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회
생각지 못한
"음, 좋지. 원정 이후에 좀 더 강력해진 모험가들을 보고 더 양질의 의뢰를 길드에서 넣을 수 있으니까."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칼스 레이너 백작의 말에 준혁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너무 열정적인 길드원분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더 빨리 익스퍼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나도 놀라울 정도야. 모험가들이 이렇게 성장을 할 줄이야. 제국 내 다른 지역의 모험가들은 아직 오크 사냥을 하는 이들도 많다고 하던데. 자네들만 유독 특별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서브 직업을 통해서 탄탄한 기초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설계를 했고, 이후에 파티 사냥으로 효율적인 사냥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이후 생산직에 대한 좋은 투자를 진행하면서 전투 계열의 직업들이 적은 돈을 들여서 높은 효율을 뽑아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부분이 회복 포션, 장비 수리 등이 있었다.
싸구려 약초 보다 가격은 10% 정도 비싸지만 효율은 1.5배가 좋았다. 단지, 맛이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긴 해도 효율성으로는 대단했다.
좀 더 좋은 질의 마나 포션의 경우에는 맛도 어느 정도 보완을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었으며 장비 수리의 경우도 비슷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리를 위해서는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대장간을 가야 하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 수리 땜빵이 가능하다는 것은 돈을 절약한다는 것과 같았다.
효율적인 성장에 많은 초점을 두고 길드를 운영했기에, 누구보다 공정하고 투명했기에 라온 길드는 이렇게 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운이 좋았습니다."
"운이 좋아서 벌써 익스퍼트 중급이 되었다는 소리는 하지 말게. 노력과 재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니까. 그리고 자네의 특별한 리더십이 이렇게 비정상적인 성장을 이끌어 낸 것이겠지."
준혁과 파티를 하면 혜택이 있다. 베타 테스터의 효과로 아이템 드랍 관련 부분이었다.
- 아이템 드랍률 20% 상승.
파티 시, 파티 원 마다 10% 상승.
(일반 필드 파티 시, 최대 50% 적용)
(길드 레이드 파티 시, 최대 500% 상승)
즉, 저번 토벌 때 길드원들은 아주 단단히 한 몫을 챙겼을 것이고 더욱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제대로 깔아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번 브라운 공국 의뢰가 끝난다면 각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는 라온 길드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백작님께서 그래도 많이 도와주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대부분 상단 의뢰 형식으로 빠진다고… 정말 감사합니다."
"음, 자네들은 내 영지의 아주 큰 손님이자 지역 거주민이네. 내 사람들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뭐, 이번 브라운 공국 토벌을 무난하게 끝내고 오면… 자네 길드는 아마 최소 D등급까지 급상승 해버릴 것이네. 마스터는 없어도 익스퍼트들이 이렇게 대거 있다면 그 정도는 받을 수 있거든."
"예? 그건 너무 급상승 아닙니까?"
"아마 많은 것을 시키려고 이야기가 나오겠지. 제국에서 집행되는 토벌 문제와 여러가지 잡스러운 일들을 모험가인 자네들에게 시킬 거야. 쉬지 않고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고… 전문적으로 의뢰 업무를 체크해주는 이들이 필요할 걸세."
현재 임원들과 크루 멤버들 중 소수가 이를 체크하고 있지만 확실히 어려운 상황이기는 했다.
"음! 지금 길드 운영이 조악하다는 것이 금방 드러나겠군요."
"그래. 인디고 자네의 길드는 방송을 하는 이들의 팬들이 뭉쳐져서 만든 곳인 만큼 인원은 많지만 운영은 미숙할 거야. 그리고 그 부분을 노리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를 메꿀 존재가 필요할 거네. 뭐, 믿을 만한 존재여야 한다는 것도 들어가고 복잡하겠지."
의뢰가 오면 결정은 자신이 내려야 하지만 중간에서 어느 정도는 걸러줘야 했다.
하지만 현재 부길드 마스터로 있는 북어형은 결정권에 있어서 그 어떤 것도 터치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아, 이건 예상치 못해서 준비를 못했는데 큰일이 났네요."
"뭐… 공고를 내면 나름 괜찮은 이들이 들어 오겠지만… 타 세력의 인물이 들어가면 골치 아프지. 그래서 내가 도와주려고 하는데 어떤가?"
"백작님이요? 그러면 정말 영광이고 감사할 따름이죠."
"하하, 자네 나를 너무 믿는 거 아닌가? 나도 타 세력의 존재인데?"
준혁은 칼스 레이너의 말에 웃음기를 잔뜩 머금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단 한번도 백작님을 남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으흠? 그러면 뭐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 음. 조금 불쾌하실 수도 있는데. 괜찮습니까?"
"불쾌라? 좋아. 이야기 해보게."
"그냥.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의뢰를 처음 주셨을 때도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설명도 잘 해주셔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죠."
머리를 긁적이며 이야기를 하는 준혁의 이야기에 칼스 레이너는 정말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 뭐라고? 하하. 그래. 그랬지. 자네와의 첫 만남은 그랬었어. 하하. 아아. 웃기는군. 재미있는 이야기지 불쾌하지는 않았어."
"그러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뭐, 사실 칼스 레이너 백작님이 길드를 감시를 해주면 그건 그것대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길드는 필연적으로 이상한 무리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백작님이 관리를 해준다면 도려낼 부분은 빠르게 도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듭니다."
"으흠? 그런가?"
"네. 뭐,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아야 한다면 백작님이 제일 낫기도 하고요.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지만 이래저래 마스터 급 강자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니 정신이 없더라고요."
진저리가 난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준혁의 모습에 칼스 레이너는 확실히 우현의 주변에 비정상적으로 강자들이 밀집되어져 있는 것을 떠올렸다.
"확실히 그렇기는 하는군. 음! 좋아. 그러면 내 인재들을 차출해서 차후에 보내 주도록 하지. 관리는 아주 대단할 거야. 상단에서도 아주 좋게 보는 인재들이라서."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래. 그리고 음! 이번 결투 대회에 내 상단의 이름을 좀 넣도록 하지. 상금과 운영비 보조 등으로 15000골드 정도 주면 괜찮으려나? 남으면 남는대로 자네 길드가 가져도 되고."
"… 최선을 다해서 흥행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스릴을 도금해서 관중석 마법 장벽을 좀 살려야 해서요."
"음! 좋은 생각이야. 마법사는 있고?"
"수호 마법사 길드의 지부장님이 도움을 주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7클래스 마법까지는 막아주는 각인을 싸게 잘 해주신다고 하셔서요."
"거기도 괜찮은 인물이지."
이래저래 많은 부분을 신경쓰며 잘 한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뚜벅뚜벅 걷는 소리가 나더니 간달푸가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거 장벽 내가 도와주지. 내가 그거 잘 하거든."
"… 간달푸님?"
황당한 표정을 짓는 준혁을 향해서 칼스 레이너 백작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간달푸님이 자네의 이번 토벌에 따라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셔서 말이야. 그래서 오늘 대화를 좀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등장을 할 줄은."
"흠? 내 등장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무튼 그 장벽 내가 설치를 해주지. 바닥부터 싹 다 <무료>로 말이야. 9클래스 유저가 만드는 것이 더 튼튼할 테니 걱정 말라고. 대신 저기 칼스 레이너 백작이 말한대로 자네들을 좀 따라가고 싶군. 괜찮은가?"
준혁은 간달푸의 말에 빠르게 머리를 굴리면서 확실히 간달푸의 조건이 상당히 후하다는 것을 느꼈다.
간달푸와 같은 인물을 무료로 부려 먹는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 제가 거절을 하셔도 다른 방법으로 브라운 공국에 오실 거 아닙니까?"
"그렇지. 하지만 그래도 자네와 좋게 풀면 그게 더 좋으니 나는 그 수를 선택을 한 것 뿐일세."
"그러면 알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저희와 함께 움직이려고 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간단하네. 황제 폐하께서 자네들에게 호기심을 갖고 있으니 폐하의 눈과 귀인 내가 보고 들어야 하지 않겠나? 자네들은 썩 흥미로운 이들이니까 말이야. 제국의 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간달푸는 수수께끼의 존재를 찾으면서 트리톤 전역을 돌아다녔는데, 라온 길드가 트리톤에 정말 빠르게 뿌리를 깊게 내렸음을 느꼈다. 라온 길드원이 없으면 안되는 곳이 생길 정도였고 그 과정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자신이 보고를 받고 직접 본 다른 모험가들은 달리 이 라온 길드 만큼은 특별함이 있었다.
그리고 왜 자신의 주인이 직접적으로 관심을 갖는지도 느꼈고 말이다.
"으음, 알겠습니다. 어차피 트리톤에서 뼈를 묻을 생각인 만큼, 황제께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괜찮겠지요."
"좋은 생각이네. 즉각적으로 수락을 해준 만큼, 나 역시 나름의 성의를 보여주도록 하지. 라온 길드가 보유한 결투장은 검투사 길드에서 운용하는 콜로세움에 준할 정도로 아주 훌륭할 걸세."
"예? 아… 그 감사합니다?"
"그럼 목적은 달성했으니 이만 가보지."
늘 황당하게 등장하고 어이 없게 퇴장하는 간달푸이기에 준혁은 정말 그렇게 가냐는 시선으로 쳐다 봤는데 간달푸는 정말 미련 없이 나갔다.
"허……."
"내가 저래서 저 영감님이 어려워. 종 잡을 수 없으니."
"예… 뭐, 저도 그럴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잘 풀렸으면 된 거지. 후후. 그럼 수고 하도록 하게. 토벌 의뢰나 성공적으로 잘 풀어나갈 준비만 해. 나머지는 내 준비를 해주지."
"네.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예상치 못한 간달푸와의 거래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칼스 레이너 백작의 지원도 아주 단단히 챙길 수 있었고 라온 길드의 내정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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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하아..날이 더워서..
죽것네유..ㅠ
다들 더위 조심하셔여..
으으..습하고 더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