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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 흩어져서 말 조심을 한다고 멘트가 썩 많지는 않았지만 준혁은 방송 틈틈이 오는 일부 소기업 스트리머들의 홍보 영상들도 그것을 메꿀 수 있었다.
준혁이 고전 게임이나 특정 게임 등을 잘하는 고수들을 찾는다는 소문이 퍼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게임들을 플레이 하는 영상들을 보내왔는데 덕분에 사운드를 메꿀 수 있었다.
말 조심을 하지만 칭찬을 많이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기에 차기 QGN과의 합동 방송 등을 떠올리며 대단하다는 칭찬을 했다.
또 몇몇 게임들은 재미있겠다는 발언을 해주면서 차후 2부 ~ 3부 콘텐츠로 써도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조심스레 홍보를 하는 이들의 기를 세워졌다.
홍보 영상들이 마구잡이로 오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준혁이 사운드가 빈 타이밍에 오기에 시청자들 역시 준혁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호기심을 가진 채로 좋은 반응을 해줬으며 일부 시청자들은 자신도 저 게임의 고수라는 채팅을 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런 채팅을 매의 눈으로 잡아 낸 준혁은 적당한 리액션을 해주면서 오늘 멘트는 적지만 소통이 원할하게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방송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무난한 히어로 크로니클 방송을 하고 난 뒤, 준혁은 콘텐츠로 명품 격투 게임 중 하나인 스트롱 피스트(强券)을 꺼내면서 가인과의 합방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다.
적당히 콘텐츠나 합방 시간 등을 다 맞춘 상태였고 가인이 먼저 어떠한 게임을 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준혁 역시 그에 맞게 스트롱 피스트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음, 가인 형과의 방송에서 이 강권을 비롯하여 다른 격투 게임 시청자 대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과 가인 형 방의 시청자분과 싸워서 상품을 드리고 뭐, 그런 건데요. 가인 형이 자세히 공지를 해놨으니까 저도 방송 끝나고 공지 해 놓을게요."
가인과 준혁의 방 시청자가 겹치기는 이들은 이 말에 어디로 출전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말을 하면서 상품에 대해 고민을 했는데 준혁은 웃으며 말했다.
"상품은 뭐, 문화상품권이나 나름의 상금? 아니면 몸 보신을 할 수 있는 양질의 고기? 뭐 이걸 드릴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신청은 당일에 참가를 하겠다고 채팅을 치신 분들 중에서 랜덤 추첨이 됩니다."
꽤 판이 크다는 것을 느낀 이들은 가인이 공지를 한 것을 보면서 콘텐츠로 진행할 게임들을 확인하면서 의욕을 다졌다.
마치 지금부터 부지런히 연습을 하여 반드시 상품을 타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말이다.
그 중에는 고인물이라고 불리는 이들도 있었는데 참여를 하고 싶어하던 일반 시청자들은 이들의 채팅을 보면서 약간의 투덜거림을 토로했다.
일반인과 고인물이 싸우게 된다면 최소 80% 이상은 고인물이 승리하는 것은 당연지사이기에 고인물 싸움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에 준혁은 살짝 웃으며 답변을 해주었다.
"고인물이라고 불리는 고수님들이 '일반적'인 매칭에 참여를 하셔서 상품이나 상금 등을 타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단, 여기에 참여를 하면 추가적으로 열리는 것에는 '참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런 준혁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뭔가 대회가 세분화 되었다는 것을 파악했고 고인물과 일반 참여자들의 대회가 구분되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준혁은 시끄러운 반응 속에서도 태연함을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고인물분들은 가인 형이나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상황에서 참여를 하게 되면 솔직히 보는 맛이 없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물론 참여는 자유기에 당첨이 되면 하는 것이지만… 고인물들의 판을 깔아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승자독식 같은 거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상품이나 상금이나 이런 것들이 매력적이어야 고인물분들이 참여를 하겠죠? 아! 물론 나는 고인물이지만 다른 고인물에 비해서 자신이 없다고 하시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흠흠. 뭐, 그런거죠."
고인물이라는 프라이드에 약간의 흠집을 내는 발언을 한 준혁은 활활 타오르는 채팅창을 보면서 싱긋 웃음을 지었다.
일반 시청자들 역시 고인물 대전이 일어난 다는 것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으며 고인물들 역시 자존심을 세우는 말들을 꺼냈다.
물론 이런 발언을 준혁이 할 수 있는 것은 준혁 역시 이런 격투 게임에 꽤 고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승률 70% 이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양학(양민 학살=일반 유저 학살)을 포함한다고 해도 실력자들과의 싸움에서 적어도 5판 중 3판 이상은 이겨줘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런 격투 게임을 할 때 준혁은 그만한 실력을 보여줬기에 준혁의 도발에 준혁의 방 고인물들이 활활 타오른 것이다.
이런 부분은 준혁이 추가적으로 설명을 하기로 한 부분이라서 그렇게 설명을 대략적으로 마칠 수 있었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만들어내면서 오늘도 무사히 방송을 마칠 수 있었다.
크로노스로 인해서 컨디션이 엉망이 되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이 활활 타오르게 되면서 방송을 잘 마칠 수 있었고 준혁은 오늘은 가볍게 운동을 한 뒤에 푹 쉬자는 생각을 하며 방송 종료를 했다.
정말 정신적으로 꽤 피곤한 하루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등장 크르릉-
포식자의 울부짖음이 터지고 커다란 거검(巨劍)이 준혁을 으깨버리겠다는 듯 강맹하게 내리쳐졌다.
퍼서걱!
"크읍!"
단단한 바위가 으스러질 정도의 강력한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한 준혁은 들고 있는 검으로 거검을 휘두르며 공격한 리자드맨의 겨드랑이를 정확하게 노리면서 주변을 빠르게 살피며 소리쳤다.
"홀딩!"
준혁의 외침과 함께 겨드랑이게 베어진 리자드맨을 제외하고 2마리의 리자드맨은 돌격을 하려다가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고 준혁은 빠르게 녀석들의 급소에 공격을 휘둘렀다.
이에 멈칫한 녀석들은 급소를 막기 위해 다급하게 팔로 막으려고 했지만 그 순간 강력한 화살과 날카로운 바람의 검이 각각 녀석들의 미간을 향해서 날라왔다.
푸푹!
정확하게 미간을 꿰뚫은 공격은 즉사에 가까운 치명타를 보였고 준혁은 겨드랑이가 베어지고 난 뒤, 고통에 몸부림 치는 녀석을 향해서 방패를 쿵 부딪혔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리자드맨을 향해서 준혁은 망설임 없이 녀석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날카로운 검의 소리와 함께 리자드맨의 목이 떨어졌다.
그리고 준혁은 바로 다른 리자드맨의 목에 검을 꼽으면서 확인 사살을 진행했고 전투가 종료되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때, 쉽지 않지?"
준혁의 질문은 아처보다는 빵신령과 냥냥소녀를 향해진 것이었고 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확실히 급소를 강력한 상위 단일 마법으로 공격하지 않는 이상 힘드네."
"홀딩 기술도 후우, 좀 더 질을 올려야 할 것 같아."
이들의 대답에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법 저항이 있어서 확실히 까다롭지. 되려 여긴 나나 아처형처럼 물리 공격 계열이 적응이 쉬워."
오크까지는 마법의 계열의 화력이 확실히 강했다면 리자드맨부터는 마법의 위력이 어느 정도 반감이 되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단순히 정찰병, 전사 등의 존재랑 싸웠지만 주술사가 섞인 리자드맨 무리와 싸우게 된다면 마법의 위력은 30% 이상은 깎인다고 봐도 무방했다.
"음, 그럼 우리도 패턴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처의 물음에 준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여기는 마법 계열이 고생하는 곳이죠. 그래서 홀딩이나 디버프 계열 등을 확실히 다지고 올라가는 거라고 보면 돼요. 차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마나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마법 저항이 다 붙어 있으니."
공격 마법도 중요하지만 그 만큼, 버프와 디버프 계열도 중요하기에 준혁은 이를 적극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리자드맨을 차기 사냥터로 점한 것이었다.
사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파티원들의 수준보다 살짝 높다고 할 수 있으나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고 주변에서 정찰조 정도만 쉼 없이 끊어주면서 다녀도 괜찮았다.
"하긴. 여기서 파티 인원을 증축해서 다니지 않을 거면… 멀티가 되기는 해야 해."
다들 알고 있었다.
멀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길드 토벌 의뢰를 진행했을 때, 준혁이 왜 4명 ~ 5명의 파티로 구성을 하고 다니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각자의 개성도 살릴 수 있고 중구난방의 오더의 섞임도 없이 깔끔히 진행할 수 있는 구조가 이랬다.
그렇기에 자신들은 불편한 것들을 최소한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멀티가 되어야 했다.
준혁이 아처가 부담을 하는 탐색 쪽 계열을 추가적으로 서브로 배워서 메꾸는 것처럼 냥냥소녀와 빵신령 역시 홀딩과 디버프 계열을 서로 호흡을 맞추며 성장을 하고 보완을 해줘야 했다.
오크 전 까지는 그저 준혁의 결정에 서로 바삐 하기 바빴지만 이제는 조금 더 자신의 의견을 첨부해서 빠릿하게 상황 대처를 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으으, 자신만만해도 된다면서!"
"그래. 솔직히 자신만만해도 돼. 사실 여기는 우리 수준보다 살짝 높다고 보면 되거든. 하지만 지금 우리가 부족한 것을 메꾸기 딱 좋은 곳이야. 시청자분들도 좋아할 곳이고."
적당히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이곳에서 5시간 가량 사냥을 진행했는데 시청자들은 감탄하기 바빴다.
오랜 만에 보는 긴박함이 연이어 펼쳐졌고 초기에는 준혁에게서 위기감도 느껴졌다.
준혁이 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평타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고 홀딩이나 이런 부분이 어색하게 들어가서 준혁이 요구한 것을 파티원들이 수행하지 못했다.
덕분에 리자드맨 전사 두 마리가 준혁의 머리를 찍어 누르려는 공격이 이어졌는데 준혁이 센스 좋게 무릎을 꿇으며 방패로 막아 간신히 버텨내는 장면은 정말 멋있었다.
강력한 공격을 그대로 막아 팔이 상당히 움직이기 힘든 상황에서도 방패로 녀석들의 공격을 쭉 밀며 무릎을 베는 공격을 성공하여 위기를 탈출한 준혁의 센스는 영상 클립으로 따여 퍼질 정도로 멋있었다.
마치 무릎을 꿇고 방패로 막은 것은 이 공격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는 멋진 공격이라서 실수로 어색해질 수 있는 상황을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
"시청자분들 및 길드원분들도 잘 생각 하셔서 사냥터를 선정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건 확실히 힘들 수 있으니까 4인 파티 2개 조로 나뉘어서 사냥을 하시면서 저는 리자드맨과 같은 마법 저항력이 있는 몬스터를 사냥해보는 것이 좋다고 여기거든요."
준혁의 이야기에 방송 채팅창들 역시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기 때문에 많은 웅성임을 자아냈다.
"음, 그리고… 저희가 지금 단조롭게 패턴을 맞추고 있는데 차후에 좀 더 전투가 매끄러워진다면 다양한 패턴으로 진행할 거에요. 좀 더 깊숙한 곳에는 리자드맨 궁수를 비롯해서 주술사까지 나올 수 있거든요. 조금 익숙해질 때까지 외곽 사냥을 하면서 감 좀 익히도록 하겠습니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몬스터가 섞이게 된다면 얼마나 사냥이 성가셔진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준혁의 발언에 모두 동의를 표했다.
그냥 가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차근차근 성장을 하고 자신들에게 공략 방법도 전수해주면서 진행하는 것이 훨씬 좋으니 말이다.
"장비도 조금 더 구매해야 할 것 같아. 귀걸이나 목걸이 쪽의 장신구 계통을 네가 좀 살피라고 했을 때 머릿속에 좀 담아 둘 걸 그랬나 봐."
"그러게. 기술을 익히는 게 낫겠다 싶어서 일단 보류를 했는데. 흠. 돌아가서 구매를 해야겠다. 싼 거라도 좀 채워 넣어야지."
준혁은 냥냥소녀와 빵신령의 이야기에 아주 좋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며 말했다.
"마나 회복력, 마나량 증가, 마법 데미지 상승까지 다 복합적으로 적용 되니까 좋은 선택이야. 골드 모자란다 싶으면 이야기 해. 내가 보태줄게."
"됐다. 벼룩의 간을 빼 먹어라. 네가 길드에 넣는 금액이 얼마고 콘텐츠에 쓰는 비용이 얼마인지 뻔히 아는데. 네 도움을 받겠어? 나도 기술서 하나 더 살까 말까 하면서 쟁여 놓은 거 있거든?"
"그래. 너는 좀 나눠줄 생각하지 말고 네 거 좀 챙겨. 나중에 탱커 힘들다고 칭얼 거리면 아주 혼나?"
도와준다고 했는데 괜히 잔소리를 듣자 준혁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아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냥냥소녀와 빵신령의 이야기에 동의를 표했다.
"탱커가 든든해야죠. 터틀 드래곤 세트도 좋기는 한데… 리자드맨 까지는 버틴다고 해도 그 다음을 버티기가 힘들테니 모아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그렇긴 하죠. 저도 뭐… 열심히 모으고 있고. 대장간 일도 요즘에 열심히 하고 광부도 열심히 하고… 그러는데요 뭐. 아하하."
아처까지 잔소리에 한 목소리를 거드니 준혁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쳐다 보면서 변명을 했고 이런 모습이 처음인지라 시청자들은 다들 키득거리는 「ㅋㅋㅋ」 채팅을 치며 준혁의 반응을 놀렸다.
확실히 혼자서 싱글 플레이를 하면 극한의 컨트롤과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자신들을 사로잡지만 파티 사냥을 하면 이렇게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시청자들은 이런 파티 사냥 콘텐츠가 너무 좋다고 여겼다.
스트리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이들의 입장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흠흠. 아무튼 모자라면 말 하라고. 좀 더 좋은 거 살 수 있는데 모자라면 이야기 하라는 거고… 그 이자는 안 받아도 갚게 할 거니까. 오버 노노염."
"어지간히 받으려고 하겠다. 저번에 것도 길드 하우스에 네 방에 골드를 내동댕이 쳐서 줬는데."
"크흠! 그건 기술서가 반드시 우리 파티에 필요하니까 내가 지원을 해준 거고."
"됐거든?"
이미 골드를 빌려주고 받지 안으려고 했던 전과(?)가 있기 때문에 냥냥소녀는 눈을 흘기며 이야기를 했고 준혁은 고개를 반대로 더욱 더 돌리며 그 시선을 외면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아무튼 오늘 사냥은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하죠. 대충 감 잡았으니까 보완 좀 하고 기술 연계나 타이밍 좀 확인을 해보면서 마무리 짓는 걸로. 방패 내구도나 이런 것도 좀 살펴야 하니까. 빡세가 사냥 돌리기가 힘들어서."
서브 장비로 리자드맨을 사냥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방어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이래저래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리자드맨의 강력한 일격은 터틀 드래곤 세트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구도나 충격이 장난이 아닌데, 그보다 하위 단계의 방어구들을 장착하고 추가적인 사냥을 한다는 것은 사실 상 무리였으니 말이다.
이런 준혁의 말에 다들 동의를 표하면서 인벤토리에서 오늘 준혁이 준 귀환 주문서를 꺼내었다.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귀환 주문서로 가다니!"
"그러게, 잠깐 그러고 보니까 이것도 준혁이 아니 인디고 네가 샀잖아?"
빵신령의 물음에 준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능력이 좋아서 얻은 거니까 그냥 준 거에요. 뭐 그런 걸 가지고. 아무튼, 빨리 돌아가서 여유 시간 잘 활용 하도록 하죠. 저는 내일 합방이라서 일정이 타이트 하거든요."
"흐음. 대충 넘어가 주겠어."
"예이~ 감사합니다. 자, 얼른 갑시다. 안개랑 습기랑 섞여서 그런지 영 마음에 껄쩍지근한 곳이라서."
모두 이 말에는 동의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준혁의 재촉에 귀환주문서를 사용하여 트리톤으로 복귀를 했다.
그리고 준혁은 리자드맨 사냥터에서 최소 파티원들이 90레벨 이상으로 성장을 시켜서 차후에 익스퍼트 사냥터에서 부담 없이 초기 진입을 할 수 있도록 끌어 올리겠노라 다짐을 하며 본인도 귀환 주문서를 사용했다.
설계 "아이고~ 어서 와. 은평구는 처음이지? 찾아오기 힘들지 않았어? 여기가 빌라 밀집 지역이라서 건물이 다 비슷하게 생겼거든."
준혁은 가인의 이야기에 웃으면서 손에 있는 명품 한우 세트를 건네어 주면서 말했다.
"하하, 형이 잘 설명해줘서 어려운 것 없이 왔어요. 이거 받으세요."
"아이 참! 뭘, 이런 걸!"
"빈 손으로 오는 건 좀 아니잖아요. 하하."
"정말 괜찮은데. 명품 한우!? 아이고 난! 그냥 간식 정도만 준비했는데."
나름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명품 한우 세트에 비해서는 가격 적인 측면에서 확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준혁을 향해 가인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준혁은 되려 그런 것은 상관 없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합방 요청을 했는데 기분 좋게 받아주셔서 감사해서요. 방송 끝나면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 먹으로 가요. 택시 타고 10분 정도에 꽤 괜찮은 맛집이 있다고 해서 예약 좀 해놨어요."
"그런 건 내가 사야지. 은평구로 오고 택시 타고 오고 돈도 많이 썼는데."
"형 만나러 오는 건데 뭐, 그 정도는 괜찮죠."
준혁이 계속해서 자신을 높여주며 대우를 해주자 가인은 부담스러움도 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사실 합동 방송을 하기로 결정을 한 이후에 판도 갑자기 커진 부분도 있었고 이래저래 비교가 되면 어쩌나 싶었다.
자신 만의 색채로 방송을 이끌어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준혁과 그 뒤에 준혁이 만든 라온 크루라는 배경은 정말로 거대했다.
현재 넥스트TV는 물론 각종 거대 게임사들 역시 그들과 엮이기 위해서 부지런히 노력을 하고 있을 정도였고 U튜브를 비롯해서 다방면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일궈나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폭풍의 눈과 같은 존재가 준혁이었으며 준혁과 엮이면 뜬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준혁이 자신을 이렇게 먼저 챙겨주고 대우를 해주니 자신의 방 시청자들도 자신을 달리 본다는 듯 이야기를 하고 준혁 때문에 새롭게 유입된 시청자들 역시 자신의 방송 규칙을 준수하며 지키고 있었다.
'역시 성공한 스트리머는 다르구만.'
흡족한 미소로 자신을 형이라 부르는 준혁에게 가인은 살갑게 말했다.
"아니야. 그건 내가 살게. 형, 형! 인데 그 정도는 해줘야지."
형이라는 단어가 쉽지 않았지만 준혁에게 이야기를 슬쩍 꺼내 보았는데 준혁은 잠시 고민하더니 활짝 웃으며 기분 좋은 리액션을 보여주며 화답했다.
"음! 알겠습니다. 그럼 감사하게 얻어 먹겠습니다. 하하."
"아이~ 당연하지. 하하."
호쾌한 준혁의 대답에 가인의 텐션은 더 올라갔고 가인의 방 시청자 중에서 한 명이 후원으로 놀라움을 표했다.
▷아이고난흐에엥: 아니 할아방탱 가인 아저씨?! 밥을 살 거라고!? 놀라운데?!
- 아이고난흐에엥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밥 값에 보태써라~ 이 말이야. 할아방탱 짠돌이 아저씨 자낭~
이런 시청자의 채팅에 아이디를 본 가인은 후원금액과 함께 슬쩍 고민을 하더니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짜샤! 나도 쓸 데 쓰는 남자야.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 어? 그런 준비하는 것들이랑 동생 밥 사주는 것 정도는 쓰는 남자야."
준혁은 이런 가인의 말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가인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콘셉트 중에 자린고비의 느낌이 살짝 있어서 그렇지 실제로 딱히 그러지도 않았다. 뭐, 이런 콘셉트로 인해서 이득을 꽤 볼 수 있는 것이 많아 딱히 고칠 생각은 없어 보이지만 말이다.
"어휴, 가인 형 되게 쿨하신데. 시청자분들이 오해를 많이 하시는 구나. 합동 방송도 그렇고 호칭 부분도 시원하게 수락도 해주고 얼마나 좋은 형인데요."
"허허, 애들이 날 잘 모르긴 해."
준혁의 연이은 칭찬에 가인은 잔뜩 어깨가 올라가 흡족한 모습으로 자신의 시청자들에게 마치 자랑하듯 쳐다 보았고 가인의 시청자들은 이런 가인을 향해서 놀리기 여념이 없었다.
물론, 그럴 때마다 준혁이 슬쩍 가인을 챙겨주는 모습을 계속 보이면서 가인의 방송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심어주었고 이래저래 합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분위기를 잘 만들어 놓았다.
분위기가 적당히 잘 끓어 오른 상태가 되자 준혁은 바로 방송을 시작하자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고 가인 역시 오랜 방송 경험으로 방송을 시작하기 딱 좋은 타이밍을 알고 있었기에 준혁의 제스처를 아주 찰떡 같이 알아 듣고 합동 방송 시작을 알렸다.
"자~ 그럼 오늘은 예고를 한 것처럼 우리 인디고 동생이랑 방송을 할 거에요. 내가 어? 합동 방송을 하면 어지간한 넘어 간다고 선 넘는 드립치면 안돼? 어? 내가 나중에 다시 보기 해서 다 볼꺼야?"
"하하, 형 방송 시청자분들도 매너 좋으시던데요. 설마 그렇게 하겠어요."
"흠흠. 그렇긴 한데 주의는 줘야 해서. 종종 극딜 넣는 애들이 있어서. 흠흠. 아무튼 합동 방송 시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