고생하셨어요."
"아하하. 저야 뭐, 감사할 따름이죠."
"흠흠. 내가 팬이라서 그렇다니까. 내가 아까 어? 준혁이랑 어? 사진도 찍고! 어? 싸인도 받고 다 했어!"
"됐고 너는! 정말 가는 길에 잔소리 들을 준비해. 저기 응? 준혁씨 진행 방해라도 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어."
"그, 그래?"
잔소리를 한다는 소리와 큰일 날 뻔했다는 은진의 말에 지현은 으스대던 것을 멈췄고 준혁은 쓴 웃음을 지었다. 정말 고생이 많아 보인다는 식의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은진은 자신의 노고를 알아주는 준혁과 왠지 모르게 쓴 웃음에서 고생을 했다는 것이 느껴져서 잠깐이지만 동병상련의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느껴서 준혁에 말했다.
"자세한 건 몰라도 대략적인 것은 들었어요. 큰 대회 진행하는데 지현이를 적당히 홍보도 하고 문제가 없도록 진행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저야 말로 지현 누나 덕분에 방송이 더 재미있게 되었는데요. 어, 그 뭐 제가 대접이라도 두 분이서 하실 수 있도록 뭐라도 해야 하는데."
"괜찮아요. 지금 화보 촬영이 코 앞이라서 관리도 해야 하고. 요즘에 군살이 늘어서. 먹으면 안돼요."
전혀 뺄 곳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하니 준혁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네 알겠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틈틈이 지현 누나 응원하는 방송 멘트 꼭 하면서 오늘 도움 주신거 잘 보답 할 수 있도록 할게요."
"왜에~! 나는 그냥 간단히 식사 한 끼 하려고 했는데!"
"매니저분이 안된다고 하면 안되는 거죠. 화보 때문에 관리 하셔야 한다는데."
매니저를 거론하며 준혁이 말을 하는데 뭔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했다는 듯한 표정을 살짝 짓는 것을 보면서 지현은 은진과 준혁을 모두 당혹스럽게 했던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어! 나 알아 차렸어!"
"그래야죠. 매니저분이 정말 고생이 많으실 것 같네요. 휴우."
준혁의 말에 은진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으휴, 철 좀 들어라. 철 좀! 애가 어떻게 아직도 10대 소녀야."
"힝! 그런 거로 이야기 한 거 아닌데!"
"아니긴. 그… 준혁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얼른 데리고 나갈게요. 방송 후에도 할 일이 많으실 건데. 방송 길게 하셔서 피곤하셨을 건데… 괜히 시간 끌지 말고 얼른 나와. 안지현."
모니터링을 한 상태라서 은진은 지현을 붙잡고 스튜디오를 질질 끌듯이 나갔고 준혁은 승자의 미소를 한껏 지으며 마지막까지 뽕을 제대로 뽑았다고 여겼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하는 거지. 후후.'
끝이 좋아야 해.▷유동닉 1호기: 고생 많으셨습니다! 크으. 너무 좋았어요!
- 유동닉 1호기 님이 5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ㄷㄷ 숨어 있는 인맥왕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후덜덜.
▷라온만쉐대협만쉐: 수고했다~ 이 말이야!
- 라온만쉐대협만쉐 님이 1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어제 후원도 끄고! 대회 진행에 신경 쓰고 너무 고생했다~ 이 말이야!
▷후원크렛: 후원 받아랏!
- 후원크렛 님이 5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부족하지만 받아랏! 받아랏! 그리고 썰도 좀 풀어달라!
준혁은 방송을 켜자마자 들어오는 굵직한 후원들에 정말 감사함을 느끼면서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안지현이 매니저에게 질질 끌려가면서 꼭 복수를 하겠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외쳤지만 최후의 승리는 자신이 되어서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라온미르MCN에서 온 직원에게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되려 흥행이 잘 되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며 스튜디오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아무래도 지현이 오고 난 뒤에 게임 시청자보다는 지현을 보기 위해서 유입된 팬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을 하고 있던 것 같았는데 지현의 센스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고 이점만 챙겼다.
뭐, 장비 소프트에서 안기호를 넘어 지사장과 통화도 했는데 정말 고마움이 절절 묻어나는 탓에 준혁은 만약 라온 크루의 빵신령이 같은 러블리 걸스의 전 멤버이자 임지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기겁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전화할 곳은 전화를 하고 문자로 대충 이야기를 할 곳은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를 지은 뒤 준혁은 지은에게 꽤 시달렸는데, 아무래도 지현의 출연으로 인해서 대회에 집중을 하지 못한 것이 꽤 억울한 듯 보였다.
그리고 그런 지은을 향해서 준혁은 '그랬구나~', '실력을 발휘 못했구나~', '아쉽겠구나~'를 시전하면서 놀렸고 지은은 씩씩 거리며 분통을 터트렸으나 결국 그것 뿐이었다.
통화 중에도 계속 메신저와 문자가 날라오는 소리가 오는 자신의 핸드폰 알림음이 지은에게 전달되는 상황이라서 지은은 준혁이 상당히 바쁘다는 것을 알고 분하기는 했지만 그냥 그곳에서 딱 멈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풀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