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164화 (164/548)

21대 대족장 바루탈 」

"… 맙소사."

어이가 없는 준혁의 표정에 크로노스는 고소(苦笑)를 지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이 들어?"

"……."

"순진한 이들을 이용한 부패한 자들에 대한 분노가 올라오나?"

준혁은 이 물음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몰라 쳐다 보았고 크로노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너 역시 순진할 뿐이지."

"뭐?"

"순진한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착하고 순박하고… 순진하다. 그럴 듯한 말이야. 하지만 이런 단어들은 적어도 어른이 된 시점에서는 통하지 않아."

"순진은 채워지지 않은 상자와 같다. 아무것도 없어서 어떠한 것이든 채울 수 있어. 그러니 저런 악의에 이용을 당해. 어린 아이라면 모르니까 가능하지만… 어른이라면? 그 만큼의 판단력도 없이 그저 자라오기만 해서 고블린인지 드래곤인지 구분도 못하는 녀석이라면. 그건 죽어도 싸. 착하고 순박하다고… 순진하다고 용서가 되는 세상이 아니니까. 되려 그런 놈들이 이상을 갖게 되면 문제가 되는 거고."

갑자기 심오한 말을 내뱉으며 이야기를 하는 크로노스의 말을 듣던 준혁은 그의 표현을 듣고 확실한 것을 알았다.

'베타 테스터가 아니다.'

표현을 하는 것이 동양식도 서양식도 아닌… 게임에서 NPC들이 쓰는 듯한 비유와 표현을 하고 있었다.

즉 녀석은 NPC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고 보면 아까 그들이 모험가라고 규정을 짓지 않았지.'

NPC들은 모험가를 알아본다. 하지만 이 규칙이 조율자라고 불려진 베타 테스터들에게 적용이 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녀석은 베타 테스터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 생각이 너무 갔다고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튼 위험한 작자라는 거잖아.'

최소 1500년 이상을 살아 왔다고 할 수 있는 크로노스가 위험하지 않을 리 없었다.

경계심 가득한 준혁의 표정에 크로노스는 턱을 긁적이며 말했다.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왜 날 경계하는 거야?"

"뭐? 그거야 당연히!"

"당연히?"

"길드 토벌 의뢰 때, 터틀 드래곤의 주인이 당신 이었잖아. 그건 트리톤을 침범하기 위해서 온 거고."

크로노스는 준혁의 말에 풋- 하고 실소를 터트리더니 바로 되물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내가 이곳을 침범하기 위해서 '무려' 터틀 드래곤과 그 졸개들을 데리고 왔다고?"

준혁은 크로노스의 이야기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자신도 그게 좀 이상했기 때문이다.

수상한 존재는 맞지만 그가 침략을 할 것이라면 더 큰 것으로 초반부터 몰아칠 수 있었을 것이다.

막말로 고위 클래스 마법 몇 발만 떨어져도 트리톤이 아주 큰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럼 뭔데?"

"가는 길에 쉬려고. 연구만 하다가 밖을 좀 보려고 했지. 뭐, 그런데 나에게 실험을 당하던 녀석들이 이곳에 원한이 져서 공격을 하겠다는 것을 말리지 않았을 뿐이야. 몸도 개조 당해 동족이 죽는 것도 벌벌 떨면서 있어. 그래서 그냥 내버려 뒀어. 어차피 보니까 다 죽을 것 같기도 하고. 뒷처리를 너희가 하겠다고 와 있어서 뒀다고 해야 하나? 그게 더 표현이 좋겠다."

헛웃음이 나오는 소리를 그가 하자 크로노스는 진실이라는 듯 말했다.

"그래서 너한테 골드랑 좀 줬잖아. 근데 그걸 다 길드를 위해서 쓸 줄은 몰랐지만. 뭐, 내 돈 내고 축제가 더 커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긴 했어. 음식도 투박하고 주민들도 재미있고 잘 놀았지. 음음."

제 2회 라온 노래 자랑에서 축제를 즐겼다는 말에 준혁은 어이가 없었고 배포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정체가 뭔데? 고대 시절부터 살아 남은 존재가 있다는 건 믿기도 힘든 이야기야."

"그렇지 드래곤이 아니라면 다 죽을 나이지. 드래곤도 지루해서 잠자고 있을 걸?"

"여기 적힌 조율자인가 뭔가 그건가."

크로노스는 그 말에 푸훗 웃으며 손을 휘적였다.

"조율자는 무슨. 내가 그 정도 수준이면 진즉에 여기 2번은 세상 멸망했지."

"이 봐. 더럽게 위험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잖아."

"파괴 뒤에 창조가 가장 좋은 거지. 응집해서 썩으면 무너트리고 다시 이끌게 하는 거야. 그게 조율자들이고 나는 서번트(Servant)라고 보면 되지. 뭐랄까 그래! 조율자들이 심어 놓은 뇌관 같은 거?"

"뇌관?"

"여기가 더 이상 관리가 안될 것 같으면 퍼어엉- 하고 터트리는 거지."

"중간 관라지 개념의 존재라고 보면 되는 거군."

그것도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보면서 준혁은 순순히 이걸 다 이야기 하는 크로노스의 모습이 이상했다.

"이런 거 그냥 이야기 해도 돼?"

"물론이지. 넌 서번트의 친구니까."

"난 너랑 친구 맺은 적 없어."

"나랑은 없지만 다른 존재는 있잖아?"

무슨 개떡 같은 말인가 싶어서 눈을 꿈벅이고 있던 준혁을 향해서 크로노스는 말했다.

"뀽. 노움치고는 너무 강하잖아. 안 그래? 마검사라니. 크으~ 말이 안되지."

"뭐? 뀨, 뀽이?"

"정확하게는 녀석은 반쪽 짜리라고 볼 수 있지만."

충격이 확 왔다.

하지만 이게 거짓일 수도 있기에 준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거짓말은 통하지 않아. 뀽하고는 계속 만날 수 있으니까."

"물론.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아. 진실을 돌려 말하는 정도는 하지만. 뭐, 그런데 이건 바로 이야기를 해준 건데. 흐음."

"뀽도 당신을 알아?"

"물론! 내 절친한 친구였으니까?"

친구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였으니까'로 과거의 표현을 하는 것을 보면 틀어지는 무엇이 있기는 했던 것 같았다.

"복잡하구만. 그래서 나한테는 왜 온건데."

"그야~ 너한테 관심이 많아서."

"왜?"

"왜냐면~ 넌 조율자의 훈련을 받고 있잖아? 뀽이 알려주는 조율자의 모습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어. 뭐, 모험가라서 뿌리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서번트 수준으로는 강해지겠지. 전투를 살펴 보면 확실히 동수준의 모험가들보다 궤를 달리하는 모습을 보면 확신할 수 있어."

강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는 말에 준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납득을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흐음, 네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모르는네."

"뭐가?"

"너는 아주 특별해. 조율자가 남긴 유산을 통해서 강해진 거니까."

조율자의 유산으로 강해진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뀽의 훈련은 집 지하에 위치한 공간에서 이뤄지고 나름 빡신 단련 정도라고 보면 되었다.

정규 운동 선수들이 벌크 업을 할 때 하는 타이트한 운동 정도라고 볼 수 있었다.

피곤하기는 해도 게임 상이긴 해서 딱히 어려운 것은 없었고 그냥저냥 참고 할 만은 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조율자의 유산이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지었는데 크로노스는 말했다.

"위대한 영웅이 남긴 유산 중 하나지. 네가 훈련 받는 곳은 과거 뀽이 훈련을 받았던 공간과 연결되어져 있지. 뭐, 뀽의 마을의 일부라고 보면 될 걸? 순도 높은 마력이 넘실거리는 곳에서 극한의 육체 단련이 이뤄지면 당연히 빠르게 강해질 수 밖에."

"……."

"전혀 몰랐나 본데. 그거 단 한 명만 할 수 있는 거야. 뀽이 너에게 정말 많은 걸 줬다고. 나중에라도 감사하다고 전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는 없지만 준혁은 저 말이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확실히… 주변을 살피자면 노움에 맞게 설치된 것들이 꽤 있었고… 뀽이 그걸 보완을 해주었다.

"복잡하네."

"복잡하지. 넌 그런 존재들과 엮였으니까."

준혁은 머리를 흔들며 있다가 크로노스가 말한 것들을 다시 재생했다.

뀽에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부터 다시 떠올려 보면서 모순된 부분이 있는지 살폈고 그런 것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이내 걸리는 것은 있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잠깐만. 서번트는 중간 관리자 같은 건데… 뀽이 이곳에 있다는 것과 네가 이곳에 있다는 것은… 트리톤을 무너트리려고 온 거 아니야? 넌 네가 스스로 뇌관이라는 표현을 했잖아?"

"아닌데? 난 이미 폭발한 존재라서. 이리저리 방랑하면서 망령처럼 지내는 중이지. 뭐, 제한적으로 살아가고 흥미 있는 존재인 너를 관찰할 뿐."

떨떠름하기 그지 없다는 표정을 짓는 준혁을 향해서 크로노스는 말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트리톤은 너희 때문에 바뀌어서 뭐…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뭐? 여기도 서번트가 존재한다는 거야?"

"글쎄. 나야 모르지. 조율자들의 뜻을 잇는 서번트들은 그걸 숙명이라 여기며 일생을 살아가지. 그리고 때가 되면 실행할 뿐. 너희로 인해서 변화가 퍼진다면… 일어나지 않고 그냥 살아갈 뿐이야. 뭐, 아무튼 너희의 이런 모습은 참 좋단 말이지. 옛 추억들도 소록소록 떠오르고 말이야."

기분 좋다는 표정을 짓는 크로노스를 향해서 준혁은 계속 경계심을 드러냈다.

"음, 뭐… 첫 만남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지만. 아무튼… 두 번째 테스트에도 확실히 마음에 들었단 말이야. 보답을 해주려고."

"딱히 받을 생각도 없는데."

"그래? 룬, 기술서, 고급 아이템 등 따위도 필요 없어?"

"없어."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는 준혁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왜?"

"수상한 건 갖지 않아. 그리고 나 혼자 한 것도 아니야. 또 이건 내 길드가 위험할 수 있으니까. 싫어."

"흠. 뭐, 그럼 어쩔 수 없고. 뭐랄까… 그렇게 경계하지는 말라고. 정말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온 거니까."

호감을 표하는 크로노스를 보면서 준혁은 절대로 경계를 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가왔다면 경계심이 이 정도까지 올라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두 번째도 자신을 속이고 접촉을 하려고 했으며 지금은 불법 침입으로 다가 온 뒤에 뀽의 과거사까지 아무렇게나 다 털어내고 있었다.

뀽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인데 그는 그냥 쉽게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저 유흥, 유희 등 따위로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며… 엮이게 된다면 자신도 그에게 휩쓸려 다닐 뿐이다.

"글쎄. 나는 그냥 이걸 칼스 레이너 백작님에게 고하려고."

"예상 밖의 말인데. 당황스러운 걸."

"거짓으로 만남을 가장하는 이를 좋아하진 않아서."

"흐음. 그 부분이 문제였군. 뭐, 이렇게 살아가는 인생이라서 그건 어쩔 수가 없는데."

준혁은 그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그래도 여기 책에 대한 설명은 고맙게 생각해."

"오호? 그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되니까. 번개를 다루는 마창사… 뭐 이런 것들이 다 실화라는 거 아니야? 조율자 개념으로."

"아아, 그는 존경스러운 이었지."

"알고 있어?"

"물론. 그를 따르는 조율자들도 있고 그 밑에 있는 서번트로 골렘왕과 거미 여왕 등… 수 많은 강자들이 있었지. 뭐,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이름도 알 수 있나?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한데."

슬쩍 낚시를 던져 보았는데 크로노스가 답변을 하자 준혁은 호기심을 드러내는 척 한 번 더 물어 보았다.

"몰라. 그는 말하지 않았어. 하지만 가장 강하고 믿음을 주는 이었지. 음! 뀽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 네가 사용하고 있는 뀽의 그 유산이 그가 만든 거야. 아무튼… 나름 이렇게 친절한 설명도 해주는 선생님 역할을 해줬으니 너무 미워하진 말라고."

어깨를 으쓱이는 그를 향해서 준혁도 으쓱이며 말했다.

"경계심은 여전할 거야. 난 의심을 쉽게 풀지 않아."

"그런 것 같아. 우두머리라면 그래야지. 너무 호인이면 안되는 자리니까."

뭔가 씁쓸하다는 듯 이야기를 하는 크로노스를 보며 준혁은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그 모습을 보았는지 크로노스는 이내 표정을 바로 하면서 말했다.

"아무튼, 종종 놀로 오도록 하지. 여긴 꽤 추억에 잠기게 하니까."

"거절하고 싶은데. 힘이 쎄서 어쩔 수가 없네."

"음, 이렇게 무식하게 오지는 않겠어. 크루노의 신분은 꽤 괜찮거든."

"… 그거나 이거나."

"좀 다르긴 하지. 크크. 그럼 이만! 오늘은 이 정도로 이야기를 나눈 것에 만족을 하겠어."

그렇게 말하고 난 뒤 크로노스는 준혁을 향해서 말했다.

"시간나면 책 읽지 말고 뀽에게 훈련이나 받아."

"뭐?"

그 말과 함께 공간 이동 마법을 통해서 크로노스는 사라졌으며 준혁은 저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어 눈을 꿈벅 거렸다.

'진짜 이놈이고 저놈이고 마법사들은!'

간달푸나 크로노스나 마법사는 정말 자기 멋대로 짜증난다는 생각을 하면서 뀽에게 가봐야하나 싶었다.

'뀽한테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등장 준혁은 회귀 이후에 안전한 방송을 추구했다.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송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송을 추구하기 위해선 자신이 상황 자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히어로 크로니클을 하기 전까지 준혁은 문제 없이 상황을 잘 만들고 마무리를 지으면서 방송을 꾸려 나갔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실수를 했던 이들에게 그것을 되갚아 주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인연도 만들면서 돌발적인 변수는 없도록 만들고 라온 크루를 이끌어 새롭게 거듭날 수 있었다.

승승장구를 하며 잘 나갔으며 자신보단 크루가 잘 되길 희망하며 시청자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

히어로 크로니클은 이런 노력의 최종 결산이라고 볼 수 있었으며 적어도 베이스를 삼은 트리톤을 기점으로 한국인들이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서 라온 크루가 소속된 라온 길드를 명문 길드로 올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 크로노스와의 만남을 통해서 준혁은 히어로 크로니클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뼈 속 깊이 실감했다.

그리고 이 통제 안되는 존재들은 자신은 물론이고 라온 길드를 넘어 제국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말이지."

망해버린 보어족의 족장인 오탈이 남겨준 고유 등급의 서적에는 정말 많은 전설들이 적혀져 있었고 준혁은 이걸 읽으면서 확실히 깨달았다.

"서번트는 일정 이상의 악이 쌓이면 모든 걸 초기화 시키려고 움직이는 존재야. 그래서 뇌관이라는 발언을 한 거였어."

세상을 끝까지 밝게 유지하고자 했던 조율자도 있고 차라리 깨끗하게 리셋을 시키자고 했던 조율자들도 있겠지만 중립을 지켰던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 서번트는 그런 중립을 지키던 자들의 유산이라고 보면 되었다.

그들이 세상을 겪으면서 부도덕성이 올라가고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탐욕의 날개가 펼쳐진 막장의 세상이 온다면 펑- 터트리고 무(無)로 돌아가 버리고, 그냥저냥 봐 줄만한 세상이라면 그냥 두는 것이다.

어떻게 터트릴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서번트의 날뜀은 강력한 조율자들도 쉽게 막을 수 없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을 막기 위한 조율자들은 수 많은 것들을 지켜야 하고 초기화를 시키기 위해 가동되는 서번트들은 단순히 파괴만을 위해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종종 누군가 지키기 위한 자는 더욱 강해진다는 말을 하지만 기록에선 지키려다가 조율자가 죽어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어디가서 보여줄 책이 아니야. 일단 무조건 내가 키핑을 해둬야 해. 조율자네 서번트네 이딴 거 지금 풀리면 난리 난다. 포켓에 무조건 보관이다.'

차후에 익스퍼트 수준의 모험가들이 꽤 늘어난다면 풀어줘도 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여겼다. 괜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시끄럽게 만들 이유는 없었다.

만약 이런 존재를 모르는 곳도 자신이 풀어 놓은 정보 때문에 그것을 알게 된다면 굉장히 귀찮은 일이 발생할 거고 성장하기도 바쁜 시점에서 최악이 될 것이다.

"후우, 아무튼 통제가 안되는 존재들은 버겁구만. 버거워."

한숨을 푹 내쉬면서 준혁은 자신이 노력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한 존재들이 근처에 맴돌고 있다는 것이 썩 불쾌했지만 그저 참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했다.

'그러고 보면 마스터 등급의 존재들이 내 주위에 넘쳐 흘러. 이렇게까지 엮인 적이 없는데. 초기 길드를 이끈 사람들은 다 이런 걸 경험했으려나?'

자신은 뒤늦게 시작을 했었기에 초기 상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만약 그런 것이라면 격차가 더욱 벌어져서 회귀 전 자신이 만든 길드도 꿀꺽 삼켜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투덜거린 준혁은 복잡한 마음을 좀 달랜 뒤에 포켓에 책을 집어 넣었고 룬스톤을 보면서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저것도 해야 하는데. 기분 좋을 때 하자. 괜히 지금 진행하면 영 별로일 것 같다."

고개를 저으면서 본격적인 파티 사냥 전에 해보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방송 준비를 하기 위해 로그아웃을 하기로 결정했다.

휘둘리다 보니 벌써 방송 시간이 코 앞이었고 이래저래 오늘은 집중이 안되는 날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방송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입조심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어그로 대처도 쿨하게 넘기면서 해보자고.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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