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회
준비
푸른 청염의 오러(劍氣)가 삼나무 검을 휘감았고 별 다른 기술도 없이 재빠르게 휘둘렀다.
그러자 리자드맨 주술사로 인해 버서커(광전사)가 되어 눈이 뒤집힌 채, 돌격을 하던 리자드맨 전사의 상체는 그대로 절단이 되어 버렸다.
압도적인 파괴력에 준혁과 함께 탱킹을 맞고 있던 북어형은 헛바람을 집어 삼켰고 준혁은 파티원들에게 소리쳤다.
"자, 다시 속도 더 올립니다! 위험하면 이렇게 끊어 낼 수 있으니, 리자드맨 마을까지 진입해서 쓸어버릴 겁니다."
중심부를 넘어서 최소 1000마리 이상의 리자드맨이 있는 마을까지 돌입을 하겠다는 준혁의 외침에 다들 긴장을 하면서도 따랐다.
확실히 최전방에서 준혁과 북어형이 저렇게만 잘 막아준다면 시간 싸움이겠지만 할 만은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합니다. 쉴 시간이 없어요. 빠르게 몰아 붙여서 마을, 중심부 그리고 외곽 들렸다가 다시 중심부, 또 다른 마을 돌아가면서 강약 템포 조절 하며 8시간 씩 계속 싸울 겁니다. 브라운 공국 진입 전까지 스트리머들은 지속 전투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책임감 가지고 버텨주세요."
준혁의 말에 다들 지치기는 했지만 외곽으로 빠지는 순간에는 그래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 시간 대만 생각을 하고 버티자고 여겼다.
"자, 원거리 딜러 리자드맨 마을 목책에 공격하면서 빠르게 몰려 오도록 하죠. 한 마리라도 더 잡아야 여러분도 저도 그리고 저희를 믿고 따라주는 길드원 및 시청자분들도 편안할 수 잇습니다."
길드원과 시청자드를 들먹이는 준혁의 발언에 다들 앓는 소리도 속으로 삼키면서 준혁의 지시에 따라 목책을 박살 낼 수 있는 기술들을 시전 하면서 광역 어그로를 시전했다.
그리고 튀어나오는 리자드맨 무리들을 보며 준혁은 웃으면서 북어형에게 말했다.
"북어형, 방패 고정 못하면 진짜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이 악물고 버텨야 해요."
"… 그래. 근데 살려줘라?"
"죽지만 않게 굴릴게요. 갑시다."
"… 고맙다."
그래도 자신에게 몰리는 어그로를 덜 끌리게 해주기 위해서 먼저가 뛰어가는 준혁을 뒤쫓아 가며 북어형은 눈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본인의 방 시청자들에게 외쳤다.
"님들… 탱커들에게 잘 해줘요. 진짜… 진짜 잘해줘요."
이 말을 끝으로 북어형은 방송이 끝날 때까지 헉헉 거리는 소리와 침음성만 내면서 극한 탱킹을 보였으며 이를 보는 북어형의 시청자들은 가장의 무게, 노장의 눈물 등으로 이야기를 하며 북어형의 방송에 몰입을 하게 되었다.
이는 비단 북어형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스트리머들 역시, 준혁이 쉬지 않은 상황을 연출하며 몰아 붙이는 상황을 만들어 대니 빵신령, 임지은과의 합동 방송이나 이런 것보다 상황적인 재미 측면을 즐기며 방송에 몰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빵신령의 방송에서는 이 현상이 더 심화 되었는데, 단순히 임지은의 팬으로 왔던 시청자들은 임지은이 펼치는 트리틀 속성 마법 컨트롤 등을 보면서 그간의 노력과 재능에 감탄을 하게 되었으며, 쓸데없이 게임 외적인 것을 물어보는 이들이 대폭 줄어들었다.
임지은이 대답을 할 수 도 있는 상황이 나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약간의 소통이 가능할 때에는 준혁이 미리 준비해준 브라운 공국의 이야기를 슬쩍 하면서 최소 2개의 속성은 다뤄야 한다는 식으로 게임 이야기로 소통을 해버리니 모든 어그로 부분에서 원천 차단이 되었다.
덕분에 초기에는 준혁의 시청자 수를 압도할 정도로 대폭 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었고 나중에는 13000명 ~ 15000명의 시청자만 남았을 뿐이었다.
임지은의 방 시청자 수가 줄어들면서 라온 크루의 다른 멤버 시청자 수들은 최소 1000명 단위로 늘어났는데 임지은의 낙수 효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힘들어도 적극적인 소통을 하며 이를 악물고 준혁의 사냥 방식을 끝까지 따랐다.
그리고 이런 노력하고 소통하는 모습에 임지은을 제외한 라온 크루 전원은 평균 하루에 벌어드리는 후원 수익보다 최소 1.5배 ~ 2배 가량을 벌어드렸다.
특히 가장 많은 효과를 본 것은 준혁에게 끝까지 굴림을 받은 북어형으로 큰 손 후원이 마지막 방송 종료 타임에 빵빵 터지면서 고생의 댓가를 확실히 챙겼고 그는 활짝 웃으며 만세를 외치며 유쾌한 방송 종료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준혁이 나름 계산한대로 방송 흐름과 관심의 분산이 되었고 지은은 방송 종료 이후에, 준혁에게 고마움의 문자를 보냈다.
→빵순이 누나
고마워, 준혁아.
네가 노력 해준 덕분에 이렇게 할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내가 꼭 이거 보답할게.
→강준혁
보답은 무슨 수고했어.
2주 정도 이렇게 하면 대충 끝날 테니까.
→빵순이 누나
고마워. 정말
진짜 보답하고 싶어서.
→강준혁
뭐, 그럼 나중에 밥이나 사줘.
→빵순이 누나
응응! 맛있는 거 사줄게.
→강준혁
콜. 그걸로 퉁 치자고.
아무튼 나 씻으러 간다. ㅅㄱ
준혁은 임지은의 문자에 피식 웃으면서 휴대폰을 침대에 던져 놓은 뒤 마지막 방송 때까지 괜한 소리 없이 히어로 크로니클에 대한 주제만 나온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음, 첫 날은 이렇게 흔들어 놓았고. 내일은 미션과 함께 고수 초빙 관련으로 어그로를 끌어서 시선을 분산 시키면 며칠은 충분히 어그로 분산 되겠어.'
* * *
어그로의 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라온 크루 전체 합동 방송이 의외로 게임에 많은 부분 집중이 되고 스트리머끼리의 호흡 등에 초점이 맞춰 지면서 잡음 없이 좋은 콘텐츠로 자리 매김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를 진두지휘한 준혁의 진행력은 당연히 시청자들 눈에도 돋보였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임지은이라는 대단한 연예인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라온 크루는 결국 게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한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임지은이던 말던 그 어떤 누구라도 결론은 게임 스트리머인 만큼 게임으로 소통을 하고 다가간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었고 임지은 역시 늘 하던 것처럼 게임에 집중하여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 주었다.
라온 크루는 넥스트TV를 넘어서 한국 최고의 게임 크루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기반을 제대로 닦게 되었고 추가적으로 준혁이 진행한 계획으로 인해서 더욱 굳건하게 발생 되었다.
그리고
준혁은 라온 크루를 이끄는 리더십 넘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며 일반인들은 쉽게 여길 수 없는 굵직한 행적을 계속 보이면서 스트리머들의 스트리머 라는 개념으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여성 스트리머들의 행동을 임지은은 유심히 지켜본 뒤에 이를 슬쩍 갈 수 밖에 없었다.
"절대로 안되지."
준혁은 자신의 입장에서도 세상을 바꿔준 아주 고마운 동생이자 멋진 남자라고 할 수 있었다.
연예계 은퇴를 고민하며 스트리머 생활을 할 때,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었고 자신이 연예인이건 말건 별 상관 없이 있는 그대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시간이 지나도 한결 같이 자신을 사람으로 대해주는 준혁은 자신이 준혁에게 갖고 있는 마음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철저한 계획과 추진력, 그리고 자신의 사람을 끊임없이 챙기고 안아주며 이끄는 리더십은 정말 사람을 더욱 홀렸다.
특히 파트너 계약건에서도 준혁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게 되었으며 자신의 정체 공개에서는 화룡점정을 찍었다.
어떻게든 이슈를 최소화 시키고 분산 시켜서 어그로가 끌릴 수 있는 부분을 역으로 이용하여 라온 크루의 명성을 높이고 크루원들의 시청자 수를 늘려주는 것으로 방향을 틀어 놓은 것이다.
늘 소속사에서 하라는 대로 살아왔던 자신과는 달리 언제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준혁은 정말로 빛이 났다.
마음씨도 정말 따뜻해서 늘 자신에게 응원을 해주고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관리 해줬는데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준혁과 우결 소식이 들렸을 때, 나쁘지 않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자신도 깜짝 놀랐지만… 이미 어느 정도 준혁에 대한 호감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 부분을 인정했다.
그리고 지은은 넥스트TV 클립 영상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여성 스트리머들의 클립이 자신들이 준혁에게 보인 호감성 발언을 준혁이 리액션을 가지고 다시 재 리액션을 하면서 올라온 것임을 확인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되겠어. 이러다가!"
준혁은 연애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솔직히 예쁜 스트리머들이 진지하게 고백을 해온다면 넘어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넥스트TV에는 거의 연예인 급의 스트리머들도 꽤 있었고 특히 꽃보다다라미라는 스트리머는 준혁에게 도움을 받고 난 뒤인지 몰라도 대놓고 호감을 표현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번에는… 준혁이 방송도 시청 중인 걸 확인했고… 하아. 내가… 이렇게 될 줄은."
머리를 마구 헝크러트리며 베개에 얼굴을 파 묻으면서 지은은 잡고 있던 휴대폰을 보면서 결심을 했다.
"밥… 먹자는 약속이 있으니까. 요즘 세상에 누가 먼저… 말을 하는게 어때서. 근데… 괜찮을까? 거절하면 어쩌지. 일단… 운만 띄워볼까?"
이런저런 고민이 들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빵순이 누나
준혁아~ 오늘 시간 있으면 밥 먹을래?
맛있는 초밥집 데리고 가줄게ㅎ
→강준혁
ㅇㅋ. 콜!
그렇지 않아도 살짝 출출했는데.
→빵순이 누나
그러면 저번처럼
나 데리러 와줘 1시에 보자~
→강준혁
ㅇㅇ. 알겠어.
아! 그리고 이번에 100레벨 되는 멤버들 가지고
개인 영상 찍어서 라온 크루 채널에 올릴 꺼야.
자세한 건 만나서 이야기 하자. ㅅㄱ 씻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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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28일 예약글 입니다.
친구가;; 테니스 치다가 팔꿈치 인대가
잘못되어서..;;;병원 입원했다고 하네여;
동네 친구라서..한번 보러 가는데..ㅎㅎ;;
뭘 어떻게 했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