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57화 (227/548)

257회

강화

어제의 2부 방송에서 불타는 연습을 한 덕분인지 몰라도 준혁은 QGN 라온 크루, 고수를 이겨라 촬영에서 랭킹 1위의 스트리머에게 기어코 한 번 승리를 해내었다.

10번의 대결 중 한 번을 이긴 것이지만 마지막 10번째 판에서 준혁이 승리를 하면서 정신 승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가지고 준혁은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도 있지만 랭킹 1위의 스트리머가 꽤 진지충 느낌이 있는 탓에 맵 운도 좋았고 체면을 세워준 것 같다는 식으로 말을 하며 승리의 기쁨을 에둘러 이야기를 했다.

임지은을 포함해서 이미 고수로 초빙된 스트리머는 총 20판 가량을 한 것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따지자면 19 대 1의 스코어라고 할 수 있었지만, 민텐도를 잘 하지도 않은 준혁에게 마지막 판에 패배를 했다는 것 때문에 고수로 초빙된 스트리머의 안색은 영 좋지 않았다.

만약 준혁이 으스대는 발언을 했다면, 방송에 송출되기 힘들 정도의 표정이 지어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고 준혁은 왜 그가 크게 성공을 하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소심하다. 진지한 성격인데 소심해.'

아처, 박한조 역시 진지한 성격이다. 하지만 그는 진지하지만 대범함을 갖고 있으며 작은 일에 구태의연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고수로 나온 스트리머는 상당히 작은 것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어느 방송에나 어그로는 있지만 그 어그로 때문에 괜찮은 나머지 시청자들까지 폄하 되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 스트리머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듯 보였다.

'잘 커도 힘들겠다.'

만약에 자신과 지은이 분위기를 띄우는 행위를 하지 않고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자칫 노잼(재미가 하나도 없는) 방송이 될 수도 있었다.

이에 이번 섭외를 맡은 이중근PD는 머쓱한 표정을 지어야 했으며 실력과 랭킹이 좋다고 만사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뒤, 섭외 관련 부분은 진경 작가에게 일임이 되었으며, 진경 작가는 준혁의 팬이자 길드원인 친 라온 크루 성향을 가졌기에 라온미르MCN 과 라온 크루 사이에서 잘 줄다리기를 하여 준혁이 먼저 염두하고 뽑아낸 스트리머 리스트를 가지고 섭외를 진행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라온 크루의 영향력이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작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 * *

QGN 녹화 방송이 끝이 나고 준혁은 이중근이 미안한 마음을 담아 진행한 회식에 참여를 했으나, 임지은은 스케줄로 인하여 불참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참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고수로 초빙된 스트리머 역시 참여를 하지 않고 떠났는데 덕분에 회식 분위기는 애매했다.

"후우, 이것 참. 고수라고 다 좋은게 아니야."

"솔직히 오늘 숨 막혀서 죽을 뻔 했어요. 아니 왜 이렇게 진지한 건지 울고 싶더라고요. 히잉!"

"진행 멘트를 하면 좀 주고 받고 해야 하는데. 끄응. 아무튼 진짜 지은씨랑 준혁이가 고생 많이 했지."

이중근의 말에 두 진행자가 불만을 바로 토해냈고 준혁은 어깨를 으쓱 거린 뒤 말했다.

"그래도 뭐, 방송 사고 없이 잘 끝났잖아요. 본래 성격이 진지하신 분 같은데 어쩔 수 있나요. 그래도 최대한 잘 풀렸으니까요. 좋게 생각해요."

"그러면 좋은데 시청자들도 좀 그렇다고 하더라고. 밈(방송내 유행어)도 잘 이해를 못하고 그냥 게임만 죽어라 한 스트리머 같던데."

"음, 그런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확실히 실력은 대단했잖아요. 적어도 3판은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판 간신히 이겨서 체면은 차렸네요."

앓는 소리를 내뱉는 진행자들을 두고 이중근은 슬쩍 준혁에게 이야기를 했다.

"오늘 고생 많았고 미안하고 그래."

"하하, 괜찮습니다. 이런 것까지 염두하면서 진행한 건데요."

"그렇게 말을 해주니 고맙고 말이야. 음, 근데 저 있잖아?"

말을 흘리는 것을 보아하니 뭔가 하고픈 말이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준혁은 부담 없이 하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주었다.

그러자 이중근은 주변 눈치를 한번 슬쩍 본 뒤에 말을 이었다.

"그, 음! 프로그램 하나 더 할 생각 없어?"

"프로그램이요?"

"아! 정확하게 말하자면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자네 방송을 그대로 따다가 쓰는 건데 말이야."

"제 방송을요?"

"어~ 그러니까 히어로 크로니클의 선구자가 누구인가? 자네 아니야. 전 세계에서 자네 만큼 유명한 사람이 없다~ 이 말이지."

자신의 감정을 띄워서 어떻게 좀 더 이야기를 편하게 이끌어 가려는 이중근의 모습에 준혁은 되려 더 덤덤한 표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방송을 하지 않는 이들도 많아요. 작업장을 시작한 사람들도 꽤 있고요."

"그, 그래? 그래도 자네가 대단하잖아."

"다른 분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가능한 거죠."

철벽을 치는 듯한 준혁의 발언에 이중근은 식은 땀을 흘렸고 이중근은 도움을 받기 위해서 진행자들에게 시선을 던졌으나 이 둘은 금방 시선을 돌려 다른 쪽을 쳐다 보았다.

그런데 그때,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고 있던 진경 작가가 이야기를 해왔다.

"그런 것을 떠나도 최고죠. 홀로 보스 사냥을 진행하고 최초의 유니크 액세서리 세트를 끼고, 4강화까지 이루어진 레어 등급 장비 세트까지. 압도적이잖아요."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저런 거지. 음! 대단하잖아. 압도적이잖아."

진경 작가의 도움에 잔뜩 고마운 표정을 지으며 이중근은 준혁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요점이 뭐에요? 프로그램을 더 하는데 제 방송을 쓴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인데. U튜브 영상을 빌려 쓰는 걸 말하는 거면 진즉에 하고 있는 거잖아요?"

"아~ 그런 것을 떠나서 그러니까 음! 자네의 그… 히어로 크로니클 방송있잖아? 그걸 일 주일 간격으로 축약을 해서 우리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일 주일을 축약해서요? 그러면… 일단 제가 먼저 U튜브 편집을 해서 올려진다는 거네요?"

"그렇지. 자네가 먼저 그 다 하면 우리가 이제 그 주의 일 주일을 자체적으로 따로 축약을 해서 진행을 하겠다는 거지. 뭐, 따로 자네가 할 건 없어. 종종 그~ 나레이션이나 설명 정도를 요구하는 오디오만 조금 넣어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고. 아!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히 챙겨야지."

준혁은 그 말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일단 자신의 U튜브 채널에 올라갈 부분들은 다 올라간 뒤에 방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물은 어느 정도 빠진 상태에서 진행이 될 것이다.

'라디오로 들어가는 거야 자신 있지.'

회귀 전에는 라디오 방송도 종종 했었기 때문에 나레이션 정도는 문제가 없었다. 뭐, 오늘 같이 녹화가 끝난 뒤에 해도 되고 앞 전에 해도 되니 말이다.

"으흠. 근데 프로그램 명은 뭔데요? 만약에 한다면."

"어~ 가제이기는 한데 이게 꽤 좋기는 해. 히어로 크로니클이잖아? 그러니까 이거를 한글로 표현을 해서 < 영웅 연대기: 라온 > 이라고 하는 거지."

"음. 라온 크루가 확실히 돋보이는 부분이기는 하네요. 근데 이걸 해도 될까요? 괜히 라온 크루를 너무 푸싱한다고 뭐라고 할 것 같은데."

"에이~ 아니지! 자네 지금 U튜브를 비롯해서 해외도 난리가 아니야. 자네만 허락을 해주면 내가 진짜 일 주일 내내 방송을 하고 싶을 정도라고."

"그런가요?"

"그렇지. 그리고 이걸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하면 히어로 크로니클 첫 방송부터 꾸준히 압축 요약을 해서 진행을 하고 싶어. 그래야 제대로 된 라온 길드의 연대기가 나오지 않겠어?"

그렇게 해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준혁은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스타트를 끊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처음부터 시작을 하면 이해는 되겠지만 지루한 면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반에 시청자를 확 사로잡지 못하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되버린다.

"근데 초반에 그렇게 진행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요. 유저 평균 레벨을 생각하면 말이에요."

"그렇지. 그래서 이번에 자네 브라운 공화국 퀘스트 있잖아? 우리가 방영해도 된다고 한 거 말이야."

"네."

"그걸 기점으로 해서 진행을 하게. 히어로 크로니클 최초의 원정 퀘스트와 함께 수 많은 언데드 군단을 상대하기 위해 원정길에 오른 라온 길드. 거친 바다를 누비고 도착한 브라운 공국에서 사악한 언데드 몬스터와 숙명의 싸움을 시작한다. 이걸 좀 더 영웅적으로 묘사를 해서~ 초반 전개를 싸악~ 땡기면 괜찮겠더라고."

이중근은 어떻게라도 라온 크루와 엮이기 위해서 정말 수 많은 고민을 했다. 오죽했으면 다큐멘터리 제작까지 진경 작가에게 이야기를 했을 정도 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가제 < 영웅 연대기: 라온 > 이었다.

충분히 드라마틱한 부분도 많았고 재미도 적잖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축약하는 과정에서 PD들이 죽어 나가겠지만 앞선 영상들이기에 준혁이 올린 하이라이트 부분들을 염두해서 편집을 진행하면 좀 더 수월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뭐, 이 부분도 추가적으로 금액 지원을 더 해야겠지만 말이다.

"와, 그건 좀 멋지게 뽑겠네요."

"그렇지? 자네가 봐도 멋지지? 그래서 지금 미리 이야기를 해보는 거야. 지금부터 작업을 하면 한 6화까지는 미리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되면 이제, 자연스럽게 그~ 자네와 함께 할 히어로 크로니클 프로그램도 더 보기 좋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야. 아하하."

대우는 A급 이상의 대우를 받게 될 것이고 영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작권도 확실히 챙길 것이다. 진경 작가에게 이미 들은 것이 있기 때문에 준혁은 잠시 고민을 하는 척 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긍정적으로 저희 회사 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영상과 기타 여러가지 세부 사항을 좀 나눠보고 진행하도록 하시죠."

"오오오! 고마워! 정말 고마워! 으하하. 절대로 후회하지 않게 확실하게 책임지지. 걱정 말게나. 으하하하. 좋았어! 이제 됐어! 하하하."

모든 것을 얻은 표정을 지으며 이중근은 회식을 하는 이들에게 팍팍 시켜서 마음껏 먹으라며 이야기를 했고 회식 자리는 정말 기분 좋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준혁도 의욕적으로 브라운 공국 준비를 더욱 할 수 있게 되었고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좀 더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방송 나가는데 폼이 나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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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몸 보신을 좀 하셨는지요.

저는 점심은 비비빅 2개 먹고

저녁은 삼계탕을 얻어 묵엇네여..ㅎㅎ;

습하고 더워서 정말 죽을것같어유..ㅠ 다들 더위 조심하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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