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회
만악(萬惡)
히어로 크로니클을 종료한 우현은 바로 포탈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신의 검색어가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넥트 후원 관련이 없어? 어엉?"
일부로 이것저것 막 말을 돌리고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그러기는 했지만 어떠한 흔적이라도 있어야 할 넥트 후원 관련이 단 한 줄도 없는 것을 보고 기묘함을 느꼈다.
"뭐, 뭐야? 그린버만 그런 건가?"
혹시 다른 사이트는 어떠한지 살폈는데 다른 포털 사이트에도 라온 크루와 이번 원정에 대한 이야기는 많아도 자신의 넥트 후원에 관련된 부분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 사람들이 게임에 많이 몰두를 한 거였나? 아니면 넥트 후원을 잘 몰라서 그런 건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좋은 소식이라는 것이었다.
"콘텐츠에 집중이 된다는 거니까 나쁘지 않지. 여기에 결투 콘텐츠까지 진행을 해버리면 깔끔하게 사라지겠네. 흐음. 저번하고 너무 다르니까 좀 어안이 벙벙하네. 크흠."
그래도 최소 10위 안에 검색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기묘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혹시 자신이 직접 검색하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 검색을 해보았다.
[ 몰려 오는 공포의 언데드 몬스터, 억 소리 나는 공포 비주얼!]
[ 라온 크루, 인디고 엄청난 넥트 후원!]
[ 인디고 외국인 큰 손의 자존심 싸움? 억억 소리 나는 후원.]
[ 인디고 전투 함선 억 소리 나네!]
[ 최소 200만 명 이상 시청 중인 라온 길드의 토벌 의뢰!]
[ 히어로 크로니클, 한국 최초, 세계 최초의 원정 토벌 의뢰 펼치는 라온 길드!]
[ 커억? 25120명의 대규모 원정식! 온 몸에 소름 돋아.]
"있기는… 있네."
뭔가 있기는 했는데 뒤죽박죽 섞여 있기도 했고 그 외에도 연이어 뭔가 진행된 콘텐츠들이 있다 보니 기사들이 빠르게 묻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참나, 이게 또… 음. 아무튼 그럼 나이스한 상황이라는 거네. 허허. 참나. 이사를 가라고 신이 계시를 내려준 것인가."
회귀를 하면서 분명 신은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종교는 믿지 않아도 신에 대한 믿을 가진 준혁은 아주 감사하게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준 신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음, 뭐 차츰 알아보면 되겠지."
급한 것은 아니니 딱히 나쁘지 않게 생각을 하기로 하면서 넥스트TV의 오프라인 모니터링을 해보기로 했다.
넥스트TV에 접속을 하니 추천 채널부터 시작해서 죄다 히어로 크로니클이 도배를 한 상태였으며, 다들 라온 크루의 중계방처럼 이런저런 중계를 하고 있었다.
특히 라온 길드와 이웃 영지에 위치한 열혈도르는 < 애정하는 내 동생 토벌 의뢰, 2박 3일 중계 방송 ON >이라는 방송 제목을 적어 넣고 72시간부터 카운트 다운 되는 타이머를 맞추고 방송 중에 있었다.
이에 놀란 준혁은 바로 후원을 하면서 열혈도르에게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인디고: 형 안자요? 나도 자는데 형 자아죠;;
- 인디고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형, 얼굴이 녹아 내리고 있어요;;;
피곤함에 볼 살부터 뭔가 축 쳐진 듯한 모습이었는데, 준혁은 열혈도르가 자신 만큼이나 방송에 미쳐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알기에 건강 걱정을 하며 후원을 했다.
- 오!!! 나의 동생 인디고! 크으, 피를 잇지는 않았지만 거의 형제와 다름 없는 나의 의형제!! 왔어?!
종종 북어형이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는 멘트와 흡사한 말을 하며 자신을 반겨주는 열혈도르의 모습에 준혁은 웃음이 터지만 다시 후원을 하며 말했다.
▶인디고: ;;;식사는 했어요? 으음?
- 인디고 님이 2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식사 안했으면 뜨근하고 속 편한 국밥에 수육 한 점 하세요.
추가적으로 2만 원을 더 후원하여 3만 원을 후원하면서 국밥에 수육 한 접시 하라고 권한 준혁의 이야기에 열혈도르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 역시 내 동생! 근데, 식사는 음! 안돼. 하면 잠 와서 그대로 골아 떨어질 것 같아서. 간단하게 영양제 정도만 챙겨 먹지 뭐. 72시간 방송 해야 해. 시청자와의 약속이니까. 근데 너는 자야 하지 않아? 38시간 방송했던데.
자신의 방송 시간까지 정확하게 집어 이야기를 하는 열혈도르의 말에 준혁은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인디고: 자야죠. 한번 둘러 살피고 있는 중이에요. 형 무리 하지 말고 적당히 쉬는 걸로 해요. 몸 상하면 손해니까. 그럼 수고하세요. 화이팅!
- 인디고 님이 7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웬만하면 5시간 정도는 주무시는 걸 추천요^_^ 그럼 ㅂㅂ2
큰 돈을 받았으니 친분이 있는 열혈도르에게 후원도 큼직하게 해주면서 수면을 취하라는 것을 한번 더 권고를 해주었고 열혈도르는 준혁의 후원에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 음, 우리 아우가! 나의 동생 인디고가 이렇게 권유를 한다면. 한 3시간 정도만 좀 자는 것을 좀 생각을 하고. 크흠.
열혈도르의 방 시청자들 역시 72시간 방송은 너무 무리라고 말을 하고 있었는데, 열혈도르가 준혁으로 인해서 적당히 굽혀 이야기를 하니 다들 좋아하며 신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채팅에 쳤다.
준혁은 타이밍 좋게 열혈도르 방송에서 빠져 나오면서 지인 스트리머와 라온 크루 멤버들, 그리고 라온 길드 소속으로 방송을 켜는 일반 길드원 방송을 모두 체크를 하면서 후원을 선사했다.
지인들과 크루 멤버들은 10만 원, 일반 길드원 방송은 5만 원을 뿌렸는데 생각보다 라온 길드원 방송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87명의 일반 길드원들이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토벌을 참가한 이들 방송이 72명이었고 15명은 토벌을 참가하지 못하고 트리톤에서 방송을 하는 이들이었다.
준혁은 이들에게 모두 5만 원을 지급하면서 응원의 말을 남겼으며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것은 역시 트리톤에 머물며 방송을 하던 이들이었다.
토벌 참가원도 아닌데 자신들에게 후원을 주고 가니 당황해 하면서도 굉장히 기뻐했고 준혁은 길드원들이 좋아할 말을 남겼다.
< 참가를 하신 분도, 참가를 못하신 분들도 다 같은 라온 길드의 이름에 묶인 가족입니다. 그리고 트리톤에서 열심히 이렇게 분발을 해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원정도 갈 수 있는 것이니 미안해 할 이유가 없어요. 되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지 못한 제가 미안해 해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
5만 원 후원을 받고 미안해 하는 이들에게 되려 본인이 미안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를 지었는데 이는 트리톤에 남은 토벌 인원보다 더 많은 라온 길드원들의 팬심을 끌어 올리고 가슴을 울렁이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곳간을 풀어 민심을 챙긴 준혁은 벌써 40분 가량이 흘렀음을 보면서 샤워를 하고 딱 자면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을 하며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 지었다.
"훈훈한 반응 끓어 오르려나."
* * *
준혁의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회사의 수출 건으로 바쁜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던 홍길동은 저번 터틀 드래곤 원정과 때와는 달리 브라운 공국 토벌 관련 의뢰는 참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쉬움이 정말 많았으나 중요한 책임을 지고 현재 회사 업무를 진행 중에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 삼키면서 있다가 회사 동료와 그리고 최근에 마음이 잘 맞아 파티원으로 들어오게 된 길드원들을 이끌고 사냥 노가다를 진행하고 있었다.
14명이라는 꽤 큰 규모로 구성된 파티라서 방송을 켜고 진행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었고 리더를 맡고 있던 홍길동이 방송을 켜서 사냥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준혁이 나타나 브라운 공국에 참여를 하지 못한 자신들에게 후원을 해주면서 응원의 말을 전해주는데 정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길드원들 역시 당황해 하면서 어버버 거렸고 자신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싶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준혁을 보내주었다.
다만 준혁이 떠난 뒤에는 자신의 방송에 쏜 후원금과 뭐라 형언 할 수 없는 감동이 가득 남겨져 있었다.
파티원들 역시 준혁의 이런 모습에 정말 극찬을 하면서 참된 리더, 멋진 길드장 등 온갖 수식어를 붙여 칭찬을 했으며 홍길동은 사냥이 끝나고 난 뒤에 준혁에 대한 찬양글을 카페와 넥게더에 올렸다.
수 많은 글들이 올라가기 때문에 제목도 어그로가 좀 끌리게 해서 글을 썼는데, 내용 자체가 워낙 훈훈하고 자신의 방송 클립 영상도 따서 올렸기에 댓글은 순식간에 달리기 시작했으며 이 바쁜 와중에도 토벌에 참여를 하지 못한 길드원들을 다독이고 이끄는 준혁의 자상한 리더십에 한 없이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자신의 글이 순식간에 인기글이 되고 박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홍길동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다짐했다.
"이런 리더십을 가진 우리 대협이 좀 더 이름을 알려야 한다. 넥게더와 카페에만 쓸 수는 없다! 커뮤니티에 올리자!"
그러면서 마치 펌 글인 것처럼 글을 꾸며서 히어로 크로니클 커뮤니티 중 가장 핫한 잉벤에 글을 올렸다.
[(펌) 여윽시, 대협! 이 시국에 토벌 참여를 못한 길드원들을!!]
이미 히어로 커뮤니티 사이트 = '라온 길드원들의 제 2의, 제 3의 놀이터'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호적인 글들이 남겨지면서 또 한번 칭찬 가득한 말들이 남겨졌다.
괜히 준혁의 칭찬글이 가득한데 자신이 칭찬 받는 듯한 기분에 어깨가 으쓱했으며 홍길동은 더욱 더 충신 시청자로 거듭났으며 준혁의 찬양글은 여기저기 널리 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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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음...
충신 늘어나라..얍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