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런 반응 속에서 준혁은 아주 태연하게 파티원들과 리자드맨 사냥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공략 방송 형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었다.
외곽 지역에서 리자드맨 정찰대와의 사냥이 익숙해지자 아슬아슬한 느낌과 타이트한 사냥 감각을 주입 시키기 위해서 다른 라온 크루 스트리머들은 진입하지 않았던 리자드맨 습지 중심부까지 파고들어가면서 주술사와 궁병을 경험하며 방송을 진행하여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쿠르릉-
피슈슛!
먹구름이 살짝 끼더니 번개가 준혁의 몸에 내리 꽂아졌고 그와 함께 어깨쪽으로 화살 3개가 동시에 날려왔다.
이에 준혁은 방패를 머리 위로 들어 번개 막아내면서 검면(劍面)으로 화살들을 튕겨내는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외쳤다.
"결속 방패!"
준혁의 외침과 함께 주변에 새하얀 빛이 튕겨지고 아처, 냥냥소녀, 빵신령에게 반투명한 보호막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실드가 생성되자마자 정확하게 준혁에게 날라온 화살과 동일한 숫자가 빵신령에게 날라갔지만 실드에 가로 막혀 50cm 정도 거리에서 멈춰섰다.
빠르게 모든 것을 막아낸 준혁은 리자드맨 주술사와 궁수에게 달려들면서 소리쳤다.
"궁수 홀딩, 주술사 점사!"
준혁의 외침과 함께 발 빠르게 준혁이 지시한 오더가 펼쳐졌고 준혁은 활 시위를 끼우지 못한 리자드맨 궁수의 손목을 베어버리면서 몸을 빙글돌아 주술사가 정신 집중을 할 수 없도록 방패로 쿵 밀어졌다.
비틀 거리는 녀석을 향해서 다시 한번 아처의 화살이 이어졌고 가슴팍에 제대로 꽂히며 그르륵 거리며 리자드맨 주술사는 푸른 피를 뿜어 내었다.
그리고 준혁은 얼른 다시 리자드맨 주술사의 목을 향해서 검날을 휘두르며 제거를 했고 이어서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리자드맨 궁수의 입에 검을 쑤셔 넣으며 리자드맨들을 모두 제거했다.
"후우… 확실히 타이트 하다."
제거가 완료되자 준혁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했고 다른 파티원들 역시 지친 기색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술사랑 궁수랑 같이 있으니까 지옥인데. 너무 타이트하다. 리자드맨 전사가 버서커 모드로 돌아가니까 홀딩도 금방 풀리고."
"확실히 버서커들에게는 급소를 마법으로 맞혀도 미친 듯이 와서 답답해."
"… 화살은 눈이나 이런 곳을 노리지 않는 이상 별 다른 의미가 없어서… 쩝. 확실히 처음에 주술사부터 빠르게 원거리 점사를 했던 것이 편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파티원들의 피드백에 준혁은 리자드맨 주술사에서 얻을 수 있는 꽤 비싼 재료인 「리자드맨 주술사의 심장 」을 갈무리하여 인벤토리에 넣은 뒤 입을 열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안정적인 건 이게 제일 안정적이야. 일단 탱킹 어그로를 내가 끌면서 광역 실드를 펼치면 되니까. 홀딩이나 이런 부분이 아직 어설프게 유지되니까 무리하게 주술사를 제거하려다가 역으로 당해."
"그런가?"
"내가 광역 실드를 꾸준히 이용하면 되니까 뭐, 걱정 말라고. 버서커 전사들도 홀딩만 잠깐 되면 어그로는 끌 수 있으니까."
리자드맨 전사가 주술사로 인해서 버서커 모드로 전환이 되면 30% ~ 50% 정도가 강력해진다고 보면 됐는데 다행히 동족을 공격하는 인근의 존재부터 공격하려는 성향이 보인다.
물론, 일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절대로 방심을 하면 안됐다. 특히 탱커과 홀딩과 힐러 역을 하고 있는 사제들은 더욱 집중을 해야 했다.
"흐우~ 벌써 5시간이나 굴렀는데. 이제 귀환 하자. 내구도가 아슬한 느낌이야."
"아까 화살 때문에 그렇지? 주술사 번개 공격이랑."
냥냥소녀의 이야기에 준혁이 되물어 보니 냥냥소녀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초기에 자신 혼자 실드를 담당해 보겠다고 극딜로 가보자고 했다가 몇 번의 공격을 연이어 당했고 내구도가 50% 이상이 깎여 나갔다.
사제나 마법사 계열의 경우 면직물이나 가죽 옷 등으로 방어구를 많이 선택하는데 덕분에 내구성이 상당히 취약했다.
등급이 올라가고 재질도 좀 더 귀한 재료로 바뀐다면 고레벨 구간에서는 사실 상, 내구도의 의미가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되지만 그건 아주 먼 이야기와 가까운 소리였고 지금은 아니었다.
마법사 및 사제의 내구도가 30% 이하라면 무조건 파티는 귀환을 하거나 혹은 서브 장비로 대처를 하면서 점점 뒤로 물러나 빠져 나가야 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음, 내구도 30% 이상이야?"
"정확하게 37%. 애매해. 빼면서 몇 마리 더 상대하면 위험할 것 같아서."
"오케이. 그럼 귀환하자. 어차피 리자드맨 주술사 심장을 꽤 얻었으니까 주문서 가격이랑 내구도 수리비 뭐, 이것저것 분배금도 충분해."
빠질 때는 미련 없이 빠져야 하는 것이 정답인 만큼 준혁은 바로 귀환 주문서를 이용한 돌아가기를 거론했고 파티원들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집중을 계속해서 사냥을 이어나가다 보니 이래저래 피곤한 감이 적잖게 쌓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사냥은 끝이 났고 길드 하우스로 돌아온 이들은 각자의 내구도를 수리하기 위해서 서로 친분이 있는 대장간으로 헤어졌고 준혁은 이동 과정에 오늘 전투를 떠올렸다.
'음, 1레벨을 올렸는데도 꽤 체감이 커. 룬스톤 합성 하지 말까?'
화이트에게 받은 룬스톤으로 합성을 할까 생각을 하다가 이내 합성 대신에 1레벨이 얼마나 큰 체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미뤘는데 정말 대단했다.
약 전투 효율이 전반적으로 10% ~ 20% 정도가 상승된 수치였고 이는 버서커로 전환된 리자드맨 전사들의 어그로를 충분히 이끌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룬 특성이 성공을 한다면?'
이런저런 고민이 들었지만 일단 도박수를 한번 던져 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정 안되면 다시 수련의 탑으로 들어가서 기술서나 기타 여러가지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을 구매하여 보정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목걸이나 뭐, 이런 것들을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고.'
그렇게 결정을 내린 준혁은 사냥이 끝나고 귀환을 하자마자 사냥에 대한 질문으로 요란스러운 채팅창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
"사냥터가 점점 올라갈 수록 디버퍼들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확실히 1%라도 더 약해지면 전위에 있는 탱커 라인들이 버티기 좋을 것 같아요. 정말 히어로 크로니클의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수의 게임들은 속칭 「귀족」이라고 인식되는 직업군들이 있으나 히어로 크로니클은 다방면으로 모든 것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길드원들은 준혁이 이런 인식관을 심어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혹은 도전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거침없이 할 수 있었으며 채팅창 역시 어떤 직업군을 추가적으로 데리고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주고 받아졌다.
그리고 준혁은 몇몇 채팅들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탱커가 하나 더 있으면 안정감이 더 있을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도 하고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는 형식을 조금 보여주면서 훔바바의 대장간에 들러 장비의 내구도 수리를 맡긴 뒤에 길드 하우스로 돌아왔다.
'히어로 크로니클은 오늘 대충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내일은 룬스톤을 가지고 한번 2차 룬을 만들어 봐야겠어.'
모 아니면 도와 같은 도박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뭐, 화이트에게 결과를 알려준다고 했던 만큼… 약속은 지킬 셈이었다.
"히어로 크로니클 1부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모두 수고하셨고 2부 방송으로 보도록 하죠. 오늘부터… 조금 빡세게 이런저런 콘텐츠들을 진행을 해야 유니크 게임즈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준비들을 부지런히 할 수 있어서요. 그럼 밖에서 봐요~!"
콘텐츠에 대한 부분도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주며 방송을 시청중인 길드원들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주면서 준혁은 로그아웃을 했다.
아주 만족스러운 설계와 진행이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 * *
1부 방송인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추가적으로 다시 콘텐츠에 대한 것을 알린 준혁은 2부 방송은 뚜렷하게 시청자들에게 인식을 줄 수 있는 게임 보다는 단순하고 캐츄얼한 고전 게임을 가지고 와서 진행을 했다.
아무래도 오늘 방송에서 기억 되어야 할 것은 자신이 설계한 것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선택을 하여 진행을 했는데 2부 방송이 살짝 밋밋한 감이 있었지만 기타 적인 것들로 커버를 칠 수 있었다.
다름 아닌, 라온 크루 소속이 아닌 비라온 크루 소속의 스트리머들의 영상들이나 특정 게임에서 고인물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트리머들의 영상이 속속 날라 온 것인데 준혁은 이를 게임 진행 도중에 적절히 실행을 시켜 주면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뭐, 단순히 게임 실력을 어필하는 것도 있지만 여러가지 코스프레를 하면서 즐게임을 하며 즐기는 이들도 있었는데 이는 준혁이 이야기를 한 것과는 다른 정말 홍보 방송이었다.
하지만 준혁은 이런 것들도 채팅창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전에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차후 콘텐츠를 진행을 하자면 전반적으로 아군을 얻어야지 괜한 적대심을 갖게 만들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먼저 괜찮다고 하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이 분명 홍보 영상이라고 바로 디스를 날릴 것이고 그 방의 시청자들 중 일부가 기분이 상할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의 방도 그렇겠지만… 일단 자신이 먼저 둥글게 이야기를 하면 시청자들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봐주는 성향이 있기에 너무 대놓고 홍보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게 여겨 주었다.
또 방송으로 보낸 영상들이 재미있는 장면들로 보내졌기 때문에 준혁의 이런 발언들은 시청자들에게 억지로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 드려질 수 있었다.
"하하, 재미있네요. 저런 장면도 연출되네. 음. 저 게임 이름이 뭐죠? 우리 시청자분들이랑 참여할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시청자 참여를 거론하면서 적당한 웃음을 터트리며 이야기를 하는 탓에 채팅 분위기는 확 살아날 수 밖에 없었고 게임 타이틀을 이야기 하면서 여러가지 정보를 뿌리는 채팅들이 빠르게 올라왔다.
준혁은 그럴 때마다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주며 마치 모르는 정보를 얻었다는 듯 시청자들을 추켜 세워주었다.
"역시 넥수들은 모르는게 없네요. 넥수들만 믿으라는 말은 확실한 것 같군요. 합격!"
이에 채팅창에는 넥스트TV 특유의 밈인 '넥수만 믿으라고!'가 도배가 되면서 즐거운 분위로 바로 전환이 되었고 준혁은 이를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적절하게 방송을 이어나가며 2부 콘텐츠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짝 심통이 난 이들이 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라, 뜬금 없이 가인으로 인해서 해결이 되었다.
▷가인: 방송 재미있었다~ 이 말이야!
- 가인 님이 700,000원 을 후원하셨습니다.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청료다~ 이 말이야.^^
"엥? 가인형?"
▷가인: 그럼 난 이만! 나중에 은평구 오면 내가 밥 맛있는 거 사줄게!
- 가인 님이 1,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수고해.
그렇게 뜬금없이 거대 후원을 한 뒤에 사라진 가인을 보면서 준혁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고 시청자들 역시 가인에 대한 이야기로 채팅이 활발해졌다.
그리고 준혁은 심통난 이들도 이 후원으로 인해서 주제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을 파악하고 가인에 대한 고마움 등을 추가적으로 더 이야기를 한 뒤에 이야기를 했다.
"음, 방송 종료하고 가인 형이랑 한번 통화해 봐야겠어요. 님들! 오늘 방송 시청해주셔서 고맙고! 내일 또 즐겁게 만나요."
적당한 핑계를 댄 뒤에 방송 종료를 깔끔한 타이밍에 한 준혁은 가인에게 통화를 하여 이야기를 했는데 고마움 때문에 이를 주었다는 말을 하면서 서로에게 훈훈한 말들을 나눈 뒤에 전화 통화를 끝낼 수 있었다.
여러모로 이래저래 어제 합동 방송 이후로 쓴 돈들을 다시 메꾸는 금액이 들어와서 준혁은 가인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꽁돈이 생겨 기분이 좋은 마음으로 하루 일과를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