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11화 (181/548)

211회

바쁘다 바뻐

"와, 진행 잘 하네. 시청자 대회도 재미있게 잘 뽑아내고. 허허."

넥스트TV의 스트리머 관리 운영자인 이윤기는 동료 직원인 장원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재능이지. 재능."

"하긴 머리도 좋고 말 재주도 좋아야 하고… 재치도 있어야 하고."

"요즘 너무 쉽게 이쪽을 본단 말이야. 스트리머가 흥하면 억대 수입을 올린다고… 다니던 직장까지 때려 치우고 올인을 해서 1년 ~ 2년 정도 뒤에 망해서 나가고… 그런 거 보면 좀 안타까움이 많아. 결론은 레드 오션인 이곳에서 자신의 색채를 뿜어낼 재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잖아."

이윤기는 직업형 스트리머를 도전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운영자였다.

이미 여기는 지옥이었고 실패를 했을 때, 잃는 것이 너무 많았다.

시간과 돈은 기본이고… 스트리머라는 직업 자체가 자신의 사생활을 파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이래저래 곤란한 일들을 겪을 수 있었다.

"뭐, 그래도 그런 도전자? 라고 해야 하하. 그들 때문에 우리가 있는 거니까."

원구의 이야기에 윤기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으나 쓴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파트너 계약을 한 스트리머들 중에서 방송을 보기하고 접은 이가 25명이나 있었다.

50만 원 ~ 70만 원 정도의 지원을 받고 이래저래 하고 있지만 늘지 않는 시청자 수와 점점 줄어드는 수익 등은 스트리머가 방송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고 보면 참… 준혁이는 대단한 거야? 그 당시에 폭발적으로 시청자 수를 끌어 올렸잖아. 안 그래?"

"그러게. 처음에 우리 뷰봇(시청자 수를 올리는 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한 줄 알았는데 말이야. 후후."

"순식간에 시청자 수를 올렸으니까. 뭐, 넥스트TV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큰손들이 빵빵한 후원을 하고 그들과 내기를 하면서 어그로를 끌고 그 와중에 선은 넘지 않으면서 매너 있게 방송을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바로 팬이 되버렸지만."

"큭큭, 생각난다. 그때 신성 출현이라고 다들 관심 많이 가졌는데. 고등학생이라서 큰 후원 받고 그러면 이래저래 눈 돌아가는거 아니냐고 말했는데. 되려 우리만 민망했었고."

당시 준혁은 정말 큰 돈들을 후원 받았으나 이를 방송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게임 및 장비 구매를 하는 정도를 제외하고 상당 수를 기부를 해버렸다.

그리고 그걸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었으며 그 외에도 이것저것 후원을 늘려 나갔다. 좋은 마음으로 준 후원을 좋은 곳에 쓰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말이다.

그때 이윤기는 조금 많이 놀랬다.

당시 넥스트TV에는 후원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 과거에 타 플랫폼에서 자주하던 엽기 벌칙들을 수행하는 이들이 꽤 있었는데… 덕분에 혐오 조장 관련으로 신고를 많이 받아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다.

후원의 맛을 알게 된 소기업 스트리머들이 과격한 언사를 하거나 행동을 하면서 이래저래 말썽을 부리는데 정말 부서 자체가 야근의 연속이었다.

"그 당시 얼마나 우리 생 고생했었냐. 혐오 조장 방송 정지 때린다고. 어휴. 그런데 그 와중에 실력도 좋고 재미도 좋고 마음도 좋은 신성 방송이 나왔으니 청정수 보존해야 한다고 알게 모르게 관리 엄청 했었지."

"네가 제일 고생했잖아. 방송 켤 때마다 거의 접속 했지?"

될 성 부른 나무에 똥칠 하는 이가 없도록 이윤기는 준혁이 잘 모르겠지만 초기 때부터 관리를 해주었다.

"음, 해외 어그로만 차단해준 거지 뭐. 그런 것 때문에 뷰봇 논란 터지고 그러면 귀찮고 그렇잖아."

"하긴. 요즘 뷰봇은 무슨 채팅도 치고 그래서 IP나 이런 걸 보면서 해야 해. 쩝. 관리 프로그램 외주 업체에서 제대로 만들어줘서 다행이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이 자꾸 세서 방송 채팅을 놓쳤는데 시청자 채팅에 갑자기 <딕하>, 등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시청자 수 많으니까 어그로 또 왔네."

바로 필터링을 통해서 MagicDickMan0124라는 아이디를 막았고 뒤 숫자가 다른 나머지 아이디도 빠르게 24개를 IP벤을 때렸다.

"정신 나갔나. 왜 채팅 창에 특수 문자로 남자 중요 부위를 만드는 거야."

"요즘에는 더 나아가서 관계를 맺는 것도 만들어서 하더라. 정말 잉여력 넘치는 놈들이야."

"계정도 25개나 있네. 허, 이것 참. 주민등록 번호 당 1개인데. 어휴, 이 관종놈들은 어떻게 확 뿌리를 뽑아야 하는데."

"하하, 뭐… 그냥 쿨 하게 넘기라고. 저기 봐. 준혁이도 그냥 딕하!라고 하잖아. 예전에는 선비 느낌이 났다면 성인이 되고 난 뒤에는 뭐랄까, 능글능글해져서 더 보기 좋아. 뭔가 어린 동생이 잘 큰 남자가 된 느낌이랄까. 아하하. 너무 오지랖인가?"

"뭐, 그런 느낌도 있지. 사실 우리가 꽤 오래 보기는 했잖아."

어깨를 으쓱거리며 이윤기는 장원구의 이야기에 동의를 했다.

과거 볼매라는 유행어가 있었는데 볼 수록 매력이 있는 이에게 붙였다. 그런데 준혁이 그러했다.

파고, 파고 또 파면 어디서든 훈훈한 이야기가 나왔고 사람냄새가 물씬 풍겼다.

"한우 고기도 말이야. 어? 21만 원 짜리를 그렇게 터억~ 하고 사주니까. 내가 그걸로 또 집에서 생색도 냈다는 거지. 우리 토끼 같은 우리 딸래미랑 무서운 마누라가 소고기 킬러 아니냐. 바로 연락해서 오늘 소고기 먹을 준비 하라고 딱! 이야기 했지."

"하하, 벌써 연락했어?"

"집에 배달도 완료 됐다. 좋은 고기라고 맥주도 허락해 준다고 해서. 나 너무 기분 좋아. 정말 의리 넘쳐 흘러. 크으~"

싱글벙글 웃으며 준혁을 칭찬하니 윤기는 자신의 동생이 칭찬 받는 느낌을 받아 진짜 자신도 오지랖이 대단히 넓어 졌구나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운영자라고 어려워 하지 않고 그냥 정말 동네 형 정도로 생각하고 특별한 기념일 마다 나름의 선물을 꼭 해주는데 이래저래 덕분에 과거 여자친구가 있을 시절에 기념일을 잊어 먹지 않는다고 자상하다는 말도 들었을 정도였다.

'뭐, 지나간 이야기긴 하지만.'

웃음을 대충 참아내며 채팅창을 보며 윤기는 말을 이었다.

"뭐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꼭 챙겨주는 모습은 확실히 있더라. 리더 역할을 아주 타고난 것 같아."

"그러니 게임사나 라온미르나 우리나 다들 이목 집중해서 살피는 거 아니겠어. 이번에 대표님이 E게임 플레이 엑스포에 초청을 해보라고 하더라. 작년부터 권하긴 했는데 학업 때문에 거절했잖아."

"엥? 그래? 작년 권하는 건 알았는데 이번 년도 건 몰랐네."

"응. 오늘 연락 온 거라서. 메일은 간 것 같은데, 바빠서 아직 확인을 못한 것 같아서 직접 이야기 전해주게. 이번에 대기업 스트리머 몇몇이 더 빠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인물이 좀 많이 부족해."

E게임 플레이 엑스포는 사실 스트리머들 입장에서는 계륵이었다.

이미 입지가 단단한 준혁 정도의 위치라면 차라리 방송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 으음. 일정 타이트 하다고 바쁘던데. 그 라온 노래 자랑도 진행해야 하고 히어로 크로니클 내부에서도 돌려야 할 게 많다고 하던데."

"어… 그러면 곤란한데. 저 위에 분들이 부탁을 했다고 한 것 같은데."

"응? 준혁이를 데리고 와 달라고?"

"보니까 높은 분 관계자들의 아들, 딸들이 팬인 것 같더라. 그 쪽에서도 연예인도 아니고 스트리머를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하니까 난감해 하면서 말을 전했데. 뭐, 연예인은 섭외를 하고 그러면 되는데… 여긴 아니니까."

"아이고. 복잡하게 꼬였겠네. 네가 총대 메고 말하는 거야?"

"뭐, 작년에 거절한 것도 있고 그래서 부탁한다고 하고… 그럴려고 했지. 그래서 이번에 채팅 관리 같은 것도 솔선수범으로 나서서 하고 있고."

준혁의 팬이긴 하지만 이윤기처럼 직접 연락을 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순히 적당히 호감을 갖고 간단한 이야기 정도를 주고 받는 정도의 친분이라서 뭐라도 부탁을 하려면 정성을 나름 쏟아야 했다.

"내가 도와줄게. 그래도 친분이 내가 더 있으니까. 슬쩍 이야기 하면서 부탁을 하면 좋지 않겠어."

"정말? 너 그런 거 별로 안 좋아 하잖아. 스트리머에게 권하는 거. 뭐, 압력을 넣는 느낌이라고."

"그래서 네가 총대 맨 거구나?"

"어? 아니야. 임마 이걸 내가 딱 잘 해서~ 우리 팀장님 이사님 사장님 인정 딱 받고 너보다 먼저 승진해서 부려 먹으려고 그런 거야."

장원구의 이야기에 이윤기는 어깨를 툭 치며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말하는 그런 거는. 파트너 계약 같은 걸로 압박을 넣으면서 참여를 유도하는 거지. 그 또라이 쫓겨난 뒤에는 그런 것도 없다."

"어휴~ 그렇게 또 직접적으로 거론하면 그런데."

"아무튼 대회 끝나고 나면 부탁해 보자. 뭐, 고맙다는 말 하면서 이래저래 이야기를 슬쩍하면 받아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대신 열심히 관리를 해야겠지만."

"음! 그래. 잡담은 그럼 그만 하고 채팅 창 관리 열심히 하자고."

의욕을 내보이며 채팅창을 향해 눈을 부릅 뜨며 쳐다 보고 있는 장원구를 향해서 이윤기는 피식 웃음을 지으면서 준혁이 부디 자신들의 부탁을 들어줬으면 싶었다.

'아니면 좀 많이 껄끄러운 일 생기려나?'

딱히 준혁에게는 생기지 않겠지만 옆에서 총대를 맨 친구가 힘이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선물 대신 이걸 부탁하면… 에이 아니다. 잘 말해보고 아니면 으음 책임을 나눠 갖으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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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음, 요즘에 유투브로..

네셔널지오그래픽이랑 ebs 다큐 멘터리에서..

다큐멘터리들을 보고 있는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네요.ㅎㅎ;;

혹 독자님들이 재미있게 보고 계시는 채널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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