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회
누구세요?
준혁은 20명 규모로 중(中) 규모의 파티를 구성하여 리자드맨의 서식지 중심부에 탁월한 학살 플레이를 진행했다.
심층부인 부락 근처까지 적당히 치고 빠지면서 끝임 없이 길드원들을 몰아 붙이면서 사냥을 진두지휘 했는데, 정말 지쳐서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휘몰아쳤다.
그리고 이걸 경험한 임원 및 길드원들은 준혁의 파티 사냥 리듬이 얼마나 빠르고 이걸 따라가는 기존 파티 멤버들(냥냥소녀, 빵신령, 아처)가 얼마나 뛰어난지도 느낄 수 있었다.
사냥을 하기 위한 기계라고 불러도 충분할 정도였다.
총 5시간 40분을 사냥했지만 평균 몬스터 사냥 수는 자신들이 와서 사냥 하는 것보다 무려 2.5배 ~ 3배에 가까운 사냥을 했으며 연이은 전투로 인해서 다들 정신적인 피로함을 느꼈다.
이런 파티원들의 피로한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준혁이 이끄는 파티에 대한 두려움을 토하는 발언을 했다.
확실히 사냥을 하면 레벨 상승과 아이템 습득은 꽤 많이 될 테지만 정신적인 피로도는 대단히 쌓일 것이라고 말이다.
극한으로 파티를 몰아 붙인 준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음, 확실히 이 정도면 무난하게 전투를 속행해서 이어갈 수 있겠어요. 아무래도 평균 레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 연속 전투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실수도 거의 나지 않았고 괜찮네요. 조금 더 템포를 올려도 좋을 것 같아요. 다들 고생하셨어요! 조금 지치신 것 같으니 돌아가도록 하죠."
준혁이 사냥 템포를 더 올린다는 말에 사람들은 기겁을 했고 또 넋 나간 이들을 향해서 조금 지친 것 같다는 말을 내뱉으면서 사냥 한정으로 준혁은 사람이 아니라는 식의 이야기가 채팅 창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는 준혁이 의도한 것이었는데 준혁은 방송 프로그램 진행 전에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실력파' 및 '괴물' 등의 느낌이 나도록 만들 예정이었다. 그래서 더욱 길드원과의 사냥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말이다.
"자자, 분배는 임원분들이 진행을 해주시고 저는 딱 수리비만 받을게요. 나머지는 길드원분들이 오늘 잘 따라와 주셨으니 나누는 것으로 하죠."
"네? 오, 오늘 수익이 상당히 큰데요."
"수익이 커도 나누면 뭐, 꽤 보수 좋다는 정도죠. 사람이 많으니까요. 한 명 몫 빠지면 더 돌아갈게 클 겁니다. 이번 사냥은 여러분들과 호흡을 맞추고 이끄는 것에 초점을 두고 한 것이지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러니 수리비 정도만 지급 받으면 됩니다. 브라운 공국을 가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따라와 줬는데 한 푼이라도 더 보태줘야지 받아가려고 하면 되겠습니까."
확실히 다른 스트리머들과는 다른 준혁의 말과 행동에 같이 사냥을 한 임원과 길드원들은 더욱 더 준혁에게 빠져 들었다.
"하하, 얼른 가도록 하죠. 아니면 몬스터 리젠이 곧 상부쪽부터 될 것 같으니까 다섯 타임만 더 뛰고 갈까요?"
추가적인 사냥을 하자는 준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감동을 한 표정을 짓던 길드원이 빠르게 인벤토리에서 귀환 주문서를 꺼내더니 말 없이 부욱- 하고 찢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다들 재빠르게 귀환을 하더니 준혁 혼자만 덜렁 남았고 준혁은 시청자들을 향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 제가 사냥 오늘 뭐 이상하게 했나요? 나름 설렁설렁 했는데. 전투 중에 10초 ~ 20초 정도 숨 돌릴 시간도 줬고."
▷Bobbylow: ㅎㅎㅎ… 저게 설렁설렁?
▷리수진: 어허! 이건 좀?
▷슈퍼내츄럴: 사탄도 울고 갈 정도로 몰았는데? 이걸?
▷사이닉: 음, 천재들이란 이래서. 자기 기준으로만 생각을 한다능!?
▷ruinmaster: 가끔 상식을 벗어나는 발언을 하기는 해.
▷Peachmin: =ㅅ= 정신 차리라옹! 새,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 안보였냐옹?!
▷nus113: 음. 말을 아끼겠습니다.
이런 반응에도 준혁은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듯 머리를 긁적인 후 인벤토리에서 귀환 주문서를 꺼내며 말했다.
"하하, 다들 저 놀리기 바쁘시네요. 넥수의 놀림에는 면역이라고요~ 아무튼 그럼 귀환하겠습니다."
진실을 이야기 해도 믿지 않고 놀린다는 생각을 하는 준혁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만약 준혁이 길드원 파티를 꾸려서 타이트하게 사냥을 진행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궁금했다.
물론 이 궁금증은 자신이 아닌 타인이 겪는 것을 보는 간접 체험으로써의 궁금증이지 절대로 당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당사자가 된다면… 잠깐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떨리는 시청자들이 제법 있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준혁은 귀환을 하여 익숙하게 훔바바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장비 전체를 수리 맞기고 나오려던 찰나…
준혁은 훔바바의 대장간에 없는 얼굴이 들어왔음을 볼 수 있었다.
"응? 금발?"
준혁의 의문 어린 음성에 장비를 받고 정리를 하던 훔바바는 준혁의 시선이 닿은 이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저 친구 말인가? 실력이 좋아서 고용했어. 제련 기술이 좋아서 말이야. 2주 정도만 일을 할 수 있냐는 말에 흔쾌히 수락을 했지."
"그렇군요."
"자네도 천재라고 생각을 했는데… 저 친구도 만만치 않아. 여행을 하며 다닌다고 하더군. 이곳 모험가들이 유명해서 구경을 하기 위해 왔다고 했어."
"아~ 네."
"그래서 내가 라온 노래 자랑을 이야기 해줬지. 아! 그나저나 정말 라온 노래 자랑은 언제 하는 가?"
훔바바의 말에 준혁은 새로 들어온 대장장이에 대한 생각은 접고 말했다.
"시간이 좀 더 걸렸긴 한데 7일 후에 열릴 예정입니다. 밖의 일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그래서요."
"아~ 그런가? 이번에 날짜가 제대로 공지가 안돼서 다들 궁금해 했거든."
"네. 임원분을 통해서 축제를 여기저기 공지할 예정입니다."
준혁의 대답은 훔바바를 위한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대답을 듣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한 것도 있었다.
▷OLD-BOY: 드디어 라온 노래 자랑의 정확한 일정이!
▷루나리에: 호에에엥! 7일 뒤면? 휴가 내서 볼 수 있다!
▷cㅏ: 아~ 나 그때 당직인데. 뜨끈한 국밥이나 먹으면서 볼 수 있네. 나이뚜!
▷™은월: 와, 그럼 인디고님 일정 엄청 타이트 한 거 아닌가?
▷시일리안: 헐 바쁘겠담. E게임 플레이 엑스포 참석하고 그 뒤에 또 일정 소화하고 바로 라온 노래 자랑. ㄷㄷ
▷Mable Fantasm: 스트리머가 바쁘면 시청자는 볼게 많다~ 이 말이야!
▷Mactor: 라온 노래 자랑 이번에 카페 가보니까 개쩔던데. 기대 된다.
▷오페라의유령: (슬쩍) 툭, 놓고 감.
-오페라의유령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바쁜 일정 국밥 한그릇 하고 힘내라~ 이 말이야! 국밥단은 대협을 응원합니다.
"음?"
훔바바는 준혁의 의문 섞인 물음에 뭐가 문제냐는 듯 쳐다 보았다가 준혁이 고개를 젓자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충 상황을 이해했다.
아마도 방송적인 것에서 나온 반응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럼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아. 그래. 아! 그 전에 인사라도 하고 가지. 그래도 며칠은 만날 사람이니 말이야."
"아아! 그래야 겠네요."
"기르쉬! 자네 이 쪽으로 좀 오게나. 자네와 같은 일을 하는 친구인데 소개를 좀 해주고 싶어서 말이야."
훔바바의 목소리와 함께 구석에 있던 사내가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몸을 돌렸는데 준혁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금발의 붉은 눈… 으잉? 거지?'
자신이 몇 시간 전에 도움을 준 거지가 대장간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체형이 완전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누… 구세요?"
"길쉬라고 하지. 젊은 모험가여. 그대의 선행은 참 기분이 좋았다."
"……."
준혁의 침묵에 훔바바는 제법 놀란 표정을 지은 후에 길쉬에게 되물었다.
"아는 사이인가?"
"저 친구가 도움을 주었지. 지쳐 쓰러가는 이에게 온정을 뻗는 마음씨를 가진 모험가는 보지를 못했는데 말이야."
"아아… 그런가? 하하. 뭐, 이 친구야 좋은 모험가로 이미 진즉에 유명하니까 말이야. 이 친구가 이래 보여도 거대 모험가 길드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네. 그리고 길드 하우스의 반을 오픈해서 도시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도 만들어 놓았지."
"라온 길드의 수장인가?"
"오호~ 자네도 들었구만? 그렇네. 이 친구가 그 친구야. 하하. 참 인연이 오묘하구만."
훔바바는 길쉬라는 사내의 이야기에 신기함을 드러내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지만 준혁은 아니었다.
크로노스라는 존재 때문에 이렇게 짠! 하고 등장하는 캐릭터는 극도의 경계심만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고 머릿속에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뭐지. 포션의 효과에 저런 효과도 있나? 그럴 리가 없는데.'
비쩍 말라 꼬부라질 것 같은 사내가 건장한 체격을 유지하면서 몇 시간 만에 짠! 하고 등장을 한다면 당연히 수상함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으음… 일단 반갑습니다."
"그래 나도 다시 보니 반갑군. 후후."
웃음을 터트리는 길쉬와 더 이야기를 하면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준혁은 방송을 핑계로 대략적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네. 뭐… 통성명을 해서 차후에 일을 할 때 뭐,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지금은 제가 좀 바빠서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훔바바님… 그리고 길쉬씨."
"오오, 그래. 내가 바쁜 사람을 붙잡았군. 아무튼 수고했네."
준혁은 자신이 떠나는 데도 딱히 잡을 생각이 없는 길쉬의 모습에 고개를 살짝 절래절래 흔들면서 대장간을 빠져 나왔다.
'이놈의 도시는 점점 마굴이 되어가는 건가.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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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이래저래..뭔가 너저분해서..
잘랐는데..
음;;
매끄럽지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