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156화 (156/548)

자연스럽게 한적한 카페 구석.

준혁은 생과일 주스 2개를 받아 와, 지은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시간 내줘서 고마워. MCN으로 바로 가면 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이해를 해야 할 부분들이 있어서 누나 호출했어. 괜찮지?"

"당연히 괜찮지. 우리 크루 잘 되자고 그러는 건데. 없는 시간도 만들어서 내야지."

지은의 든든한 답변에 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정말 라온 크루 소속의 식구이자 굵직한 조언자로 든든하기 그지 없었다.

"요즘 히어로 크로니클의 진도를 좀 천천히 빼는 건 길드 토벌 때 본 이상한 존재 때문에 그런 거지?"

주스를 테이블에 놓고 앉은 준혁은 지은이 한 이야기에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부분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판을 벌리고 크루원들을 이끈 탓에 다른 눈치 빠른 이들도 파악하지 못했다.

"와~ 예리한데? 냥냥이 아니 은별이도 눈치 채지 못했는데."

"은별이도 되게 바빴으니까. 은별이가 사실 상 부 크루장처럼 활동을 하고 있잖아. 이것저것 하는 것도 많고. 너한테 최대한 연락 안 가게 하려고 부지런히 했어. 알고 있어?"

"알지. 누나도 그렇고 한조형도 그렇고 1기 라인 업들이 정말 부지런히 한다는 거 다 알고 있지. 사실 그래서 요즘 잠도 좀 편히 잔 부분이 있어. 일을 벌린 건 많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계속 부족하더라고."

준혁의 이야기에 지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큰 임펙트를 주려고 너무 무리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해서. 너 쓰러질까 봐 걱정했다. 북어오빠가 괜히 너한테 보약 사줘야겠다고 말을 한 게 아니야."

"아하하… 물 들어올 때, 판을 벌려야 해서. 이 바닥이 그렇게 안 하면 고착화가 되버리거든. 신규 유입이 들어 오려면 어쩔 수가 없어."

히어로 크로니클이 공개 되기 전, 준혁의 방송도 살짝 고착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망 게임, 똥 게임 소리를 듣는 것을 발굴해서 플레이 하고 어려운 컨트롤 게임을 하고 시청자와 대전 격투를 하면서 종종 단체 FPS 및 보스 레이드 게임 정도를 한다…

풀어 놓으면 굉장히 많다고 느껴지지만 막상 방송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과 같은 느낌이 점점 생기고 있었다.

그걸 풀어내기 위해서 시청자 참여나 여러가지 방면으로 눈 돌리기를 하면서 지낸 것이었고 말이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열혈도르와 합동 방송도 진행을 하고 히어로 크로니클이 발매가 되면서 고착화 될 뻔 했던 시청자 유입이 다시 폭포수처럼 터져 줄줄 들어오고 있었다.

"후우, 그래도 지금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사실 상 길드원은 우리 방송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U튜브 성장세를 보면 조금 마음 편하게 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

지은은 준혁의 이런 콘텐츠 확장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준혁이 너무 라온 크루에 얽매여서 자신의 건강이나 상태들을 외면하고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최근 들어서 방송 시간도 늘어난 상태였고 이래저래 신경 쓰는 일이 많아서 컨디션이 좋다고 말을 하기에는 부족할 것인데 또 늘리려고 하고 있었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시기가 이때 뿐이라서 더 그래."

"걱정이 돼서 그래. 몸 건강 진짜 괜찮게 하는 거야? 뭔가 피곤해 보이는데."

"아주 잘~ 챙겨 먹고 있어. 건강 도시락으로 꾸준히 챙겨 먹고 운동도 하고 건강 보조 식품들도 챙겨 먹고 있고. 나 걱정돼서 자꾸 그런 말을 하는 거구나? 고맙네."

"당연히 걱정을 하지. 너는… 음!"

말을 하려다가 멈칫하는 지은을 보면서 준혁은 눈을 꿈벅이며 되물었다.

"너는?"

그리고 여전히 감도 없는 준혁을 보면서 지은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말했다.

"동생이니까. 그렇지."

"하하, 알겠어. 잘 챙길게. 아무튼, 내 걱정은 여기까지만 하고… 그 노래 저작권 등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사실 대충 알음알음으로 파악을 하기는 했는데 여간 껄끄러운게 아니더라고."

저작권은 중요하다.

자신도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으로써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 정말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저작권이 존중 받지 못하거나 이용 당하는 것이 싫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은 것이고 내가 존중 받길 원한다면 남도 존중 받길 원한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만큼, 준혁은 그 어떠한 것에서도 잡음이 들리지 않기를 희망했다.

특히 장기적인 시점으로 바라보고 진행하는 콘텐츠인 만큼 더욱 더 말이다.

"음, 일단 기기 사용부터 봐야겠지. 길거리 버스킹 관련을 뭐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야? 단순히 MR 형식으로 하는 것은 아닐 거잖아. MR이라면 한계도 있고."

"그렇지."

"일단 이동식 노래방 기기를 사용해서 진행을 할 건데. 그 외에는 잘 모르겠다. 커버 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 스트리머들의 이야기를 살펴 보니까 6:4 정도 수익으로 원작자를 챙겨 준다고 하더라고."

U튜브는 영상 당 수익이 명확하게 표기가 되니 정확한 셈을 하기가 용이할 것이고 지은은 그 정도의 비율이라면 협회 측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이미 해결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모르니까.'

라온미르MCN 측에는 이와 관련된 비슷한 콘텐츠를 진행하는 이들도 그들의 선례를 따라서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음, 그리고 딱히 이 영상은 수익이 나지 않아도 좋아. 영상 자체에 수익이 나지 않도록 설정해도 돼. 신규 시청자 유입을 위해서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건 여기저기 단체가 엮이게 될 거라서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거고… 기본적으로 고수 초빙 콘텐츠를 오프라인 콘텐츠로 먼저 진행할 거야."

"으응? 이유가 있어? 영향력을 키우는 거면 차라리 길거리 노래 콘텐츠가 훨씬 낫잖아?"

지은의 물음에 준혁 차근차근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그렇지. 하지만 우리가 게임 스트리머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해. 우리의 주력은 어디까지나 게임이야. 그런데 오프라인 행사를 노래부터 시작한다? 이건 주객이 전도가 되어버리는 거야."

"으음. 그렇긴 하지."

"그리고 라온 노래 자랑으로도 충분히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 시킬 수 있어. 한 달에 한 번이기는 하지만 이미 게임 외적인 걸 조합해서 진행 중이야. 그러니까 이제는 게임이 메인이 되는 무엇이 먼저 나와야 해. 오프라인에서 게임 관련 콘텐츠를 진행하고 적어도 4회 정도 진행을 하면서 나름의 익숙함을 시청자들이 느꼈을 때… 그때 진행해도 나쁘지 않아."

지은은 준혁이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고 일을 진행한다는 것을 여기서 느꼈다.

오프라인 콘텐츠도 시청자와 자신들의 상황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발전될 수 있도록 판을 짜고 진행하려고 하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와, 정말… 되게 섬세하게 한다."

"누나. 시청자들은 우리를 이것보다 더 꼼꼼하게 체크해. 그래서 둥글한 이유 하나와 꼼꼼한 정보를 버무려서 진행을 해야 해. 합리적인 상황을 연출해야 하는 거지."

"꼭… 옛날에 내가 연예인 시절 때 팬들이 지켜보는 느낌이네."

"그렇게 되나? 누나는 더 심했을 것 같은데. 연예인은 그 사생팬인가 뭔가 해서 우르르 따라 다니는 사람도 있다며? 뭐… 스트리머도 스토커나 그런 사생팬도 있기는 한데… 누나 정도는 아닐 걸?"

정말 연예인 급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이들도 있기는 하나… 이들의 인기를 지은과 비교를 하기에는 어불성설이었다.

현재 한국을 넘어 외국까지 국제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스트리머는 AOS 대전 게임인 레전드 리그의 프로 게이머인 페이크로 시청자 수가 기본적으로 35000 이상이 찍히는 상황이었다.

주력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를 골라 플레이를 할 때면, 이 숫자의 2배까지 찍혔고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할 것 없이 엄청난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과 비교를 한다면 한 수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지은의 영향력은 정말 대단했고 그런 이가 스트리머를 했기에 더욱 큰 이슈가 되었고 처음에 자신이 움직이는 시한 폭탄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압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지은은 그 만큼 수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고 정말 지은에 대해 조사를 했을 때, 별별 것들을 다 보았다.

손톱 네일 아트가 뭐가 달라졌고 앞 머리가 몇 센치 잘려진 것 같다는 식의 글도 있었으며 렌즈 종류가 뭐가 어떻게 바뀌었다는 식의 글까지 그런 글이 검색되어 볼 때마다 기가 질릴 지경이었다.

심지어 이런 걸 기사로 내는 이들도 있었고 조회수도 120만이 기록된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음, 그렇긴 하지."

"그래서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는 근거들을 여기저기 흘려 놔야 해. 누나가 그나마 이런 사정을 먼저 파악을 해줬으니까 좀 내가 떡밥을 뿌리면 대충 살을 붙여서 잘 불려줘."

"그 정도야 문제 없지. 대신에 조건이 있어."

"조건?"

"그래. 조건. 누나랑 고기 먹자. 몸 보신 해줘야겠어. 이렇게 네가 고생을 하는데. 누나가 돼서 가만히 있으면 안되지."

준혁은 지은의 말에 예전에 자신이 식사를 대접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 떠올라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에 내가 식사 대접한다고 했었는데. 내가 하지 뭐."

"아니! 내가 사줄래. 누나가 사준다!"

"흐음… 좋아. 그래. 누나 덕 아주 톡톡히 봐야겠다. 지갑 사정 널널해? 나 깜짝 놀랄 만큼 많이 먹는다."

"후후. 누나가 다른 건 몰라도 지갑 사정은 아주 두둑해."

그렇게까지 먹을 생각은 없지만 준혁은 적당한 타이밍에 자신이 먼저 계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 그럼 일단 회사로 가서 일단 떡밥은 살짝 던지고 오자. 스튜디오 촬영 관련으로 이야기를 해보고."

"오케이. 콜! 빨리 가자. 지금 빨리 가서 대략적인 큰 것만 이야기 하면 시간이 딱 먹기 좋은 시간 대야."

"음~ 그렇겠네. 가자. 그럼."

주스를 깔끔하게 원샷을 하며 비운 준혁은 밥을 사주는 것이 기분이 좋은 건지 뭔가 싱글벙글 미소를 짓고 있는 지은을 보며 말했다.

"누가 보면 고기 얻어 먹는 걸로 보이겠다."

"응?"

"사주면서 뭐가 그렇게 싱글벙글이야. 내가 사줘야겠다. 그 표정보니까 미안해서."

"무, 무슨 내가 싱글벙글 웃었다고! 아니거든?"

"그렇다고 하자."

자연스럽게 가볍게 이야기를 일단 하고 지은과 식사를 하기 위해 가려던 것은 준혁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U튜브 크리에이터 관리자로 인해서 지체 되었다.

"음, 죄송한데 제가 솔직하게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

박지영의 옆에서 조용히 있길래 그냥 말단 직원이 옆에 있는 것인가 싶었는데 박지영이 중간에 끼어드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 그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나름 짬밥이 있는 이거나 박지영과 비슷한 직급을 가진 이라고 판단을 한 것이다.

"네. 물론입니다."

"어… 일단 저는 넥스트TV 스트리머, 아메리카TV BJ를 제외하고 U튜브 크리레이터 쪽을 전담으로 맞고 있는 안인희라고 합니다."

본인 소개를 한 안인희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침을 한번 꼴깍 삼킨 뒤에 빠르게 말을 이었다.

"준혁씨가 하신 이야기 중에서 게임 관련으로 고수 초빙 콘텐츠는 정말 훌륭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상, 라온 크루도 홍보할 수 있고 라온미르MCN 측도 홍보가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시너지가 발생될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음,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노래 콘텐츠는 아닙니다. 여기는 이미 게임 쪽보다 더 과포화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춘추전국시대처럼 수 많은 개성을 지닌 이들이 떼를 지어 있는 상태고 기존의 거대 U튜브 크리에이터들도 몰락을 피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는 상황이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상태라서 다들 안인희에게 집중을 하고 그가 이야기를 편히 할 수 있도록 침묵했다.

"과거에는 노래와 연관되지 않아도 준혁씨처럼 MC 형식으로 진행을 하고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 모아서 진행하는 노래방 콘텐츠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말씀하시는 것처럼 지역구와 연계하여 진행을 해도 반응이 좋았고 하나의 문화 지역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좋은 반응이 있었죠."

"지금은 아니라는 건가요?"

"네. 지금은 다릅니다. 현재 저희가 케어를 해드리면서 계약을 맺은 100만 구독자 이상의 분들만 3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50만 이상 100만 미만의 구독자를 가진 분들도 5명이나 계신데… 모두가 한결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진행 만으로는 버티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준혁은 안인희의 이야기를 자신의 주력 분야인 게임으로 바꿔 생각을 이야기 해보았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 하고 소개를 하는 것을 넘어서… 잘 해야 하고 뭔가 특별한 콘텐츠가 추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군요."

단박에 준혁이 알아듣고 주력 콘텐츠로 풀어 이야기를 하자 안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맞습니다. 노래 쪽은 나름 유명했던 가수들과 그리고 나름 굵직한 인지도를 쌓은 작곡가들 그리고 명문 음악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마다 자신의 콘텐츠를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청자들과 길거리 공연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죠."

"으음……."

"거기에 서로 컬래버레이션을 하면서 공연 겸 노래방을 진행하여 기존 거대 대기업들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10만 ~ 20만 정도의 구독자를 지닌 이들의 공격적인 움직임과 그들끼리의 합동 방송 진행 등은 그렇지 않아도 레드 오션 상태인데 더욱 더 한계로 몰아 붙이고 있습니다."

준혁은 안인희가 말하는 부분들을 듣고 잠시 침묵을 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네요. 그냥 방식만 생각을 했는데 내부 상황을 살피는 것까지는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는데."

"저는 그래서 라온 노래 자랑이라는 콘텐츠를 만든 준혁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에게 노래방 콘텐츠를 부여한 것이니까요. 거기에 게임 내의 문화까지 접목하여 진행을 했으니… 정말 특별하다고 여겼습니다."

"정말 특별하다… 그 말은 오프라인으로 끌고 오면 특별함이 사라진 콘텐츠가 되겠군요. 단발성으로 몇 번 정도 하는 것은 몰라도."

"그렇습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기를 원했다. 자신의 말에 모두가 긍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름의 정보를 가지고 태클을 하길 원했는데 준혁은 콘텐츠 부분에서 자신에게 일침을 날려 정신을 차리게 해준 안인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조언은 그대로 받아 드려서 노래 콘텐츠 부분은 전면 취소를 하겠습니다. 차라리 단발성으로 온라인에서 진행을 하는 것이 낫겠네요."

준혁이 빠르게 콘텐츠를 포기하자 박지영과 임지은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안인희는 살짝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혹시 기분이 나쁘거나 그러신 것은 아니십니까."

"아니오. 절대적으로 좋습니다. 실패를 할 확률이 높은 도박을 즐겨하지는 않아서요. 단순히 노래방 콘텐츠 정도만 구상하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빡빡하군요. 이런 건 빠르게 손절을 해야죠."

만약 자신이 나름의 상세 정보를 듣고 난 뒤에도 하겠다고 우긴다면 오픈 빨로 2달 ~ 3달 장사가 좀 되다가 사라지는 자영업자랑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렇군요… 나쁘지 않게 받아드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득이 되는 조언은 취해야죠. 아! 그래서 말인데… 제가 라온미르MCN 측에 나름의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방금 떠올렸는데… 이걸 이야기 한다면 살아남은 고수 초빙 콘텐츠를 좀 더 지원 받을 수 있을까요?"

준혁의 물음에 이번에는 안인희가 아니라 박지영이 대답을 했다.

"물론이죠. 어떤 도움일까요?"

"아까 안인희씨가 이야기를 하시길 이 고수 초빙 콘텐츠는 라온미르MCN도 이익을 본다고 했는데 이 부분이 아마도 스트리머 지원 및 설비 등을 대중들에게 어필을 하여 이미지 정도 겠죠?"

박지영은 안인희를 쳐다 보았고 안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준혁의 말에 긍정을 표했다.

"그런데 여기에 일반인 참여자도 있지만… 아직 MCN에 가입하지 않은 기타 스트리머들을 데리고 오면 어떨까요?"

"네? 스, 스트리머요?"

"아직 시청자 수가 적은 스트리머 중에서 각기 자신 만의 주력 콘텐츠를 밀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그 게임의 장인이라고 표할 수 있는데… 이들도 시청자와 동일 선상에서 보고 진행을 해도 되는 거죠. 라온미르가 넥스트TV의 스트리머들에게 들어가고 싶은 회사로 거듭나게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단순히 시청자로만 채우기는 힘드니 재능 있는 소기업 스트리머들을 활용하고 인연을 쌓는다는 개념으로 초빙을 하여 진행해도 나쁘지 않다고 준혁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준혁의 발언에 안인희는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처럼 진행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음, 그런데 만약에 이게 반응이 좋으면 제가 따로 스튜디오를 구해서 이동을 하여 촬영을 할 건데… 한 달에 2번 촬영을 하고 도움을 받는 기간을 3개월 ~ 4개월로 잡으면 기껏해야 얼마 되지 않을 겁니다. 6번 ~ 8번 정도겠죠."

이에 안인희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고 박지영은 안인희의 아쉽다는 표정을 보고 준혁을 향해서 다급히 말했다.

"카메라 감독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다 구하셨나요?"

"아뇨. 그 기간 동안 대충 알아 보기는 해야 해서요."

"아… 그러면 차라리 저희 회사 사람들이 계속 가는 건 어떨까요? 따로 비용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도 됩니까?"

"음… 차라리 만약에 이게 성공을 하게 된다면 라온 크루 전담팀으로 구성해서 뽑아 버리도록 하죠. 카메라 감독, 오디오, 조명… 그리고 메이크 업 쪽 하나 해서 5인 ~ 8인 정도로 팀을 꾸리겠습니다. 스튜디오 촬영이니까 이 정도면 될 겁니다."

전담팀을 구성해주겠다는 말에 준혁은 라온미르가 자신들을 잘 챙겨주면 어차피 쭉 함께 갈 생각이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하는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감정을 드러냈다.

"좋네요. 그렇게까지 해주신다면… 뭐, 좋죠. 오프라인 쪽에도 나름 힘을 주려고 하는데 고수 초빙 콘텐츠 외에도 따로 촬영이 있다면 협의 하에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라온미르 본사 쪽에는 수 많은 제작 인사들이 있습니다. 열정 넘치는 이들도 꾸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아직까지는 그냥 가볍게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아직 뭐, 뿌린 떡밥을 정리를 해야 하는 것들도 있어서. 2주 ~ 4주 정도 뒤까지 아이디어를 좀 더 생각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안인희님 제 생각의 틀을 좀 더 넓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승승장구를 하고 있어서 오만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준혁은 안인희에게 따로 감사의 말을 전했는데 안인희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준혁씨의 시청자로써 그냥 성공대로만 쭉 달리시길 희망해서 그렇습니다. 저 이렇게 보여도 3600명 때 U튜브 구독 눌렀습니다. 넥스트TV는 6개월 정도 되었지만요. 아하하……."

"요약본이 재미있죠. 진짜 팬의 조언이라서 더욱 신뢰가 갑니다."

그렇게 분위기가 좋게 마무리가 되었고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지은은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휴, 이것도 힘들어."

"누나도 당연한 걸 말한다. 남의 돈 벌기가 쉬운 줄 알아?"

"아이고~ 또 애늙은이 소리를 하려고 하지? 각 잡고 있지?"

"각 안 잡고 있다."

투닥거리는 둘을 보면서 안인희는 묘한 표정을 지었고 박지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전에도 그렇고 누가 동생인지 모르겠다. 지은아."

"언니는 꼭! 준혁이 편만 들어."

"편을 안 들게 활동하던가. 아무튼 좋은 제안이 오갔으니까 제가 식사라도 대접을 해야겠네요. 시간도 조금 늦긴 했지만 괜찮은 것 같은데."

준혁은 박지영의 이야기에 지은을 슬쩍 쳐다 본 뒤에 말했다.

"괜찮습니다. 지은 누나랑 한 끼 하기로 해서요. 이번에 대회 준비나 이런 거 한다고 고생 좀 했더니 밥을 사준다고 했거든요. 고기로……."

"네? 아! 네. 그… 근데 괜찮을까요?"

"음?"

뭐가 괜찮냐는 듯 준혁이 쳐다 보자 안인희나 박지영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고 지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얘는 이해를 못했어. 너 네가 누군지 알아?"

"누나지?"

"… 봤지? 내가 전 연예인이긴 해도 엄청~ 잘 나간 전 연예인이라는 걸 잊어 버린 듯 해."

"아! 그렇네. 혼자서는 좀 그렇겠네."

이제야 이해를 했다는 듯한 반응에 다들 더 어이가 없었지만 지은은 말했다.

"괜찮아 칸막이랑 다 있는 곳이라서. 푸우~ 아무튼 언니는 쓸데 없는 걱정 마셔."

"그래. 그래도 될 것 같다."

지은을 보면서 사심 하나 없는 표정을 짓는 준혁의 모습에 박지영은 대답했고 안인희 역시 동일한 모습을 보였다.

"만약에 준혁씨가 노래방 콘텐츠를 했으면 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요. 연예계에 관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이런 걸 진행하면 좀 그렇잖아요. 정말 자연스럽지도 않을 것 같고."

준혁은 안인희의 이야기에 그게 가장 확 와닿는 이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하긴 그렇네요. 송충이는 솔 잎을 뜯어 먹고 살아야죠. 푸후"

확실히 자신이 생각해도 그렇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준혁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공감을 표해 모두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자신의 길 이상의 것을 생각한 상황을 반성하면서 준혁은 고수 초빙 및 장인 스트리머를 발굴하여 알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기획을 잘 키워보자는 생각을 가졌다.

이 작업으로 스트리머들이 성장을 하게 된다면 넥스트TV에서도 반응이 있을 것이고 여러모로 라온미르나 라온 크루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니 말이다.

자연스럽게 치이익-

불판의 고기가 맛있게 잘 익자 준혁은 몇 점을 지은의 식접시에 놓아 주면서 말했다.

"가볍게 이야기만 하려던 자리가 길어졌네. 내가 대신 살게. 다음에 누나가 사."

"괜찮거든?"

슬쩍 눈을 흘기면서 준혁이 준 고기를 입안에 넣고 오물거린 지은은 육즙이 주르륵 나오는 고기의 참맛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해. 이 육즙! 후욱후욱! 너무 맛있다능!"

"응? 푸핫. 그게 뭐야. 고전 드립을."

"요즘에 고전 드립이 다시 흥하는 거 몰라?"

"그래? 하긴. 요즘에 좀 그렇긴 한데. 드립도 유행타서 돌아오나?"

채팅이나 후원 내역을 보면 예전 유행어들이 꽤 보이기는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유행 밈에 뒤쳐지면 안된다고~!"

"그러게. 나름 요즘에 상당히 채팅 제한이나 이런 걸 풀었다고 했는데. 흐음. 딱히 나아진 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왜 그렇지. 영상 후원도 풀었어?"

"영상 후원도 풀기는 했는데 99.9999%는 라온 크루 스트리머 관련 영상만 와. 저작권 때문에 넥스트TV 영상만 되게 해서 그런지 몰라도."

준혁의 이야기에 지은은 확실히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시간이 났을 때, 준혁의 방송을 비롯해서 다른 크루원들의 모니터링을 자주 하는데 타스트리머 영상이 준혁의 방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확실히 그렇기는 하네. 근데 그러면 너 고수 초빙 진행을 할 때, 타 스트리머들 영입 작업이 힘든 거 아니야?"

"어? 그게 또 그렇…게 되나?"

"그렇게 되지? 아무래도 너는 좀 더 오픈을 해야겠다. 드립이나 이런 것도 좀 마음 편히 받아주고 그래 봐."

지은의 이야기는 준혁에게 있어서 꽤 중요한 발언이기에 준혁은 턱을 긁적이다가 말했다.

"음, 게임 추천을 받는 형식으로 한번 해볼까? 2부 콘텐츠 인디 게임 추천을 받는데 잘하시는 분 있는지 물어보면 이런저런 스트리머 영상들 날라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 그거 좋네."

"일단 라온 크루는 장비 소프트 쪽 것만 플레이 중이니까. 유니크 게임즈는 1주 정도 뒤에 세부 조율하고 끝날 것 같고."

"흐음! 그렇게 한번 해 봐. 그거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래야겠다. 오늘 당장에 시작해야겠어. 크으~ 안되겠다. 오늘은. 이 고기 내가 쏠게. 이렇게 도움을 받았는데 얻어 먹기가 좀 그렇네."

기승전 고기 값으로 다시 돌아가는 준혁의 이야기에 지은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떽! 누나가 사주는 거야."

"어휴. 무섭다. 무서워. 알았어. 항복."

"그래야지. 대신 고기 잘 구워. 육즙 정말 잘 살린다."

"내가 또 한 고기 굽지."

회귀 전, 공사일을 하며 지낼 때 종종 회식이 있으면 막내라서 자신이 구웠다. 뭐, 그러다 보니 고기 굽는 것에는 나름의 솜씨가 생겼다고 할 수 있었다.

'이게 으스대면서 말할 것인가 싶기도 하네. 후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악연 중에 하나를 만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을 떠나서 회귀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자신에게 생겼다고 준혁은 긍정적으로 여겼다.

"또 묘한 아저씨 웃음 짓는다."

"그 뭐지. 삼촌팬 웃음? 그런 거라고 생각해. 어구 잘 먹는다."

"됐거든? 고기나 먹지?"

"넵. 알겠습니다. 나도 배가 고파서. 야무지게 먹을 거임."

"오구오구 그래 야무지게 먹어."

자신의 놀림과 동일한 놀림을 하면서 고기를 놓아주는 지은을 보며 준혁은 피식 웃으면서 고기를 입에 넣었다.

'이 집 고기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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