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21화 (191/548)

221회

어이가 없네?

"응? 트리톤에서 구걸하는 사람이 있어?"

준혁은 채굴을 하고 또 철괴 제작 100개까지 업무마저 끝낸 뒤, 길드 하우스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트리톤에서 거지를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직업적으로 거지도 있기는 한데, 이들은 거지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길드에서 고용한 정보원이라고 보면 되었다.

실제로 정보를 취급하는 길드에서 구역마다 거지를 몇 명 박아 넣는데, 이들을 이용해 대략적인 유동 인구나 유명인들의 움직임을 감시한다.

이런 정보들은 당연히 해당 영주에게 가공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 먼저 전달이 되고 정보 길드 쪽에서 정보를 습득, 가공하여 판매를 한다.

하지만 트리톤에서는 거지를 찾을 수 없다. 애초에 너무 많은 길드가 밀집된 상업 도시라서 정보를 얻겠다고 저렇게 거지들을 구역마다 박아 버리면 이건 싸움을 걸자는 식의 느낌이라서 구역마다 길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업장을 만들어 놓는다.

그들은 늘 사업장에 있고 여러가지 많은 물건들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서 나름의 보호를 해준다면 꽤 순도 높은 정보를 전달해주며, 이런 식의 정보 취득은 영주에게 전달이 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영주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가공된 정보들은 확실히 제공한다. 애초에 칼스 레이너 백작도 상업 행위를 하고 있는데, 괜히 정보 가지고 장난질을 쳤다가 얼굴 붉히고 피해를 입을 바에는 양질의 정보를 사실 유무까지 확인해서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리톤은 거지라는 직업군이 필요가 없었다.

또 애초에 성인이 하루만 일을 해도 당일 먹을 것들을 다 제공 받고 또 임금도 지급 받을 수 있으니 거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거기에 다른 영지와 다르게 몸이 불편하게 태어난 영지민이나 혹은 전쟁,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의 경우에는 칼스 레이너 백작이 따로 일정한 식량과 돈을 지급한다.

이런 칼스 레이너의 행위에 많은 이들이 감복을 한 상태이며 수 많은 종족들이 칼스 레이너의 인품을 믿고 이곳 트리톤에 와서 상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

거지를 트리톤에서 보는 것은 정말로 특이하고 진귀한 일이었다.

"저기요, 괜찮아요?"

준혁은 다가가서 거지의 상태를 보니 온 얼굴이 푸석하고 피부 자체는 생기가 없어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기력을 채우라는 의미로 멍하니 자신을 보고 있는 사내를 향해서 무려 중급 포션을 하나 까서 건네주며 말했다.

"일단, 이거 좀 드시고 기력 좀 찾읍시다."

자신의 말을 알아는 듣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포션을 벌컥벌컥 마신 거지를 보면서 준혁은 간단하게 자신이 먹기 위해서 인벤토리에 보관 중인 '건과일'과 '피로 회복제' 등을 추가로 건네 주었고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아주 야무지게 그것을 먹었다.

뭘 마시고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제법 기운을 차린 듯한 표정이었고 준혁은 턱을 긁적이더니 무려 10골드를 꺼내어 그에게 주면서 말했다.

"음, 싼 여관에 가면 조식 정도는 먹으면서 어느 정도 묶을 수 있는 금액이니 가볍게 영지에서 실행하는 일용직 일을 좀 하면 괜찮을 겁니다. 트리톤은 정이 넉넉하니 말입니다."

"……."

그저 자신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하는 사내를 보면서 준혁은 그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 싶었다.

'어… 그러면 좀 그런가?'

준혁은 머리를 긁적이며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시죠?"

이에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고 준혁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저는 혹시 말씀을 못하는 분인 줄 알고. 음… 아무튼 그렇게 하면 되니까 힘내세요. 그럼 수고하세요."

그렇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준혁은 편안한 표정으로 그에게 인사를 한 뒤에 길드 하우스로 다시 향하려 했는데, 뒤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 하겠다."

뭔가 거지 치고 굉장히 힘이 서린 목소리라서 준혁은 고개를 돌려 보았는데 그곳에는 찬란한 태양빛을 머금은 금발의 사내가 루비보다 더 붉고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 보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도움을 준 거지가 맞기는 했으나 뭔가 느낌이 확연하게 달랐고 준혁은 뭔가 특이한 NPC 정도로만 생각을 한 뒤 가볍게 눈 인사를 한번 더 해준 뒤, 길드 하우스로 향했다.

'참~ 특이한 동네야. 흐음. 길드 사람인가?'

괜한 오지랖에 골드 손해가 났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대협 소리를 듣게 되니 쩝, 행동도 점점 그렇게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뭐, 해가 끼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넘어 가주는 것도 좋지 뭐. 이 장면을 구경한 이들도 있는 것 같으니까.'

이미지라도 잘 챙겨 먹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준혁은 행복 회로를 돌리며 길드 하우스로 도착했고 방송 준비를 위해 로그아웃을 했다.

'흠, 영상 후원 엄청 오겠네. 1시간 토크로 간다고 했는데, 더 걸리려나?'

* * *

준혁이 예상한대로 영상 후원은 엄청나게 쏟아졌다.

중복된 영상들도 상당히 많았으나 금액을 아주 굵직하게 해서 쏟아내는 탓에 아쉬운 소리를 하지 못하고 그저 멋쩍다는 리액션만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감사의 말이 담긴 영상 후원으로 인해서 준혁의 방 시청자들은 그야 말로 어깨에 뽕이 차올랐고 채팅창에 주모~~~를 외치며 즐거워했다.

"아이고,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뭘 한 것도 없는데. 이런 후원들을 계속 주시니 난감하네요. 으음. 보내주신 후원들은 제가 아! 그래요. 따로 시청자분들을 위해서 뭐라도 좀 해야겠네요."

고민을 하면서 턱을 긁적이면서 준혁은 이윤기를 포함하여 넥스트TV 관계자들이 6명이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확실히 자신에게 이래저래 민폐가 많았는지 이후 방송을 보기 위해서 온 듯 싶었다.

"음! 그래요. 이번에 E게임 플레이 엑스포에 오신 분들을 위해서 뭐라도 좀 할까 싶은데. 어~ 라온미르MCN에서 파는 굿즈 상품 있거든요? 그것 좀 사다가 드려야겠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스트리머와 그의 팬들에게 받은 금액이 170만 원 이상이 되어버렸고 이는 마치 자신이 중간에서 착복 아닌 착복을 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에 준혁은 이 돈을 얼른 털어내기로 했다.

'내가 비리를 저지르고 돈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받아 버리면 반드시 뒤 끝에 좋지 않은 말이 나와.'

이런 준혁의 발언에 시청자들은 환호성을 터트렸고 준혁은 고민스러운 표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라온미르MCN의 굿즈 상품 판매 사이트에 들어가서 라온 크루와 자신에 대한 상품을 요리조리 살폈다.

"와, 가격대가 꽤 비싸네요. 어… 그냥 제가 한 50만 원 정도 더 보태서 티셔츠 100장을 선물로 드릴게요. 아! 그리고 이건 선착순 50명에… 복불복 뽑기로 50분을 뽑아야겠어요. 통에 100개의 꽝, 당첨 쪽지를 넣고 뽑으시면 제가 선물을 보내는 걸로 할게요. 현장에서 주는 것보다 정확한 사이즈가 있고 그래야 되니까… 그때 거기서 제가 받으면 보내드리는 걸로 합시다."

받은 것보다 더 써서 자신들을 챙겨준다고 하고 50명 선착순, 50명 복불복이라는 재미있는 개념으로 꽤 넉넉히 선물을 준비한다고 하니 시청자들은 E게임 플레이 엑스포에 반드시 가겠다는 말을 해왔다.

"어… 저 말고도 같이 오시는 라온 크루 멤버들 굿즈를 받으셔도 되니까요. 많이들 오셔서 관람하고 가세요. 뭐, 볼 거 엄청 많다고 하네요. 저도 처음 가보는 탓에 기대가 매우 큰 상황이에요. 하하."

E게임 플레이 엑스포를 가겠다는 확고한 의사 표현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영업까지 해주는 준혁의 이야기에 이를 모두 지켜 보고 있던 넥스트TV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야 말로 대인배, 대협, 빛과 소금이라는 실 없는 말까지 하면서 준혁에게 고마움을 표했으며 가장 큰 고마움을 느낀 것은 이윤기였다.

이윤기는 준혁이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고 생각했고 빈정이 상한 부분에 있어서는 그냥 단호하게 잘라 버리고 아예 꼴도 보지 않겠다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종종 준혁이 고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확실히 그 부분이 느껴졌고 그래서 이번 사건에 있어서 준혁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E게임 플레이 엑스포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준혁은 자신과의 인연을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되려 행사를 홍보해주고 있었다.

당연히 사람인 만큼, 공정하게 봐야 하는 운영자의 입장이고 또 운영 감사의 직책까지 받게 되었지만 준혁이 예뻐 보일 수 밖에 없었고 이번에 행사에서 더 챙겨 줘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라온 크루 멤버들까지 최대치로 빼오는 것 같은데 이번 일하고 대충 엮어서 행사 참여비를 좀 더 올려서 주고… 거마비도 최대한 땡겨서 주고 그래야겠다. 오늘을 안인희 팀장님도 보셨으니… 충분히 가능하겠어.'

홍보를 해줌으로써 추가적인 수익을 더욱 더 얻게 된 준혁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시청자들의 모습에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하, 여러분이 좋으면 저도 좋습니다. 방송 처음부터 늘 말하는 거지만… 즐겁고 신나게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방송하려고 했는데. 뭐, 다들 좋아해주니 저도 좋네요. 자, 그러면 대략적으로 이번 일은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방송을 하도록 하죠. 저도 일단 100레벨을 얼른 올리고 수련의 탑에 한번 진입을 해볼 생각이라서. 길드원분들 이끌고 사냥 위주로 한번 방송을 또 하겠습니다."

시선의 분산을 위해서 길드원들을 이끌고 플레이를 하는 방송을 선택한 준혁의 수는 아주 훌륭히 통했으며 이날 방송에서 준혁은 훈훈한 멘트와 실수를 하는 길드원들을 잘 다독이며 이끄는 리더십 등을 보이면서 자신의 방송 역사 상 손 꼽히는 수익을 거뒀다.

물론 이 수익은 앞서 받은 170만 원 가량의 수익을 배제하고 얻은 수익이었기에 준혁은 방송 내내 입가에서 미소를 지으며 유쾌하게 방송을 할 수 있었다.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음..독자님들은

국밥단...ㅋㅋㅋㅋ

어음.. 좋네요..

뭔가 좋군요..국밥단..

--------

아! 6월 6일 현충일 입니다.

국기 게양 화이팅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