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회
바쁘다 바뻐
콘텐츠 확장을 위해서 던진 떡밥은 팬 카페를 들 쑤셨다.
한국의 취미는 크게 등산과 낚시로 구분되어질 수 있는데, 준혁이 여기서 아버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낚싯대에 대한 불을 지폈다.
그런데 여기에 한 명당 10만 원 씩, 총 상금 50만 원을 걸고 휘발유까지 뿌리니 라온 크루 방송을 보지는 않지만 낚시에 대한 전문성은 상당히 뛰어나다고 자부심을 가진 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준혁의 팬 카페에 가입하여 찾아왔다.
수 많은 글 중에서 추천이 높은 글들을 읽고 본인과 생각이 다르면 여기서 반박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데 여기서 살짝 어그로들이 끼어들면서 이제는 자체적으로 발화를 하면서 뜨겁게 타올랐다.
"후우~ 이거 자칫 잘못하면 판이 이상하게 돌아가겠네. 차를 소개하면서 낚싯대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 이야기를 한번 해주고 두리뭉실하게 만들어줘야겠다. 미션 게시판이 이슈가 돼야 하는데 낚시가 주가 되면 안되니까."
자신이 미션을 주고, 그걸 시청자나 혹은 카페 가입자들이 반응을 한다는 개념이 잡혀야지 지식 전문 배틀이 붙으면 안되었다.
"빈정 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흐음, 그러면 이번에는 모두가 참가할 수 있는 걸로 해야겠다. 특정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만 참여를 해서 아쉽다는 식의 글을 하나 남겨 놓은 이가 있으려나. 없으면 써야 하고."
카페 게시판이 아닌 넥게더 쪽으로 가서 이리저리 살펴 보니 준혁은 딱 자신이 원하는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아쉽네요. ㅠㅠ 참여하고 싶은데.]
글쓴이:함무바라츄라이
10만 원 상품권도 상품권이지만
오랜 만에 미션이라서 참여를 하고 싶은데
대협의 빛버지 선물을 위한 선물이라서
조잡한 지식을 뽐낼 수 없어 걍 포기네욥
흑흑. 다음 미션 이벤트는 언제 있을까요.
짧은 내용의 글이었지만 댓글도 60개 정도로 꽤 달려 있었다.
댓글의 내용은 글쓴이와 비슷하게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그 동안 시청자들에게 사용하는 금액이 상당하기에 이 정도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은 과하다는 말들이었다.
실제로 글쓴이 역시 이런 댓글에 상품권보다도 함께 참여를 하고 싶은데 그런 부분 때문에 포기를 하게 되어서 아쉽다는 식의 말을 남겼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참여를 해도 되지 않느냐는 말에는 별 다른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적당히 어그로에 활용할 만한 글이구나. 오늘 차를 공개하면서 이걸 이야기 하면 충분히 되겠다."
과거에는 자신이 직접 이런 글들을 써야 했지만 이제는 시청자 수들이 워낙 많아진 만큼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글들이 꽤 눈에 들어왔다.
"대충 비슷한 글 몇 개 더 있고 내용도 대충 살폈고. 좋아."
절로 나오는 미소를 지으며 준혁은 차량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보던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짧게 낮에 방송을 해서 보여주고… 낚싯대와 미션 게시판, 넥게더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최대로 끌어 올린 뒤에, 방송 종료를 하면 되겠네. 음… 저녁 방송 시작부터 뜨겁게 달궈지겠네. 후후후."
* * *
"점심 기습 야외 방송! 아… 님들 하이요. 야외에서 방송을 켜다니. 이런 놀라운 일을 제가 할 줄이야! 아, 타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했으니 그건 또 아닌가?"
준혁의 너스레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준혁의 방송에 들어와 다들 물음표를 난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시각은 준혁이 방송을 하는 시간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Bobbylow: ??????????????????????
▷리수진: 이 시간에?????????
▷tafasdf: 호옹이? 이 시간에 방송이라닛!?
▷nus113: 5252~? 야외 방송 뭐냐고!?
▷cㅏ: UM....? AH!? 호옹이? 뭐시당가!?
▷OLD-BOY: 낮 방송이네요???
▷루나리에: 방송 알림에 들어왔는데 이거 실화인가욥!? 나닛!?
자신이 방송하던 시각이 아닌 낮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1만 명 이상이 방송에 오는 것을 보면서 준혁은 뿌듯함을 느끼면서 말했다.
"아~ 낮 방송 기습적으로 하는데도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준혁의 인사에 다들 일단 다들 인사를 건네며 말을 하고는 있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음~ 님들 제가 차량 구매를 했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거 보여드린다고 했고요. 그래서 바로 보여드리려고 켰어요. 그리고 제가 정보를 부탁드린다고 말씀 드렸던 낚싯대 관련 글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할 것들이 있고요."
나름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준혁의 이야기에 다들 뭔가를 느꼈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준혁이 차량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별 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으나 낚싯대에 대한 이야기를 뒤에 붙여 이야기를 할 때는 심경이 조금 복잡하다는 듯 멋쩍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즉, 이 낮방이 차량 공개보다는 후자에 많은 초점이 잡혀져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시청자들에게 어필을 했고 이 차이를 알아본 시청자가 많다는 것을 채팅창의 분위기로 확인한 준혁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차량은 뭐, F사의 SUV인데요. 가격은 공개를 하기가 좀 그래요. 아무래도 아버지 지인분께서 이것저것 봐주신 부분이 커서… 혹여나 말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싸게 잘 산것 같아요. 인수하고 난 뒤에 시 운전으로 조금 돌아 다녀 봤는데 좋았어요."
차량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준혁이 이야기를 하자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때문에 차종에 많은 지식을 쌓은 시청자들은 단밖에 모델 명과 가격 대를 이야기 했다.
5500만 원 ~ 7500만 원 정도의 가격대를 유지하는 차량이라는 채팅창 글들에 준혁은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분명 스무 살의 나이가 타기에는 큰 금액이기는 하지만, 준혁의 수익에 비해서 너무 비싸지도 않고 너무 싸지도 않는 무난한 차였고 애초에 그냥 외형적인 것 보다는 차를 샀다는 것에 준혁이 만족하는 말들을 연이어 한 탓에 시청자들은 준혁에게 질문을 했다.
▷한국인한국팀: 차는 괜찮아 보이는데 옵션이나 이런 거 대협이 선택 한 거 아니라서 아쉽지 않아요?
- 한국인한국팀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뭔가 내부 시트를 좀 밝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에? 딱히 뭐… 그런 쪽에 관심이 없어서.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그냥 경차 사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그 요즘 큰 사고 난 걸 TV로 보셔서 좋은 차 사라고 하셔 가지고. 튼튼한 차가 뭐 있지? 하다가 SUV로 사자! 이래서 아버지께 부탁을 하고… 이런 차를 싸게 잘 샀죠.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때문에 차종이나 이런 건 좀 잘 알아도… 옵션은 몰라서요."
그러나 대답은 저번과 같이 차를 샀다는 것에만 만족을 하는 준혁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묘한 한탄 섞인 말을 했다.
준혁은 이런 시청자들의 반응에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 멋쩍은 표정을 지어주다가 이내 표정을 바로 했다.
"아, 그리고 낚싯대 관련으로 정보글을 요청을 했는데요, 글이 많이 올라온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이런저런 다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보가 맞다, 아니다… 제가 낚싯대에 대해서 잘 몰라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식과 지식의 대결, 자존심 싸움처럼 번져 감정이 격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준혁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확실히 그쪽 게시판은 지금 상당히 활활 타오르는 중이었고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에 이 방송과 함께 빨리 조기 마감을 시키는 것으로 해서… 끝을 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넥게더를 보니… 이런 전문가적인 지식이 필요한 이벤트 말고 모두가 함께 편히 참여할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는 글들이 보여서… 이 부분을 염두하고 모두가 웃음을 수 있는 것으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준혁의 발언을 모두 들은 시청자들은 뭔가 급하게 진행한 듯한 느낌을 주면서 이렇게 야외 방송을 한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차량에 대한 것은 그냥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고 본론은 이것이라고 말이다.
"음! 미션은 아주 간단합니다. 저는 미션에 대해서 쉼 없이 고민했습니다. 아! 뭐가 제일 대중적으로 할 수 있는가! 그러다가 배가 고파졌죠. 너무 오래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야 말로 원초적인 고민으로 이어졌고… 국밥이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물론 제가 국밥을 애정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크흠."
뭔가 무거울 수도 있었던 분위기를 준혁이 이상하게 풀어서 이야기를 하니 시청자들도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채팅을 멈추고 준혁의 말에 집중을 했다.
낚싯대 정보가 과열이 되었고 그래서 이를 긴급하게 조기 마감을 하고 새롭게 미션을 준비했으며, 고민을 했는데 배가 고파서 국밥을 먹으로 간다… 는 준혁의 말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는 의식의 흐름이었으니 말이다.
"음! 그래서… 든 생각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최고의 국밥을 이야기 해주세요. 이미 게시판은 하나 새롭게 만들어 놓았고… 최대 추천을 받은 5인 분에게 낚싯대 콘텐츠와 동일한 상금으로 각각 1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하겠습니다."
미션이 최고의 국밥이라는 소리에 시청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으며 준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과열된 분위기를 해소 하려면 조금 황당한 것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음에는… 음~ 무난한 미션으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건 그냥 여러분과 제가 즐겁게 소통을 한다는 개념이니… 웃으면서 다들 참가해 주세요."
황당했지만 준혁의 발언을 통해서 그 뜻을 받아드린 시청자들은 유쾌하게 이 황당한 준혁의 미션에 반응을 해주었다.
동영상을 통해서 아주 맛 들어진 국밥을 보여주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이래저래 뜨겁게 채팅창이 달궈졌으며 준혁은 그런 반응들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
"음~ 그럼. 최고의 국밥을 일 주일 뒤에 찾아 보도록 하죠. 여유가 있으면 찾아가서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여러분의 맛집, 여러분의 최고의 국밥 기대하겠습니다."
낚싯대 정보라는 관점을 벗기고 준혁은 시청자들에게 '소통을 위한 미션'이라는 것을 인식 시켰다는 것에 만족을 했으며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음, 그러면 저는 정말 밥 좀 먹으로 가보겠습니다. 방송은 여기서… 끝을 음? 식당에서 먹 방을 진행 해 달라고요? 어… 그건 상관은 없지만 가게 주인분에게 실례라고 생각도 하고 그래서… 먹방이라… 흐음! 하하, 생각을 해보니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멋쩍은 느낌도 있고! 낮 방송은 여기까지! 그럼 본 방 시간 때, 보는 걸로 해요! 그럼 방송 끝!"
박수를 치면서 준혁은 방송 종료를 눌렀으며 채팅으로 시청자들과 이런저런 말들을 조금 더 주고 받은 뒤에 동네 국밥집을 향해 이동해서 든든히 한 끼를 때웠다.
'여윽시 국밥이야 말로 완성된 음식이다. 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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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ㅎㅎ...
이런저런 방송들을 체크하고 많이 보고있습니다.
잔디 방송을 좋아해서...
축구 겜방을 자주 본...맨날..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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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 다시 히어로 크로니클로 돌아겟숨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