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회
누구세요?
준혁의 신고는 재빨랐고 라온미르MCN 측도 빠르게 대응을 해주었다. 일단 가볍게 확인을 한 것은 준혁이 받은 영수증을 가지고 다시 한번 매장에 확인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구매를 한 것이며 선물을 하기 위해 산다는 말을 한 것도 직원에게 했다는 것도 확인해서 준혁에게 확실히 사칭은 했지만 선물은 맞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할 수 있었다.
그 외에 현금 선물의 경우에는 소득 신고를 제대로 해서 세금 문제만 해결하면 상관이 없기에 문제 있는 돈만 아니라면 괜찮다는 말을 남겼다.
증거 자료들도 이미 다 있어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블랙박스 카메라를 통해서 영상 관련 부분도 수집할 수 있으면 수집을 하라는 말을 전했다.
이에 준혁은 확인을 하니 확실히 후방 블랙박스 카메라에 이야기를 하고 선물을 주고 받은 것이 찍혔음을 파악했다.
아쉽게도 상대의 얼굴까지는 나오지 않았으나 상체와 목소리 정도는 나와서 혹시 문제가 생기면 증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영상들 역시, 메일과 핸드폰에 따로 저장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40분 가량을 차 안에서 푸다닥거려야만 했다.
"… 1억 원을 넘게 하루 만에 벌었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면서 한숨을 내쉰 준혁은 일단 돈이 든 상자를 차 내부에 보이지 않도록 아주 꼼꼼하게 숨겨 놓은 뒤에 자동차보다 가격이 더 나가는 시계를 착용하고 행사장으로 가기로 했다.
멍한 표정으로 있어봐야 아무것도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나도 꽤 부자라고 생각해서 넉넉하게 뭘 하는데. 참… 세상 오묘하다. 오묘해. 인생을 살면 살 수록 별 경험을 다 해보는 구나. 아무튼 이 시계를 착용하고 행사장에 나서줘야, 영상 증거나 이런 것들이 좀 더 맞아 떨어지니까.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 * *
준혁은 행사장에서 방송을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것을 보여주며 지낸 첫 날과는 다르게 인디 게임들이 주를 이루는 건물로 들어가서 방송을 했다.
"메이저 게임사들은 이미 너무 유명하니까 소식이 다 퍼지지만 인디 게임은 아니잖아요. 제가 히어로 크로니클을 주력으로 하는 스트리머이지만 게임은 다양한 선택이 있어야 하고 히어로 크로니클이라는 압도적인 게임 때문에, 인디 게임이 죽지 않았으면 해요."
인디 게임들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이야기를 하는 준혁의 말에 시청자들은 다들 동의를 했다.
히어로 크로니클은 너무 매력적인 게임이기는 했으나,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으며 그 과정이 꽤 힘들었다.
하지만 기성 게임들은 적당히 DLC를 사서 강해지거나 캐쉬 현질을 하여 강해질 수 있는 수단들이 있어서 많은 부분이 편안했고 아직 게임 오픈 초기 단계라서 제대로 된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히어로 크로니클 보다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시청자들이 대략 30%는 된다는 것을 진즉 파악하고 있는 준혁이었기에 인디 게임들을 플레이하고 진행하면서 호평과 아쉬운 점들을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하며 진짜 행사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손목시계매니아: ?? 인디고님 ?? 근데 그 손목에 찬 시계는 못 보던 건데요?
-손목시계매니아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P사 제품 아닌가? 준나게 비싼 건데요!?
대놓고 노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슬쩍슬쩍 시계를 보이게 카메라 앵글을 잡으며 방송을 진행했는데,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드디어 이 시계를 알아보고 이야기를 한 시청자가 나오게 되었다.
"아~ 맞아요. 이거 되게 비싼 시계인데 선물을 받았어요. 팬 분이 오늘 선물을 주셨는데 처음에는 멋있는 시계라고 생각했다가 가격이 너무 비싸서 화들짝 놀랐죠."
손목 시계가 거론 되니 준혁은 시계의 디자인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했고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돌려 주려고 했는데 차를 몰고 휭~ 하고 가셨네요. 오늘 이걸 착용하고 해 달라고 하셔서 하기는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 시계가 제 차보다 비싸서. 왼쪽 손목이 아주 예민해지네요."
▷곶아왕시명: 헐? 가격이 장난이 아닌데?
-곶아왕시명 님이 1,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5500만 원인데요? 가격이? 미쳤다. 헐? 리얼 진퉁임?
준혁은 벌써 가격까지 알아 온 시청자의 이야기에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 혹시 이런 고가의 선물이 문제가 될 까봐 현재 소속사에 문의를 해 놓은 상태에요. 받은 영수증이나 선물의 내용 같은 것도 다 말씀을 드렸고 이런 상황인데 괜찮느냐? 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셔서 착용을 했어요. 영수증 보고 멍해서 도착을 하고 거의 1시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차 안에 있었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살짝 어벙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준혁이 이야기를 하자 시청자들은 부러움을 표하면서도 준혁이 말한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했다.
확실히 부자라고 해도 쉽게 선물할 수 있는 금액의 선물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뭐, 이건 일반적인 이들의 입장이지만 몇몇 큰 손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해왔다.
▷유동닉 1호기: 음, 솔직히 인디고님 정도면 저 정도 선물 줄만 하다.
-유동닉 1호기 님이 1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꾸미는 걸 별로 안 하니까 좀 답답한 마음에서 줬을 것 같은데?
준혁의 방송을 비롯해서 라온 크루 방송 전반을 돌아다니며 큰 손으로 활약을 하고 있는 이의 발언에 시청자 여론은 또 바뀌었다.
확실히 준혁은 꾸미는 것을 별로 하지 않았다.
방송 할 때 입는 옷은 깔끔한 차림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에서 1만 원 ~ 3만 원 정도 대의 제품이 많았다.
몇몇 제품은 비싼 것이 있기는 하지만 선물을 받은 제품일 가능성이 80% 이상이었고 준혁을 좋아하는 큰 손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다는 이야기었다.
"아… 그, 그런가요? 어휴,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너무 감사하기는 한데. 제가 방송 외적으로 뭘 소비 한다는 개념이 잘 없어서……."
머리를 긁적이며 어리숙하게 말하는 준혁은 확실히 게임에서 보던 준혁이 아니라 막 성인이 된 앳된 청년의 모습과 같았다.
그리고 이런 준혁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큰 손들의 의견에 동의를 하면서 한 마디씩 내뱉었다.
▷한국인한국팀: 그러니까 좀 꾸미셈!
▷관음법궁예: 크흠, 얼마나 답답했으면 큰손분이 직접와서 선물만 주고 가셨겠누!
▷절대태보맨: 답답했을 큰 손의 모습이 보인다. ㅋㅋ
▷폭발의백병원: 하~ 뭐라도 장착하니 있어 보이잖아.
▷별헤는밤: 확실히, 시청자 이벤트나 기부를 많이 하시는데 정착 자신에게 투자는?
올드 팬들의 이야기에 준혁은 여론이 꽤 좋다는 것을 파악하고 멋쩍은 표정을 유지하면서 말했다.
"아니 저도 꾸며요. 그 가상 현실 기기도 최고로 좋은 걸로 샀고, 컴퓨터도 이번에 아는 지인분을 통해서 극옵션으로 다 교체를 했어요. 송출 딜레이나 이런 거 많이 개선되었잖아요. 그리고, 운동 기구도 몇 개 더 샀고. 흐음. 트레이닝 복이나 이런 것도 다섯 벌 세트로 샀는데."
일부로 꾸민다는 개념을 방송과 운동 쪽에만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자 시청자들은 저래서 큰 손이 나선 것이라며 준혁을 놀렸다.
그리고 준혁은 조금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에휴, 전 잘 모르겠어요. 일단 너무 큰 선물이라서 싱숭생숭했어요. 인디 게임들 플레이하고 소개 하면서 좀 잊혀졌는데, 지금 또 싱숭생숭해지네요. 휴게실로 천천히 돌아가면서 크루원들 왔는지 체크를 좀 할게요. 생각해보니 곧 싸인회도 다시 시작할 것 같고요."
시계 관련으로 이야기를 하고 난 뒤에 자신이 자꾸 갈굼을 받아서 도망을 간다는 느낌을 뿜으면서 준혁은 대략적으로 다 돌아 본 인디 게임관에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부지런히 아침부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BJ, 크리에이터, PD 등 다양한 이들도 보고 인사도 나눴으며 중간 중간 팬들과도 만나서 싸인과 사진을 찍으며 돌아가니 30분 가량이 걸려 버렸다.
살짝 지친 기색을 보이며 돌아온 스트리머 휴게실에는 크루원들이 있었고 다른 넥스트TV 스트리머들은 없어서 그들에게 말했다.
"타 스트리머분들 없는데 방송 켜 놓고 있을게."
"그러게 오늘 아침부터 부지런히 다들 움직이시더라고. 방송 켜 놔. 우리도 좀 휴게실에서 앉아서 시청자 분들이랑 수다도 떨고 그러자."
"맞아. 너무 돌아 다녔더니 다리가 아프다."
"그건 어제 밤에 삘 받아서 숙소 근처를 다 헤집고 다녀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가? 아무튼. 후우~ 쉬니까 좋다."
이들의 대답을 듣고 준혁은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간식을 몇 개 집어와 휴식을 하고 있는 라온 크루가 모두 잡힐 수 있도록 카메라를 설치한 뒤에 간식을 우물 거리며 말했다.
"오늘 다들 돌아가기 전에 식사 같이 하고 갈까? 아침을 못 먹어서 그런지 배고프다."
"그런 선물 받으면 배가 고픈 것도 잊어야지."
"너까지 갈굼을 주냐. 크윽."
"우리 오늘 방송 이동할 때만 켜고 네 방송 보고 놀고 있었니까 흐름을 알고 있지."
냥냥소녀의 말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갈굼 받는 크루장이라며 같이 놀렸다. 이런 반응을 본 냥냥소녀는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고 준혁은 억울한 표정으로 빛도리를 보며 말했다.
"나 그래도 옷 매일 다르게 입고 깔끔하게 잘 지냈는데. 내가 그렇게 이상했나?"
"솔직히 말하면 난 네가 옷 잘 입고 잘 꾸민다고 생각을 해서. 모르겠다."
"그렇지? 좀 억울하다 이 말이야."
이에 옆에 있던 허밍조 역시 본인 역시 그렇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준혁은 일부러 이 이슈를 조금 더 키워 크루원끼리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여준 뒤, 다른 스트리머들이 하나, 둘 오는 것을 보면서 말했다.
"음, 이제 다른 분들도 쉬시러 오시네요. 그럼 휴게실 방송은 여기까지! 싸인회 때 다시 켤게요. 뿅!"
다들 인사를 하면서 방송은 종료가 되었고 방송 종료 이후에 크루원들은 준혁에게 시계와 관련되서 이것저것 질문을 해왔다.
그리고 자신도 지금 얼떨떨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차보다 시계가 비쌀 줄은 몰랐다는 발언을 하면서 계속 맥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좋지만 희한한 경험을 했다는 식으로 대략적인 분위기 마감이 되었다.
아마 이 정도로 마감질을 해놓았으면 호기심 많은 분탕러들이 다른 크루원들의 방송에가서 날뛰더라도 변호는 알아서 잘 될 것 같았다.
'뭐, 문제가 없게 잘 되면 큰 수익 내는 거니까. 음, 가볍게 생각하자고.'
처음에는 복잡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 이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억 소리를 나는 돈을 줄 수 있는 큰 손이 내 팬이라는 거잖아? 뭐, 아이디를 밝히기 싫어서 사칭을 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 것이라고 여기면서 준혁은 싸인회장에 도착을 하고 난 뒤에는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이어 나갔고 2시간 가량을 싸인을 하면서 E게임 플레이 엑스포에서 팬들을 사로 잡았다.
'정치인에게도 넥스트TV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좋은 이미지 심었으니 이득이지. 뭐.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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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음..금액이 이거보다 2/3 정도 작기는 하지만..
무슨 방송에서 몇천 만원이 후원으로 터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각색해서 붙여 봤습니다.
일부 중동 부자 팬을 갖고 있는 해외 스트리머들의 경우에는...
장난이 아니더라고욤..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