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회
만악(萬惡)
짧은 시간이지만 꿀잠을 자고 일어난 준혁은 간단한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자신이 방송 종료 이후에 펼쳤던 글들을 살펴 나갔다.
"역시 예상은 틀리지 않았어."
수 많은 라온 크루의 의뢰 진행글들이 있지만, 자신의 방종 후 행보와 관련된 글도 인기 순위 랭킹 7위에 딱 박혀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준혁은 요즘은 전혀 보이지 않았던, 정말 정신 나간 녀석을 확인할 수 있었다.
[ ㅋㅋㅋ 존나 생색내고 자빠졌네. Veiw熊神 ]
글쓴이: 니머리총맞음
곰신 같아 보이는 놈들이 너무 많네.
ㅋㅋㅋ 야, 무슨 꼴랑 저거에 빨고 있어.
저 날 터진게 얼마인데.
하긴 니들 머리도 저 날 터…
아무튼 저거에 물고 빤다. 우리 대협~ 우리 빛디고!
개구토 나오죠?
딱 봐도 지 자랑 세컨 아이디 같죠?
답답하고 한심한 새끼들.
저렇게 돈을 쓸 바에 너거 부모님한테 써라. 뷰웅신
라온 크루, 라온 길드 어이가 없다. ㅉㅉ 한심 그 자체.
-파티장홍길동: 자랑 아니고 제가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당시에 저 말고도 다른 비참가 길드원분들도 조언도 해주고 소량의 후원도 해주시면서 챙겨주셨습니다.
└니머리총맞음: 어이쿠~ 대단하네요. ㅅㄱ 댓글을 못 달게 해야 했는데.
-파티장홍길동: 왜, 라온 크루와 길드를 비난하는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만 이런 곳에 욕을 남기고 비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니머리총맞음: 내 아이디처럼 니 머리가 그러니까 그렇죠. ㅅㄱ. 하긴 라온 크루 방송 보는 애들 중에서 안 그런 녀석들이 몇이냐 있겠냐.
└니머리총맞음: 저런 녀석들이 넥스트TV를 도배를 하고 있으니, 다른 방송인들이 다 죽어나가는 거여. 알간? 콘텐츠 기획력도 조또 없는데 뭉쳐서 사운드 꽉 채우면서 꾸역꾸역 버티는 놈들.
-파티장홍길동: ?? 콘텐츠 제작 능력이 라온 크루가 없다는 것은 님한테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QGN 방송국에서 라온 크루 자체 진행할 콘텐츠를 라온미르 MCN에 연락을 해서 QGN 합작으로 진행된 것이 최근 라온 크루, 고수를 이겨라 인데?? (기사내용)
└니머리총맞음: 응, 그 열정으로 공부해서 니 인생 업그레이드 시켜. ㅅㄱ
└니머리총맞음: 인터넷 방송인 빠돌이도 어마무시하네 후덜덜
-파티장홍길동: 그냥 악플러였네요.
└니머리총맞음: 니 인생 팩트로 후려치는 조언가임 ㅅㄱ
-오페라의유령: (힐끔) 와, 요즘에 이런 사람 드문데. 대단하네
└니머리총맞음: 내가 좀 대단하지. 팩트를 날려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엣헴
└오페라의유령: 님 고소 당할 듯;
└니머리총맞음: ㅋㅋㅋ 내가? 당하면 빌면 됨. 청소년이라서 기껏해야 벌금이고 기소유예 나올 확률 개높음 ㅅㄱ. 벌금도 그냥 내면 됨 ㅅㄱ. 나 그리고 미국임.
-한국인한국팀: 미국이면 더 주옥될 것 같은데. 넥스트TV 코리아가 아니라 넥스트TV에서 이번에 인디고님이랑 파트너 계약을 맺었는데? 외국인 시청자들 때문에. 너 고소 확실히 됨. 외국 로펌 만날 건데?
└니머리총맞음: 뭔 개소리임. 한국에 있는 놈이 한국 지사랑 계약 맺지.
└한국인한국팀: (링크) 봐라. 이번에 히어로 크로니클 관련 때문에 외국인 유입이 늘어나서 넥스트TV에서 관리를 함. 넥스트TV는 지금 미국이 본사임. 이해감?
-관음법궁예: ㅋㅋㅋㅋ 이 새끼 튀었다. ㅋㅋㅋㅋㅋ 근데 아이디 삭제 안되죠? 내가 라온 크루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이미 조치 취해 놓았죠? 너 주옥됨.ㅋㅋ
└억울한개꾸리: ㅋㅋㅋㅋ 굿
└만렙어그로: 와, 이런 ㅋㅋㅋ 패기보소. 야, 나도 대협한테는 안하는데.ㅋㅋ
└전직어그로꾼: 기소유예 1번, 벌금 70만 원, 150만 원, 180만 원 낸 내가 이야기를 하는데, ㅋㅋㅋ 너 ㅋㅋ 인생 스팩타클 해진다. 이거는 그냥 라온미르MCN이 진행하고 대협한테 연락가는 수준일 거다. ㅋㅋㅋ
한국인한국팀과 한 대화를 끝으로 어그로꾼은 더 이상 글을 남기지 않았는데, 문제는 그가 삭제를 하고 아이디 탈퇴를 하고 도망을 가려고 했으나, 오랜 방송 시청자이자 오프라인 봉사 활동에도 모습을 드러낸 시청자가 이미 연락을 취했다.
라온 크루가 현재 계속 방송을 진행 중이었고 라온크루의 매니저, 라온미르MCN 직원, 넥스트TV의 운영자가 항시 머물고 있었는데 빠르게 조치가 취해진 듯 싶었다.
"근데 넥스트TV 코리아랑 넥스트TV는 뭔 말이야? 파트너 계약 맺은게 달라졌어?"
QGN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넥스트TV 관계자가 지나가는 무슨 말로 본사 관리를 해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그게 저렇게 계약이 변환 되었는지 몰랐다.
이 부분을 라온미르 MCN이 담당을 했으니 말이다.
"와, 오랜 만에 저런 패기를 보니까 그냥 얼굴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자신이 굳이 뭘 하지 않아도 라온미르MCN 측에서 해외 법인을 통해 알아서 잘 조질 것이라고 판단을 했기에 준혁은 쿨하게 넘기기로 했다.
그런데…
메신저를 통해서 자신에게 전화 연결이 왔고 그걸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었다.
[ 김진욱 ]
"김진욱이 누구야?"
기억도 나지 않는 이름이 전화가 걸려오자 준혁은 당연히 받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디를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메신저 아이디를 아는 이는 헬스를 같이 다닌 자신의 절친한 친구 삼인방과 라온 크루 멤버들 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의문을 가지고 프로필 살펴 보니 준혁은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어? 얘 옆 반 그 일진 놀이 하던 애잖아?"
요즘 같은 시대에 일진 놀이를 하며 허세를 부리다가 폭력으로 동급생한테 4번이나 고소를 당했고 나중에는 무릎 꿇고 사과를 해서 합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딱히 집이 잘 사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허세가 몸에 베인 녀석이었다.
옛날에는 무슨 왕따에 폭력 등이 심각했다고 하는데, 요즘에 그렇게 하면 인생 조지는 길이었다.
반에 왕따가 있으면 선생은 무조건 왕따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반 전체의 학생들의 학생 기록부에 남겨야 했다.
왕따가 있는 반에서 이를 제대로 막지 않고 했다는 기록이 이들의 학생기록부에 남겨지는 것이다.
또, 폭력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즉각적으로 기록이 되고 여러가지로 사회 진출을 하는데 있어서 불합리한 것을 많이 평점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재수가 없어서 같이 놀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활동까지는 같이 하면서 다들 학급 생활을 했다.
그런데 저 김직욱이라는 녀석은 돌연변이와 같았다. 들어본 바로는 중학교 때부터 저런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했는데… 자신과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서 별로 생각도 하지 않고 지냈었다.
같은 반도 아니라서 더 관심도 없었고 말이다.
그런데…
"어? 준상이랑 왜 같이 사진 찍었지?"
그러면서 입고 있는 옷을 자세히 살피니 같은 레스토랑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아~? 같은 레스토랑에서 일 하나? 인연도 좁지. 어쩌다 저런 녀석이랑 엮인 거야."
그런데 왜 저 녀석이 자신에게 연락을 취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해가 안될 때는 차단을 박아야죠. 수고. 괜히 엮이면 피곤해."
바빠 죽겠는데 별 이상한 놈과 잘 알지도 못하는 녀석 때문에 피곤해질 일이 없다고 판단하여 준혁은 바로 깔끔히 차단을 했다.
"나중에 라온미르MCN에 전화 한 통이나 넣어 보고 준상이에게도 연락해 봐야겠다. 녀석이 알려줬을 리는 없을 것 같은데. 흐음."
그렇게 준혁은 정말 용감한 어그로꾼이 세상의 쓴 맛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는지 맛을 보고 싶다고 부르짖는 것을 보면서 즐겁게 방송 준비를 시작했다.
"인생은 실전, 알아서 찾아라. 난 봐주는 거 없다."
* * *
진욱은 식은 땀이 주르륵 흘렀다.
- 김진욱씨가 금일 03시 51분 경에 니머리총맞음 이라는 본인 명의의 계정으로 [ ㅋㅋㅋ 존나 생색내고 자빠졌네. Veiw熊神 ]라는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라온미르MCN 측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맡겼으며, 경찰은 증거 및 도움을 넥스트TV에 협조 요청을 부탁하여 이와 관련된 글을 비롯해서 개인정보를 경찰에게 넘겼음을 통보해 드립니다.
"내, 내가 안했는데요?"
다급하게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넥스트TV의 담당 직원은 덤덤하게 이야기를 했다.
- 혹시 계정 도용이시라면 차후,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서 이와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다만, IP 관련 부분으로 7달간 동일한 기록이 찍혔던 것을 확인하였음을 알리면서 혹시 집안의 누군가 사용을 했는지 알아보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의 누군가 있을 리가 없었다. 자신은 외동아들이었으니 말이다.
"……."
-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넥스트TV 고객센터에 연락을 주셔서 개인 상담원 신청을 하시면 나름의 정보를 안내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연락은 끊어졌고 진욱은 머리를 쥐어 뜯을 수 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하도 병신짓을 많이 한 탓에 친구가 전혀 없었는데, 레스토랑에서 같은 학교 동급생을 만나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가장 유명했던 준혁과 친했던 녀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름 친분을 쌓아서 이야기를 했는데… 방송 이야기가 나왔다.
자신도 이미 라온 크루 방송을 보는 입장이었지만 모르는 척 하면서 그런 것을 보냐고 녀석을 무시했으나 준혁의 메신저 아이디를 알고 있어서 이런저런 선물을 많이 받는다며 자랑하며 반격하는 것에 배알이 꼴렸다.
성인이 되었기에, 폭력은 인생 좆망 테크라는 것을 알기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틈틈이 준혁의 방에서 욕이나 갈기고 어그로나 끌었는데, 어제 자신이 몇 십 년을 벌어야 할 돈을 순식간에 벌어드린 준혁을 보고 배알이 꼴려 저 글을 적었다.
수 많은 라온 길드 글들이 있어서 금방 묻힐 거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악성 채팅을 쳐도 단속이 안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게 이상하게 꼬였다.
자신의 글에 반응을 하기 보다는 라온 크루의 팬들이 추천을 눌러서 인기글을 만들어 버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들었으며, 신고를 하여 자신을 엿 먹인 것이다.
당황한 자신은 다급하게 몰래 준상의 휴대폰을 훔쳐서 알아낸 준혁의 메신저 아이디를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를 않았다.
"좆됐다."
준혁이 얼마나 고소를 잘 하는지는 이미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아주 철저하게 나온다.
심지어 본인도 법을 공부하던 인물이기 때문에 더 거리낌 없이 고소를 진행하고 악성 어그로 종자도 준혁에게 반성문을 쓰고 용서를 빌며, 어그로를 포기할 정도로 철저하게 무너트린다.
"준상이한테 연락처 얻어야 해. 직접 연락을 안 하면 이거 끝나는 거야. 근데 받을까?"
라온 크루 일정이 상당히 바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걸 다 소화해야 연락이 될 것이다.
"준상이가 줄 리도 없잖아. 씨발. 아!"
그렇지 않아도 괜한 허세를 부리는 탓에 같은 학교라고 조금 쌓았던 친분을 날려 먹고 틀어졌는데 줄 리가 없었다.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것을 느끼며 진욱은 조심스레 일단 준혁이 방송을 켜는지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확인을 하고 난 뒤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보기로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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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장마가 옵니다.
다들 조심하시고..
습기가 많고 민감해지니..
조금씩 양보하시면서 좋게좋게
무탈하게 지내셨음 허네요..^^;
싸우면..안대영..