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회
브라운 공국
"와……."
준혁을 비롯해 준혁과 함께 온 길드원들, 그리고 이 장면을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 역시 감탄을 내 뱉는 것 외에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족기 30m 정도는 되는 거대한 성벽과 함께 수 많은 종족, 병사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대기를 하고 있었다.
만 단위의 이들이 오와 열을 맞춘 상태로 여기저기 펼쳐져 있으니 그야말로 웅장함과 장엄함 실로 대단했다.
"대단하죠?"
"네. 하하. 정말 대단합니다."
"라온 길드 외에도 밖의 많은 인원들이 새롭게 토벌로 유입되었습니다. 대략 70만 명 정도죠. 기존 브라운 공국 내의 치안을 위한 병력을 제외하면 대략 110만 명의 인원이 현재 여기에 있는 상태입니다."
단위가 무슨 말도 안되게 높아서 준혁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정도면 사실 상, 저희가 필요 없는거 아닐까요?"
"하하, 그럴 리 있겠습니까. 병과를 나눠서 진행을 하면 실제 전투를 하는 인원은 50만 명 ~ 60만 명 정도일 겁니다. 그 중에 고급 병력들은 강력한 언데드 몬스터들을 제거하는데 집중을 해야 하니… 이래저래 손이 아쉽고 익스퍼트가 아니라도 대환영인 상태죠."
"강력한 언데드 몬스터도 등장합니까?"
"데쓰 웨이브 때, 아크 리치와 데스 나이트, 테러 나이트까지 나타납니다. 최악은 25년 전에 팬텀이 등장해서 병사들의 영혼을 갉아 먹은 적이 있었죠. 익스퍼트들은 저항을 했지만 일반 유저들은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팬텀 저주로 40%가 사망했습니다."
아크 리치, 데스 나이트까지는 준혁도 알고 있는 몬스터다.
기본적으로 언데드 몬스터들을 대표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테러 나이트와 팬텀은 처음 듣는 것이라서 조심스레 두 몬스터에 대해 질문을 했다.
"아크 리치와 데스 나이트는 알겠는데, 테러 나이트와 팬텀은 무엇입니까?"
"아~ 테러 나이트는 유령 계열 기사 몬스터입니다. 유령형 데스 나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레이스나 고스트와는 격이 다르죠. 데스 나이트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 심각한 몬스터군요."
"그렇죠. 그리고 팬텀은 더 심각합니다. 광역 저주, 광역 흑마법을 난사하는 유령형 몬스터인데 아크 리치를 수족으로 부리는 녀석입니다. 또 굉장히 지능적인 녀석이라서 집요하게 약한 이들부터 공격을 합니다. 거기에 정신지배까지 이용해서 내부에서 전투 발생을 시키는 원인도 되니 반드시 신성 마법을 최대한 두르고 체크를 해야 합니다."
설명을 들은 준혁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을 뿐이고, 시청자들은 하나 같이 녀석들이 등장하면 그냥 익스퍼트가 아닌 사람은 죽으라는 소리와 똑같다는 말을 하며 공포심을 드러내었다.
"그, 그렇군요."
"그리고… 이번 데쓰 웨이브에서 어쩌면 테러 나이트 급 수준의 존재 이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려 병력을 엄청 이렇게 끌어 모은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후우, 나오질 않기를 기원해야겠군요."
"그게 제일이죠. 그럼 마운트 장군에게 가도록 하죠. 아! 다른 라온 길드의 사람들은 여기서 대기를 하고 있으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살벌한 몬스터들의 이야기에 다들 마스터 정도는 되야 그런 몬스터들을 사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들을 채팅창에 남기며 갈 길이 아직 멀다는 말들을 했다.
준혁 역시 마스터 레벨인 200을 정말 부지런히 찍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이 요상한 직업이 제대로 활성화 되려면, 200레벨에 도달을 해야 하니 말이다.
'수호자인지 나발인지. 결론은 방패 전사인데.'
자신의 직업은 이제 길드원조차도 방패 전사로 여길 정도였고 자신 역시 그냥 방패 전사로 활동 중에 있다.
U튜브 영상에도 방패 전사의 방어 타이밍 교습이라는 영상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레벨과 직업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하며 해리의 뒤를 따라 가다 보니, 3m는 족히 되는 남성이 많은 이들에게 바쁘게 지휘를 하고 있었다.
"아, 저기 보이시죠? 마운트 장군입니다."
"헛, 너, 너무 잘 보이네요."
"하하. 그렇죠? 인간과 거인족의 혼혈이죠. 유능한 사람입니다."
"네? 아! 네."
인간과 거인족의 혼혈이라고 하는데 순간이지만 정말 실례되는 말을 할 뻔했다.
'부계쪽이 거인족입니까, 모계가 거인족입니까… 라고 묻고 싶었다.'
채팅창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는지 이 드립을 이미 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고 준혁은 속으로 멋쩍은 웃음을 삼켰다.
"거인족은 처음 봅니다."
"그렇죠? 마운트 장군의 부족은 제국 황도에서 황제 폐하를 모시고 있죠. 섀도우 족과 마찬가지로 딱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하프 거인족들은 종종 마운트 장군처럼 외부와 어울려 살고는 하죠."
딱히 유저에게 풀 수 있는 거인족의 한계치가 하프 거인족 수준이라고 설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와, 악마 사냥꾼의 바바리안처럼 양손 도끼 들고 돌아다니면 끝장 나겠다.'
정말 전사 캐릭을 제대로 할 맛이 나는 육체겠구나 싶었다. 물론, 공격 타겟도 엄청 당하니 장비도 빵빵하게 맞춰야 하니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부르주아 종족이 될 듯 싶었다.
"음! 오! 해리 대리인 아닌가!"
해리와 잠시 떠들고 있는 사이, 마운트는 자신들을 봤는지 아주 성큼성큼 이쪽을 향해 다가왔고 해리는 마운트를 향해 적절한 예의를 갖춘 인사를 하면서 준혁을 소개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마운트 장군. 여기 라온 길드의 길드장인 인디고입니다."
"하하, 별 말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음! 그나저나 모험가 치고는 상당히 강한 걸? 흐음! 좋구만. 반갑네. 나는 마운트라고 하네. 보시다시피 덩치가 크고 목청이 크니 알아서 소리를 조절해서 듣게나. 으하하하."
쩌렁쩌렁한 그의 사운드가 고막을 터질 듯 울리자 시청자들은 깜짝 놀라며 질색을 했는데, 이건 어쩔 수가 없었다.
수십 만을 넘어 백만 단위의 인원들이 밀집된 곳에서 수 많은 병장기 및 기타 소음들이 가득한 전방의 영지에 위치해 있는데, 크게크게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빠르게 전달이 되지 않았다.
물론 마법적인 기기를 통해서 이를 전달할 수도 있지만 전투 중에는 목소리가 일단 커야지 된다. 언제 기기로 지시를 내리고 이야기를 하겠는가?
"아하하. 네.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야말로 잘 부탁하지. 음, 그나저나 이 친구는 흠! 여기서 자잘한 언데드를 상대하기에는 조금 아쉬운데."
갑작스러운 마운트의 이야기에 해리를 비롯해서 준혁도 놀란 표정을 지었고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마운트 장군."
"자네 초급은 벗어났어. 그렇지?"
해리에게 답변을 하기 보다는 되려 역으로 준혁에게 질문을 했고 준혁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최근에 익스퍼트 중급에 올랐습니다."
"그래. 딱 봐도 기세가 달라. 전투를 꽤 해본 친구야. 장비도 튼튼하게 잘 갖춰서 온 것 같고. 방패 전사인데 기세가 좋으니… 본대 쪽에 넣어서 데리고 다녀도 될 것 같은데."
본대라는 이야기에 해리는 안색이 하얗게 되면서 말했다.
"거기는 위험하지 않습니까! 최소 상급 이상의 인원만 차출되는 곳인데. 지금 중급에 갓 오른 모험가에게 거길 권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흐음, 그렇긴 해도 아까워서 그렇게 말한 거니 너무 야박하게 따지지는 말아주시오. 해리 대리인. 자네 그 검 쓸만한 것 준비를 했나?"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삼나무 검이 아닌 유니크 등급의 언데드 정화검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6강화까지 된 이 장비는 언데드 사냥에 있어서 정말 미친 데미지를 뽑아낼 수 있는 검이었고 마운트는 그걸 보면서 씨익 웃으며 말했다.
"환상적인 검이군. 퍼거스 학파의 실험작이 자네 손에 있구만 그래?"
"네? 이걸 아십니까."
"알고 있지. 이걸 만든 이가 내 친구거든. 음! 그때 누구에게 팔았다던가 줬다고 했다던가 뭐, 거의 은으로 만든 제품이라서 그냥 싸게 넘겼는데. 자네 손까지 흘러갔군."
"그, 그렇습니까?"
"좋아. 이게 있으면 확실히 중급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그래서 말인데 자네에게 질문을 하도록 하지. 본대에 합류를 하겠나? 아니면… 그냥 길드의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겠나?"
이 발언으로 인해서 준혁은 정말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러운 2가지의 선택지는 시청자들을 분열 시키려고 했으며 준혁은 빠르게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바로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본대보다는 길드원들과 함께 있을 겁니다."
"으음? 왜 그런가?"
"본대에 합류를 하면 더 좋을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온 길드원분들은 함께 하는 의뢰를 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왔습니다. 본대에서 제가 얻을 자그마한 것 때문에 길드원들이 더 안정적으로, 더 편안하게 의뢰를 할 수 있는 길을 택하지 않겠습니다."
"오호! 그렇군. 하하. 잘 선택했어. 자네는 꽤 괜찮은 리더로군. 맞아. 최전방에서 지휘를 하는 이들은 그런 냉정함과 빠른 판단이 있어야지. 천부장직을 줘도 아깝지 않겠어. 다행이군."
이 마운트의 말에 준혁은 자신을 테스트해본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시청자들 역시 시끄러웠던 부분이 빠르게 수습되고 준혁의 선택에 칭찬을 하면서도 살짝 기분이 상했다는 식의 글들을 남겼다.
도움을 주러왔는데 뭐 저렇게까지 사람 간을 보냐는 식의 글들이 눈에 보였지만 준혁은 그에게 호감을 쌓았다는 것에만 중점을 삼고 덤덤하게 말했다.
"전투나 전쟁에서 홀로 날뛰면 동료가 다치는 것처럼, 딱 자신의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리 대리인. 정말 좋은 인재를 잘 데리고 왔군. 좋아! 인디고. 자네에게 천부장 증표를 줄테니 굵직한 지휘는 따르되 소규모 지휘는 자네를 믿고 모두 맡기도록 하지. 뭐, 자네를 보면 자네의 밑에 있는 지휘부도 훌륭할 것이라고 믿고 말이야."
"자유 통제권을 준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네. 뭐, 고용된 용병이지만 모험가는 모험가만의 전투 방법이 있을 것 아닌가? 나는 이런 대규모 모험가를 겪어 본 적이 없으니, 자네들을 교본으로 삼아서 좀 살펴야겠어."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리는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자신까지도 낚였다는 사실에 잠깐 화가 났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마운트에게 말했다.
"마운트 장군, 트리톤의 칼스 레이너 백작님이 이곳에 직접 도움을 주신다고 합니다. 물론 본대 합류는 아니고 라온 길드와 함께 한다고 하더군요."
"음? 그 분이? 으흠, 뭐 그렇다면 뭐 더 자유 통제권을 준 것이 맞겠군."
"괜찮은겁니까?"
"누구라도 덜 상할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소."
"알겠습니다. 그럼 돌아간 이후에 바로 합류를 시키도록 하죠."
그렇게 상황은 정리가 되었고 준혁은 천부장을 상징하는 명패를 받았고 해리와 헤어진 뒤 작게 심호흡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일단, 전투는 우리가 리자드맨을 상대로 연습을 했던 것처럼 진행하도록 하죠. 병력 포지션에서 순서만 우리가 단체로 사냥을 했던 것처럼, 차근차근 진행하도록 합니다. 우리 라온 길드가 모험가의 기준이 된다고 하니, 다들 집중력 있게 끝까지 싸워 보도록 합시다."
마운트 장군의 낚시질은 기분이 나빴으나 준혁이 이야기를 한 것처럼 모험가의 기준이 라온 길드의 평가로 세겨진다는 말에 다들 기분을 풀며 의욕을 한껏 끌어 올리면서 데쓰 웨이브를 맞기 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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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꾸벅꾸벅..
날짜가..넘 빨리 지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